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블랜차드 리더십 수업 - 1주일 1가지, 한 권으로 끝내는
켄 블랜차드.랜디 콘리 지음, 모윤희 옮김 / 서울경제신문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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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리더십의 대세는 서번트 리더십이다. 리더십의 OG(원조 Original Gangster) 켄 블랜차드는 《켄 블랜차드 리더십 수업》에서 서번트 리더에 대한 단순하지만 확실한 52가지 지혜를 공유한다.

 

서번트 리더십이란, 공동의 선을 추구하며 헌신하는 리더십을 의미한다.

 

서번트 리더는 자신이 신뢰할 수 있고 공공의 이익을 도우며 이에 집중하는 리더들을 일컬으며, 그들은 스스로 섬기는 자의 마음을 품은 사람의 삶의 방식을 추구한다.

 

켈 블랜차드 리더십 수업에서는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 두 가지를 강조하며, 리더가 성과와 관계라는 두 가지 측면의 사고방식을 갖추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전한다.

 

  1. 비전과 방향을 설정할 때 구성원을 참여시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하라. 다시 말해, 비전과 방향 설정은 리더의 책임이 맞지만 위에서 아래로 일방적인 지휘를 하라는 뜻은 아니다.

  2. 과제나 목표를 실행에 옮길 때 리더는 구성원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군림하려는 게 아니라는 걸 인지시켜라. 리더의 책임은 리더와의 교육, 피드백, 경청, 소통을 통해서 구성원 각자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것이다.

 

《켄 블랜차드 리더십 수업》은 서번트 리더십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부터 경영 노하우,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법, 성과를 내는 서번트 리더들의 특징과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부터, 신뢰를 형성하는 관계를 맺고 회복하는 법 등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 실용적이다. 더불어 《켄 블랜차드 리더십 수업》의 뒷부분에는 서번트 리더십의 지혜를 한층 더 성찰하기 위한 24가지 질문을 담은 토론 가이드가 수록되어 있으니 먼저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진 뒤에 팀이나 가족과 함께 토론의 장을 열어봐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52가지 지혜 중에 3가지가 제일 기억에 남았다.

 

하나, 팀원은 리더가 무슨 말을 했는지 잊어버린다. 그러나 어떤 감정을 느끼게 했는지는 절대 잊지 않는다.

둘, 신뢰의 반대말은 불신이 아닌 통제다.

셋,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아는 리더가 진정한 리더다.

 

누구와 이야기를 하더라도 감정을 섞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함을 곱씹어 보았다. 나의 말을 기억하지 못할지언정 나의 감정은 기억할 테니. 소름 끼치도록 뇌리에 박히는 지혜 중 하나였다. 위안이 되었던 부분은 리더라고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모르기에 직원을 신뢰하기 보다 통제하려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신뢰하는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리더부터 솔선수범해야 함을 되뇌어본다.

 

켄 블랜차드는 책에서 소개한 서번트 리더십의 52가지 지혜를 일 년간 매주 하나의 지혜씩 실천하기를 권하는 동시에 다 읽고 책장에 꼽아 두기보다 책상에 두고 수시로 펼쳐 보면서 삶에 적용하기를 추천한다.

 

그의 삶을 서번트 리더십으로 이끈 것은 켄 블랜차드의 아버지였던 것 같다. 중학교 1학년에 학생회장이 된 켄 블랜차드에게 축하 인사와 함께 "부디 너의 지위를 이용하지 말거라. 위대한 리더는 권력이 있어서 위대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신뢰하고 존경하기에 위대한 것이란다."라며 당부했다고 한다. 그는 그의 아버지는 성공적인 서번트 리더가 되는 중요한 원칙을 알고 계셨다고 회고한다. 구성원이 리더를 신뢰하고 리더가 자신의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 구성원들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죽을 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억뿐이라는 켄 블랜차드의 말처럼, 치열한 사회에서 경쟁하고 싸우기보다 나와 주변 우리가 행복해지는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가치 있는 삶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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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락모락 - 우리들은 자라서
차홍 지음, 키미앤일이 그림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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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미앤일이의 일러스트로 따스한 온기가 더해진 《모락모락》은 한 인간이 태어나 100살을 맞이하는 순간까지의 이야기를 머리카락을 통해 이야기한다.

 

베넷머리를 잘라 붓으로 만드는 엄마의 모습은 아이의 태어남을 세상 그 누구보다 축복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따스한 시선으로 아이의 성장기를 흐믓하게 바라보게 만들었다. 머리카락이 묶일만큼 자란 아이는 어느새 사춘기를 겪으면서 앞머리도 자르고, 성인이 되어 염색도 하며 자유로움을 만끽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새치도 나고, 숱도 빠지면서 머리 모양도 변한다. 마치 나이마다 머리카락은 우리의 정체성이 된 듯 보인다.

