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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맥베스 ㅣ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0월
평점 :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인 《맥베스》는 주인공 맥베스가 야욕에 저지른 과오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는 한 인간의 비극을 섬세한 심리묘사로 심층적으로 다룬다.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맥베스》는 충신이었던 맥베스는 사사로운 야심을 채우기 위해 덩컨 왕을 살해하고, 왕의 측근을 살인자로 몰아세우면서 왕이 된다. 제아무리 권력을 부여잡았다고 한들 멕베스가 저지른 살인과 악행은 그를 끊임없이 공포와 불안의 덫에서 사로잡아 끝내 파멸의 길로 들어서게 한다.
"죽음이란 언제고 찾아올 것을
(중략)
우리의 모든 어제는 죽음의 길을 밝히는
촛불일 뿐! 살아 있지만 어둠이 되어 버린
가여운 대상이 무대에서 자신의 시간을
재촉하고 있는데 아무도 모르지.
바보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같거든.
분노와 절규로 가득 차 있지만
전혀 중요할 것 없는 소리니까."
p.152
맥베스의 원제는 '맥베스의 비극'이라고 한다. 원제에서부터 느껴지듯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잔인한 작품으로 피비린내가 끝이 없다. 충직한 신하가 한순간에 반역자가 되고, 가족의 죽음이라는 치명적인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복수의 칼날을 간다. 과연 선과 악의 굴레에서 승자는 누구일까?
《맥베스》는 다소 짧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심리 묘사와 암시가 탁월한 작품으로 아이러니한 인생을 이야기한다. 특히 셰익스피어는 《맥베스》에 '추악하고 아름다운 날'이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한다. 아름다움이 곧 추악함이고 추악함이 곧 아름다움이라 묘사하는데, 이는 인간의 본질이자 그릇된 욕망이 빚어낸 양면성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셰익스피어는 악인의 말로는 비극이라는 공식을 보여준다. 맥베스는 죄책감과 불안함에 끊임없이 환영에 시달리고, 왕을 시해하지 못하고 주저하는 멕베스를 부추긴 멕베스 부인 역시 괴로움을 떨쳐내지 못한 채 몽유병에 시달리다 결국 눈을 감는다. 설령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일지라도 자신의 불의한 죄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연약한 인간에 불과함을 그려낸다. 마치 인생에 절대악도 절대 선도 없다고 말하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