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반짝 - 제1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64
김수빈 지음, 김정은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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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여름이 반짝」 제목만큼이나 작가의 상상력이 반짝이는 책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비눗방울을 통해 친구간의 사랑 우정 모든걸 담아 놓은 듯 했다.

짧은 기간 6개월동안 엄마의 미국 출장으로 인해 시골 할머니 댁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시골집에 오기전 큰 아픔을 겪은 린아... 이내 마음의 문을 닫은듯 고슴도치처럼 뾰족하기만 했다.

 

그런 린아에게 늘 친절한 짝궁 신유하.. 유하를 좋아했던 사월이 그리고 지호..

 

린아가 집으로 돌아가던중 미친소라 불리는 이장할아버지네 소 정식이를 만나 두려움에 떨고있을때

유하와 지호가 나타나 린아를 구해주지만 린아는 여전히 뾰족하기만 하다.

그런 린아가 못마땅한 지호와 그런 린아를 좋아하는 유하..

 

주말 물놀이를 같이 가자는 친구들을 외면한채 집에서 쉬고있던 린아는

유하의 전화를 받고 다음날 영화관에서 꼭 보자며 줄게 있다는 유하의 말을 외면해버린 그날..

누구도 예상치 못해던 유하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너무 당황한 린아는 유하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채 눈물조차 흘리지 못했고

그런 린아를 바라보는 사월은 린아를 독한년이라 말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린아가 큰 상처를 받았다는걸 아무도 모른다.

 

어느날 우연히 유하의 집 앞을 지나던 린아는 우연히 유하가 자주 불던 비눗방울을 발견하고 입으로 부는순간...

생각지도 못했던 유하의 목소리를 듣게된다.

 

유하의 집에 아무도 살지 않게된 어느날 유하의 집이 귀신의 집이라는 소문이 떠돌게 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온 지호와 사월을 만나 린아는 자신이 겪은일을 말하게 된다.

셋은 다함께 유하를 만나기 위해 비눗방울을 불지만 한동안 유하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유하의 목소리를 듣게된 셋은 유하의 부탁으로 유하의 목걸이를 찾으며 점점 친해지게 된다.

유하가 죽기전날 린아에게 줄게 있다고 했던 말을 떠올리며 유하의 목걸이를 찾아 헤매지만

오랜시간동안 유하의 목걸이는 그 어디에서도 나타나질 않는다.

 

유하의 목걸이를 찾으며 티격 태격 하며 자연스레 정이 든 세친구..

어느새 린아의 까칠함도 다소 누그러지고 린아의 엄마가 돌아와 서울로 가게되는 날

린아는 유하가 자신에게 주려했던 물건이 무엇인지 알게된다.

까칠했던 린아 이지만 시골을 떠나는 날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눈물을 흘린다.

 

어린 아이들이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친해져 가는 과정들이 너무 재미있기도 하고..

조금 더 빨리 친하게 지냈던하면 하는 생각에 아쉽기도 했다.

죽음이라는 주제가 깔린 책이라 그런지 유쾌한 내용들이 조금은 우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린 아이들이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까지 각자 힘들었겠지만..

서로 기대며 자연스럽게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여름이라는 제목 만큼이나 따뜻했다.

 

아직은 어리다 생각한 내 아이들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이런 상황들을 상상해보지만..

아직 너무 어려서인지.. 무섭다는 감정을 가장크게 느끼는 듯 했다.

그러면서도 글썽이는 딸 아이의 모습을 보며 유하의 친구들도 내 딸아이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든다.

어둡기만한 죽음이라는 주제를 조금은 편안하게 대화해 볼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이미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얘기도 편안히 대화할 수 있었다.

 

장난스레 엄마가 니들보다 먼저 갈텐데~ 라는 말에..

엉엉 눈물을 흘리는 아들녀석.. 다큰듯 하면서도 이런땐 애기같다.ㅎㅎ.

동생이 엉엉 우니 큰소리 내 울지도 못하는 딸아이의 울먹이는 목소리...

그렇게 서럽게 울다가도 잠시후 핸드폰을 만지며 웃는 아이들 ㅋㅋㅋ. 나쁜것들! -_-!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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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바이러스 LIV3, 책의 죽음 청소년시대 3
크리스티앙 그르니에 지음, 김영미 옮김 / 논장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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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버리의 「화씨451」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 못했다.

