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난중일기 코드 - 류성룡과 이순신의 위대한 만남
김정진 지음 / 넥스트씨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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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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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이 끝나가는 1598년 11월 19일, 노량의 바다에서 이순신은 전사했다. 같은 날, 조선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영의정 류성룡도 파직되었다.
전쟁의 최전선과 조정의 중심에서 나라를 지켜낸 두 사람이 같은 날 사라진 순간, 왕 선조가 남긴 말은 단 하나였다.
“알았다.”
이 책 <<징비록 × 난중일기 코드>>는 바로 그날에서 시작한다.
왜 나라를 구한 두 사람은 외면당했는가.
그리고 그들은 무엇을 기록하고 무엇을 남기려 했는가.

전쟁이 끝난 후 류성룡은 고향으로 돌아가 <<징비록>>을 집필했다. 그는 책 속에 세 가지 메시지를 숨겼다.
첫째, 이순신의 전투와 삶, 죽음을 정리한 최초의 전기.
둘째, 왕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낸 ‘조선의 군주론’.
셋째, 명나라 의존이 아닌 자주국방 호소.
430년이 지난 지금 ‘징비록 코드’를 해석한 이 책이 출간된 것이다.

이순신의 <<난중일기>>는 전쟁 한복판에서 남긴 기록이다.
전투의 승리, 부하의 죽음, 배신과 고문, 아들의 전사 소식을 들은 날조차 그는 담담하게 기록했다.
붓을 들 수 없을 만큼 참혹한 상황에서도 기록을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오직 자신의 신념을 굳건하게 지키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이 책은 두 기록을 교차로 읽으며, 조선의 바다와 조정이라는 서로 다른 전장을 살아낸 두 리더의 정신과 신념을 한 서사로 연결한다.
류성룡은 국가의 전쟁 상황을, 이순신은 전쟁을 겪으며 느끼는 감정을 기록했지만, 두 사람의 글이 만나는 순간, 그것은 과거를 기억해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두 영웅의 뼈아픈 충고가 되었다.

개탄스러운 사실은 <<징비록>>이 조선에서는 외면받았지만, 일본에서는 1695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점이다.
일본은 <<징비록>>을 통해 패전의 원인을 공부하며 군사력과 국가 시스템을 정비했다. 그러나 조선은 아무것도 징비하지 않았다.
그 차이로 300년 후, 우리나라는 타국의 식민지가 되었다.
왜 우리 선조들은 징비하지 않았을까?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반성하고 대비할 순 없었을까?

<<징비록 × 난중일기 코드>>는 과거의 기록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청소년에게 특히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바로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 자신의 신념을 위해 얼마나 강하게 버텨야 했는지 역사의 기록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이순신과 류성룡이라는 두 영웅을 통해 어떤 미래를 설계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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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10
<<징비록>>이 임진왜란의 전체 상황을 입체적으로 알려준다면, <<난중일기>>는 전쟁의 한복판에서 한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감정을 숨김없이 보여주죠. 그래서 <<징비록>>과 <<난중일기>>는 모두 임진왜란을 바탕으로 집필되었지만, 전혀 다른 색깔의 책이 되었습니다.


>밑줄_p35
선조는 나라를 버리고 도망친 자신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이순신이 왕권을 위협할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니 가만둘 수 없었죠.
게다가 일본군을 피해 숨었던 군인들과 백성들이 전라도의 이순신에게 모여들었습니다. (...)
선조는 백성들이 자신을 버리고, 이순신을 선택할까 봐 두려웠던 겁니다. (...)
그래서 선조는 이순신을 반드시 죽이기로 작정했던 것입니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넥스트씨(@nextc_pub)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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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 #청소년추천도서 #역사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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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방정식 2
보엠1800 지음 / 어나더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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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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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과 2편을 한권으로 본다면 2편의 내용을 담기엔 스포가 우려스럽다. 그래서 소설이 가진 특별한 매력을 정리해보았다.

이 작품에서 눈여겨 볼 특징 하나는 방대한 시대적 배경이다.
1920년대 미국과 영국 사회, 전쟁 후의 혼란, 인종차별과 계급 의식, 백인 우월주의, 그리고 대공황까지. 작가는 마치 그 시대를 본 것처럼 스토리로 생생하게 재현한다.
덕분에 이 이야기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격변의 시대를 살아낸 이들의 운명과 선택을 그려낸 역사 소설이라해도 될 정도였다.

또, 이 소설은 단순히 다시 만난 연인이 사랑을 회복하는 이야기로 끝나는 로맨스 소설이 아니었다.
이야기는 매들린과 이안을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시대의 무게, 계급의 벽, 전쟁이 남긴 상처,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천천히 다시 서로를 선택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특히 매들린은 흔한 로맨스 소설 속 주인공과 다르다.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내려놓는 대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려 한다.
간호사로 성장하고 싶다는 꿈은 단순한 직업적 목표가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증명하기 위한 여정에 가까웠다. 이안이 다시 나타났을 때도 그녀가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였을테다.

