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통해 수많은 상황들을 마주하고 거기에 내 생각을 함께 움직여 사고와 의식을 확장하는 것. 현재 시점에 우리집 꼬마에게 글책이 주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독서의 목적이 저마다 다른 것처럼 책을 흡수 하였을 때 나타나는 작용도 다를거다. 엄마의 입에서 나오면 안개가 걷히듯 사라지면 그만인 공기의 일부분인 이야기들이 책을 통하면 사실이 되고야 마는 상황들을 왕왕 마주하면서 호수는 사실적 이야기를 깊이 받아들이는 아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고 우리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내어 짚어 읽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산책에서 아이에게 내가 다음번엔 어떤 일을 했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아이는 내게 (꼬집어서)굿네이버스에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헤쳐나가기 어려운 문제에서 빠진 사람들에게 물도, 옷도, 물품도 나누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가 책을 읽어주는 봉사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것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어떠냐고 말을 이어갔다. #비밀대비밀 은 감정이 치우치는 대로 마음을 혼돈하고 휩쓸릴 수 있는 아이들이 여러 상황 속에서 스스로 중심을 찾는 과정을 매끄럽게 그려냈다. 또한 작은 몸으로도 기여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고 그 속에 담긴 진정성을 한 방향으로 모아가는 이야기는 00린이로 어린이를 불완전한 존재로 인식하는 어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대목이다. (비기너, 초보자라는 말을 두고 - 왜 00린이를 써야만 할까) 어린이가 미숙할수는 있지만 미약하지 않다. 진짜를 볼 수 있는 저력이 아이들 속에 자라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고래뱃속 #호수네책 #책이야기
간절함에서 피어나는 꿈은 차선을 만들지 않는다. 기필코라는 목표를 만들뿐이다. 풍요로움은 여유로운 태도를 만들지만 결핍은 타고나지 않은 근성도 만들어 낼 수 있다. 뒤로 물러설 곳이 없는 절실한 사람을 누가 이길 수 있을까. 1907년 조선, 12살 소녀, 더부살이. 제시어만으로도 냉혹한 배경이 선하게 그려지는 이 역사동화 서막에 내 존재의 이유부터 찾아내겠다는 개척의 예고장은 비장하다. 남자가 아닌 것만으로 죄가 되던 시절에 남의집살이를 하게 된 열두살 소녀가 무엇을 어디까지 납득할 수 있었을까, 순응이 최선이었을 주인공 달래의 포기하지 않는 강인함은 운명 같은 가족과 확실한 우정 그리고 가치관을 바꾸게 되는 꿈을 찾는 결과로 돌아온다.조국을 빼앗긴 조선인 여성의 삶이 어땠을지 숱한 역사 이야기 들어 짐작하고 있기에 내가 열두살에는 무엇을 했는지, 내 아이가 열두살에는 어떤 세상일지 이입하며 무엇을 지켜냈고 지켜가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학교를 가는 것이 목적지인 꿈은 아니어도 여전히 먹고 살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같은 지구 안에 전쟁이 일어나고 나라를 떠나는 난민이 있다. 며칠 안에 전 세계에 역병이 도는 재난의 시대를 산다. 우리는 여전히 분단국의 국민이며 아직도 육아와 가사는 분담이 아닌 여성의 역할에 치중되어 있다. 1900년대 초반의 조선시대 보다 월등히 낫다고만은 볼 수 현대에 우리가 직시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 책은 전하고 있다. 혈육이 아닌 가족, 국적을 뛰어넘는 우정, 그리고 나라와 꿈. 역경을 이겨내고 나아가는 사람에게 봄이 찾아오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 책 속에서 조건이 없는 선의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는지 살펴보는 것도 감동의 요소가 될 수 있겠다 #문지아이들 #문학과지성사 #네가오니좋구나
