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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에 팀켈러의 로마서 읽기를 시작한 것은 신앙의 행위에 많은 비중을 두었던 것에서 이제는
복음으로 회귀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로마서 1장에서부터 7장까지 강해한 이 책은 우리가 이제까지
고수해 왔던 신앙의 상식을 완전히 뒤바꿔 놓는다.
위대한 신앙의 선배들이-마틴루터,존칼뱅,어거스틴, 더 나아가 존 스토트까지- 이 로마서를 통해서 변화되었고
그만큼 로마서는 복음의 핵심 요소만을 집약해 놓은 장이다. 팀켈러는 서문에서 "로마서는 성경속 보화를
찾을 수 있게 해 주는 입구다"라고 말하고 있을 만큼 로마서를 관통하지 않고서는 복음의 진수를 맛볼 수 없다.
복음의 중심 요소인 율법/ 행위/ 자유의지/ 징의/ 죄/ 속죄/ 믿음/구원/ 등의 핵심 키워드가 로마서에
씨실 날실로 엮어져 있는데 이렇게 널브러져 있는 것들을 팀켈러가 잘 풀어서 가지런하게 놓아 주어 우리는
그것을 잘 흡수하기만 하면 된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복음이 왜 우리를 의롭다 여기는지? 이 선물을 누릴
자격이 있는지? 복음이 우리의 행위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매 장마다 점검하며 지나게 된다.
우리가 아는 잘못된 견해는 믿음으로 구원받는 것에 더해 우리의 행위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율법적인 도덕주의>와 <종교적인 신앙인>으로 우리를 전락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켈러 목사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지금까지 아니 지금도 여전히 잘못 행하고 있는
신앙의 외적인 행위들과 잘못된 믿음에 대한 지식을 부수고 새로운 복음에 눈을 뜨게 해 주었다.
팀캘러는 종교적인 사람과 /비종교적인 사람을 비교하면서 우리가 비종교적인 사람보다 하등 더 나을것이
무엇이 있는가를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다. 우리를 의롭게 하시는 예수님 외에 다른 것 들을 의지한다면 복음을
거부하는 것과 같아서 비종교적인 사람들처럼 복음에서 멀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적인 사람들에게도
복음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렇다고 행위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행위는 그 자체로 구원 받는
믿음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고 변화된 우리의 삶을 통해 참된 생명이 있음을 보여 주기 때문에 필요하다.
켈러는 종교인과 비종교인을 비교하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누구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
"하나님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어떻게 결심하는가?가 라고 우리의 낯뜨거운 심장을 조준하고 있다.
이어서 유대인과 울법을 논하면서 도덕주의를 언급했는데 "도덕주의는 항상 우리 곁에 있어 왔고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종교"라고 그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가 자신의 행위나 신앙고백 혹은 정체성을
자랑한다면 우리는 기능적으로 도덕주의자로 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성경을 읽으면서 성경이 말하고 있는 대상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성경이 나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성경을 통해 나를 면밀히 살피지 않으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오직 복음만이
하나님을 세상에 자랑할 수 있는 교회와 사람을 만들어 내지만 도덕주의는 그렇지 않음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그러면 참된 믿음이란 과연 무엇일까?
우리가 드리는 거룩한 예배나 헌신의 행위가 과연 참된 믿음을 표현하는 의식일까? 이것도 좋은 것이지만
이런것이 너무나도 쉽게 죽은 행위의 형태로 이용되어서 그리스도의 의와 우리가 받은 의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자신의 행위에 대한 도덕적인 우월감에는 내적인 생명력이 전혀 없기 때문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예배나 헌신이나 교인이나 성도가 아니라 그 표시가 의미하는 대로 사는 것이다.
그 표식은 바로 복음이고 구원을 이루고 완성하신 그리스도께로 향하는 것이다.
구원에 있어서는 우리가 하나님을 찾은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우리를 찾아 오셨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선한 행위로 구원 받으려는 것은 선한행위의 대상이 (그 의도가) 타인이 아니라 자신에게 하는 것이기에
"우리 손으로 어떻게 섬기는가 보다는 우리 마음으로 누구를 섬기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스도인과 종교적인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죄가 아니라 착한 행위애 대한 태도에 있다.
종교적인 사람들은 착한 행위에 의존하면서 율법이나 성화,구원을 이룬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다.
울법에 얽매여 사는 사람들에게도 따금한 일침을 가하고 있는데 율법은 우리가 점검해야 할 표가 아니라
우리가 결코 도달하지 못할 기준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빈손으로 그리스도께 나아가서
그분의 의를 받는 것이다. 사람들을 구원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은 그들의 죄가 아니라 그들의 선한 행위이다.
