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하고 동물 그려진 옷을 입으면 말한 소원이 이루어지는 신비의 ‘마법셔츠’! 나도 그 옷을 입을 수 있다면 날아서 전국 여행으로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 또한 주인공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할머리를 닮은 동네할머니를 만났음으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 할 수 있다. 그리고 소원을 말하면 그 특징을 가지고 있는 동물 옷은 준다. ‘타조: 달리기 잘하고 싶은 친구/ 공작새: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친구’이다. 또한 값은 사탕2개이다. 이 책은 정말 특별한 책인거 같다.이 책은 동물, 옷에 관심이 많은 친구, 소원이 많은 친구에게 권장한다. 동물 그림이 그려져 있는 옷이기도 하고 소원을 들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에 엄마는 반찬가게를 하며 화가 많다. 주인공은 할머니를 보고 싶어하며 마법셔츠를 샀다. 이 책은 엉뚱하고, 신기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엉뚱한 감정을 느꼈다. 셔츠가 소원을 들려준다는 게 놀라웠기 때문이다. ㄴ독후감을 쓰기 전에 우리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인공에 엄마는 왜 할머니에게 데려가주지 않는지, 그리고 할머니를 만나고 싶었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였다 해도 마법셔츠가 순기능을 다한 것인지, 그리고 주인공이 오리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우리가 오리모양이 그려진 셔츠를 입게 된다면 어떻게 변화할거 같은지. 우리가 나눈 이야기는 한톨도 담기지 않은 독후감을 읽으며 나의 질문들이 아이에 생각을 확장하고 싶었던 욕심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의식에 흐름과 자신의 문장력을 최대한 동원하여 이 글을 적었을 아이에게 내 아쉬움은 감춘 채 칭찬을 건네본다. 친구관계로 허우적 거리면서도 자신에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는 꼬마를 보며 답답함과 안쓰러움 어드메를 우왕좌왕했던 나의 모습도 발견하게 되는 책을 만났다 #마법셔츠 #봄마중 #호수네책
“이만큼 살고보니, 내가 잘나서 잘된 것은 하나도 없더라구요. 운, 상황, 시기는 물론이고 부모님의 기도빨까지.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나를 돕고 있었고 내가 머물렀던 모든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서 지금에 내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환갑을 바라보는 연세에 선생님이 엷은 미소를 띄며 말씀하셨다. 우연한 것이 있을 수는 있지만 우연하게 찾아온 행운을 지키는 것에 내 노력만 들어갔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만이라는 말씀을 들으며, 과거에 나였다면 납득 조차 어려웠을테지만 현재의 나는 그것이 비단 맹목적 희생이 아니었다해도 누군가 혹은 어떤 기운이 나를 돕고 있었다는 것에 동의가 되었다. 내겐 멀리 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점점 거리를 좁혀 추격해 온다. 늙고 병들고 죽는 것. 경험한적 없는 슬픔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형언 조차 되지 않는 애달픔과 그리움을 어찌 감당할까. 사랑하는 사람과 잘 이별하는 것도 훈련으로 가능한거라면 좋으련만 무뎌지거나 단련되지 않는 가장 날카롭고 뾰족한 고통은 가족의 죽음이라 짐작하며 #거미의인사 를 읽으니 끝맺음을 못할 것만 같았다. 떠나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며 남아있는 가족의 숨결 가까이 맴돌고 있다는 가정 자체가 허망함을 한꺼번에 몰고 왔다. 숨을 고르고 최대란 감정과 나를 멀찍이 두려 애쓰며 읽었다. 