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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프레더릭 레이턴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ㅣ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세계사 / 2022년 6월
평점 :
품절
‘프레더릭 레이던’의 오렌지빛 옷을 입은 여인이 소파에 곤히 쉬고 있는 책의 표지가 괜스레 마음을 따스하게 하고 치유의 느낌을 줘서 책 제목인 ‘그림의 힘’을 책을 받자마자 느낄 수 있었다. 예술작품을 보면 단순히 바라보는 것이 아닌 가슴속에 무언가를 느끼게 되고 작품 속에서 작가들의 삶과 영혼을 엿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을 방문하고 예술을 향유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일(work), 사람 관계(realtionship), 부와 재물(money), 시간관리(time), 나 자신(myself)의 5가지 테마로 오랜 기간 임상현장에서 효과가 좋았던 엄선하여 구성하고 있다.
존 더스킨은 사람이 일에서 행복하려면 첫째로 일이 적성에 맞아야 하고 두 번째로 일을 너무 많이 해서는 안 되며, 셋째로 일에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사실 대다수의 사람은 일과 직업을 자기 마음대로 선택하기란 쉽지 않고 직장에서 상사와 동료와의 갈등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사회생활은 녹록지 않다. 작가는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 없다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는 굳이 뭘 하지 말라고 조언하는데 그 말에 상당히 공감한다. 모네의 작품 <임종을 맞은 카이유>를 보고 처음엔 조금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거적뗴기를 쓰고 죽어가는 아내의 마지막 모습을 그렸다는 절절한 사연 앞에 사랑의 숭고함이 느껴져 다소 숙연해졌다. 사람은 살다 보면 본인 자신이나 가족, 친구들이 병마와 싸우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데 인생의 마지막을 언제든 준비하고, 복잡한 생각을 훌훌 털어버리고 가벼운 마음을 택하라는 교훈을 주는 것 같다.
하루하루 처리해야 할 당면한 수많은 문제들로 바빠서 너무 정신없이 하루, 한 달, 22년 상반기가 지났다. 책표지의 주인공 여인은 한가로이 오수를 즐기며 꿀 같은 휴식으로 우리에게 잠깐의 ‘쉼’이 일상의 새로운 활력소를 만들어 줄 것을 암시하고 있다. 미술치료의 가장 강력한 힘은 내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프리드리히의 <안개 낀 바다 위의 방랑자>는 과거의 아픔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훌륭한 안내자가 되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나의 문제를 관망함으로써 문제를 객관적이고 차분하게 사색할 수 있게 한다. 과거는 지나간 과거일 뿐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하는데 안개 낀 바다 위의 방랑자의 뒷모습이 왠지 모르게 쓸쓸해 보인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 ‘검토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말은 거꾸로 하면 살아갈 가치가 있는 삶은 바로 검토하는 삶이라는 뜻일 것이다. 책 속의 수많은 명작들과 함께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길지는 않은 내 삶을 검토해 볼 기회가 주어졌던 좋은 힐링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유럽을 여행하면서 유명 미술관을 방문한 이후로 다양한 작가와 시대의 예술작품들 관람에 갈증이 생겨 코로나19 이전에는 종종 전시회 관람을 했었다. 여러 예술가 중에 특히나 인상이 많이 남았던 작가는 화려한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는 앙리 마티스였다. 자신감이 부족할 때 마티스의 ‘이카루스’를 보면 짙은 파란색과 노란빛 조명, 심장 한복판의 빨간 점에서 에너지와 역동감을 느낄 수 있었고 왠지 모르게 당당해지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여러 그림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고, 작품을 통해 심리 상태를 분석하고 심리적 치유를 하는데 효과가 있음을 새삼 알게 되었다. 이전에는 미술치료는 무언가 뜬구름 잡는듯한 느낌을 받았으나 이제는 그림의 힘을 확실히 믿는다. 이 책을 지친 일상에서 스스로를 위로하는 힐링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에게 치유의 책으로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