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리스본 안그라픽스의 ‘A’ 시리즈
알렉산드라 클로보우크 지음, 김진아 옮김 / 안그라픽스 / 2018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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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독일의 일러스트레이터 알렉산드라 클로보우크가 포르투갈 리스본에 1년 정도 살면서 그린 여행 에세이다. 아쉽게도 에세이치고 텍스트도 적고 내용도 이어지지 않아 리스본이란 도시의 매력은 희미하게 다가왔지만 그 빈틈을 그림으로 어느 정도 메꾼 듯하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의 낮은 평점이 나 역시 이해가 됐는데, 분량도 너무 짧고 실질적으로 내용이랄 만한 게 없어서 일러스트집을 보는 느낌도 들었다. 물론 그림은 감상할 가치가 충분했지만 전반적으로 전문 여행 에세이나 일러스트로는 밀도가 부족한 느낌도 없잖아 사서 읽기보단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것을 추천한다. 아니, 선 자리에서 후루룩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얇고 금방 금방 넘어간다. 

 코로나 이전에 포르투갈에 방문하는 연간 관광객이 2천 만 명이 넘었고 이는 그 나라 국민의 두 배에 달하는 숫자라는데, 지금은 다 옛말이 된 게 속상하다. 그 나라에 가고 싶은 내 입장에서나 그 나라 사람들 입장에서나 서로 왕래가 뚝 끊기는 것은 빈말로도 좋은 일이라 할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책이 약간 염장 지르는 것처럼 느껴질 법도 하지만 작가의 그림이나 멘트에 담긴 행복함이 물씬 느껴져 잠시나마 이 시국을 잊을 수 있었던 것은 좋았다. 시국이 길어질수록 이런 책이 점점 더 소중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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