 

35

"세상에 너 자신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있다는 것. 그리고 정말 미웠던 사람들도 이렇게 누군가가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 존재였다는 걸 알게 되었어. 아이를 기르는 건 사랑을 주는 것만이 아닌 받는 거라는 것도 알게 되었구나.

어쩜 이렇게 예쁜 존재가 있을 수 있을까?"

 

86

"모든 게 그대로인데 어떻게 사람만 사라질 수가 있는 거지"

 

《모락모락》은 머리카락 화자가 차분하고 담담하게 100세가 되는 과정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따스하게 풀어놓은 책으로 우리의 인생사를 간결하고도 따스하게 그려낸다.

 

해맑은 아이의 시선에서 어느새 35세에는 아이를 키우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을, 남편을 떠나보낸 86세 할머니의 심경에서는 눈시울을 붉게 만들기도 하다가 100세 생일에 내일은 무슨 일이 생길지 기대하며 끝맺음된다.

 

문학동네의 블라인드북으로 만나 저자를 모른 채 읽어 조금 색다른 기분이었다. 완독 하루 뒤에 저자가 차홍 헤어 디자이너임을 알게 되었는데 그제서야 머리카락을 화자로 둘 수 있었던 연유를 알게 된다. 머리를 만지는 사람이니까 그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었지 않을까. 모락모락이라는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그녀의 감성은 섬세한 손길로 헤어를 다루듯 읽는 이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져준다.

 

책장을 넘기다 문뜩 《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와 결이 비슷한 것 같아 떠오르기도 한다. 모락모락은 따스한듯 뭉클하기도한 몽글몽글한 감성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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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개 기업 탐방으로 알게 된 수익 내는 주식 투자의 원칙 - 방송, 유튜브, 신문, 잡지, SNS 정보에만 매달려서는 수익이 날 수 없다
호크마 지음 / 황금부엉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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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주식투자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가 너무 쉬운 세상이다. 주식 시장의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상관없이 경제방송, 증권사는 물론이고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SNS에서는 매일 새로운 종목과 추천 이유를 찾는데 혈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정보가 수익의 결과로 빚어지지 않는다. 《1000개 기업탐방으로 알게 된 수익 내는 주식투자의 원칙》에서는 넘쳐나는 많은 정보들을 이용해서도 계좌잔고의 수익률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그 정보를 잘 이용하지 못했거나 정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내가 직접 소통하는 기업에 투자하라고 주문한다.

 

1000개 기업탐방으로 알게 된 수익 내는 주식투자의 원칙의 저자의 어조는 단호했다. 방송과 유튜브, 언론에서 주는 정보에서만 매달리는 투자는 수익이 날수 없다고 말이다. 이는 저자 역시 주식투자에 발을 들여놓은지 10년의 세월 동안 정보에 의존하며 투자하였으나 수익이 나지 않았던 경험담에서 비롯된 주장이었다. 그렇다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와 자신감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궁금해졌다. 그 자신감의 원천은 바로 기업탐방에 있었다.

 

저자는 2016년부터 지금까지 약 1000개가 넘는 기업을 탐방했다고 한다. 그가 기업을 방문해 IR 담당자들을 만난 후 깨달은 점은 각종 매체의 언론 기사와 보고서를 통해서 알려진 정보들은 실제 기업의 상황과는 반드시 괴리가 존재하기 마련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그동안 그의 주식 계좌에 수익이 나지 않았던 이유는 주식 시장에서 쉽게 얻은 정보와 기업의 현재 재무 상황 간의 괴리감이 투자 수익률에 영향을 끼쳐왔던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직접 기업 탐방을 통해 IR 담당자를 만나며 소통으로 얻은 내용을 기반으로 6개월 동안 2차 전지 양극제 소재 기업인 엘앤에프에 투자한 결과, 350%라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투자자에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기업의 IR 담당자를 만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IR 담당자를 만나기 전에 우선적으로 방문 예정인 기업의 이해도부터 충분히 높여 놓아야 한다.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투자에 필요한 많은 정보를 얻어 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업 IR 담당자를 만나기 전에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6가지 비법과 유의할 팁을 소개한다.

 

  1.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공시하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사업 현황, 시장 상황, 재무제표, 주주 현황, 등 기업의 기본적인 내용을 파악한다.

  2. 증권사에 소속되어 있는 애널리스트가 발간한 보고서를 찾아본다. 사업보고서를 보면서 본인이 느꼈던 관점과 애널리스트들의 다양한 관점을 비교한다.

  3. 최소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해당 기업과 관련된 뉴스를 찾아본다. 특히 기업 대표나 임원진의 인터뷰가 있다면 미래에 대한 계획을 파악할 수 있다.