준비되지 않은 이별이 남기고간 추억의 잔재를 가족들이 추스르는 장면마다 나도 같이 와르르 무너지기를 반복하며 그리 길지 않은 책을 여러번에 걸쳐 읽었다. 이 이야기는 슬픔에 잠식될 권리와 떠난 사람을 기리고 영면을 기도하는 남은 사람들에 감정을 폭 넓게 포용하고 있다.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환생을 택한 영혼에게도, 떠난 사람을 놓아주지 못한채 지금을 살지 못하는 가족들에게도. 존재하는 사랑에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되새길 수 있게 한다. 영원한 안녕을 받아들이는 유예의 과정을,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에 시점으로 평등하게 갈라서 들려줌으로써 치우칠 수 있는 감정을 다잡게 한다. 그 무엇보다 경험해보지 않고선 짐작하기 어려운 (이별 후에) 슬픔을 막연하게 심어주지 않고자 환생이라는 이타적인 방법을 선택했음이 느껴진다. 그 노력만큼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대상이 사라져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추억속에서도 존재하고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좋겠다 #거미의인사
나를 글로 처음 만난 분들은 나를 차분하고 진지한 사람일거라 예상하곤 하지만 꽤나 까랑까랑하고 경쾌한 사람이라 흠칫 놀라곤 한다.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라이브방송에서 마주한 오소리 작가의 첫 인상도 그랬다. ‘치열이 가지런하고 웃는 입매가 참 예쁘다. 소박하고 다정하며 부드럽다.’ 빨간색이라고 정의하기엔 갈색에 가깝고, 팥죽색이라기엔 분홍에 가까운 그런 색. 그녀의 그림에는 보라빛이 도는 붉은색이 은은히 감돈다. 아마도 자주 사용하는 색깔에 빗대어 그녀를 짐작하고 있었던 나를 발견한 순간 #빨간안경 이라는 책이 스친다. 내가 그녀의 작품에 경도되어 있었던 것만큼 확실하다. 작가의 세계관이 궁금했다. 어쩌면 이 책을 펼쳐 든 다수의 독자가 그녀의 그림책에서 전해지는 실랄하지만 그 속에 담긴 유쾌함이 어디에서 부터 비롯되었는지 듣고 싶었을 것이다. 매 순간마다 마주한 사건과 현상들을 확실한 경계 속에서도 자애롭게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담대함이 잘 느껴진다. 잔잔하지만은 않았을 위기들과 잘 작별하는 과정 속에 처연해져 갔을 시간들이 그려진다. 스스로를 진지한 표정으로 엉뚱한 꿈을 꾸는 이상한 작가라 표현하는 이유가 더욱 뚜렷하게 다가온다. 작위적이거나 모순적인 부분을 찾아보기 어려운 일기에서 자신에게 조차 얼마나 투명하고 솔직한 사람인지 느껴질 뿐 아니라 어느 부분에서 조금 아리송하고 귀여운 사람인지도 알 것만 같다. 그녀의 문장 속 이야기에 은유는 이야기적인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그녀의 과거이자 현재이자 삶이다. 타인의 삶을 엿듣기엔 내 삶도 만만치 않게 빠듯하여 에세이를 읽지 않는다던 누군가에게도 이 책만큼은 권할 수 있을 거 같다. 오소리 작가는 여러가지 주제를 한 책 속에 잘 버무려 그려내는 능력이 탁월하지만 어느 한 주제도 모호하게 그려내는 법이 없다. #빨간안경 에서는 편견과 선입견의 위험성과 함께 온전한 믿음의 가치를 함께 담아내었고 #노를든신부 에서도 여성에게 씌어진 관습적 프레임을 당당하게 타파하며 바로서는 것이 무엇인지 깊게 전달하였다. 이번 에세이를 통해 이제까지 방랑하고 방황하면서 느꼈던 부분을 어떻게 적립했고 어떤 고찰의 과정을 거쳐 그림책으로 그리게 되었는지 엿볼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여전히 부랑하지만 주저앉고 싶지 않아 쓰게 된 나의 시간도 결코 헛되지 않음을 알아차리게 해준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나는나에게잊히는것이싫어서일기를썼다 #아름드리미디어 #호수네책 #책이야기
