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오니 좋구나! 문지아이들 171
유영소 지음, 오승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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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에서 피어나는 꿈은 차선을 만들지 않는다. 기필코라는 목표를 만들뿐이다. 풍요로움은 여유로운 태도를 만들지만 결핍은 타고나지 않은 근성도 만들어 낼 수 있다. 뒤로 물러설 곳이 없는 절실한 사람을 누가 이길 수 있을까. 1907년 조선, 12살 소녀, 더부살이. 제시어만으로도 냉혹한 배경이 선하게 그려지는 이 역사동화 서막에 내 존재의 이유부터 찾아내겠다는 개척의 예고장은 비장하다. 남자가 아닌 것만으로 죄가 되던 시절에 남의집살이를 하게 된 열두살 소녀가 무엇을 어디까지 납득할 수 있었을까, 순응이 최선이었을 주인공 달래의 포기하지 않는 강인함은 운명 같은 가족과 확실한 우정 그리고 가치관을 바꾸게 되는 꿈을 찾는 결과로 돌아온다.

조국을 빼앗긴 조선인 여성의 삶이 어땠을지 숱한 역사 이야기 들어 짐작하고 있기에 내가 열두살에는 무엇을 했는지, 내 아이가 열두살에는 어떤 세상일지 이입하며 무엇을 지켜냈고 지켜가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학교를 가는 것이 목적지인 꿈은 아니어도 여전히 먹고 살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같은 지구 안에 전쟁이 일어나고 나라를 떠나는 난민이 있다. 며칠 안에 전 세계에 역병이 도는 재난의 시대를 산다. 우리는 여전히 분단국의 국민이며 아직도 육아와 가사는 분담이 아닌 여성의 역할에 치중되어 있다. 1900년대 초반의 조선시대 보다 월등히 낫다고만은 볼 수 현대에 우리가 직시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 책은 전하고 있다. 혈육이 아닌 가족, 국적을 뛰어넘는 우정, 그리고 나라와 꿈. 역경을 이겨내고 나아가는 사람에게 봄이 찾아오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 책 속에서 조건이 없는 선의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는지 살펴보는 것도 감동의 요소가 될 수 있겠다 #문지아이들 #문학과지성사 #네가오니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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