브래드 버리라는 작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이책을 통해 「화씨451」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책의 내용이 「화씨451」과는 모든것이 정 바대라고하니.. 이 책의 내용도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책바이러스 LIV3, 책의죽음」 이 책은 21세기 말 책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라는 섬뜩한 문구로 시작된다.

2095년 문자족이 세상을 지배하며 미디어들을 철저하게 차단시킨다.

하지만 어디에나 이런 상황들을 반대하는 반대파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컴족이 문자족의 반대파이다.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에서 그들만의 암호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철저히 숨어지낸다.

그러던 어느날 LIV3 이라는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카데미 위원이 된 알리스가 나선다.

그녀는 농아이다. 말을 할 수 없기에 수첩을 통해 대화를 하지만

아카데미 회의에서는 그녀의 말을 모두 보기위해 모니터가 등장하고 키보드가 등장한다.

이런 상황들을 못마땅해 하는 셀린.. 하지만 그녀도 알리스가 컴족의 본부에 침투하는걸 찬성한다.

 

알리스는 아카데미 위원이 되기 전 컴퓨터를 통해 몬다예와 늘 같은시간 채팅을 했다.

웹상에선 익명이 불문율이기에 몬다예에 대한 그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못했다.

 

알리스가 비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아카데미를 나서면서 책이 더욱 흥미있어진다.

 

정말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책에 등장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가상현실을 통해 직접 체험할 수 있다면 어떨까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했다.

아이들이 책을 조금더 재미나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다.

 

문자족과 컴족은 서로 소통이 없어 서로를 더욱 미워했고.. 누군가 먼저 손을 내밀기만 해도 소통이 가능 했겠지만..

너무 오랜기간 왕래가 없었기에 서로를 두려워 하기도 했던거 같다.

과연 내가 책속에 등장하는 사람이었다면 난 어떤 족에 속했을 까 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난... 알리스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다.

책은 문자를 통해 종이책을 읽고 독후 기록은 컴퓨터를 통해 기록을 남기고...ㅎㅎ.

작가의 말처럼 문자컴족? 이정도? ㅎㅎ.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 하면서도 책속엔 유~명한 작가님들의 이름과 어마어마한 고전들의 목록들이 자주 등장했고..

각주를 통해 인물들에 대한 소개나 고전들에 대한 소개들이 적혀있어 보다 이해하기 쉬웠다.

그러면서 책에 등장하는 책들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권의 책을 통해 엄청난 상상력이 자극 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알지 못해왔던 작가들의 이름도 알게 됐다.

물론 그들의 책을 더  찾아보며 많은 책들을 알게 되었다.

"고전의 향기 속에 상징과 비유로 완성한 미래소설" 이말이 딱 어울리는 책인 듯 하다.

아이들과 함께 보며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나름 토론도 해볼 수 있음직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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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할깡 때려칠깡 버텨볼깡 - 가장 적나라한 직장 "졸"들의 속마음
김건우 글.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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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회사 다니는 맛은?

 

재미난 표지 한눈에 들어오는 제목 귀여운 강아지.. 모~두 눈에 띠지만..

내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건 작가님의 이름...건.우. ㅎㅎ.

내 아이의 이름이다보니 더욱 더 눈에 쏙~ 들어왔다.

그래서 더욱 공감하며 더욱 고개 끄덕이며 책을 본건지도 모르겠다.

 

매일 고민한다.. 쉴까? 쉬면 뭐라고 말하지? 아프다고 할까? 아니면 오늘 하루만 더 버텨?...

매일매일 출근을 할까 쉴까 조금만 더 버텨볼까 고민을 하는 난 워킹맘이다.

왠지 회사를 그만두면 아이들에게 더욱 잘 할 수 있을거 같고..

부족한 부분들은 내가 아껴쓰면 될거 같고..

신랑이 힘들어 할때면 더욱 내조를 잘 할수 있을 거 같지만..

가정주부만 해봤는데... 난 그런 사람이 절.대. 될수 없다 ㅎㅎ.

 

집안일을 하는 것 보다 밖에 나와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하는게 더 잼있다.

