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과 배신의 시대 - 격동의 20세기, 한·중·일의 빛과 그림자 역사의 시그니처 1
정태헌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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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외교의 시대이다. 지정학적 위치상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의 사이에서 양 국가를 상대로 외교력을 발휘하여야 생존할 수 있다. 근현대사회에 접어들어 일본과 미국에 의존하여 경제성장을 이루어 왔다. 중국의 문호 개방과 더불어 90년대 한중수교가 재게 됨에 따라 현재는 미국, 일본 두 나라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중국과 상호의존성이 더 커지게 되었다. 미. 일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 정부나 기업은 어떤 입장을 갖고 외교나 경제 행위들을 할까? 천연자원이 없는 한국으로서는 미국 및 세계 경제와 각국과의 교역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주식투자나 자금 관리 측면에서도 우리나라의 외교 상황이 중요하다 판단되어 뉴스나 미디어 등을 통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대 국가들과 한국의 관계가 조선 후기 서구 열강들의 제국주의 시대에 내던져진 조선이 처한 관계와 너무 흡사한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그 당시 한국, 중국, 일본의 인물 각 2명씩을 비교하여 조명한 부분이 참으로 특색 있고 쉽게 이해되었다. 저자는 이 책의 키워드인 제국주의, 사회진화론, 근대주의, 근대화론, 민권, 평화 등에 따라 세 국가 여섯 명의 삶을 살펴보면 오늘과 미래를 위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으리라 판단하고 책을 저술했다. 19세기 서구 제국주의는 아프리카 및 중동 분할 점령과 함께 중국과 인도차이나 등 동아시아 지역을 침략해왔다. 세계사 속의 근대는 인종주의를 동반한 제국주의의 침략과 수탈, 학살을 사회진화론, 자유와 평등, 문명화, 근대화 등의 개념으로 포장하거나 합리화하였다는 저자의 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일본에 군국주의적 침략 이데올로기가 득세할 때 후세 다쓰지는 침략전쟁과 군국주의를 비판하고 민족을 넘어 보편적 인권과 평화를 추구하는 힘든 길을 걸었다. 반면 도조 히데키는 군부가 일본을 이끌어가야 한다면서 침략전쟁의 선봉에 나섰다. 오늘의 일본은 구제국주의 국가 중 과거사 정리 수준이 가장 뒤떨어진 후안무치(厚顔無恥) 한 나라다. 이웃 국가이다 보니 일본과 경제, 문화, 역사적 교류하며 공존해야 하는데, 과거사를 반성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 일본을 볼 때면 일본이라는 국가 자체뿐 아니라 일본산 제품, 일본인까지 정이 가지 않을 때가 많다. 루쉰과 조소앙은 사회진화론, 근대주의와 제국주의에 맞서 투쟁했다. 그들은 중국과 조선의 처참한 현실에서 희망과 민중의 역동성을 찾고 평화를 추구하는 삶을 살았다.


반면 왕징웨이와 이광수는 근대의 ‘힘’을 추종하고 그에 기대어 어항 속의 ‘권력’을 추구했다. 근대주의에 함몰돼 일본이 도발한 침략전쟁의 나팔수로 나서 결국 도조와 한마음이 됐다. 오늘날에도 한국 사회에는 이광수 류의 목소리가 남아 있다. 식민사학의 복사판인 식민지 근대화론이 제기되는가 하면, 일부의 무리는 베를린까지 가서 ‘위안부는 사기’라면서 소녀상 철거를 외치는 몰지각한 역사관을 가지고 시대에 뒤떨어져 나라 망신을 시키는 한심한 자들이 있다.



