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승무원 - 서비스와 안전 사이, 아슬했던 비행의 기록들 ㅣ 어쩌다 시리즈 1
김연실 지음 / 언제나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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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직접 승무원을 본 건 고2 때 수학여행으로 제주도에 가는 비행기에서였다. 그때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는 시골 여고생들에게는 신기하고 궁금한 것 투성이었다. 우리는 끊임없이 소란스럽게 떠들고 질문을 해댔지만, 승무원들은 얼굴 한번 찌푸리지 않고, 모든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줬다. 그리고, 우리에게 머라도 하나 더 챙겨주고 싶어했고, 막내 동생 대하듯 그저 귀여워만 해줬다. 

그때 내가 본 승무원들의 이미지는 각인되어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예의 바르고, 무슨 일에도 흔들리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하고, 아름답고 단정하고 미소를 잃지 않고, 심지어 좋은 향기까지 나던 모습이다. 

나에게 승무원은 그런 모습 외에,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고, 특별한 혜택을 받는 다는 점에서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 속에서의 승무원의 삶은 결코 녹록치 않다. 다양한 사람을 상대해야 하고, 위험 요소를 감수해야 하고, 생활 패턴이 불규칙하고, 스트레스와 피로도 장난 아니다.

내가 승무원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막연한 선망과 편견을 깨닫게 되고, 승무원의 인간미에 친밀감이 느껴진다.

자신이 5년간 승무원 생활 동안 직접 겪은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풀어냈을 뿐 아니라, 승무원이 되기까지의 과정, 좋은 점과 나쁜 점, 비행기와 비행 관련 용어, 매너, 우리가 궁금하게 여길만한 사소한 것들에 관한 정보까지 알려주고, 꿀팁도 많아 유용하다.
  
이 글을 쓰신 작가님은, 평소 대하기 어려운 면접관이나, 선배들에게도 대놓고 솔직하다. 하지만, 유머가 있어 상대를 기분 나쁘게 만들지는 않는다. 그런 성격이 글에도 그대로 녹아 있어 읽는 내내 너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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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즙 배달원 강정민
김현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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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 그녀는 오전에는 녹즙 배달을 하고, 오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알콜 중독으로 병원에 정기적으로 다니고 있다.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전까지 살려고, 정민이는 녹즙 배달과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러나, 주변에는 도와주기는 커녕, 곱지 않은 시선과 무시 섞인 충고, 이용하려고 드는 인간들 뿐이고, 어느 곳에도 그녀는 설 자리가 없다. 오직 정민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건 친구 민주와 알콜뿐이다.

나는 아들 선호 사상을 가진 부모님 밑에서 1남 4녀중 둘째로 태어났다. 나의 부모님은 정민이의 부모님처럼 딸과 아들을 차별한적 없다고 하시지만,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한 언니와 유일한 아들 사이에 끼인 나와 여동생들은 서러울 때가 많았다. 그래서, 더 정민이와 민주의 이야기에 울컥 했다.

정민이의 주변 인물들은 참 내 주변 인물들과 많이 닮아 있었다. 살면서 한번쯤은 스쳤던 인간들이  대거 등장한다. 구구절절 소설이 아니라 현실 이야기다.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참 적나라해, 한심한 인간들 뿐이다.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비열한 짓도 서슴치 않고, 남의 것을 뺏는 것에 죄의식이나 죄책감도 없다. 자신보다 약자로 보이는 사람은 무조건 짓밟고, 자신의 잘못도 남탓을 하고,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겪게되는 많은 상황들이 항상 따라온다.

정민이는 때로는 나처럼 상처 입고 무서워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내가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행동을 속 시원하게 대신 해주기도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정민이의 모습에서 나와 같은 찌질함에 숨고 싶기도 했고, 통쾌함에 크게 웃기도 했다.

정민이와 민주는 서로를 의지 삼아, 자신들의 싸움을 계속한다. 그녀들은 진짜 인생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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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왕나비 - 이민자 소녀의 용기 있는 여정
데버라 홉킨슨 지음, 메일로 소 그림, 이충호 옮김 / 다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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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소녀는 항상 튀거나 주목받지 않도록, 소심하게 구석에 조용히 있는다. 글을 잘 읽지도 못하는 그녀에게 도서관 사서 선생님은 그림이 많은 책을 골라주시고, 그 책들 중 그녀는 나비 책을 가장 좋아한다. 나비 책 속의 제왕나비는 작고 연약해 보이지만, 허물벗기를 다섯번이나 하고, 멕시코에서 미국 북부와 캐나다까지 먼 거리를 여러 세대에 걸쳐 이동할 만큼, 아주 튼튼하고 씩씩하다. 

