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 - 바이킹에서 이케아까지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시리즈
김민주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9.0







 3월에 헬싱키 경유 스톡홀름으로 가는 스탑오버 여행을 계획했다. 그 때문에 이렇게 조금씩 북유럽과 관련된 책이나 영화를 접하고 있다. 어제 핀란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고 해서 걱정이 되지만 별 일 없다면 갈 테니... 일단은 준비를 하고 있다. 비행기랑 숙박은 예약을 끝냈고 환전은 아직 너무 이르니 지금은 다방면의 인문학적 준비를 해둘 때다. 부디 아무 일 없이 계획한 대로 갈 수 있다면 좋겠는데.

 작년부터 북유럽과 관련된 책을 자주 읽어서 북유럽 하면 얘기가 술술 나올 정도로 나름 빠삭한 편이라 생각했으나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게 많아 여러모로 유익했다. 책의 출간 시기가 2014년이라 약간 근거 없이 정보가 미흡한 책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착각도 그런 착각이 있을 수 없었다. 최근에 읽은 <다크 투어>의 저자 김민주 씨가 쓴 책으로 북유럽의 역사, 사회, 문화, 경제, 지역 별로 나눠 말 그대로 50개의 키워드에 대한 짧고 핵심을 잘 짚어낸 글들이 수록됐다. 일관성이 약간 부족한 외국어 표기만 빼면 고증에 있어서 흠이라곤 당장 떠오르지 않을 만큼 허무맹랑한 내용은 없었다. 내가 이전에 읽은 <스칸디나비아>란 책이 북유럽의 근대사까지만 다뤄 아쉬웠던 것과 달리 이 책에선 현대사, 노르웨이 테러나 노키아의 부진 등 따끈따끈한 이슈들도 다루고 있어 전반적으로 알차게 읽었다.


 책의 후반부를 차지하는 경제와 지역 파트에서 개인적으로 새로 알게 된 내용들이 많았는데 특히 경제 파트에서 나열된 북유럽산 글로벌 브랜드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글은 작가의 전문 분야가 잘 발휘돼 유독 가독성이 높았다. 레고로 시작해, 볼보, 이케아, 앵그리 버드 등 어느 나라 브랜드인지는 알았지만 정확히 무슨 이유로 그렇게 브랜드 가치를 높였는지는 솔직히 잘 몰랐는데 이 책 덕분에 알게 됐다. 예부터 평등을 지향한 북유럽 국가들이 복지에 힘을 쓰며 그 성향이 왕가는 물론 기업에도 뿌리를 내려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지 엿볼 수 있었다.

 내게 북유럽은 흥미로운 곳이다. 세계 최고의 복지 수준과 정치적 투명성, 높은 평등 의식을 갖췄음에도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는 건 - 그 문화권에서 겸손하지 않은 것은 물가밖에 없다... - 너무나 매력적이다. 물론 그 안에서도 그늘이 있는 등 마냥 로망만 갖고 바라보면 안 될 일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북유럽에 눈길이 간다. 내가 북유럽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는 북유럽 추리소설들이지만, 읽은 사람들은 고갤 끄덕일 것 같은데 요 네스뵈며 스티그 라르손이며 책들이 하나같이 벽돌처럼 두꺼워서 다른 사람한테 쉽게 추천하기엔 주저가 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만약 주변 사람에게 북유럽의 매력을 알릴 책을 찾는다면 북유럽 추리소설보다 이번에 읽은 이 책이야말로 가장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내용을 얕지 않게 다루는 등 그 문화권의 이모저모를 잘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도 혼자 가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같이 가고 싶은 사람들이 돈이 없거나 시간이 없어서... 참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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