요리는... 말그대로 잼병이고.. 하고싶은 생각도 할수있는 능력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오히려 신랑이 막~ 비벼서 내오는 비빔밥이 훨~~~~~씬 맛이 좋다...

그래도 주부인데 기본 요리는 하겠지 싶으면서도 매번 맛이다른 음식들은...

더욱 나를 주방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일을 좋아하면서도 매일 회사를 다닐까 말까 고민을 한다.

그건 직장 상사와의 충돌 때문이기도 하고..

가끔은 억울함에 짜증이 나서 이기도 하며..

때론 아이들의 투정으로 맘이 상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책속 주인공은 여자가 아닌 남자이기에 나와는 살~짝 다른 고민들을 하겠지만..

여튼! 직장에 다니는 모든 사람들의 고민이 책속에 너무 재미나게 담겨있다.

끄적끄적 그려진 강아지와 맛있어 보이는 과자봉지를 연상시키는 그림들...

정말 속이 상할만한 일들을 스트레스 받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수 있게 표현해놨다.

 

처음부터 읽어도 되고~ 뒤부터 읽어도 되고~ 아무쪽이나 펼쳐서 읽어도 되는..

그야말로 순서없이 뒤죽박죽 아무렇게나 읽어도 공감할수 있는 공감100%책.

 

무언가 교훈적인걸 바라고 읽으려고 한다면 추천하지 않겠지만..

머릿속을 비운 후 그저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고 환하게 웃고싶어 읽으려 한다면...추천!

오늘 하루도 모든 직장인들이 스트레스 제로가 되길 바라며...나는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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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닮은 사람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박영준.송수영 옮김 / 이아소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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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만날 나의 '미래'와 1년 6개월의 동거

 

생각지도 못했던 아버지와의 동거..

늘 건강하실거라 생각했던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그들의 동거가 시작된다.

 

서먹한 두 남자의 따뜻한 이야기...

 

어머니가 입원하신 후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본가를 수리했다.

어머니가 원하시던 모든걸 갖춘 본가를 어머니는 끝내 보지 못하고 떠나셨고..

병간호를 받게된건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가 되었다.

서먹한 두 남자가 서로 기대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어머니가 했던 일들을 아들이 해 나가며 아버지는 아들에게 기대게 된다.

정말 강하게만 느껴졌던 아버지가 차츰 무너져 가는 모습을 보는 아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나의 아버지는 내가 병간호를 해야 할 만큼 시간을 주지 않으셨다.

두번째로 쓰러진 그날 그대로 하늘나라고 떠나셨다.

그래서 난 아직 그 누구의 병간호도 해본적이 없다.

단지 간병일을 하시는 친정엄마의 이야기를 들어 병간호가 쉽지 않다는 것만 얼핏 알 뿐이다.

 

여자도 아닌 남자가 서먹한 아버지를 간호하며 겪는 첫번째 난관...목욕...

첫 시작이 힘들었을 뿐 이내 스스럼 없이 해나가는 아들..

서먹함이 묻어있으면서도 참 따뜻하다.

 

이책을 보며 내가 과연 내 부모나 내 시부모를 이렇게 모실수 있을까..라는 현실적인 생각들을 하게됐다.

건강한 정신에 끼니만 챙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물론 99% 그렇다고 하겠지만..

(인간이기에 1%의 여지는 남겨두는걸로...;;)

치매가 시작되고 서로 대화가 되지 않으며 나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상황이라면?...

난 100% 장담할수 없을 듯 하다. 솔직한 심정은 그런 상황이 너무 두렵다.

나에겐 예쁜 모습들만 보여주신 나의 친정 엄마가 어느날 갑자기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을 한다면...

나에게 꼬장꼬장한 모습들을 보여주시던 시부모님께서 어느날 갑자기 아기처럼 나에게 기댄다면...

아직 닥치지 않은 상황들 이기에 그저 두려울 뿐이다.

 

아버지가 쓰러지시고 모셔갈 병원을 찾지 못해 엠블런스를 출발 시키지 못했을때..

나또한 조마조마 했다. 결국은 지인의 도움으로 병원을 들어갈 수 있었지만..

아픈환자를 거절하는 병원들을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너무 가슴이 아팠다.

 

얼마 남지 않은 나의 미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책이 푸근함을 넘어 조금은 두렵기도 했다. 잘해 낼 수 있을거라 다짐에 다짐을 하지만..

