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의 맛 문학동네 청소년 48
조남주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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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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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꿈꾸기도 모자랄 시간, 우리는 친구가 왜 그리 중요했을까?
이제껏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는데, <귤의 맛>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소란은 가장 친한 친구가 이사를 갔다. 가기 싫다고, 가지 말라고 해서 자신들의 의견이 받아질리 없으니 자주 보자는 덧없는 약속만 할 뿐이었다.
다윤은 동생이 없어 외로웠다. 동생이 곧 태어난다는 소식에 얼마나 들떴는지, 다윤은 동생과 재밌게 놀 생각만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태어난 동생이 아팠고, 다윤이는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해인이는 가부장적인 아빠와 희생하는 엄마 사이에서 늘 불안했다. 공부만 하라는 기대도 버거웠고, 집이 망해서 아파트에 살지 못하는 것도 속상했다.
은지는 친구 무리에서 이유없는 왕따를 당했고, 학폭으로 가해자는 학교를 떠났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다. 아무 이유없다는 사실이 더욱 가혹했다. 결국 은지도 다니던 학교를 떠나왔다.

크고 작은 상처를 가진 채 만난 친구들. 우연히 한 동아리에 등록한 인연으로 뭉쳐다니기 시작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우정도 서서히 틈이 생기고, 그 틈으로 부정적인 감정들이 마구 샘솟았다. 질투, 의심, 불안...

다시는 아픈 경험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해봐도, 자신도 모르게 또 다시 반복되는 굴레 속에 갇히고 마는 아이들.
그땐 그게 가장 중요하고, 아프고, 가슴 뛰는 일이였으리라.
잘 이겨내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
그 사이엔 또 다른 상처가 자리했다. 가족의 부재.
믿고 의지할 곳이 없다는 것은 아이들을 외롭게 했고, 맹목적인 갈망에 허우적대는 좀비와 같았다.
어른들에게 받아야 할 인정과 사랑을,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어버리는 감정에 기대고 있으니, 살얼음 위를 걷듯 위태로울 수밖에.

내가 겪었고, 누군가 경험했던 십대의 우정을 담은 소설.
잘못된 선택을 하고, 또 다시 기회를 얻고, 실패를 하고, 다시 시작하는 동안 아이들은 배우고 성장한다.
또 다른 기회가 온다는 것을.
지금 딱 소설 속 아이와 같은 나이대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보니, 감정이입 돼서 혼났다.
그시절의 나도 그랬다는 공감보다도, 아이들에게 믿고 의지할만한 어른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 시간이었다.
청소년 소설 <귤의 맛>을 사춘기 자녀를 둔 학부모가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아이들의 고민과 걱정, 불안을 느껴보시는 것과 더불어 아이에겐 어떤 어른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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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16
소란은 세 사람 사이에서 느꼈던 안정돠 온기, 충만,, 기대와 그만큼의 소외, 불안, 허무, 실망의 감정들을 떠올렸다.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은 만큼 한 덩어리로 묶이는 것도 싫었다. 중학교만 졸업하면 끝이구나 후련하다가도 혼자가 될까 봐 두려웠다. (...)
함께 놀고 싸우며 자랐던 친구들이 하나둘 더 나은 곳으로 떠나면서 제자리에 있던 소란이 뒷걸음한 것처럼 되었고, 둘러보니 어느새 까마득히 뒤처져 있었다. 더 이상 패배감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밑줄_p120
은지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그때 은지는 처음으로 잘못하지 않아도 불행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일에 영향을 받고 책임을 지고 때고는 해결하면서 살아간다는 사실도. (...)
동화 이후에도 은지가 회복되지 않자 은지 엄마는 서울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 결정도 은지의 것은 아니었다.






