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의 새 구두 알맹이 그림책 56
최은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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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사든지 한 번에 턱하니 사는 법이 잘 없는 나는 그 소비 습관을 아이에게도 적용하고 있고 아이가 제법 크고 나니 이젠 나는 제법 덜 사줄 수 있는 요령이 늘었는데 아이는 그렇지가 않은 모양이다. 여전히 적응은 되지 않았지만 수많은 기다림과 포기를 거듭하면서 배운 크나큰 진리는 '우리 엄마는 장난감이나 인형 같은 건 안 사 주지' 정도로 마음을 추스른다.

우린 사고 싶은 것이 생길 때면 공책에 적어보며 비슷한 것이 있는지 찾아보고 꼭 필요한지 고민한다. 많은 것 중에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하다 보니 아이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러고선 언제 가질 수 있는지- 언제 사줄 건지, 정말 사줄 건지 나를 들들 볶는 과정 중에 새롭게 가지고 싶은 것이 또 생긴다. 그럼 새로 갖고 싶은 것과 원래 갖고 싶었던 것을 두고 양자택일한다.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리던 우리 시대엔 기다림이 일상이었고 그것을 가졌을 때의 소중함이 컸다. 요즘 아이들은 기념일 자체가 무색하게 쉽게 얻을 수 있지만 풍요 속에 빈곤이란 말이 적용되는 순간이 많다. 눈앞에 장난감을 수두룩하니 두고도 심심하다 한다. 우린 종이 인형 오리고 종이 옷을 입혀가며 역할극을 하는 것에도 꽤나 즐거웠던 거 같은데 말이다.

기다림은 어떤 대상을 반갑게 맞이하기 위해 내 마음을 증폭시키는 시간 같다. 그 시간을 잘 풀어가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뒤에는 '그냥 사줄 걸 뭘 이렇게까지 애를 태우나' 싶은 고민도 함께인 나는 호수가 소비의 희열보다 기다림의 기쁨을 알길 희망하며- 거기에 꼭 맞는 그림책을 만났다 #여름이의새구두 #바람의아이들 #호수네그림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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