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한국사 : 사건편 - 본격 우리 역사 스토리텔링쇼 벌거벗은 한국사
tvN〈벌거벗은 한국사〉제작팀 지음, 최태성 감수 / 프런트페이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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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프로그램 중 즐겨 보는 프로그램인 「벌거벗은 한국사」를 책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읽어 보았다. 《벌거벗은 한국사 : 사건 편》은 고려의 무신 정변은 어떻게 시작되었는 지로 시작해서 광복절에 왜 환호성이 들리지 않았는지 짚어보며 마무리한다.

 

역사는 권력을 쥔 자들에게 늘 이야기합니다.

과거를 공부하고, 그를 통해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상상하라고.

건강하고 풍부한 상상력을 갖는 것,

이 또한 우리가 지나간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요?

p.41

 

여느 전쟁의 희생자는 국민이다. 악랄한 수탈에 노예로 팔리거나 수많은 목숨이 희생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국민 정서가 '한'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듯, 우리의 역사는 유독 아프다. 일제를 이 땅에서 내쫓으려던 국모가 궁궐에서 시해당하는가 하면, 세자가 볼모로 잡혀가 자신의 끼니까지 농사지어 먹어야 했으며, 우리말을 쓴다는 이유로 뺨을 맞고,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국가를 팔아먹는 말도 안 되는 참담한 역사가 바로 우리의 역사다. 책에 수록되어 있는 타국의 침입으로 인한 아픈 사건들만 해도 참담하기 그지없다.

 

호시탐탐 국경을 넘어 찬탈을 일삼는 몽골,

우리나라의 도자기와 장인들 그리고 서책까지 문화를 찬탈한 임진왜란,

병자호란의 볼모로 자금성에 갇힌 소현 세자,

조선을 팔아넘긴 을사오적,

목숨 걸고 지켜낸 우리말 말모이

 

광복절에 환호성은 왜 울리지 않았나?라는 마지막 챕터는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일본이 패전국이 되어 귀국 절차를 밟는 동안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무분별하게 화폐를 발행해 당시 경성의 물가를 20% 폭등시켜 놓으며 인플레이션을 오롯이 우리 국민들이 감당하게 했다. 그러나 일본의 파렴치한 행동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일본군은 전투 중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헌병이라는 특수성을 이용해 광복 3일 만에 경성을 장악한다. 게다가 헌병의 수를 늘려 한반도를 당시 장악하면서 우리나라는 광복의 기쁨을 누릴 수 없었으며, 재외 동포들의 귀국선을 폭발시켜 수장시키는 등 극악무도한 행위를 일삼았던 것이다.

 

그러나 가장 안타까운 것은 우리는 일본의 식민 지배를 단죄하지도 못했으며, 일장기 대신 미국의 성조기가 게양된 채 통치 권한을 미국에 넘겨준 형국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선진국 반열에 오르며 위상이 달라졌다고 하나, 예나 지금이나 중국과 일본의 사이에 끼어 강대국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모습은 여전하다.

 

비극적인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역사의 밝은 면만이 아니라 어두운 면도 꼭 기억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울림으로 남는다.

 

《벌거벗은 한국사 : 사건 편》는 우리가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함을 되짚어준다. 아울러 스토리텔링이 잘 되어 있어서 역사서의 책장이 잘 안 넘어가는 분들도 쉽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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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저에 답이 있다 - 삶의 질을 훼손하는 여성 질환 뿌리 뽑기
킴 보프니 지음, 윤혜영 옮김 / 한문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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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생활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인 생리통, 골반통, 자궁내막증, 요실금도 1일 3회 3분 운동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골반저 연구 전문가인 저자는 여성 질환의 절반은 골반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며 《골반저에 답이 있다》에서 골반저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골반저의 건강이 곧 여성 건강의 핵심이라고 밝힌 저자는 《골반저에 답이 있다》에서 골반저의 해부학적 구조를 이해하는 것을 시작으로 골반저가 무너지면 생기는 문제들을 짚어본다. 나아가 골반저 장애 원인을 알아보고 골반저의 원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일상에서 관리하는 운동법 등 골반저를 강화하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골반저가 무너지면 요실금, 대변 실금, 질 방귀 등 다양한 질환을 야기한다. 골반저 장애 역시 가족력으로 발생할 수도 있으나 여느 질환처럼 스트레스로 인해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 스트레스에는 명상이 가장 좋다며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박스 호흡법을 알려준다.

 

스트레스 완화하는 박스 호흡법

 

먼저 박스 하나를 마음속으로 그린다.

그리고 박스를 가까이서

자세히 살펴본다고 상상하자.

박스의 여러 면 중 네 곳에는

각각 다음의 호흡법이 설명되어 있다.

 

1. 박스의 상단 모서리를 따라 마음속으로 4까지 세며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2. 박스의 옆면을 따라 마음속으로 4까지 세며 숨을 참는다.

3. 박스의 하단 모서리를 따라 마음속으로 4까지 세며 숨을 깊게 내쉰다.

4. 다시 1로 돌아가기 전에 마음속으로 4까지 세며 느긋하게 숨을 참는다.

