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은 울면 안 돼? 문지아이들 172
박주혜 지음, 서현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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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여덟살은 나이가 주는 상징성이 있다. 8살이 되면 유치원에서 학교로 가는 격상의 개념이 투입되고 사회적 위치가 달라진다. 그저 열심히 자라고 있는 것은 어제와 오늘이 같으나 학생이 됨과 동시에 의젓함을 요구받게 된다. 거기에 공교육 속 집단 보편화가 학습된 양육자의 긴장감까지 고스란히 전가되는 아웅다웅 상황을 풀어내는 것도 아이들의 과제이다. 딱딱한 학교 의자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특하고 용한 어린이들에게 한 술 더떠서 울지도 말라니.

여덟살에게 눈물은 못내 다 표현이 서툰 아이들의 감정적 당혹감의 상징이기도 하다. 찡얼거림과는 다소 다른 성격을 가진 눈물이다. 초등학생이 되었다고 해서 내가 품고 있는 마음을 다 또렷하게 표현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여 ‘나를 좀 기다려주세요. 아직 준비가 덜 되었으니 내게 시간을 주세요‘라는 호소의 지점을 바라보자!(내게 하는 말ㅎㅎ)

눈물은 물러설 곳이 없을 때 터지기도 하지만 공감의 태엽이 잘 맞았을때 흐르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발달에 맞게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바탕된 느긋함의 미학보다 규정지어진 나이에 걸맞는 태도를 요구하며 표현되기 이전 단계를 밟아갈 기회를 빼앗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하는 책을 만났다 #문학과지성사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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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연습을 시작합니다 - 청소년 심리와 자기 돌봄 발견의 첫걸음 2
하지현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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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출의 억제가 미덕이 되었던 시대에서 벗어나 언어의 습득과 발달은 빨라지고 의견에 대한 발언은 솔직하고 가감이 없어졌지만 감정을 기민하게 들여다보는 것에는 소극적이라고 느낀건 아이와 한줄 일기를 쓰기 시작한 작년이었다. 아이는 보고 들은 현상을 나열하는 것에는 능통했지만 마음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어려워했다.

문해력이 대두되면서 저학년의 독서 중요성은 열기를 더해가는데 초등 중학년이 지나가면서 부터 독서는 학업의 뒤에 있을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독서가 단절되는 시기와 맞물려 글쓰기의 열기도 함께 사그라드니 아이들이 감정을 들여다보는 통로를 잃게 되는 수순을 거치게 되는 것 같다.

지식 수준은 높아져서 논리적 주장은 강해졌지만 심연의 세밀한 부분은 바라볼 의지를 상실하면 타인에게 내 감정을 지배를 당하는 것에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가스라이팅이나 관계에서 오는 다양한 문제, 나아가 사회적 문제와 연결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자꾸만 마음의 조각을 털어내고 내어놓아야 한다. 싫다, 좋다에 그치지 않고- 흐뭇하고, 뿌듯하고, 짜증나고, 서운하고, 분하고, 흡족하고, 행복하고, 웃긴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은 전 생애에 걸쳐서 해야만 하는 훈련이기도 하다.

#감정연습을시작하였습니다 를 통해 마음 알아차림이 곧 자기돌봄이라는 점을 알고 감정 검열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제안해본다. 스스로 내면의 소용돌이 안에서 감정의 언어를 찾아내는 것에 서툰 모두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고맙습니다. #창비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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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젤리 킨더랜드 픽처북스
이영림 지음 / 킨더랜드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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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임에 몸을 담그고 싶은 아이의 희망사항을 그림으로 그려낸 것 같은 표지에 홀려서 책장을 연다. 슬라임을 사주나 마냐 부터 슬라임을 어떻게 잘 버리느냐, 유해한가 아닌가를 따지는 모든 과정이 내 속에 있다. 그래! 그것보다 너의 기쁨부터 생각하고 보자하는 마음에 열어주기 시작하면 그 뒷감당도 내 몫이니 나처럼 복잡한 엄마에게 한번의 윤허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칭찬스티커를 악착같이 모아서 얻어낸 소원카드에 승복하고 말았다는 점이다.

마법젤리는 ’터트리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으로 시작하고 터트린 젤리는 마법주문과 함께 세상에 없는 달콤함을 선사한다. 아!!! 호수는 슬라임 카페에 처음 들어섰을 때에 저런 환희를 느꼈겠구나. 슬라임의 유해함은 실로 무시무시했지만 세상아이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엄청난 기여를 했듯, 마법젤리는 온 동네 아이들을 보쌈하여 어른으로 부터 미끄러지듯 도망치게 한다. 더 없이 빠르게 더 없이 높게!

