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수영장 라임 청소년 문학 52
빌 그멜링 지음, 전은경 옮김 / 라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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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정 많은 척 위장하여 흉내내고 싶어도 되지 않는 내어지지 않는 마음이 있는데 그것은 형제를 향한 것이 아닐까 싶다. 출산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육아의 번뇌를 공감 할 수 없는 것처럼 외동딸로 자란 나로썬 공감이 가능한 범주가 아니기도 했다. 그래서 #야외수영장 이 단숨에 잘 읽혔음에도 내 감상을 문장으로 옮기는 것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내 머리는 자꾸만 엄마가 내게 마르고 닳도록 했던 문장을 더듬거리고 있었다. "너처럼 외동딸이 친구를 가까이 둬. 형제가 있는 친구들을 형제를 찾아가기 마련이야" 그때 나는 형제만큼 친구들에게 마음을 기대고 있었기에 흘려보냈는데 막상 딸아이 하나만 둔 엄마가 되고 보니 형제들끼리 도모하는 속닥거림에 호수가 낄 자리는 없을수도 있겠다 싶고 그러니 동병상련 친구를 가족처럼 의지했으면 하는 마음이 싹트기도 한다.

엄마와 아빠, 나_삼각형에 좁혀지지 않는 공간 속, 해결되지 않는 멍울을 나눌 수 있는 또다른 가족(형제나 자매)가 있었대도 삼각형의 각이 무뎌졌을지도 모른다는 한탄의 찌릿함을 가지고 만난 #야외수영장 속 삼남매의 이야기는 끝까지 관계 속의 작은 감정들의 놓치지 않고 현실남매의 모습을 끌어가며 올랄라로 끝판낸다. 여름 야외 수영장에 비친 햇빛보다 반짝거리는 세남매의 이야기는 억지스러움을 찾아볼수 없이 유려히 흘러가는데 그 자연스러움 속에 내 눈을 빠르게 내맡기다 보면 생각할 틈도 없이 책이 끝난다.

청소년들 사이에 일어날법한 고민과 걱정, 설레임과 벅참을 빠짐없이 담고 있지만 그것을 유별난 치기로 빚어내지 않았기에 독자로 하여금 함께 유영하게 하는 성장소설 #야외수영장 은 여러해 여름마다 꺼내읽고 싶을 것 같다. 고맙습니다 #라임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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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의 새 구두 알맹이 그림책 56
최은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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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사든지 한 번에 턱하니 사는 법이 잘 없는 나는 그 소비 습관을 아이에게도 적용하고 있고 아이가 제법 크고 나니 이젠 나는 제법 덜 사줄 수 있는 요령이 늘었는데 아이는 그렇지가 않은 모양이다. 여전히 적응은 되지 않았지만 수많은 기다림과 포기를 거듭하면서 배운 크나큰 진리는 '우리 엄마는 장난감이나 인형 같은 건 안 사 주지' 정도로 마음을 추스른다.

우린 사고 싶은 것이 생길 때면 공책에 적어보며 비슷한 것이 있는지 찾아보고 꼭 필요한지 고민한다. 많은 것 중에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하다 보니 아이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러고선 언제 가질 수 있는지- 언제 사줄 건지, 정말 사줄 건지 나를 들들 볶는 과정 중에 새롭게 가지고 싶은 것이 또 생긴다. 그럼 새로 갖고 싶은 것과 원래 갖고 싶었던 것을 두고 양자택일한다.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리던 우리 시대엔 기다림이 일상이었고 그것을 가졌을 때의 소중함이 컸다. 요즘 아이들은 기념일 자체가 무색하게 쉽게 얻을 수 있지만 풍요 속에 빈곤이란 말이 적용되는 순간이 많다. 눈앞에 장난감을 수두룩하니 두고도 심심하다 한다. 우린 종이 인형 오리고 종이 옷을 입혀가며 역할극을 하는 것에도 꽤나 즐거웠던 거 같은데 말이다.

기다림은 어떤 대상을 반갑게 맞이하기 위해 내 마음을 증폭시키는 시간 같다. 그 시간을 잘 풀어가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뒤에는 '그냥 사줄 걸 뭘 이렇게까지 애를 태우나' 싶은 고민도 함께인 나는 호수가 소비의 희열보다 기다림의 기쁨을 알길 희망하며- 거기에 꼭 맞는 그림책을 만났다 #여름이의새구두 #바람의아이들 #호수네그림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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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까닥 캠프 소원어린이책 11
김점선 지음, 국민지 그림 / 소원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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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타칭 나는 부지런한 편에 속한다. 재빠르거나 번뜩이는 사람은 아닌 것 같으나 부지런하고 성실한 쪽에는 속해 있다. 일을 미루어 모아서 당해야 할 덩어리가 커지면 더디고 느린 나는 감당하기 버겁기에 체득된 습관인데 나는 그걸 아이를 키우면서도 강박으로 가지고 있었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집중하여 놀아주는 시간보다 아이를 쫓아다니며 치우는 것에 시간을 할애하느라 중한 시간을 흘려보냈단 걸 알면서도 아이가 자라고 나니 (쫓아다니는 것은 줄었으나) 내 급한 성미에 맞춰주길 원하는 과욕은 자꾸만 아이를 다그친다. 그것이야 말로 굴림이라고 반성을 하면서도 못나게 반복한다.