  4. 개인투자자들이 분석한 글을 찾아본다. 기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표현하는데 제약이 있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와는 달리 새로운 시각의 의견을 접할 수 있다.

  5. 동종업계 경쟁사들을 투자할 기업 분석하듯이 알아본다.

  6. 산업 관련 뉴스를 찾아본다.

 

투자자들은 흔히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를 기반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저자는 기업 투자 정보가 요약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읽기 전에 반드시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하는 사업보고서부터 먼저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영화평론가의 영화평을 보고 난 후 영화를 보고 보면 선입견도 생길 뿐만 아니라 독자적으로 영화를 보며 느끼는 감동의 양이 적어지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1000개 기업 탐방으로 알게 된 수익 내는 투자의 원칙은 저자의 주식 투자의 수익의 근간인 기업 탐방의 중요성과 더불어 탐방으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실제 어떻게 매수하고 매도하는지 설명한 책이다. 개인 투자자들도 저자의 방식을 실전 투자에 어렵지 않게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싶은 투자자, 기업과 소통하는 저자의 노하우를 습득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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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래보고서 2023 (메가 크라이시스 이후 새로운 부의 기회) - 세계적인 미래연구기구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2023 대전망!
박영숙.제롬 글렌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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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희망을 갖고 시작했던 해였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증시는 폭락했으며 연이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의 고강도 정책으로 시름은 깊어졌다. 《세계 미래 보고서 2023》에서는 2023년을 초유의 위협과 기회가 공존하는 해로 전망한다. 단 1년이 앞으로의 10년을 결정한다며, 메가 크라이시스 이후 새로운 부의 기회를 잡기 위한 미래 시나리오를 소개한다.

 

《세계 미래 보고서 2023》은 전 세계 4,500여 명의 석학과 전문가 집단이 바라본 미래 전망으로, 인류의 삶 전반을 바꿀 변화상을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재생에너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이러닝 등 2030년 최대 부상 산업 15개 분야를 소개하며 시작해 파격적인 미래 시나리오 8가지를 예측한다.

 

1. 탈 중앙화와 거대한 물결

새로운 세계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가

2. 메타 로빌리티

팬데믹이 앞당긴 무인 시대, 인공지능 로봇 경제가 온다

3. 메타 모빌리티

에너지와 기후 위기, 혁신적 이동 혁명이 시작된다

4. 식량 위기와 푸드테크

지구촌 식량 위기, 인류의 식탁이 바뀌다

5. 메타버스와 스마트 라이프

현실이 된 미래, 일상을 뒤바꿀 테크놀로지에 주목하라

6. 디지털 헬스케어

초고령화 사회, 평균 수명 150세 시대가 온다

7. 스페이스 테크

우주 경제 전쟁, 제2의 빅뱅이 시작되다

8. 인공지능 시대의 미래 교육

공교육의 붕괴, 대학과 티칭이 사라진다

 

세계적으로 국회의원도 인공지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가운데 중앙집권적 시스템에서 탈 중앙화의 양상이 도드라지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데이터를 분산하고 저장해 개인들이 주도권을 행사하는 웹 3.0과 민주주의 그리고 DAO에 대해 알아보며, 탈 중앙화되었을 때의 문제점과 DAO 시스템을 활용해 직접민주주의를 해야 하는 이유 등을 짚어보며 그 당위성을 이야기한다.

 

2050년에는 로봇이 인간보다 많아진다는 미래 시나리오는 충격적이지만, 자율주행 자동차를 비롯해 인공지능이 탑재된 사물인터넷 로봇이 우리의 집에 가구 수보다 많아지는 세상은 이미 시작되었다해도 무방하다.

 

"주말 오후, 친구와 만나 쇼핑한 뒤 점심을 먹고 산책까지 하니 차를 주차한 곳에서 너무 멀어져 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타야 하나 고민할 필요는 없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차를 현재 위치로 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배터리 충전도 터치 한 번으로 이동 없이 가능하다. 자율주행 충전 로봇이 나의 전기차가 주차된 곳을 직접 찾아가서 충전해 준다. 차에 올라탄 뒤에는 더 이상 핸들을 잡을 필요가 없다. 자동차 핸들이나 가속페달 등과 같은 운전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운전할 줄 몰라도 아무 문제 없다. 대신 친구와 함께 쇼핑한 옷과 신발을 꺼내 입어 보면서 사진을 찍고 영화를 본다."

p.158

 

이는 자율주행이 펼쳐낼 미래 라이프 스타일로 머지않아 세계 도심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한다. 편리함은 물론이고 매력적이기 그지없다. 자동차는 이제 이동 수단을 넘어서 차별화된 나만의 공간이 이동한다고 접근해야 한다.