- 《골반저에 답이 있다》 p.93 -

 

저자는 여성 질환은 타인에게 말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은데, 매년 주기적으로 치과에 가서 치아를 관리하듯 여성 생식기도 꾸준한 검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크로스핏 운동으로 삶의 질을 높이기를 권하는 동시에 고강도 운동인 크로스핏을 한다면, 육류 · 야채, 견과류와 씨앗 등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골반저 강화 운동으로는 초급, 중급, 고급으로 레벨을 나눠 누운 나비 자세, 코어 호흡, 브리지 등의 운동을 소개한다. 단, 매일 꾸준히 해야 서서히 효과가 나온다며 골반저 강화 운동으로 여성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기를 당부한다.

책을 읽다보니 필라테스 레슨을 받을 때 유독 골반의 움직임을 중요시했던 기억이 난다. 골반은 우리 몸의 중심이자 좌식 생활을 하면서 하중을 견뎌야 하는 기관이라 골반이 경직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리는 허리가 아프고 골반이 틀어져 다리에 통증이 오지 않는 이상 관리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골반저 강화 운동들을 홈트에 잘 믹스해서 건강을 지켜나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책을 읽을수록 하루 루틴은 자꾸 늘어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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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프랑스 - 당신을 위한 특별한 초대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이창용 지음 / 더블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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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의 특파원 25시에 출연하며 화제의 도슨트로 자리매김한 그림 읽어주는 이창용 도슨트의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는 프랑스 미술관 갈 때 꼭 알아두어야 할 그림 이야기를 소개하며 나만의 작품을 만나보기를 권한다.

 

루브르 박물관은 두 번밖에 방문하지 않았기에 많은 작품을 다 감상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감탄하며 감상했던 작품은 당시 추억을 회상하게 했고,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작품들도 두루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 옆에 있다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했던 작품이나, 루브르 박물관에서 가장 큰 작품이자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종교화라는 타이틀이 있음에도 시간을 할애해 감상하지 못했던 작품 「가나의 혼인잔치」 등 미처 내 마음에 저장되지 못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겼다. 무엇보다 작품 감상의 백미는 도슨트의 작품 해설이 한몫하는데, 저자의 차분한 문체와 해박한 작품의 시대적 배경 및 작품 설명은 덕분에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혁명의 상징인 외젠 들라크루아의 작품 「민중을 이끄는 자유」는 일반적으로 민중을 이끌고 있는 프랑스 국기를 든 여성에 주목하게 된다. 남성들 사이에 유일한 여성이라는 점도 눈에 띄지만, 가슴을 훤히 드러낸 모습으로 중앙에 위치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처음 이 작품을 보면서 다들 옷을 입고 있는데 왜 이 여성만 유독 가슴을 드러내고 있을까 궁금했었다. 예전에 프랑스 여행 당시 가이드는 당대 여성의 신분으로는 남성보다 선두에 설 수 없었지만, 가슴을 드러냄으로써 혁명의 상징이자 자유의 항변을 드라마틱 하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설명이 흡족하지는 않았었는데 이번에 저자의 설명을 보면서 의구심이 해소되었다.

 

저자는 당대 고전주의 회화에는 여신을 나체로 그리던 암묵적 특징이 있었다고 소개하며 그녀가 쓰고 있는 프리기아 모자로 미루어 짐작해 보면 자유의 여신 '리베르타스'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한다.

 

프리기아 모자는 그리스 로마 시대에 노예가 돈을 벌어 자신의 몸값을 치로고 나면 자유를 얻었다는 징표로 쓰던 모자로, 프리기아 모자는 곧 자유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한동안 유럽에서 자취를 감췄던 프리기아 모자는 프랑스 혁명 때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그 이후에는 프랑스 정부 공식 문장은 물론이고, 콜롬비아 국장, 아르헨티나 국장, 미국 상원 의원 문장에도 프리기아 모자가 등장한다. 아울러 스머프가 쓴 모자 역시 프리기아 모자를 쓰고 있다며 도안으로 소개해 프리기아 모자는 자유라는 이미지가 각인되어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

이 밖에도 인상파 화가들의 성지인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밀레와 모네, 마네 등의 작품은 물론이고 쿠르베의 작품 소개에 진심이었다. 고흐의 작품을 소개하지 않은 점이 오히려 참신하게 느껴진다.

《미술관을 빌려 드립니다》는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작품만 다룬 책이기에 포스트잇 붙여둔 곳곳은 프랑스 여행하기 전에 다시 훑어보고 가야 할 책으로 메모해 두었다. 미술책을 사랑하고 미술 작품 감상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책일 듯하다.

예술 작품은 시대와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기 마련이므로 좋은 작품은 자신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이 진정 최고의 작품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나에게 여운을 남기는 작품들을 큐레이팅 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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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머니 - 화폐의 최후
브렛 스콧 지음, 장진영 옮김, 이진우 감수 / 쌤앤파커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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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현금 없이도 거래가 가능한 디지털 화폐의 세상에 살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변화 속에서는 새로운 기득권 세력이 탄생하기 마련이듯, 거대한 핀테크 기업들은 서비스라는 명목하에 디지털 화폐를 통해 결제를 유도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클라우드 머니》의 저자 브렛 스콧은 디지털 화폐를 클라우드 머니라고 표현하며 디지털 결제 시스템의 편리함 속에 숨겨진 어두운 면을 조명한다.