#재까닥캠프 는 시간의 개념이 서지도 않은 아이를 내 시계에 맞추려 드는 나를(엄마를) 위한 책으로 선택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끼니에 대한 우리 둘의 톱니를 맞춰보자 마음 먹었는데 다행히 그것은 생각보다 잘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어린이문학은 아이들 평소 대화를 문체로 가져와 녹였을 때에 더 술술 읽히는데 #재까닥캠프 는 그 부분을 충분히 만족 시킬수 있는 책이며 숨통이 필요한 (빡빡한 엄마를 둔) 어린이 독자들에게 쉽게 흡수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고맙습니다 #소원나무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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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사랑한다면, 바르바라처럼 반올림 53
이자벨 콜롱바 지음, 윤예니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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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장면 중 가장 마음에 담겼던 장면이 있는데 인터뷰어는 정확히 이렇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내 마음은 이렇게 해석되는 장면이 있었다.

"청소년이 기후행동을 한다는 것이 기특하다. 청소년이 이런 일을 하다니 대단하다는 말에 '청소년'이라는 주어 자체에 청소년은 못할것 같다는 절하의 의미를 담는것 처럼 들릴때가 있어요. 지구의 시간 앞에 어른과 청소년이 있는 것이 아니고 모두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제가 이 지구에 더 오래 남아야 할 내가 기후위기를 막아야 할 존재니까요."

EBS다큐프라임 <이런다고 바뀔까요?> 에서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를 하는 청소년 기구행동가 들의 이야기다. 왜 어른들은 바뀌려 하지 않는지 비판하기 보다는 바뀌지 않는다고 나 조차도 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말하는 친구들 앞에 그럼 어른의 기준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

내 식대로 지구를 구하려는 사람들 앞에 유별나다는 시선을 기본하여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 기후행동가들은 누구에게도 변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변해야 할 이유는 이미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시위는 반사회적 형태의 집회가 아니다. 변해야 할 이유를 전하는 외침이다. 겉옷을 챙겨입어야 할만큼의 에어컨 앞, 반팔을 입고 난방을 돌리는 집안에서 지내는 것보다 시간을 내어 거리로 나오는 것을 선택한 수많은 사람들을 응원하는 책을 만났다 #지구를사랑한다면바르바라처럼 #바람의아이들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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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자다가 눈을 번쩍 떴는데 호수가 내 얼굴을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미안해, 너무 졸려서 일어나질 못하겠어"
👧🏻"괜찮아 엄마, 엄마는 졸리고 배고프면 짜증 나니까 나한테 짜증 내지 않으려고 자는 거잖아. 내가 알아 - 그러니까 조금 더 자도 돼" 요즘은 호수에게 간파 당하는 순간이 적잖다.

#엄마도감 을 덮고서 나는 얼마 전 절필을 선언한 육아일기를 펼친다. 호수가 자라는 시기마다의 고민을 아카이브 해둔 일기장에 나는 철마다 참 치열했다. 한동안은 밥, 어떤 시기엔 수면, 어떤 챕터엔 떼- 놀라운 것은 일기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내가 주어되어 있었다. 이제야 내가 매일 밤 일기를 쓰며 반성한 것들을 답습한 이유를 알 것만 같다.

호수가 내 감정에 스스로 동요되어 불안한 엄마를 관찰하는 동안 나는 내 마음의 짐을 덜어버리는 방법으로 엄마 노릇을 하려고 했다. 큰 가방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담아 다니는 것으로 - 혹은 삼시 세끼 잘 해내는 것으로 말이다. (아이의 먹지 않을 권리, 자고 싶을 때에 잘 권리를 생각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구시대적 방식으로 엄마됨을 실현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동안에 호수는 내게 계속 사랑을 퍼주고 있었다. 바라는건 오직 한가지. 화내지 않는 엄마이길 원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날 밤에 덧붙여 말했다.

"엄마, 엄마얼굴에 이거- 이거 좀 없어지면 엄마가 더 예쁠거 같아. 이건 없앨수가 없나? 지우개로 지워볼까?"

그것은.....기미 #엄마도감 #웅진주니어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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