니체가 제시하는 바람직한 인간상은 기독교와 민주주의의 부정적 이념을 넘어 자기 입법적인 ‘초인’이었다. 초인은 일체의 이념적, 윤리적 구속을 초월해 오직 자신의 힘을 관철하려는 긍정적 의지로 충만한 존재였다. 조소앙이 주장한 내용은 “무산계급 독재도 자본주의 특권계급의 사이비적 민주주의 정치도” 아닌 “오직 대한민국의 헌법에 제정된 균등 사회의 완전 실현”과 “개인 대 개인, 민족 대 민족, 국가 대 국가 간에 평등 호조를 원칙으로 한 자유, 평화와 안전을 누릴 수 있는 사회”의 실현은 “인류 이상”이자 “우리 민족에게 부여된 민족적 최대 과업이다.” 조소앙의 삼균주의 정신을 되돌아보고 남북 협력과 평화공존의 시대를 열어가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 속의 격동기 세 국가의 상징적 지식인들의 삶을 반추함으로써 세계사적으로 대전환 또는 위기의 시대인 21세기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생각해 볼 기회가 되어 책을 있는 내내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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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역사 -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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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무엇일까? 음악이 특정한 방식으로 조직된 소리라면, 시는 언어를 조직하는 한 방식이다. 언어를 특별하게 빚어내면 시가 되고, 시가 되면 기억되고 가치를 부여받는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은 <길가메시 서사시>다. 이 서사시는 여신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길가메시라는 왕의 이야기다. 여러 신화와 종교에서 신들은 인간 영웅들을 총애하거나 박해하고, 인간 영웅들은 괴물과 싸우고 죽음의 영토인 지하 세계로 내려갔다가 산 자들의 세계로 돌아온다. 신들은 원래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창조했지만, 나중에 죽음을 만들어내어 대홍수를 일으키고 인류를 몰살한다. 죽음과 함께 사랑 또한 시의 영원한 주제며 사랑은 <길가메시>에서 핵심적인 화두로 드러나고 사랑은 문명화의 힘이며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질이다.


<호메로스 서사시>는 최초의 전쟁 시다. 이 서사시는 10년에 걸친 트로이 포위전의 마지막 몇 주일에 걸쳐 그리이스군과 트로이군이 맞붙은 전투를 묘사하며 트로이군의 총지휘자인 헥토르가 그리스 전사 아킬레우스의 손에 죽음을 맞는 지점에서 막을 내린다. 이 시는 전쟁에 대해 상충적인 태도를 보인다. 전쟁은 영광이자 공포로 그려진다. 비겁함은 경멸을 받음이 마땅하다. 그러나 전쟁의 잔혹성과 무의미 역시 폭로된다. 이 모순은 전투 장면을 관통하는 두 가지의 다른 스타일에도 반영된다. 전사들은 서로 격식을 갖춘 수사적 언어로 웅변가처럼 대화하지만 죽을 때는 도살되는 가축과 다름없이 생을 마감한다.



제프리 초서는 중세의 위대한 영국 시인으로 런던 포도주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궁정 기사이자 군인이자 외교관이자 공무원이었다. <새들의 의회> 시에는 초서 다운 특징이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웃긴다. 둘째, <캔터베리 이야기>처럼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 그 계층의 상호작용을 그리고 있다. 셋째, 초서는 양측을 모두 보고 있다. 온화하면서도 관용적이다. 넷째, 새들이 사람처럼 말하게 함으로써 초서는 모든 삶 – 인간, 새, 동물, 녹색 세계 – 이 자연에 의해 하나로 묶여 있음을 암시한다. 초서는 자연 숭배자가 아니고 기독교인이었다. 그는 신이 세계를 다스리는 방식에 흥미를 느꼈고 ‘자연’은 그 섭리의 일부로 보았고 신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면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을 품었다.


존 밀턴은 셰익스피어 이후 가장 위대한 영국 시인으로 여겨진다. 그는 자유를 신봉했고 세습군주제는 터무니없는 헛소리이며 교회는 사기꾼이며 노동자들이 내는 ‘십일조’나 세금으로 먹고사는 주교들이 말도 안 되게 화려한 옷을 입고 살며 제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벌하는 특별한 교회 재판소를 운영하는 건 부조리라고 믿었다. 영국 내전이 발발했을 때 그는 왕당파가 아닌 의회파의 편을 들었다. 밀턴에게 재앙이 일어난 시기에 결국은 시력을 완전히 상실했지만 기적이 일어나 ‘하늘에서 내려온 뮤즈’라고 부르는 초자연적인 여인이 밤마다 그에게 시를 들려주었고 잠에서 깨어난 후에 밀턴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불러주어 받아쓰게 해서 여러 해에 걸쳐서 위대한 걸작이 쌓였다. 시의 원천은 밀턴의 정신이었고 무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실낙원>의 서두에서 밀턴은 자신에게 시를 불러준 뮤즈가 모세에게 창세기의 영감을 주었다고 썼다.



