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해님
노석미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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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여름, 하염없이 그리고 끝없이 이어졌던 장마. 한입으로 내 기분에까지 비가 내린다는 말을 할 만큼 비는 내리고 또 내렸다. 쨍한 날이 없다는 것은 우리에 생활 리듬까지 축축하게 만들었다. 그해에 우리 시댁에 깨와 고추 농사는 어려움을 겪었다. 서 있는 것만으로도 땀이 줄줄 흐르는 뙤약볕이 있어야 마무리를 할 수 있는 대표 여름 농작물들에게는 야속한 비였다.

나는 유명한 해 바라기다. 다들 등지기 바쁜 날씨에도 피부가 어떻게 늙든 말든 한증막에 들어가는 아줌마 마냥 자외선 샤워를 한다. 작년에 작게나마 우리만에 텃밭 농사를 시작하면서 더욱 귀히 여기게 된 해의 소중함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상기해본다. 그리고 텃밭을 갈무리 할 때 월동이 어려운 채소들은 데려와 베란다 비닐하우스를 만들어준 반려인에게 이 책을 바치고 싶다.

이번 겨울, 유독 미세먼지와 눈 소식이 잦아서인지 청명한 하늘에 짙은 해가 뜬 날이 그리 많지 않아서 아쉽다. 겨울은 해가 높이 떠서 집 깊숙이 오랜시간 들어오고 그 해는 질 때에도 깊은 여명을 남긴다. 그것이 겨울 햇살이 주는 위로인데 그것이 부족하니 계절이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어제 밭에서 뽑아온 겨울 시금치와 배추, 독에 켜켜이 쌓아 저장해둔 가을 무가 아직도 달디달다는 것. 이 또한 월동이 가능한 작물들에 매력이다. 이 모든 생물이 잘 된 덕에 3할은 땅이고 3할은 물이고 3할은 해가 차지 하고 있지 않을까.

여백 없이 안온한 색으로 꽉 채워진 그림들이 한권에 화집을 감상한듯 나를 둥실둥실 날아오르게 했고 그 기분은 좀처럼 내려앉질 않는다. 오랜만에 만나는 #노석미작가님 에 그림책이기에 기대가 컸지만 #먹이는간소하게 라는 작품을 통해 작가님의 짓고 거두어 먹는 생활에 한 귀퉁이를 보며 먹거리에 대한 진심을 엿보았기에 이 책이 더 따스히 느껴지고 해님이 보내는 아침인사에 초보 농사꾼인 나도 소리 높여 응답할 수 있을 거 같다. #굿모닝해님 !!!!!!!! 고맙습니다 #창비 #창비그림책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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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알아주세요, 내 마음을 안아주세요 - 힘든 열 살을 위한 마음책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박진영 지음, 소복이 그림 / 우리학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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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다가 갑자기 이불 정리부터 하고 올까? 싶어서 방으로 달려갔다. 방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왜 방에 왔지? 뭐 가지러 왔던가? 뭐지뭐지? 하다가 거칠거칠한 내 손을 발견하고선 무심결에 로션을 바른다. 정작 이불 정리는 하지 않고 다시 주방으로 돌아왔는데 로션 바른 손을 또 설거지통에 넣고야 만다. 그제서야 내가 방에 이불을 정리하러 갔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매일 그렇게 들락날락 거리는 정신을 부여 잡으며 지낸다. 이런 상황을 아이에게 대입해보자. 이불정리를 하라 했는데 딴짓을 하거나 - 숙제를 하다가 얼토당토 않은 공간에서 꼼지락 거리고 있다면 뭐라고 할 것인가? 어려서 그런것이 아니다. 그냥 사람이니까 그런것인데 부모라는 프레임이 씌워진 뒤부터는 바르게 잡아야겠다는 사명 같은 것에 사로 잡힌다. 자주 외출하고 한번 외출하면 귀가시간을 어기는 내 멘탈은 두고봐도 아이에 산만함은 되도록 빠른 시일내에 다잡아 고쳐주고 싶다.