 

경제적 행위는 공급자와 수요자 혹은 판매자와 소비자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현금으로 거래한다는 전제가 있을 때만 성립되는 과거형이 되었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에 디지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 파이낸스와 빅 테크를 융합한 핀테크 기업이라는 새로운 역할자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이제 판매자와 소비자는 디지털화된 결제 시스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경제 행위를 하기 어려운 세상이 된 것이다.

 

이에 저자는 결제 시스템 서비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점 세 가지를 지적한다.

 

  1. 개인의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개인 금융거래를 모니터링함으로써 거래 감시가 가능하다는 점

  2. 결제 중계업자가 원치 않는 거래를 차단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돈의 흐름을 동결시키고 심지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3. 기업 독점력이 강화되어 소비자의 권리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점

 

그렇다면 현금 없는 세상을 만드는 디지털 기업들에 맞서기 위해서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클라우드 머니의 목적은 단순히 현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감시하는 신의 자리를 대체하기 위함이기에 저자는 소비자가 현금 사용할 권리를 강하게 주장해야 하며, 현금 사용을 정치적인 행위로 정의할 권리 역시 강하게 주장하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하여 현금 사용이 디지털 금융 시스템의 발전을 방해한다는 프레임으로 무장한 핀테크 기업들로부터 그들의 시스템 팽창으로 인해 스스로 아바타가 되어가는 소비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현금 사용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오늘날 아마존, 구글, 텐센트, 알리바바, 우버와 같은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금융과 기술의 만남인 핀테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디지털 결제 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현금 사용률이 낮아져야 미래의 선진화된 디지털 사회가 꿈꾸는 유토피아로 갈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과 디지털 결제 기업의 막대한 영향력을 통해 모아지는 새로운 권력에 대한 문제점이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와 같은 사회의 등장 또한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최근 카카오 데이터 센터의 화재를 통해 카카오 메신저인 카톡은 물론이고 디지털 결제수단인 카카오페이, 카카오 뱅크, 카카오T와 같은 생활서비스 플랫폼 서비스가 중단이 되어 온 국민이 불편을 겪은 일이 발생했다. 이는 카카오가 대한민국에 미치는 영향력을 느낄 수 있는 반면에 클라우드 머니에서 지적하는 디지털 화폐의 빅브라더가 가져오는 편리함의 이면에 존재하는 두려움 또한 느끼게 해준 사건이었다.

 

디지털 화폐가 가져온 현재와 다가올 미래의 위험에 대해 궁금하다면 《클라우드 머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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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맥베스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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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인 《맥베스》는 주인공 맥베스가 야욕에 저지른 과오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는 한 인간의 비극을 섬세한 심리묘사로 심층적으로 다룬다.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맥베스》는 충신이었던 맥베스는 사사로운 야심을 채우기 위해 덩컨 왕을 살해하고, 왕의 측근을 살인자로 몰아세우면서 왕이 된다. 제아무리 권력을 부여잡았다고 한들 멕베스가 저지른 살인과 악행은 그를 끊임없이 공포와 불안의 덫에서 사로잡아 끝내 파멸의 길로 들어서게 한다.

 

"죽음이란 언제고 찾아올 것을

(중략)

우리의 모든 어제는 죽음의 길을 밝히는

촛불일 뿐! 살아 있지만 어둠이 되어 버린

가여운 대상이 무대에서 자신의 시간을

재촉하고 있는데 아무도 모르지.

바보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같거든.

분노와 절규로 가득 차 있지만

전혀 중요할 것 없는 소리니까."

p.152

 

맥베스의 원제는 '맥베스의 비극'이라고 한다. 원제에서부터 느껴지듯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잔인한 작품으로 피비린내가 끝이 없다. 충직한 신하가 한순간에 반역자가 되고, 가족의 죽음이라는 치명적인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복수의 칼날을 간다. 과연 선과 악의 굴레에서 승자는 누구일까?

 

《맥베스》는 다소 짧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심리 묘사와 암시가 탁월한 작품으로 아이러니한 인생을 이야기한다. 특히 셰익스피어는 《맥베스》에 '추악하고 아름다운 날'이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한다. 아름다움이 곧 추악함이고 추악함이 곧 아름다움이라 묘사하는데, 이는 인간의 본질이자 그릇된 욕망이 빚어낸 양면성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셰익스피어는 악인의 말로는 비극이라는 공식을 보여준다. 맥베스는 죄책감과 불안함에 끊임없이 환영에 시달리고, 왕을 시해하지 못하고 주저하는 멕베스를 부추긴 멕베스 부인 역시 괴로움을 떨쳐내지 못한 채 몽유병에 시달리다 결국 눈을 감는다. 설령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일지라도 자신의 불의한 죄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연약한 인간에 불과함을 그려낸다. 마치 인생에 절대악도 절대 선도 없다고 말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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