많은 매력을 담은 소설이지만 무엇보다 스토리 자체가 흥미롭다.
회귀를 소재로 잡긴 했지만, 두 사람의 헤어짐과 재회, 오해와 진실,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거치며, 결국 서로에게 돌아가 서로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사이로 변하는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미국의 햄튼 파티에서 다시 이어진 인연, 엔조의 질투와 아일랜드 갱단 사건, 그리고 매들린이 죽음 직전까지 몰리는 장면은 극적이지만, 서로에게 갈 수밖에 없는 장치가 되었고, 위기가 올 때마다 서로를 끌어올리고 지키는 사람으로 서게 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구원이 무엇인지 느끼게 한다.

결국 이 소설이 말하는 ‘구원’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완성해 주는 일이 아니었다.
서로의 상처를 알아보고, 그 상처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살아남았다는 증거임을 인정해 주며, 함께 앞으로 걸을 수 있게 하는 힘이 아니었을까?
이안은 매들린에게 보호자가 아니라 그녀가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응원하는 사람으로 남고, 매들린은 이안에게 잃어버린 자신과 자존감을 되찾아준 사람으로 자리한다.
사랑은 상대방을 위해 포기하고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구원하는 관계일까?
이 소설은 평소 생각했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매들린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한다는 용기와 자신을 그렇게 힘들게 했던 이안을 다시 선택하는 용기를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사랑과 구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가을밤, 따뜻한 이불 속에서 밤새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고 싶다면, 판타지 로맨스 소설 <<구원방정식>>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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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31,32
눈이 천천히 매들린의 발치에 쌓였다. 소복소복. 흰 눈으로 덮인 길가를 따라 불규칙한 발자국이 나 있었다. 그녀가 발자국을 따라 천천히 시선을 올렸다. 그러자 그곳에는 어두운 기둥처럼 우뚝 서 있는 남자가 있었다. 쇼윈도를 무연히 바라보고 서 있는 남자가.
"아......"
쇼핑백을 가득 들고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서 있었다. 남자가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한쪽에는 지팡이를 쥐고 선 그가 그제서야 매들린을 돌아보았다.


>밑줄_p295
"인생이 왜 이리 쉽지 않은 건지 모르겠구나."
하늘도 무심하지. 왜 이렇게 제 인생에 질곡이 많은지 새삼스레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 한참 자신이 감옥에서 괴로웠을 때보다 지금이 더 한탄스러웠다. 이안이 조금이라도 아프지 않았으면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누군들 앞날을 미리 알고 살아갈까.(...)
[건강 챙기시오. 아침을 꼭 먹고, 신선한 바람 쐬는 거 잊지 않길]




>> 이 서평은 어나더출판사(@book.another)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구원방정식2 #보엠1800 #어나더
#국내소설 #장편소설 #로맨스 #회귀 #사랑 #구원
#전2권 #책추천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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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제인의 모험
호프 자런 지음, 허진 옮김 / 김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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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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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시피강을 따라 이어지는 한 소녀의 성장 드라마를 담은 소설.
<<메리 제인의 모험>>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는 원작을 몰라도 충분히 빠져들 수 있는 독립된 이야기로, 19세기 미국이라는 낯선 시대를 배경 삼아 열네 살 메리 제인의 성장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한겨울의 추위와 증기선의 매캐한 냄새, 불안과 설렘이 뒤섞인 소녀의 빨간 볼까지 눈 앞에 펼쳐진다.

이야기는 엄마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엄마의 여동생을 돕기 위해 메리 제인 혼자 먼 길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그동안 한 번도 벗어나본 적 없는 작은 세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모험을 시작하는 메리 제인.
배를 타기도 전에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손을 내밀어 도와주는 사람도 만나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이웃의 친절 때문에 살고, 또 누군가의 고통을 대신 짊어지기도 하며 메리 제인은 앞에 놓인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
하지만, 이모가 처한 현실은 메리 제인의 상상을 뛰어넘는데...