자신의 선한 행위를 하나님께 드린다면 하나님이 은혜로 주시는 의를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선함을 포기하고 종교성도 회개해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할 때 중요한 것은 믿음 자체가 아니라 믿음의 대상이다. 켈러는 중효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믿음으로구원받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으로 구원받는 것도 아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 받는 것이다." 믿음이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역이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다. 믿음은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을 어떻게 받느냐에 관한 것이고 빈손으로
하나님께 나오는 태도일 뿐이다. 믿음 때문에 구원 받았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믿음 자체에 주목할 것이기
때문에 믿음의 대상이 중요하다고 말을 하는 것이다. 믿음이란 구원을 받게 하는 이유가 아니라 도구일 뿐인데
자신의 믿음에 주목하게 되면 자랑할 것이 자신에게 있다고 여기게 된다. 구원하는 믿음이란 에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을 믿는 것이다.
켈러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이란 순종하기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구원받기 위한 순종을 그만 두는 사람이며
구원받는 믿음이란 신뢰하는 대상의 전환이고 순종과 동의어가 아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는 것이고
우리가 믿는 것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능력이다.
참된 믿음이란 하나님에 관해 생각하고 그 분에 관한 사실들에 집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에 관해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말씀을 믿는 것이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을 바라 보면서 그것이
당신을 위한 진실이 되게 하는 것이다.
율법의 목적은 죄의 속성을 우리에게 알려 주는 것이며 우리가 죄인이며 구원이 필요함을 보여 주는 것에 불과하다.
복음은 사람을 거북하게 만들지만 복음이 없으면 우리는 세상의 즐거움을 숭배하든지 세상의 즐거움으로부터
도피하게 된다. 그래서 더 복음이 필요하고 이 복음이 변함 없는 하나님과 만날 수 있게 해 준다.고 설명한다.
낱낱히 속을 해부해서 다 보여 준, 민낯의 부끄러운 모습으로 이 책을 마주하며 곱씹으며
완벽한 율법 아래 있는 인간의 한계성에서 잠깐의 좌절을 맛보기도 했지만
"더 이상 죄를 짓지 않을 정도로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아무도 없고 누구도 죄와 싸우지 않을 만큼
성숙하지는 않다"는 말이 적지 않은 위로가 된다. 우리는 목적이 있는 피조물이다. 존재의 이유를 각자가
부여 받은 삶을 살고 있다. 그것이 하나님께로 향하는 화살표, 길이 되고 생명이 되어 준다.
복음은 하나님의 아들에 관한 선포이기 때문에 우리의 인생과 꿈,희망이 새로워진다는 사실을
그 준엄한 선포가 진실이 되는 그 날까지 이 행진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 상 가득 차려진 뷔페를 대하는 느낌으로 로마서라는 밥상을 받았다. 때론 딱딱한 반찬도 있었고 부드러운 반찬도
있었지만 우리에게 모두 이로운 영혼의 보약이다. 종교인과 도덕주의자.율법주의의 촘촘한 그물망에 다 걸려든
내 모습을 보면서 성경을 알면 알수록 더 위험해진다는 경고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신학서적들의 이론적이고
적용점이 없는 책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신학의 지식이 오히려 복음에 저해가 되고 자기기만과 우월감을
느끼면서 복음에서 더 멀어지게 하는 것 때문인데 이 책은 그런 염려가 없었다. 한가지 주제를 마친 후에는
논점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로 향하면서 우리에게 적용할 부분을 명확히 짚어 준다. 해서 읽는 중간 중간에
다시 한번 내용에 대해 묵상하게 되고 성경을 펼쳐 읽으면서 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 보다는 오히려
버려야 할 것과 수선 해야 할 것이 많음을 알게 된다.
로마서의 복음이 위대한 신앙 선배들을 변화시켰듯이 그 무중력의 변화 속으로 함께 빨려 들어가게 된다.
신학자들이나 목회자들마다 신학적인 배경이나 각도가 달라서 논의나 주제가 각기 다르지만 이 책은 로마서에
나오는 복음의 핵심을 짚어 주면서 완벽한 진리 안으로 우리를 끌어 들인다. 로마서의 내용을 절 별로 주해를 했고
상세한 해설과 더불어 (신학이 아닌) 신앙적인 오류를 바로 잡아 주면서 성도들의 신앙 전반을 총제적으로
점검하게 해 주는 복음의 거울이라 표현하고 싶다.
이 복음의 거울 앞에 서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의롭게 살았 왔고 충성하고 헌신했는가를 비춰 보기 보다는 얼마나
내가 그릇되게 행해 왔는가를 세세하게 비춰 보면 좋을 것 같다. 2015년 새해를 맞이 하면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이 우리 영혼을 깨끗이 세탁해서 복음의 새 부대에 담고 다시 전진하는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별 5개 이상 강력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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