>> 이 서평은 독파(@dokpa_challenge) 앰배서더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독파앰배서서6기 #독파챌린지
#귤의맛 #조남주 #문학동네
#청소년소설 #국내소설 #우정 #미래 #약속
#책추천 #소설추천 #독파챌린지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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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빅토리 북 - 멘탈 리셋 7주 필사 프로젝트
이근 지음 / 자크드앙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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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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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 대위가 선택한 문장.
저자가 힘든 상황에 놓였을 마다 밤낮으로 함께 한 문장 100개. 양자택일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게 하고, 근심을 덜어낼 수 있게 했다.
전쟁터에서만 강한 멘탈이 필요할까?
평범한 일상을 사는 이도 고민과 불안, 걱정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하기 마련이다. 강한 멘탈은 장소불문하고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기상 하자마자, 잠들기 전.
하루 두번 제공되는 필사 문장은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말로 이루어졌다.
정치가, 선수, 기업가, 장교, 작가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부터 처음 보는 사람까지 다양하지만, 그들의 문장은 정신 번쩍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리더십이 필요한 자리에 있는 분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맺고 끊음의 단호함이 이성적이라 과감한 선택을 해야할 때 큰 도움이 될 문장과 경험담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필사를 할 수 있도록 노출 제본 형태로 만들어진 책.
필사로 시작하고 필사로 마무리하는 삶을 루틴화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
주마다 준비된 질문으로 독자 스스로 성장을 기록할 수 있게 했다.

총 100개의 문장을 필사하고, 7주를 기록하는 일로 얼마나 성장하고 영감을 얻게될 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더 빅토리 북>을 활용해 보시길 추천한다.
실천하지 않은면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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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34
가능하면 선한 것으로부터 떠나지 않아야 하겠지만, 필요한 경우 어떻게 악해질 수 있는지도 알야 한다.
ㅡ 니콜라 마키아벨리 (군주론 저자)

>밑줄_p126
겁쟁이들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고 약한 자들은 중간에 사라졌다. 그래서 우리만 남았지.
ㅡ 필 나이트 (나이키의 공동 창업자)






>> 이 서평은 자크드앙(@zacdang_)로부터 협찬 제안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더빅토리북 #이근 #자크드앙
#필사책 #기록의힘 #멘탈강화 #성장습관 #자기계발
#7주루틴 #100개의명언 #기상후필사 #취침전필사
#신간도서 #명언집추천 #필사북추천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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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5
오스카 와일드 지음, 이근삼 옮김 / 빛소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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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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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못지 않은 깔끔한 번역으로 흡입력이 뛰어난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다섯번째로 오스카 와일드의 장편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소개되었다.

“바질 홀워드는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나 자신이고,
헨리 경은 세상이 나를 보는 모습이며,
도리언은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다.”
저자 오스카 와일드는 이 책을 한 줄로 표현했다. 소설을 읽기 전에 이 문장을 읽었으면 좀 더 다르게 이해될 소설인지도 모르겠다. 등장인물 세 명으로 평이하게 읽었는데, 개인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을 그린 소설이라고 생각하니 한 사람이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고민과 갈등 속에서 선택하며 살아오는지를 실감하게 됐다.

고지식하지만 뛰어난 그림 실력과 예술에 대한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있는 화가 바질 홀워드. 소년 도리언의 초상화를 그렸다.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냉소적인 농담을 즐기는 귀족 헨리 경. 소년 도리언의 초상화를 최고의 걸작이라 칭송하며 유명 화랑에 출품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수려한 미모를 가졌으며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소년 도리언. 초상화의 모델이다.
이 세 사람의 운명은 헨리 경이 소년 도리언을 만나고 싶어하는 데서 어긋나기 시작한다.

도리언의 피사체에 푹 빠진 바질을 보며 헨리 경은 도리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모델 일을 하러 온 도리언과 대화를 나눈다.
젊음. 헨리 경은 그 빛나는 시간이 사라지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라 조언한다.
이것이 자멸의 시작이다.
헨리 경은 좋은 사람이었을까? 나쁜 사람이었을까?
헨리 경의 이중적인 모습은 요즘 말로 '나만 아니면 돼'를 여실없이 보여준다.
결혼하지 말고 자유로운 삶을 살라고 말하지만, 자신은 안정적인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으니. 헨리 경의 말에 이리 저리 휘둘리며 혼란을 겪는 것은 도리안 뿐이었다.
마지막 장면만 보아도 도리안만 무너졌을 뿐, 헨리 경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살고 있었을테다.
도리안만 고뇌하고 힘들어했고 무너졌다. 도리안만!!