아이와 부모사이에 팽팽하게 겨루어야 하는 포인트가 있다. 보통은 그것은 양육자로부터 시작이 된다. 먹지 않았으면 하는것, 혹은 먹었으면 하는 것. 지켜주면 좋겠는 것. 가정 마다 중시하는 것이 다른데 아이가 지켜야만 하는 것에서 자유를 맛보고 그것이 달콤하다 표현할 때에 양육자는 지켜왔던 것에 혼란을 느끼고 느슨해져볼까? 하는 의문을 품는다. #마법젤리 는 아이들의 일탈의 상징이다. 하지 말라는 것을 해도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점도 아이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는 그림책을 만났다 #킨더랜드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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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고 싶은 폴더 - 2023 ARKO 문학나눔 상상문고 16
황지영 지음, 도아마 그림 / 노란상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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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링이 되고 차단이 된다는 어플을 깔아두고 비밀번호를 걸어두는 방법으로는 해커나 피싱 전문가를 이길 수 없다. 도대체 왜 세상이 이렇게 됐느냐고 한탄해도 핸드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고 그 안에 내 정보가 얼마나 노출되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으니 이젠 내 정보는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물며 아이들의 핸드폰은 어떨까? 과연 위치추적과 유선상의 보고를 위해 핸드폰을 쥐어준 내 선택이 맞는지부터 점검해야 하겠다.

위태롭고 불안하지 않는 것이 비정상같은 세상에 우리는 무엇부터 다져가야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사는 아파트를 자신의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의 놀음에 상처받은 아이들, 이익만을 쫓는 어른들의 대화 속에 자본주의를 습득하는 아이들, 모든 사회문제에 ‘내 아이만 아니면 됐지!‘ 라는 마음으로 외면하지 않고 ‘외면하면 내 아이도 그리 될 수 있다.‘ 는 가정에서부터 출발하면 좋겠다.

한번의 대면도 없는 사람에게 분노를 갖고 일가족을 살해하는 일이 정상적인 일은 아니지 않는가. 카드키로 놀이터를 단속하고 임대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넘어오지 못하게 펜스를 치는 것으로 내가 발 뻗고 잘 수 있는 안락함을 보장 받았다고 안심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 이런 사례를 들려주고 싶다. 아이들의 발표회에 양육자 중 한분만 참석을 당부한 학교가 있다고 한다. 한부모가정, 조부모가정인 경우를 배려한 학교측의 처사였다. 물론 부모 모두가 내 아이의 뜻깊은 순간을 다 담고 싶은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부모로의 욕심보다 사회의 구성원으로 아이들 전체를 염두에 두는 의식있는 태도가 그 어느때 보다 절실한 때에, 위태로운 시대의 이야기를 격정없이 되받아 묻는 책을 만났다 #감추고싶은폴더 #노란상상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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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대 비밀 고래뱃속 창작동화 (작은 고래의 바다) 6
하정화 지음, 이재경 그림 / 고래뱃속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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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통해 수많은 상황들을 마주하고 거기에 내 생각을 함께 움직여 사고와 의식을 확장하는 것. 현재 시점에 우리집 꼬마에게 글책이 주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독서의 목적이 저마다 다른 것처럼 책을 흡수 하였을 때 나타나는 작용도 다를거다. 엄마의 입에서 나오면 안개가 걷히듯 사라지면 그만인 공기의 일부분인 이야기들이 책을 통하면 사실이 되고야 마는 상황들을 왕왕 마주하면서 호수는 사실적 이야기를 깊이 받아들이는 아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고 우리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내어 짚어 읽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산책에서 아이에게 내가 다음번엔 어떤 일을 했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아이는 내게 (꼬집어서)굿네이버스에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헤쳐나가기 어려운 문제에서 빠진 사람들에게 물도, 옷도, 물품도 나누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가 책을 읽어주는 봉사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것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어떠냐고 말을 이어갔다.

#비밀대비밀 은 감정이 치우치는 대로 마음을 혼돈하고 휩쓸릴 수 있는 아이들이 여러 상황 속에서 스스로 중심을 찾는 과정을 매끄럽게 그려냈다. 또한 작은 몸으로도 기여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고 그 속에 담긴 진정성을 한 방향으로 모아가는 이야기는 00린이로 어린이를 불완전한 존재로 인식하는 어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대목이다. (비기너, 초보자라는 말을 두고 - 왜 00린이를 써야만 할까) 어린이가 미숙할수는 있지만 미약하지 않다. 진짜를 볼 수 있는 저력이 아이들 속에 자라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고래뱃속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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