시의 역사는 시대를 품고 삶을 읊는다는 명제가 마음에 와닿는다. 국가들의 처한 사정에 따라 여러 시인이 나타났고 당시의 상황을 반영한 시가 만들어지고 전해져왔다. 고대문학, 중세문학, 현대문학의 여러 시들을 수능 언어영역 고득점을 위한 문제풀이를 위한 시 해석에만 익숙해져 시 감상에 전혀 흥미가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학창 시절 이후로는 그 흔한 시집 한편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서양의 시에 대한 지식도 전무하다시피 했는데 서양의 서사시와 시 그리고 시인들에 대하여 단편적으로나마 알았던 것들이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시간이 될 때마다 두고두고 책을 반복해서 읽으며 영미문학과 그 속에 담긴 그들의 문화, 역사 등을 이해하면서 영어 공부를 하는 데에도 활용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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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여성 철학사
리베카 벅스턴.리사 화이팅 외 지음, 박일귀 옮김 / 탐나는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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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철학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학자 중 여성은 누가 있을까? 떠올려보려 해도 여성 철학자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다. 플라톤의 유명한 작품 <향연>에는 디오티마라는 여성이 등장한다고 한다. ‘향연’은 다양한 철학적 주제를 토론하는 남성들의 모임으로, 대개 연회와 술자리로 이어지고 남성 철학자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여성이 참석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디오티마가 더 미숙한 자신에게 소크라테스식 대화법, 즉 어떤 관점이나 정의에 대해 일련의 질문을 던지고 대안적인 입장을 이끌어내는 논쟁적인 문답법을 적용했다고 주장한다. 이는 디오티마가 소크라테스의 가장 큰 철학적 공헌인 방법론을 가르쳐준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암시할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디오티마와 토론하면서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그녀의 지혜를 배우고자 했으며, 토론 중 디오티마는 자신 있게 ‘제 말이 맞습니다!’라며 자기주장을 펼치고 때로는 논의에 잘 따라오지 못하는 소크라테스를 꾸짖기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위대한 여성이 철학의 탄생지에 존재했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의아하면서도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최초의 여성 역사가이자 고대 중국의 위대한 여성 지식인인 반소는 후한(後漢) 초에 태어났다고 한다. 반소의 가장 눈부신 업적은 <한서> 편찬에 공헌했으며 <한서>는 한 고조 유방부터 한 평제까지 300년 동안 전한(前漢)을 통치한 황제 열두 명을 기록한 역사서다. 반소는 이상적인 여성상을 제시하고 당시 상류층 여성을 교육하기 위한 저작을 만들었고 그녀의 윤리관은 역사와 철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지식인들의 학문에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반소의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작품인 <여계>는 여성이 가문에서 ‘가족 구성원들과 잘 지내는 법’과 ‘사회에서 위신을 지키는 법’에 대한 이야기며, 무례 비난 다툼 대립이 불가피해 자신의 본분 즉 완전한 순종을 지켜내기 어려운 시댁에서 가정의 화합을 이루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는 방법을 딸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집필했다고 한다.


로마제국의 속국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난 히피티아는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였고 여성으로서 자신의 인생과 관련해 신뢰할 만한 역사적 기록물을 남긴 최초의 철학자였다고 한다. 히파티아는 다양한 유형의 사람과 다양한 관점에 대해 개방성과 포용력을 보였으며 종교적 갈등이 심했던 그 시대에 비기독교도였던 그녀는 수많은 기독교도와 유대 교도와 교류하였고 그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히파티아는 철학이 사회와 불가분 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으며 수학을 가르치고 수학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공헌을 하는 동시에 자신의 지식이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활용했다. 조용히 가르치고 글을 쓰면서 교실과 도서관에만 머무를 수도 있었으나 그녀는 세상 밖으로 나가 선의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결국 죽음에 이르는 위험까지 감수했다고 한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히피티아는 행동하는 양심적인 지식인으로서 귀감이 될만한 존재 같다.


