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 가면서 마음 다치지 않고 살아가는 법은 없을까? 심지어는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에서
가장 많은 상처를 받는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이 부딪치는 것이 보이지 않는 마음을 상대하는 일이고 상대가 표현을
하지 않으면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니 누구를 나무랄 것도 아니다. 우리가 하는 마음의 표현을
세밀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안다면 덜 상처를 받고 내 마음이 평온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노란 토끼가 주인공인 이 책의 삽화가 말 없는 평안함을 가져다 준다. 마냥 보고 있기만 해도
노란색의 효과 때문인지 그림만으로도 글을 대신하는 무언의 효과가 있다. 노란 포스트잇에
저자의 상한 마음을 담아 스스로 치유의 효과를 가지고자 해서 그린 그림들이 몇백장이 되고
그것을 모아 책으로 펴 낸 것이다.

"내 마음 다치지 않게, 혼자이고 싶지만 혼자이고 싶지 않은 나를 위해"-라는 쓸쓸한 말이 나온다.
누구나 경험 햇을 법한 그늘진 마음이다. 저자가 포스잇에 그림을 한장 한장 그려 갈 때마다 마음의
얼룩을 닦아내고 치유를 경험했다면 그 경험을 우리와 함께 공유하고 싶었을 것이다.
"마음이 무겁다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통째로 떨어 나갈 줄은 몰랐습니다. 상처 받으면
받는 만큼 바스러질 때는 있었지만 이렇게 몸이 휘청일 만큼 크게 떨어져 나가 버리다니요"
누구나 이런 시간이 있었을 텐데 당시에는 죽을만큼 힘든 시간도 지나서 되돌아보면
그까짓 것 하면서 훌훌 털어 버린 날이 있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자신이든 아니면 누군가가
발라 준 연고 덕택이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 하지만 상처는 남는다.
더 단단해진 맷집으로 남게 된 상처를 보면서 한층 더 성숙해지겠지만 그 과정의 시간이
늘 우리를 힘들게 한다.
누구나 힘들고 속 깊은 아픔과 공허가 지리잡고 있다. 남에게 말 못할 이야기들. 감정 이야기. 마음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 아니면 스스로 삭혀 내더라도 좀 더 지혜롭게 극복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지나가게 하는 방법 등이 실려 있다. 노란 토끼가 우리가 하고 싶은 속의 말을 대신 하면서. 때로는 저자가
하고 싶은 처방을 내리면서 그렇게 노란 토끼는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싸매면서 우리 마음이 성숙하게
성장하듯이 자라간다.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당시는 아프고 힘들고, 지나고 나서도 흉터는 크게
남겠지만 연륜있는 시간을 거치고 나면 그렇게 큰 상처 덕분에 스스로 성장하며 자랐노라고 말할 날이 올 것이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더 이상 마음을 다쳐서 잃어버릴 일도 줄어 들 것이고 아픔을 참으며 꿰매야
할 일도 줄어 들 것이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저자의 독백 같은 자기고백이다. 수필처럼 때론 시어처럼 동화처럼 편하게
써 내려간 글이지만 편한 그 글에서 오히려 평범한 안위를 느끼게 된다. 최선의 적절한 방법은
아니어도 한번 쯤 읽어 내려 가면서 아. 이럴 때는 이렇게 해도 좋갰구나 한번쯤은 고개를
끄덕여 줄 수 도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각자 살아온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의 방법이 모두에게 적용 될 수는 없고 더 나은 방법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 속의 이야기는 편하게 마음을 다스리는 이갸기로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읽어가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