작가 호프 자런은 과학자로서의 탄탄한 조사와 고증을 바탕으로, 그 시대 미국의 모습을 생동감있게 그려낸다.
그 시대의 전염병, 긴장감 넘치는 내전 실태, 물자 부족으로 겪는 국민들의 어려움, 노예 제도 등.
그래서 이 소설은 한 소녀가 모험을 통해 성장하는 드라마이면서, 역사 속에서 살아간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진짜 ‘성장’을 발견하게 한다.
또한 등장인물 간의 관계 변화가 인상깊다. 메리 제인의 모험은 사람답게 산다는 것을 배우는 여정이기도 했다.
처음엔 이해할 수 없던 엄마의 마음을 비로소 헤아리게 되는 순간, 피부색과 종교가 달라도 서로를 돕는 사람들의 모습, 힘든 하루의 끝에 건네는 작은 친절까지. 이 모든 것은 메리 제인을 조금 더 ‘좋은 사람’으로 자라나게 한다.
메리 제인과 모험하는 동안, 나 하나 잘해선 세상은 돌아가지 않는다는 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간이란 서로에게 기대고 서로를 받쳐주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돕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진실 말이다.

역사 고증된 탄탄한 스트리, 그 시대의 모습과 인물의 생생한 묘사가 조화를 이뤄, 마지막 페이지까지 메리 제인과 함께 모험하듯 몰입하게 되는 소설.
모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깊이 있는 성장 서사를 찾는 독자에게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밑줄_p20,21
나는 세상에 태어난 이후 줄곧 엄마와 모파를 따라다녔으니 그건 제2의 본능이었다. 두 사람은 봄에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가을이 되면 북쪽으로 올라왔고, 나는 지금까지 해마다 두 사람을 따다녔다. (...)
하지만 이제 열네 살이 되니 달라졌다. 가끔 따라가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어디로 가고 싶은지는 나도 모르겠다.



>밑줄_p95
모파도 몰랐나 보다! 엄마도 몰랐을지 모른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두 사람이 모르는 무언가를 알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우리 세 사람 중에서 스넬링 요새보다 남쪽으로 내려와본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이제 여기서부터 미지의 영토에 들어가는 거야.’ 말을 타고 빨리 달리는 것처럼 신났고, 또 ‘워워!’라고 해도 말이 못 알아듣는 것처럼 겁이 났다.




>>이 서평은 김영사(@gimmyoung) 서평단에 당첨되어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메리제인의모험 #호프자런 #김영사
#장편소설 #영미소설 #모험 #여성문학
#신간도서 #책추천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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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
오서 지음 / 씨큐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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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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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은 라디오에서, 읽던 책의 한 부분에서, 생각지도 못한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서,
아무도 몰래 감췄던 아픔을 위로받은 경험이 있는가?
종종 뜻하지 않게 눈물이 차올라, 에먼 하늘만 쳐다보며 두 눈을 꿈뻑이는 상황말이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그러했다.
세상의 기준에 맞춰 사느라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모르고' 지낸 현대인들의 아픔을 무궁화호 열차 같은 속도로 조용히 위로하는 소설이었다.

이야기는 서울에서 큰 사건을 겪고 고향으로 내려가기 위해 무궁화호에 오른 두 청춘, 창화와 미정이 처음 만난 장면에서 시작된다.
둘은 나란히 앉아 자신의 고향으로 내려가는 우연이 겹쳤고, 그들이 나눈 대화에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회사생활하며 느꼈던 감정들, 사회의 기준과 다른 선택을 했던 자신을 향한 편견들, 책임과 기대 사이에서 점점 작아져 가는 마음 같은 것들.
창화와 미정의 이야기는 삼랑진이라는 작은 간이역으로 이어진다. 미정의 고향이자, 무궁화호가 아니면 도착할 수 없는 곳. 창화는 '느림'의 상징 같은 삼랑진에 설명하기 어려운 끌림을 느끼는데...

이 작품은 큰 갈등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아니다.
대신, ‘멈춘다’는 행동이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보여준다.
창화가 왜 무궁화호를 탔는지, 왜 삼랑진이 그의 마음에 자꾸 남았는지, 왜 미정과의 짧은 대화가 그에게 마음의 기척처럼 남았는지.
삶이 너무 빠르게 움직일 때, 잠시 멈춰야만 보이는 풍경이 있다는 메시지가 이 소설 전체를 관통한다.
멈춰야만 보이는 것. 창화와 미정이 선택한 삶은 이전의 삶과 판이하게 다르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상상하고 꿈꾸는 삶인지도 모르겠다.
바로 그 몽글한 비현실성이 힐링 소설이 가진 매력 아니겠는가!!!!

그뿐 아니라, 직장생활에서 흔히 겪는 억울함, 사내 정치의 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보이지 않는 장벽, 생계를 위해 미뤄둔 꿈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세상이 정한 기준에 포함되지 않은 인물들의 고민과 아픔이 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을거라 예상된다.
삶에 지쳐 마음이 힘들어졌을 때, 고개를 끄덕이며 읽고 싶은 소설이 필요하다면 <<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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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48
참 이상한 일은 책임을 진다는 게 그 자리를 물러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책임을 진다는 건 그 일을 끝까지 해결하는 일인데도 사람들은, 그리고 세상은 책임지는 것과 떠나는 일을 동일시했다. 그건 비단 일 뿐만 아니라 사람 사이의 감정 문제에도 빈번히 대입되며 같은 결과를 가져올 때가 많았다.