소녀는 제왕나비를 직접 보고 싶어 했지만, 제왕나비가 알을 낳는 박주가리가 환경오염으로 사라져서 불가능하다. 

사서 선생님이 제왕나비를 위한 박주가리 심는 일에 앞장 서달라고 하지만, 소녀는 자신이 그럴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녀는 용감한 제왕나비에게 힘을 얻어 행동한다.

언어가 다른 곳으로 이민온 소녀는, 모든 게 낯설고 자꾸 움츠려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신보다 훨씬 작은 제왕나비의 위대함에 용기를 낸다. 처음 시작은 제왕나비를 위한 것이었지만, 그 과정을 거치면서 소녀 스스로는 훨씬 더 큰 성장을 해나간다.

그녀는 "어떤 일을 시작하려면 한 사람이 먼저 앞장서면 된다."는 사서 선생님의 말에 의심을 품었지만,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증명해 낸다.

제왕나비와 관련된 과학적 정보가 소녀의 이야기와 흥미롭게 연결되어 있어, 자연스러운 습득이 가능하다.

그리고, 환경 오염이 끼치는 영향과, 환경 보호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도 제시해 주고 있다.

학교 정원에 나비 쉼터 만드는 방법의 구체적이고 자세한 설명은, 아이들과 학교차원에서 직접 해보면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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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
나혜 지음 / 창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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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축구 게임의 봉에 매달린 인형들은 그 게임을 하는 아이들의 손에 의해서만 움직일 수 있다. 혹시라도 그 봉에서 탈출하려고 하면, 아이들이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이들 손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린다.

아이들이 공부하러 간 사이, 드디어 봉에 매달려 있던 인형들이 하나 둘 내려온다. 자신들이 하고싶은 대로  달리고, 공을 차는 신나는 시간을 보낸다. 골을 못 넣어도 누군가의 조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유 의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배가 되고, 세상을 향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 인형들 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것은,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자신이 원해서 할때만큼 , 즐겁지도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도 않는다.

혹시 만약 결과가 기대했던 만큼 좋게 나오지 않더라도 자신이 원해서 했기 때문에, 그걸로 괜찮다. 과정이 즐거웠으면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아이들에게 스스로 선택할 자율성을 줄 필요가 있다. 부모의 강요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이의 성장에 한계가 있고, 거기까지 성장하는 내내 스트레스와 부담만 느낀 아이들은 쉽게 좌절하게 된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일을 하면, 아이들은 더 열심히 몰두 하고, 책임감도 갖고 성장해 나가고,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장애물도 잘 극복해 내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힘도 갖게 된다.

나는 아이에게 어떻게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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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호로록 풀리는 책 - 2025년 개정 2학년 1학기 통합교과서 '나'권 수록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21
신혜영 지음, 김진화 그림, 김민화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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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너무 나서 폭발할 것 같은 아이에게 화를 푸는 방법을 알려준다. 

소리를 지르거나, 하고 싶은 말을 마구 쓰거나, 발을 쿵쾅쿵쾅 구르거나, 달리거나, 발을 뻥 차거나, 풍선이 빵 터질 때까지 불거나, 엉엉 울거나, 1부터 숫자를 세거나, 친구에게 이야기 하거나, 편지를 쓰거나, 비밀 공간에 혼자 있어보거나, 무조건 내 편인 사람에게 안기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하다보면 어느 순간 화가 풀린다. 

화는 우리 감정들 중 하나로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무조건 참거나 피하려 하지 말고, 잘 표출할 수 있어야,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정서적인 요소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에, 화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루는 게 중요하다. 어릴 때부터 감정 조절하는 방법을 잘 배워야 건강한 정신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고, 정신이 건강해야 사회 생활도 잘할 수 있고, 어려움도 잘 헤쳐 나갈 수 있다.

사실 어른인 나도 아직까지 화를 잘 다스리지 못하고 있다. 그냥 참기만 하다가 사소한 것에 폭발하고 후회하기를 반복한다. 첫 페이지의 화난 아이 표정이 그런 나의 모습과 똑 닮아 뜨끔 했다.

그리고,이 책에 소개된 방법들 중 내가 화를 풀기 위해서 하고 있는 방법은 울거나, 혼자 있거나,  맛있는 거 먹기 뿐이다. 화를 푸는 방법들이 이렇게나 다양하고 많은 방법들이 있는지 몰랐다. 다음번 화가 날 때는 다 시도해봐야 겠다.

이 책은 아이에게도 필요하지만, 나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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