 

이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로봇 전쟁의 서막을 열었으며 의료용 반려로봇이 상용화되고, 이미 바리스타 로봇, 닭 튀기는 로봇이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있다. 2050년이면 에어택시가 일상화될 거라고 하니 자율주행이 상용화된 세상은 지금의 양상과 많이 달라질 것 같다.

 

또한 우리나라는 가장 먼저 식량 위기를 맞게 될 국가이며, 2035년에는 소고기의 95%가 사라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가히 충격적이다. 그러나 소고기 섭취량이 줄어들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식품 섭취를 통한 다양한 질환의 감소로 인해 건강 비용이 줄어든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어쩌면 우리는 소고기를 실컷 먹은 마지막 세대가 아닐는지.

 

밀레니얼을 겪은 MZ 세대는 제일 부유하게 자라난 세대이기도 하지만, 급변하는 세계를 몸소 체험하며 부딪히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 세대로 기억될 것 같다. 유례없는 전염병 팬데믹의 공포에서 치열하게 살아남은 세대로 경제의 호황과 불황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PC와 휴대폰의 변천사를 목도해왔다면, 이제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에어 택시, 우주여행의 시대를 마주하려 한다. 그러나 밝은 미래만 기대되는 것은 아니다. 식량 위기와 인구 절벽 그리고 초고령층 시대라는 난제 또한 여전히 존재한다. 인간의 기대 수명이 120세라는 말이 나온 지 10년이 채 안 되었건만 벌써 평균 수명 150세 시대가 도래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미래의 모습을 그릴 수 있어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내가 매년 《세계 미래 보고서》를 주의 깊게 읽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언제나 위기 후에는 기회가 오듯, 전대미문의 위기 후 재편될 세계 질서를 대비해 절호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세계 미래 보고서 2023》은 미래를 예측하고 만들어가는 인사이트를 얻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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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바디 - 모든 몸의 자유를 향한 투쟁과 실패의 연대기
올리비아 랭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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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랭의 《에브리 바디》는 모든 몸의 자유를 향한 투쟁과 실패의 연대기다. 프로이트의 가장 뛰어난 제자였던 빌헬름 라이히의 치료법을 접하면서 라이히의 세계관에 많은 영향을 받은 듯 보인다. 에브리바디 곳곳에도 라이히가 자주 등장하며 '자유로운 몸'에 대해 탐구해 나간다.

 

자유를 갈망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생존에 대한 목숨을 건 사투이기도 하다. 우리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수전 손택이 마지막까지 죽음과 싸웠던 장면을 묘사하고, 성적으로 위험에 노출된 여성들, 폭력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는 이들, 저항운동, 감옥 등 우리의 몸이 억압받는 상황에서도 자유를 향해 끝없이 싸우는 이들의 삶을 반추하며 자유와 생존에 대해 깊이 통찰하게 한다.

 

혈액 암 진단을 받은 70대 고령의 수전 손택은 감각을 차단하고 신체를 부정한다면 순수한 사유의 영역에 존재한다면 살아남으리라고 여겼다고 한다. 그녀가 침대에 누워 튜브에 연결되어 골수 이식을 받으면서도 《돈키호테》를 벗 삼았다는 문장은 괜스레 마음이 아려온다.

 

"받아들여야 할 순간이 있음을 아는 것,

병에 걸린 것을 그 이전에 일어났던 일을 이해하기 위한 기회로 삼는 것이 그렇다.

이는 치료를 받거나 돌봄을 받아야 할 필요를 거부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근본적인 사실을 배경으로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는 점을 기억하자는 것이다.

제한된 수명이라는 사실 말이다." p. 87

 

"라이히의 삶에서 가장 슬픈 점은 그가 감방에서 혼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자유를 위한 평생의 투쟁이 감옥에서 끝맺었다는 사실은 그에게만 한정된 비극이 결코 아니다. 몸의 자유를 확대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감옥이라는 기관을 상대해야 한다. 감옥은 모든 종류의 해방운동을 제한하기 위해 국가가 휘두르는 가장 강력한 무기 가운데 하나이며, 그 자체로 여러 세기에 걸친 행동주의와 개혁의 초점이다." p.250

 

《외로운 도시》, 《이상한 날씨》에 이어 올리비아 랭의 자유와 연대 3부작 시리즈의 정점이라는 《에브리 바디》. 이번에도 느꼈지만, 올리비아 랭의 글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그녀의 글에는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 촘촘히 쌓아가다 어느 순간 묵직한 울림을 던진다. 이번 책은 자유를 향한 기록은 그 결과가 비록 실패일지라도 더 나은 세상을 바라며 개인과 사회를 향해 투쟁한다는 것이 충분히 가치있는 일임을 보여줬다. 그녀의 지성은 과연 어디까지 일지.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을지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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