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비밀이 없다
우샤오러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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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ㅡ 비밀 속으로 들어가려는 남자와 그 비밀을 지키려는 여자가 작은 틈을 사이로 팽팽하게 버티고 있다. (책을 읽은 후 보는 책표지 그림은 책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작가소개
우샤오러 ㅡ 1989년생 대만의 소설가이자 사화평론가이다. 대만 특유의 교육 문제와 부모자식 간의 관계에 탐구했고, 사회적 반향이 큰 소설을 창작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서로는 <상류 아이>, <네 아이는 네 아이가 아니다.> 이 있다.

#줄거리
1️⃣그의 이야기
ㅡ 전처와의 짧은 결혼생활은 이쁜 딸을 만나 좋았지만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을만큼 가십으로 마무리 되었다. 집안의 격차로, 배우자의 바람으로, 가정폭력으로 서로를 할퀴었다.
딸만 잘 키우며 살아야지 마음먹고 지내던 어느 날, 학원선생님과의 우연이 반복되었고 의도치 않았지만 또 한번 마음을 열게 된다. 전처와는 전혀 다른 여자여서 더 끌리고 무엇보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여자라 더 좋았다. 그렇게 그녀와 다시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었다.
어머님 말씀마따나 참 여자보는 눈이 없었던 것일까. 어느 날, 그녀가 사라졌다.
2️⃣그녀의 이야기
ㅡ 지난 과거를 모두 지울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과거는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신경쓰고 싶지 않아 무던히도 노력했고, 인생에서 없던 일이길 바랬다.
그렇게 다 잊고 살았다.
누구와도 깊은 관계를 맺지 않고 나 때문에 누군가 상처받고 눈물 흘리길 바라지 않아 늘 거리를 두며 살았다.
조금씩 천천히 다가오는 그. 내가 말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알려고 들지 않았다. 묻지도 않았고 또한 그도 그런 관계를 바라고 있었다.
아무도 몰래, 과거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는 인연을 끊은 채 그렇게 행복할 수 있었다.
과거의 사건으로 내 숨통을 조여오기 전까지는...
3️⃣그들의 이야기
ㅡ 그 누구도 알아선 안돼!!
ㅡ 어디 여자가 창창한 남자의 앞길을 막으려고...
ㅡ 얼마를 주면 조용히 무마할건가.
ㅡ 이러는게 너에게도 좋아..잘 생각해봐.
ㅡ 다 너 때문이야.

#발췌
📌p26
아내가 숨기는 일이 있다!
📌p51
우신핑은 자기 이야기는 별로 해주지 않았지만 그는 직감적으로, 그라고 경험적으로 비어 있는 퍼즐을 맞출 수 있었다. 우신핑은 그가 그렇듯 과거가 있는 사람이었다.
📌p53
우신핑을 찾아왔다던 그 여자는 누구일까? 우신핑의 어머니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신핑의 부모님은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
📌107
나이가 들면서 내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아빠와 엄마를 포함해서 모두 비밀을 품고 있다는 것이었다.
📌p111
비밀이란 그런 것이다. 비밀의 존재를 숨기고 없는 척할수록 그 비밀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179
인간은 왜 기억이란 걸 간직할까?(중략) 인간은 왜 자신을 살아가기 힘들게 하는 기억을 삭제할 수 없을까?

