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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 -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3가지 기준
김기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1월
평점 :
'지금 나는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한 번쯤 생각에 잠기게 하는 질문이다. 서울대학교 철학과 김기현 교수는 《인간다움》에서 문명 형성 때부터 지금까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3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인간다움'이라는 제목에 끌려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던 책이다.
저자는 인간다움은 우리의 열망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 인간다움은 서로를 평가하는 기본적 잣대이며, 한 사회의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인간다움은 과거를 돌아보며 한 시대를 진단할 때 키워드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이 지배하는 야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문명으로 인도한 성품으로, 우리의 자부심을 구성한다. - 인간다움中p.8- 」
그러나 우리는 인간다움을 우리의 자부심이라 여기는 반면에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공존하는 인지부조화의 상태에 놓여있는 현실을 직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인간다움이란 한 시대의 이정표이며, 미래를 진단하는 방향 키이므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며 각자도생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공감마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공감이 없는 사회는 사이코패스들로 이루어진 사회와 다르지 않다는 저자의 목소리에 소름이 돋는다.
케임브리지 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란 다른 사람을 향한 감정이 없으며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과거에 행한 어떤 것에 대해서도 후회가 없는 사람이다.
공감 능력은 타인을 향한 가혹행위를 막아주는 안전장치인 동시에, 타인도 고통과 기쁨을 느끼는 존재임을 인지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공감이 없는 사회에서는 인간다움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분명하다는 저자의 의견에 끄덕여지면서 더 이상 사이코패스는 호러물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생각에 흠칫하게 된다.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타인의 즐거움과 고통에 공감하고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것, 나의 만족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지 않는 것, 이런 최소한의 도덕성만 갖춰도 인간다운 존엄한 삶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과 편파적인 공감의 기준을 잡아주는 도구로 '이성'이 필요하며, 인간다움은 자유로움 안에서 타인을 나와 같은 귀한 존재로 여길 때 비로소 사람다워진다는 사실을 인류 문명의 역사적 서사로 보여준다.
공감과 이성 그리고 자유라는 인간을 인간답게 살아가게 하는 기본적인 기준, '인간다움'에 대한 생각이 달라져야 미래가 달라진다는 점,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는 자기만족을 넘어 인간다움을 갖춰야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책장을 넘길수록 '인간다움'이란 시대의 이정표라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다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면
행복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다.
행복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면
삶의 행동 양식이 달라진다.
삶의 행동 양식이 달라지면
미래의 모양이 달라질 것이다.
더 나은 삶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에게 '인간다움'은 정기적인 쉼표를 제시하는 동시에 행복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안내해 줄 것이다.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인간다움》은 연말 연초에 읽기 좋은 책으로,
한 해를 인간답게 잘 살아냈는가 점검해 보고,
내년은 또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