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컴퓨터활용능력과 워드프로세스 자격증은 도서관 디지털자료실 책상에서 이룩한 결과다. 운전면허는 어디 안그런가. 유모차 속 아이가 잠에 들면 도서관에 갔고 그 아이가 자라 어린이집에서 첫 낮잠을 자던 날 남편과의 데이트 때에도 우리는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 얽힌 에피소드 몇개쯤은 술술 뽑아 낼 수 있을만큼 나는 도서관을 사랑한다. 엄마를 따라 동네 헌책방에 책을 팔러 갔다가 책 팔면 돈이 된다는 걸 알고 보수동까지 가서(내가 살던 동네와 보수동은 꽤나 먼 거리) 문학서적 팔아서 엿 바꿔 먹던 아이가 자라 도서관을 들락거리게 될 줄은 천지신명도 몰랐을거다. 타 도시까지는 알지 못하나 현재 서울시는 시민들의 독서률에 비해 도서관이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느껴진다. 차를 타고가면 10분 거리의 도서관인데 그 곳에 있는 책을 집 바로 앞 도서관까지 배달해주고, 이젠 택배서비스도 해줄만큼 도서관은 시민들에 독서를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 그뿐인가, 유익한 문화생활 강좌와 질 높은 강의를 열어 백화점 문화센터 이상의 효용 가치를 발휘한다.우리집 꼬마는 서가 안에 어린이 화장실이 있고 변기가 유아변기라는 이유로 지나는 길에 꼭 그곳에 들러 볼일을 보았으며, 어떤이는 도서관 1층 커피숍 커피가 유독 저렴하고 맛있어서 찾기도 헀다. 찾아보면 많은데 찾지 않는 사람은 알 수 없고, 아는 사람에겐 길가다가도 툭툭 차이듯 보이는 곳이 도서관이다. 있는듯 없는듯 자리하고 있는 장소에 불과한 도서관을 딱 내가 느끼는 만큼의 무게로 다루고 있어서 좋은 책. 거기에 담긴 아홉편의 이야기 모두 밍숭맹숭, 슴슴하면서도 시시콜콜하면서도 미적지근한 - 적정온도가 잘 유지되어 누구에게라도 자기전에 읽어보라고 건낼수 있을 책이기도 한 #더이상도토리는없다 #돌베개 #호수네책 #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