>밑줄_p280
'당신도 누군가에게 자주 보게 되는 사람보다 자꾸 보게 되는 사람이길.' (...)
미정은 뭔가 신나 보였다. 마치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하게 된 사람처럼. 창화는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면서 생각했다. 부탁이라는 것이 당신에게 지는 빚이 아니라 당신을 켜는 빛이 될 수 있다고.





>> 이 서평은 지늬의책장(@read__365) 서평단 자격으로 씨큐브출판사(@c_cube_book)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내리실역은삼랑진역입니다 #오서 #씨큐브
#장편소설 #국내소설 #힐링소설 #위로 #위안
#신간도서 #책추천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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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반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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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해리 오거스트는 태어나자마자 루프에 갇힌 인물이다.
1919년 겨울, 기차역 여자 화장실에서 처음 태어난 순간으로 다시, 또다시 돌아온다.
모든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수십 번 살아도 삶의 무기력은 계속되고, 같은 생을 되풀이하는 고독은 시간이 쌓일수록 더 무겁게 그를 누른다.
그러다 열한 번째 죽음의 날, 미래에서 온 메시지가 그를 흔든다. “세계가 끝나고 있어요.” 이 말을 들은 순간, 어긋날 리 없었던 윤회에 균열이 시작된다.

이 책의 재미는 타임루프라는 친숙한 틀을 훨씬 더 넓혀 ‘칼라차크라’라는 세계관으로 확장해낸 데 있다.
해리처럼 반복되는 생을 사는 소수의 존재들, 그리고 그들을 하나로 묶는 ‘크로노스 클럽’.
이들은 역사의 복잡성을 이유로 어느 누구도 시간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해리의 제자이자 친구, 그리고 숙적이 되는 빈센트는 미래의 지식을 끌어와 인류의 기술 발전을 가속시키려 한다. 그의 욕망은 우주를 이해하는 ‘신적 존재’에 가까워지는 것.
어떤 삶에서도 그를 다른 길로 가게 한 일은 없었다. 빈센트의 목표 앞에 해리는 삶의 방향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야기의 뼈대는 스릴러다.
해리와 빈센트 두 사람의 머리싸움은 장기판 위에서 말을 두는 것처럼 치밀하게 움직인다. 다음 페이지에서 펼쳐질 상황이 궁금해지는 스토리.
페이지 터너 보장!!!
속도감 있는 문장과는 달리, 글 전체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인간의 삶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인간은 결국 외로운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이 쌓일수록 삶은 더 무거워질 것이고,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도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시간여행 이야기는 대개 판타지적이고 화려한 느낌이 강한데, 이 작품은 마치 해리가 사는 삶처럼 절제된 감정과 건조한 문체로 가득해, 유니크한 SF작품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매번 되살아나지만, 누구보다 무력하고 흔들리는 해리.
다시 사는 삶에서도 여전히 다른 형태로 상처는 그를 괴롭힌다는 사실.
어린 시절의 상처가 성인이 되어서도 나타나는 것과 평범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사는 현대인을 투영하게 하는 설정 같았다.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은 ‘반복’이 주는 피로와 ‘선택’이 주는 책임이 묘하게 충돌하는 장면들이었다.
끝없는 루프 속에서도 한 사람의 결정이 어떤 파문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그 파문이 어떻게 인류 전체를 위협할 수 있는지 섬세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이 소설은 인류의 멸망을 논하지만, 현실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은 시간 여행물이자 철학서이고, 한 인간의 성장 드라마이면서 인류 멸망이라는 스릴러를 담은 작품이었다.
여러 장르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깊이와 속도 두 가지를 모두 잡은 드문 작품이었다.
나날이 밤이 길어지는 요즘. 밤새 읽을만한 소설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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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9
"세계가 끝나고 있어요, 언제나 그래야 하듯이. 하지만 세계의 종말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답니다."
끝의 시작이었다.


>밑줄_p18
이전 삶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정확히 내 삶이 시작된 지점인 1919년 새해 전야 버릭어폰트위드 역의 여자 화장실에서 다시 태어났을 때, 당연히 내가 보인 반응은 상당히 상투적이지만 극심한 광기였다. 성인의 의식을 온전히 간직한 채로 아이의 몸으로 돌아간 나는 처음엔 혼란에 빠졌다가 다음엔 고뇌에 빠졌고, 그 다음엔 의혹에, 또 다음엔 절망에 빠져 비명을 지르다가 절규했고 (...) 3층 창밖으로 몸을 던지는 데 성공했다.






>> 이 서평은 오팬하우스(@ofanhouse.official)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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