세상은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말을 하지만, 정작 한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는 큰 관심이 없다.
오히려 관습과 사회 통념에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건 그 속에 사는 사람들 뿐이다. 크게 흔들리는 건, 아직 자신만의 기준이 불투명한 청년일테다.
헨리 경의 날카롭고 냉소적인 말에도 자신의 신념을 굳건히 지키는 바질과는 다른 모습이다.
처음 서평을 쓰려고 한 건 세 사람의 관계도에 집중해서 쓰려고 했다. 저자가 쓴 한줄이 소설 전체를 다르게 해석하게 됐다.
아직 어떻게 살아야할지 몰라 방황 중인 청춘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건지는 알려주지 못해도, 이렇게 살면 안된다는 모습은 보게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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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61
절묘하게 아름다운 것은 무엇이든 그 이면에 어떤 비극을 간직하고 있다. 아무리 초라한 꽃이라도 피어나려면 온 세계가 진통을 겪지 않을 수 없다.

>밑줄_p322
아름다운 밤이었다. 너무도 따뜻해서 그는 외투를 팔에 걸치고 목에 둘렀던 비단 스카프도 풀었다. 담배를 피우면서 천천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야회복 차림의 두 젊은이가 그의 곁을 지나쳤다. 그중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저 사람이 도리언 그레이야."하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 이 서평은 빛소굴(@bitsogul) 서포터즈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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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개자식에게
비르지니 데팡트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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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비채서포터즈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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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처럼 편지를 주고받는 구성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스타그램에 한 영화배우의 외모를 평가하는 글을 남긴 오스카. 그 영화배우가 해당 게시물을 읽을 줄 몰랐던 모양이지만, 영화배우 레베카는 <친애하는 개자식에게>라는 제목으로 오스카를 저격한 글을 남긴다.
오스카는 레베카에게 다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옛날 이야기를 꺼내며 레베카에게 나쁜 뜻이 없음을 내비치지만 이미, 그는 개자식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몇 차례 메일을 주고 받던 두 사람. 오스카는 자신의 책을 출간하지 못하게 된 이유를 주고 받다가, 도서 홍보 담당자에게 미투 고발을 당한 사실까지 고백하게 된다.
오스카는 자신은 아무런 죄가 없는데 공격 당하는 거라고 주장한다. 조에의 블로그를 통해 밝혀지는 진실은 기가 막힌데...

사전 정보없이 소설을 읽다보니, 다뤄지는 주제를 맞닥뜨렸을 땐 흥분했다. 분노? 화?
직장 내 성추행과 약물 중독. 더 충격적인 것은 오스카의 태도다. 자신은 잘못한 게 없고, 그녀를 사랑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하...
오히려 페미니스트에게 저격 당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자신을 항변한다. 진심으로 욕이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지롤.
레베카는 독자를 대신해 오스카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요목조목 따져 설명한다. 조에의 글을 지지하고 응원하면서도 꾸준히 오스카와 메일을 주고 받는 모습이 의아했다. 왜 그럴까?
소설을 읽으면서 알 게 됐다.
오스카의 무지함. 정말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고 믿는 몰지각함이 심각했다.
그러니, 레베카는 메일을 멈추지 못했을테지.
무지함을 깨우쳐주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설명하려고 했을 것이다.
계속해서 메일을 주고받았지만, 결국 오스카의 생각을 바꾸지 못한 현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조에가 세상을 향해 외치던 글도 오스카 같은 사람들의 무지함을 깨우치기 위한 사투였음을 모르지 않는다.

현대 사회의 민낯을 고발하는 소설이라 독자들은 각자의 생각과 견주어 소설이 보여주는 문제를 해석할 것이다.
SNS 소통의 문제, 마약과 알콜 중독 문제, 나이 듦과 여성혐오 문제,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고립, 남성우월주의, 가부장적인 사회, 미투 문제 등 폭넓은 이야기거리로 독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소설이다.
다만 이야기를 즐기는 데서 그치기엔 중대한 문제이니, 어떻게 이 문제들을 해결해 가야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 밑줄_p34
내가 느끼는 것을 이야기하려 하면 사람들은 귀를 닫았습니다. 내게 입 다물라고 강요한 사람들이 다 남자는 아닙니다. 여자도 있었어요. 그 여자들은 내가 겪은 일이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고, 그동안 다들 잘 넘겨왔다고 말합니다. 우리보다 앞선 세대의 여성들은 지난 몇백 년간 이런 사안을 품위 있게 관리할 줄 알았다고요. 하지만, 나는 그 여성들이 자신의 수치심을 갉아먹었으며, 불면을 대가로 미소를 얻었다고 말하렵니다.