잠자리에서 목청껏 우는 아이. 대성통곡은 주말이 끝났다는 것을 알리는 알람이다. 며칠 전 꼬마의 눈물은 소리도 길이도 서너배는 길었지만 내용은 한결같다. "아빠 회사 가지마~~ 아빠 회사 가지마~~" 늦은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를 붙여서 아빠와 긴 기간을 함께 보낸 탓에 아이는 아빠를 원할때 만지지 못하게 되는 내일이 평소보다 더 싫다. 꿈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 수월할리 없지만 곡진한 아빠의 사랑을 열흘간 흠뻑 받았으니 깨고 싶지 않은 꿈인게 당연하지 싶어 울게 두었더니 울다 지쳐 잠에 들었고, 잠든 녀석의 손에는 다 말라버린 강아지풀반지가 있었다. 아빠가 만들어 준. 데려가겠다고 하는 아이, 놓아주라는 엄마. 하나만 꺾어보자는 딸, 그러지 말라는 엄마. 우리는 그 사안으로 참으로 지리멸렬하게 다툰다. 자연 생물이 집에 오면 생명을 잃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마음과 머리의 거리가 멀다. 도토리 몇개쯤을 타협안으로 내는건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대신 #한줌의모래 를 통해 왜 아이가 그토록 무엇이든 주머니에 찔러서 가고 싶어하고 그 속에 어떤 이야기와 희망사항을 담고 싶은지 엿볼 수 있다. 나는 늘 죽고 사는 것으로 생각했다면 아이는 꽃과 나무와 꽃게와 물고기, 그 모든 자연에게 나와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 다음번엔 한꼬집의 모래와 한꼬집의 강물, 바다물로 합의를 보자 우리 #북스토리아이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내 컴퓨터활용능력과 워드프로세스 자격증은 도서관 디지털자료실 책상에서 이룩한 결과다. 운전면허는 어디 안그런가. 유모차 속 아이가 잠에 들면 도서관에 갔고 그 아이가 자라 어린이집에서 첫 낮잠을 자던 날 남편과의 데이트 때에도 우리는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 얽힌 에피소드 몇개쯤은 술술 뽑아 낼 수 있을만큼 나는 도서관을 사랑한다. 엄마를 따라 동네 헌책방에 책을 팔러 갔다가 책 팔면 돈이 된다는 걸 알고 보수동까지 가서(내가 살던 동네와 보수동은 꽤나 먼 거리) 문학서적 팔아서 엿 바꿔 먹던 아이가 자라 도서관을 들락거리게 될 줄은 천지신명도 몰랐을거다. 타 도시까지는 알지 못하나 현재 서울시는 시민들의 독서률에 비해 도서관이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느껴진다. 차를 타고가면 10분 거리의 도서관인데 그 곳에 있는 책을 집 바로 앞 도서관까지 배달해주고, 이젠 택배서비스도 해줄만큼 도서관은 시민들에 독서를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 그뿐인가, 유익한 문화생활 강좌와 질 높은 강의를 열어 백화점 문화센터 이상의 효용 가치를 발휘한다.우리집 꼬마는 서가 안에 어린이 화장실이 있고 변기가 유아변기라는 이유로 지나는 길에 꼭 그곳에 들러 볼일을 보았으며, 어떤이는 도서관 1층 커피숍 커피가 유독 저렴하고 맛있어서 찾기도 헀다. 찾아보면 많은데 찾지 않는 사람은 알 수 없고, 아는 사람에겐 길가다가도 툭툭 차이듯 보이는 곳이 도서관이다. 있는듯 없는듯 자리하고 있는 장소에 불과한 도서관을 딱 내가 느끼는 만큼의 무게로 다루고 있어서 좋은 책. 거기에 담긴 아홉편의 이야기 모두 밍숭맹숭, 슴슴하면서도 시시콜콜하면서도 미적지근한 - 적정온도가 잘 유지되어 누구에게라도 자기전에 읽어보라고 건낼수 있을 책이기도 한 #더이상도토리는없다 #돌베개 #호수네책 #책이야기
요가에 입문했을 때에 나의 첫 선생님께서는 수련 전,후에 이 문장을 빼놓지 않고 읊조리셨다.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지 않습니다. 나에게만 집중합니다." 나보다 잘하는 타인을 보며 과욕을 부리는 순간, 나는 동작에서 멀어진다. 그 반대의 경우에도 허세, 경솔함, 우쭐댐과 같은 욕심이 수련을 방해한다.요가처럼 삶에서도 내 집중도가 흐트러지면 틈이 생기고 그 사이로 비집고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들이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반면에 하루가 치열한 사람에게는 유격이 생길 수 없고, 현재를 사는 것에 충실한 이는 흔들림이 없다. 잡을 수 없는 꿈을 쫓기보다 안간힘을 써서 스스로를 비극에 담그지 않은 채 불행과 멀어지기 위해 담담하고 착실하게 나아가는 누군가에게 '만약에'라고 주문해보라는 속삭임은 꼬임이 아닌 배부른 헛소리 일 수 있다. 물질로 행복을 기준화 하는 것을 부정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많이 가져서가 아니라 크고 작건 간에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소유 할 수 있을 때 기쁨을 느낀다. 그 속에서 비교하지 않고 나를 지킨다는 것은 온갖 유혹과의 끊임없는 사투이기도 하다. 그 유혹의 끝에 재미삼아 산 복권을 지갑에 넣고 일주일 동안 1등에 당첨이 되면 무엇을 할지 상상하며 설레어 본 당신이라면, 이번 주에는 복권보다 서점에서 #클로버 를 사서 읽어보길 권한다. 이 책이야말로 당첨에 버금가는 황홀경을 간접 체험하게 해줄 것이다 #창비 #클로버 #소설클로버 #나혜림 #창비청소년문학 #성장소설 #호수네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