동양철학자로는 공자, 맹자, 장자, 노자 등이 유명하며 관련 책도 많고, 서양철학자로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카르트, 니체 등 무수한 유명 철학자 관련 책과 그들의 어록이 유명하지만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여성 철학자가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으나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점이 많이 아쉬웠다. 더욱이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시대를 관통했을 우리나라의 여성 철학자들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겼다. 책에서 소개하는 20명의 여성 철학자들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여성 철학자 관련 책도 찾아보고 그들이 집필한 책이나 업적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적 스펙트럼을 넓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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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프레더릭 레이턴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세계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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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더릭 레이던’의 오렌지빛 옷을 입은 여인이 소파에 곤히 쉬고 있는 책의 표지가 괜스레 마음을 따스하게 하고 치유의 느낌을 줘서 책 제목인 ‘그림의 힘’을 책을 받자마자 느낄 수 있었다. 예술작품을 보면 단순히 바라보는 것이 아닌 가슴속에 무언가를 느끼게 되고 작품 속에서 작가들의 삶과 영혼을 엿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을 방문하고 예술을 향유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일(work), 사람 관계(realtionship), 부와 재물(money), 시간관리(time), 나 자신(myself)의 5가지 테마로 오랜 기간 임상현장에서 효과가 좋았던 엄선하여 구성하고 있다.


존 더스킨은 사람이 일에서 행복하려면 첫째로 일이 적성에 맞아야 하고 두 번째로 일을 너무 많이 해서는 안 되며, 셋째로 일에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사실 대다수의 사람은 일과 직업을 자기 마음대로 선택하기란 쉽지 않고 직장에서 상사와 동료와의 갈등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사회생활은 녹록지 않다. 작가는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 없다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는 굳이 뭘 하지 말라고 조언하는데 그 말에 상당히 공감한다. 모네의 작품 <임종을 맞은 카이유>를 보고 처음엔 조금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거적뗴기를 쓰고 죽어가는 아내의 마지막 모습을 그렸다는 절절한 사연 앞에 사랑의 숭고함이 느껴져 다소 숙연해졌다. 사람은 살다 보면 본인 자신이나 가족, 친구들이 병마와 싸우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데 인생의 마지막을 언제든 준비하고, 복잡한 생각을 훌훌 털어버리고 가벼운 마음을 택하라는 교훈을 주는 것 같다.