> 밑줄_p53
제가 한 최대한의 열정적 행위는 작별 인사를 하다가 딱 한 번 뺨이 아닌 입술에 입을 맞추려 한 일입니다. 조에가 눈부시게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안달이 났거든요.


>> 이 서평은 비채출판사(@drviche) 서포터즈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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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설 #신간도서 #소설추천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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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천국 가는 날
전혜진 지음 / 래빗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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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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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느다란 인연이 얽히고 설킨 이야기.
한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처음 이야기에 등장했던 인물 중 한 명이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연작 소설이었다.
"다음 이야기는 누가 등장할까?"
라는 궁금증에 소설을 읽다보면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나게 된다.
말기암에 걸린 환자,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가 힘든 아내, 갑자기 그만두 부하직원의 일까지 도맡아 하게 되는 상사 등 어디서 들어 봤을 법한 이웃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인생이 허망할 때, 분노할 때, 우울할 때, 무기력할 때
당신을 위로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소설 속 등장인물은 소울푸드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주인공이 김밥천국에 가는 날은 아프고, 슬프고, 외울 때였다.
치즈를 올린 떡볶이, 참치김밥, 비빔국수, 김치만두, 오므라이스 등 다양한 메뉴가 등장하지만, 주인공들을 위로한다는 점은 일맥상통한다.
한 젓가락 입에 넣는 것만으로도 모든 시름이 사라지는 주인공을 보고 있으니, 필자의 소울푸드도 떠올랐다.
이쯤되면 독자는 '내가 좋아하는 소울푸드가 나올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는 게 인지상정.
쫄면이 마지막에 등장했을 때, 작은 탄성이 터졌다.
필자의 소울푸드라 너무 반가웠으니까.
사심 가득 담아, 마지막 에피소드를 더 세심하게 읽었다.
내가 쫄면을 찾을 때와 이유는 달랐지만, 쫄면을 설명하는 문단에서는 침샘을 자극할 정도로 섬세한 묘사가 일품이었다.
꿀꺽.

누구나 사는 일은 힘들고 버겁다.
세상이 나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대는 것 같아 좌절하고 싶어질 때도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주저 앉았으면, 살아남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소울푸드로 스스로를 위로하는 주인공처럼, 독자들 또한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떠올려 보게 될 것이다.
아니면, 자신만의 소울푸드를 생각하며 필자처럼 침을 꼴깍 삼킬지도 모르겠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꺼내보면 좋을 소설.
당신의 인생은 무탈하길, 혹여 힘들어도 셀프위로하며 훌훌 털고 일어나길 바란다.


>>
>밑줄_p14
다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지만, 은심은 안다. 동료라고 말하고, 서로의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다 알 만큼 친하다고 말하지만, 정말 관심이 있고 걱정이 되어서 묻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쁜 일이 있으면 걱정하는 척하고, 좋은 일이 있으면 부럽다고 말하면서도 살살 비꼬다가, 돌아서서는 마치 연예인의 가십거리를 이야기하듯 떠들어댈 것이다.


>밑줄_p52
은희는 씁씁한 마음으로 유 주사를 바라보았다. 이상하지, 그거 나도 알지. 그래도 그렇게 대답 못 하는 나도 어쩌면 그런 꼰대들 중 하나가 되어 버렸는지도 모르지. 유 주사는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자기 짐을 품에 안고 시청을 나섰다. 은희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쓸 만한 위로조차 해주지 못한 것에 미안했다.








>> 이 서평은 래빗홀(@rabbithole_book)로부터 협찬 제안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김밥천구가는길 #전혜진 #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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