독후감을 작성하기 전에 이전에 써놓은 글을 찾아본다. 자기 복제에 대한 고민이 부쩍 들기도하고 이 책만의 차별점을 찾기 위해서기도 하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책이 많고 나도 중복되는 주제의 책을 제법 만난다. 그러다 보니 이전에 쓴 서평과 겹치는 요소가 없는 독후감을 쓰기위해 책을 신청하는 단계부터 신중해진다. 내가 생각하는 일반독자의 서평은 평론이나 더 많은 판매를 위한 목적보다 이 책을 읽는 실제 독자가 누구인지 가늠해보고 책을 선택하는 것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이번 책은 추리물을 좋아하며 나보다 먼저 책을 (검열하듯)읽는 아이에게 SOS를 보냈다.#구미호탐정사무소 에서 재미있는 부분과 소장하고 있는 탐정물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 책을 권하고 싶은 대상은 누구인지 물었다. “만화가 아닌 글로 된 탐정책을ㄱ 많이 보지 못했는데, 이 책은 소설처럼 글로 되어 있어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어. 흥미진진하고 그림이 많은 글책이라서 글 읽기를 시작한 친구들이 보면 좋겠는데, 흥미진진한 이유는 범인을 찾는 과정이 있기 때문이야. 그 점이 다른 소설과는 다른 부분이고 그래서 재미있어. 만화는 언제봐도 재밌지만 글을 읽으면서 떠나는 여행이 더 좋아. 그리고 나는 이 구미호 탐정을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속눈썹이 길다는 점이야. 이런 걸 생각해보는 시간도 좋았어!”명쾌한 답변에 어떻게 써내려갈지 막막했던 생각이 마치 사건에 법인을 잡은 것마냥 뻥 뚫린다. 이 책의 구성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여타 탐정동화와 다르지 않지만, <습니다. 했다>와 같은 서술이 아니라 화자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듯한 구어체로 써내려 갔다는 부분이 신선하다. 구어체이며 평어이기도 한 문장은 말소리를 듣고 있는 듯 편안하게 읽어내려 갈 수 있는 힘을 준다. 단서를 던져주어 사건의 모든 단계에 독자가 간접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사건을 해결하는듯 실마리를 찾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노란돼지 #호수네책 #책이야기
<들었다 놓았다>로 일컬어 질 때가 있었다. 그 부름에 유래는 들었다 놓았다 하다가 결국 내려놓고 오는 내 소비 습관에서 비롯되었다. 작은 것 하나도 즉시 구매를 하지 못하고 몇번이고 고심을 하는데 규모있는 지출을 하지 않았을 때 가계의 흔들림을 감당해야 하는건 당연하고 꼭 필요한 것인가를 판가름 하는 것을 우선에 두었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고 그 생각은 더욱 깊어졌는데 이유를 쫑알쫑알 A-Z 까지 다 열거하기엔 거창하고, 한가지만 꼽자면 물건의 개념이 상당부분 소중한 것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느꼈다. 그 맥락에서 당장의 욕구를 절제하지 못하고 충동구매 한 물건은 사용기간도 짧을뿐 아니라 유행에 편승해 소유하지 않는 것이 정체성이나 자존감과 결부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별한날특별한동화 는 설날, 크리스마스, 생일처럼 특별해야 한다고 명명해놓은 날만을 고대하며 뚜렷한 목적의식을 품었던 아이에게 고배에 쓴 맛을 달콤한 기억으로 메꿔주는 것으로 바꾸며 물질적 풍요가 채워주지 못하는 가치에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와 동시에 한부모 가정을 떠올리는 관념적 시선을 타파하며 주어진 상황마다 씩씩하고 경쾌하게 헤쳐가는 양육자의 태도를 통해 ’엄마나 아빠가 없다‘ 라는 오류를 깨고 ‘따로 산다’로 바로 잡아본다. 뿐만아니라 가족은 화목해야 한다는 고착화된 강박을 깨고 화해하는 시간들을 담아내며 다양한 가족을 이야기한다. 배우 박진희씨의 인터뷰 중 아이에게 무엇을 덜해줄까 고민한다는 그녀의 말은 꽤 인상 깊었다. 소유의 쾌락은 순간이지만 추억이 주는 여운은 길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아이에 앞으로의 시간도 그리 채워질 수 있고 그 시간을 회상하며 오래 회자할 수 있는 가족이 된다면 그 이상의 화목이 어디 있을까, 여백의 소중함을 배워가며 우리가 무엇을 의미있게 품고갈 것인가 생각하게 하는 책을 만났다 #봄볕 #호수네책 #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