정말 내가 이런 상황이 되면 잘 할수 있을지...

한편으론 살아계실때 잘 하라는 말... 다시한번 실감할 수 있기도 했다.

오늘은 부모님께 전화라도 걸어 오글거리는 말 한번 해봐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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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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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쟁세대가 아니다.

그래서 전쟁이 어느정도로 참혹한지 이해할 수 없다.

책들을 통해 들었던 전쟁에 관한 이야기들의 중심엔 남성들만이 존재 했을 뿐이다.

영웅담에 사로잡혀 자신이 몇명을 죽였는지 어떤 활약들을 했는지 자신들이 어떻게 해서 살아남았는지 이야기 할 뿐...

전쟁에 참여한 여자들의 이야기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전쟁이라는 단어 자체가 여자와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책에 등장한 사람들은 모두 10대 후반의 어린 소녀병들이었고..

저격수로 80여명의 사람을 쏘아 죽였다거나 임신한채로 지뢰를 배에 끌어안고 날랐다거나..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자신의 무게만큼이나 나갈법한 포탄들을 옮겼다는 모습들은 책을 읽으면서도 상상할수 없었다.

나로서는 이해할수 없는 스스로 전장으로 가겠다며 몰려든 소녀들..

나이가 너무 어려 조금더 큰 후에 오라며 돌려보내도 다시 지원하고 다시 지원하기를 반복하며..

간호병이며 세탁병 통신병이 되어서도 총을들고 전장에 나가 싸우겠다고 하는 소녀들..

일당백이라는 말이 어울릴만큼 용감하며 나라에 대한 충성심조차 탁월했던 어린 소녀들..

처음 한발이 무서웠을 뿐 점점 전쟁에 익숙해져버린 소녀들은..

4년여의 긴 시간이 지나 처음 지급받은 여자용 속옷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어리디 어린 소녀병사.

전쟁을 하다 다리 사이로 흘러내리는 피를보며 자신이 다쳤다고 말을 하는 너무 어린 소녀병사.

누구보다 용감했고 누구보다 강인했던 이 어린 소녀병사들은 전쟁이 끝나 살아 돌아왔음에도..

한동안은 이러한 얘기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너무 늙어버린 지금에서야 작가를 불러 자신의 얘기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평범하디 평범한 여자가 되어 있는 이 소녀병사들의 이야기는 너무 가슴이 아팠다.

 

전쟁이라는 험한 상황속에 누구도 떠올릴 수 없었던 어린 여자아이들이

누구보다 용맹하게 누구보다 재빠르게 적응해 나가며 자신의 몫을 해냈음에도..

그 많은 훈장을 목에 걸고 돌아와서 잠을 자는 사이 조용히 다가온 엄마의 한마디가..

내 집을 나가달라는 말이었다는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얼마나 서러웠을까.. 나라를 구했음에도 대접을 받지는 못할망정..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는다는 그 기분은 어땠을까.. 나의 상상력에 한계가 느껴진다.

 

전쟁에 참여하고 살아남은 200여명의 목소리가 담긴 이 책은 느낌 자체도 우울할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져 읽다 멈추다를 반복해야만 했다.

책을 읽다 나도모르게 그 상황을 상상하다보면 소름이 끼치며 온몸에 난 털들이 곤두서버리는 듯 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무서운 장면들을 온몸으로 체감해야 했던 그녀들은

살아 남았음에도 40여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침묵을 지켜야만 했다.

전쟁영웅이라며 대우를 받았어야 맞음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일관해야 했던 그녀들의 목소리..

 

전쟁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삶 자체가 전쟁중이라는 그녀들의 이야기..

그 어떤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여자의 눈으로 바라본 전쟁의 이야기속에는..

누군가의 영웅담도 누군가의 믿지못할만한 어마어마한 성과들도 담겨있지 않았다.

그저 일반인의 눈으로 바라본 무서운 장면 장면들이 담겨있을 뿐이었다.

 

600여 페이지가 조금 못되는 분량이지만 페이지의 부족함이 느껴질만큼 푹 빠져 책을 읽었다.

더 많은 이야기들을 숨기고 있는 듯한 안타까움마져 느껴졌다.

다시는 이런 참혹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바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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