나는 아이들이 이런 합당하지 못한 경우에 당당하기 위해 감정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것을 입으로 내뱉으면 따박따박 말대답한다고 또 혼이 나려나?) 효과적으로 자신을 피력하기 위한 방법 역시 감정에서 출발하고 감정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을 줄 수 있다는 말처럼 공감을 받아본 아이는 정직한 방법으로 위로를 건넬 수 있고 바람이 불어도 휘청일뿐 날아가지 않는다. 이 책은 대인관계 속에서 대화와 질문을 통해 이루어지고 터득할 수 있는 지혜들을 내 마음 바라보기-알아보기-돌보기로 나누어 누긋한 글로 보다 또렷하게 알려준다. 지나친 참견이나 잔소리가 아니라 이성적이지만 따듯한 말로 풀어서. 모든 것을 부딪히고 깨지며 배워왔던 앞선 세대들이 지금에 열살들은 덜 상처받길 원하는 바램을 담고 있는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우리학교 #우리학교어린이 #내마음을알아주세요내마음을안아주세요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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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피아 2 : NEW 잡학 상식 - 꼬리에 꼬리를 무는 400가지 사실들 팩토피아 3
케이트 헤일 지음, 앤디 스미스 그림, 조은영 옮김 / 시공주니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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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학습만화가 아니다. 부모와 자녀, 친구와 친구 혹은 형제간에 - 누구라도 누구와 함께 읽기를 권한다. 티키타카가 있으면 훨씬 재미있게 진행되는 책이다. 샛길로 빠져도 괜찮고 끊어 읽어도 좋다. 지름길이든 정방향이든 출구가 없긴 매 한가지다. 온 몸에 힘을 뺀 상태로 소파에 눌러앉아 보드게임 하듯 읽어보면 좋겠다. 함께 읽는 사람이 양육자라면 내 아이의 순간 기억력에 놀라게 될 것이며, 팩트를 체크하고자 한다면 함께 오는 워크지를 꼭 챙겨서 해보길 추천한다.

“꼭 재미가 없었다고 출판사에 전달해주면 좋겠어. 그래야 3권, 4권은 더욱 발전적으로 웃길거 같거든!“ 그 말 끝에는 미로 속에 갇힌 것 같은데 자꾸 들춰보게 되는 똑똑한 책이라고 #팩토피아 를 정의했다. 우리는 이동하는 중간에 이 책을 잘 활용했다. 무엇보다 강렬한 그림들이 아이들에 주목을 끌기에 좋고 익히지 않아도 되는 내용이 이 책을 읽는 큰 즐거움이라는 점이다. 한번에 읽어버리기 보다 생각 날때마다 뽑기 한판 하는 것처럼 꺼내어 읽는 재미가 남다른 책이다. 3권까지 달려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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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쁨 기록 생활 - 행복은 셀프. 좋은 순간을 채집하는 행복 기록 일기장
김혜원 지음, 림예 그림 / 인디고(글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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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손을 써서 판을 뒤집을 수도 없이 엎어져 버린 일들에 끌려가고 있지 않은가? 혹은 남에 실패를 발판 삼아 우위를 선점하는 것으로 성취를 느끼고 있진 않은가?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채 뒤죽박죽 엉켜버린 일상에 흐름을 바꾸어 화살이 내게로 향하게 바로 잡고 싶은 이가 있다면 이 책은 꽤 도움이 될 것이다. 일기장이지만 책이고, 책이지만 일기장인 #기록일기장 은 일상에 반짝임을 놓치지 않도록 돕는다. 걷다가 다리가 무거워 질 때에 누군가 내 배낭을 잠깐 받쳐주는 것만으로도 수월할 때가 있는 것처럼 이 책은 쫓기듯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천천히 갈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할 것 이다.