하루하루 처리해야 할 당면한 수많은 문제들로 바빠서 너무 정신없이 하루, 한 달, 22년 상반기가 지났다. 책표지의 주인공 여인은 한가로이 오수를 즐기며 꿀 같은 휴식으로 우리에게 잠깐의 ‘쉼’이 일상의 새로운 활력소를 만들어 줄 것을 암시하고 있다. 미술치료의 가장 강력한 힘은 내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프리드리히의 <안개 낀 바다 위의 방랑자>는 과거의 아픔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훌륭한 안내자가 되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나의 문제를 관망함으로써 문제를 객관적이고 차분하게 사색할 수 있게 한다. 과거는 지나간 과거일 뿐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하는데 안개 낀 바다 위의 방랑자의 뒷모습이 왠지 모르게 쓸쓸해 보인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 ‘검토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말은 거꾸로 하면 살아갈 가치가 있는 삶은 바로 검토하는 삶이라는 뜻일 것이다. 책 속의 수많은 명작들과 함께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길지는 않은 내 삶을 검토해 볼 기회가 주어졌던 좋은 힐링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유럽을 여행하면서 유명 미술관을 방문한 이후로 다양한 작가와 시대의 예술작품들 관람에 갈증이 생겨 코로나19 이전에는 종종 전시회 관람을 했었다. 여러 예술가 중에 특히나 인상이 많이 남았던 작가는 화려한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는 앙리 마티스였다. 자신감이 부족할 때 마티스의 ‘이카루스’를 보면 짙은 파란색과 노란빛 조명, 심장 한복판의 빨간 점에서 에너지와 역동감을 느낄 수 있었고 왠지 모르게 당당해지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여러 그림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고, 작품을 통해 심리 상태를 분석하고 심리적 치유를 하는데 효과가 있음을 새삼 알게 되었다. 이전에는 미술치료는 무언가 뜬구름 잡는듯한 느낌을 받았으나 이제는 그림의 힘을 확실히 믿는다. 이 책을 지친 일상에서 스스로를 위로하는 힐링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에게 치유의 책으로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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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 올인원 - 알면 돈이 되는 저축, 투자, 은퇴, 보장 실전 자산관리의 모든 것
이혜나 외 지음 / 영진미디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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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와 경제 패닉 등으로 주식이 곤두박질을 하다 동학 개미, 서학 개미 초등학생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주식, 코인에 뛰어드는 투자 열풍이 불어 지난 2년 사이 우리 사회의 큰 화두였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경제적인 조건을 갖추어야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듯이 의, 식, 주를 해결할 수 있을 때 문화생활 등 여가를 활용할 수 있다. 돈을 벌어 절약하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남은 돈을 저축만 하기보다는 어디에 투자를 하고 자산을 불려야 좋을까? 자문자답하는 자세로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실행해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 책은 알면 돈이 되는 저축, 투자, 은퇴, 보장 등 실전 자산관리의 모든 것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대학교를 졸업하여 직장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항목이 경제에 대한 지식인데 우리나라는 교육제도에서 중, 고등학생에게 경제교육에 대한 시간이 거의 없었고 국영수 위주의 교육으로 명망 있는 대학교를 입학하고 인기 있는 전공을 택하여 좋은 직장을 얻는 것이 교육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우리에게 어느 누구도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생존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라는 저자의 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막연하게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 하지, 나 역시 실제로는 부자가 되는 공부를 소홀히 해왔는데 현재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공부하고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현재의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돈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지고 경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자본’은 자본주의 체제하에 우리 삶의 양과 질을 결정하며 수준의 격을 나누고 나아가 타인으로부터 나를 평가받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자본이 최고라 여겨지는 현대사회에서는 자본의 축적 정도 즉, 부의 수준이 격을 나누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심지어 행복 역시 ‘돈’에 의해 좌우되는 세상이 왔다. 가정불화의 가장 큰 원인은 대부분 돈으로 시작되고, 돈이 우선순위가 되어 사람을 쫓고, 돈에 의해 사람을 기만하기도 한다. 돈으로 온전한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행복을 위해 돈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임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재무 설계의 정석은 1단계:지출 통제로 종잣돈 모으기와 공부 병행하기, 2단계:투자를 통한 자산 증식, 3단계:내 집 마련과 노후 준비다.

투자와 사랑에 빠지는 방법은 잘 아는 것에 투자하기, 남이 보지 않는 가치에 주목하기, 장기적으로 접근하기다. 당장 현실을 살기 바빴던 우리네 삶에 은퇴 준비는 본래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사치와 같이 여겨졌으나 근래 들어 대한민국에 ‘은퇴 설계’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중심축인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가 대거 은퇴하는 시기가 도래하며 우리는 은퇴를 좀 더 가까이에서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은퇴 준비는 여유 있는 사람들만 할 수 있다던 인식에서 누구나 필수로 준비해 나가야 하는 재무 목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 삶의 최종 결과는 결국 지금을 어떻게 준비하는지에 따라 달려있다고 하듯이 은퇴는 먼 훗날의 이야기이지만 유비무환의 자세를 지녀야겠다.


이 책을 통해서 저축/투자/은퇴/보험 등에 대하여 과거에 해왔던 투자와 소비 방식에 대하여 새롭게 성찰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원금손실의 두려움 때문에 그동안 은행 예적금 상품에만 관심을 가졌던 과거의 나를 반성했다. 최근 개설한 IRP 계좌를 통해 책에서 추천하는 ETF 상품들을 참조하여 자산증식과 세액공제 혜택도 꼼꼼히 챙겨야겠으며, 이외에도 연금저축, ISA, 부동산 등 투자를 통해 조기에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급여의 60% 이상을 투자와 저축에 중점을 두는 생활을 하도록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 이를 실행에 옮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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