삶에는 희노애락이 다 갖춰 질 때에 이상적인 균형이 유지 될 수 있다지만, 희를 습관처럼 적립해둔다면 노여움과 슬픔을 마주 할 때에 꺼내먹을수 있는 당분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만약 이 책이 당신 앞에 놓인다면 아마도 가장 필요한 사람이 누군지 꼽아보게 될 것이다. 작년을 힘겹게 넘어온 친구가 있다면 오늘도 내일도 괜찮을거라는 위로에 선물로 건내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외로운 고투 중에도 웃을수 있는 순간은 존재한다. 오늘에 작은 기쁨을 하나, 둘씩 저장하고 기록해보고 목표를 갖고 마일리지 적립하듯 모아보자. 슬픔은 찰나였고 기쁨은 길었음을 알 수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을 증거로 남겨두며 행복에 가까이 가는 한해가 되길 바래본다. 행복하기 위해 멈추지 말아야 하는 것은 오늘을 기억하는 것임을 말해주는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글담출판사 #작은기쁨기록생활 #인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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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에라자드 - 우리의 이야기는 끝이 없지
나히드 카제미 지음, 김지은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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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 기대어 아이들을 만나고 싶었다. 실력과 지식을 두루 갖추어서 아이들이 나를 찾아올 수 있는 반듯한 공간을 마련해두고 기다릴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가 못하니 아이들을 찾아나서는 방법 밖에 떠오르지 않았고, 그 연결을 도와줄 곳이 필요하여 거점 도서관 소식지를 빠짐없이 챙겼다. (물론 그 덕은 우리 꼬마가 날름날름 잘 받았다) 갈증이 극에 달해 있을 때쯤 우물에 샘이 솟았고 드디어 독서취약계층 리딩인 양성과정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리딩인은 구연을 바탕에 둔 이야기꾼도, 책을 읽고 더하기 독후활동을 하는 독서지도사도 아니다. 그저 평소에 어조로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다. 주1회, 한시간. 책만읽고 돌아오면 된다. 누구라도 할 수 있고 내가 아닌 누구도 할 수 있지만 꼭 나이고 싶었다. 아이를 데려가야 한다는 제약에 여즉 기관과의 연결이 쉽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에도 더 맹렬히 두드릴 참이다. 이야기에 저력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믿고 있다.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읽고 상상을 존중하며, 마음을 속단하거나 해석에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동석자가 되고싶다.

이야기는 이야기를 낳고, 세계를 넓혀간다. 마치 이 책에 부제 #우리에이야기는끝이없지 처럼 말이다. 제목 #셰에라자드 는 주인공에 이름이다. 이 친구는 타인에 이야기도 귀를 열어 듣는 것과 동시에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에도 능하다. 그러던 어느 날 슬픈 얼굴로 공원 의자에 혼자 앉아 있는 아이를 만나게 되고, 그 아이로부터 살던 곳에서 가족 모두가 떠나올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을 듣게된다. 딱한 사정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던 셰에라자드는 그 나라에 왕을 찾아가 천 일 동안 쉬지 않고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 이야기는 상상에 댐을 열어주는 역할을 맡기도 하고 어떤 세상으로든 번져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도 한다. 모든 이야기에는 무궁무진한 여지가 있다. 꼭꼭 씹어삼키고 소화시킨다면 체화의 과정을 거쳐 또 다른 싹을 틔울 수 있다. 이것은 곧 청자 모두는 화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오늘도 책에 한장 한장이 정성스럽게 넘어간다. 장면마다 톡톡 튀어나와 자신에 물감을 떨어뜨리고 가는 우리집 꼬마 덕분이다. 또 다른 어디선가 #셰에라자드 처럼, 호수에 백조처럼 이야기 속을 노닐며 향유하고 있을 모든 스토리텔러들의 미래에 건투를 빌어보는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키다리 #모래알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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