ㅡㅡㅡㅡㅡㅡ

누구나 말 못할 비밀 하나는 있을 것이다. 그 비밀의 크기를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겠지만 이 소설 속 비밀은 엄청나다. 바람 핀 배우자를 구타하고 그것을 목격한 딸. 초등학교 선생님의 성추행. 처제와의 사랑, 그 결과로 배다른 남매를 키우는 본처. 친오빠의 지속적인 성폭행까지. 읽는 내내 드러나는 사건들의 진실은 저도 모르게 인상을 쓰게 됐고 화가 났다. 또 불쌍했다.
사라진 아내를 찾으며 서서히 드러나는 아내의 본모습. 어린 나이에 생각한 해결방법은 오히려 모두를 궁지에 몰았고 자신도 거기에 포함됐다.
단순히 비밀을 파헤치고 범인을 잡는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가정폭력, 성폭력의 피해자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얼마나 고통받는지를 엿보며 내내 마음이 안좋았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며 폭로하는 미스터리 이야기. 반전에 또 반전이 있는 소설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 작가님 책들이 궁금해서 읽어야 할 책들이 늘어도 괜찮다하시는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우리에게는비밀이없다#우샤오러#강초아옮김#화차 #도가니 #정세랑 #정희진 #책추천#한스미디어#서평후기#완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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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죄의 신들 네오픽션 ON시리즈 3
박해로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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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ㅡ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적, 초자연적 현상 또는 그런 현상을 일으키는 기술을 오컬트라고 한다. 'K-오컬트'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소설을 만났다.

#작가소개
박해로 ㅡ 무속신앙과 심령현상을 결합한 독자적인 K-오컬트 호러 장르를 만들어가고 있다.
오컬트 호러 장편소설 <살 : 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 <신을 받으라> 등 여러 작품을 출간했다.

#줄거리
<현재>
교도관 생활을 하면서 생활에 무료함을 느끼던 하주생. 뒷돈을 받고 수감 중인 깡패 두목의 심부름을 하는 등 일상 생활이 평탄하지 만은 않다. 그러던 중 잊고 살았던 사촌누나 하서진을 찾는다는 연락을 받게 되고 그렇게 사건은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시작된다.
반야심이라는 이름으로 "단죄의 신들"이란 책을 낸 하서진. 그 내용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었고 사회적인 이슈로 자리잡았다. 3부작까지 쓰인 단죄의 신들이란 책의 내용은 서로 일면식도 없는 남남(A와 B)들이 만나 처음보는 사람(C)을 죽인다. 그런데 소설 속 C는 성폭력범, 아동학대범 등 죄질이 아주 다양한 나쁜 사람들이었다. 독자들의 입을 통해 죽어마땅한 사람들을 처단하는 소재의 소설은 날로 유명해졌다. 하서진이 연락이 안된다고 좀 찾아봐달라는 출판사 사람들의 요청으로 하주생은 10여 년만에 사촌 누나를 찾으러 다닌다. 그런데, 사람을 죽여 교도소 생활을 했다는 하서진. 과거를 찾는 중에 만나는 사람들이 무언가 숨기고 있는데...
<과거>
한 동굴에 지옥이 현상화되고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됐다. 포토사 유중활은 자신의 딸 초아와 사위 이합정과 함께 군대를 이끌고 이단집단을 처벌하러 갔다. 그 곳은 그야말로 지옥불을 그대로 옮겨둔 것 같았다. 팔다리가 뜯기고도 아픈줄 모르는 평온한 사람들, 뾰족한 바늘 위에 누웠다 일어나 피를 쏟아내도 한마디의 비명조차 없었다. 마귀들이 낄낄대고 사람들은 뒤엉켜 고문을 받고 있었다. 그 곳에서 일선제력과 월선제력은 아주 높은 곳에 한숨에 바로 앞까지 내려오고 인자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펼치며 신처럼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
이 지옥불 속에 있는 이단집단을 다 잡아들여야 할 유중활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이합정과 초아가 그나마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었는데...

#발췌
📌p80
주생의 내면도 마찬가지였다. 김민식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진이 필요했다. 서진이 비를 막아줄 우산이 되어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p97
<단죄의 신들> 은 여기저기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었다. 거기엔 일반적인 문화 현상과는 다른 집단 광기 같은 섬뜩함이 있었다.
📌p107
"말 좀 해봐, 우럭!!"
그러자 우럭은 생의 모든 힘을 일순간에 짜낸 음성으로 답했다.
"너!"
📌p185
부모님과 광명에서 살 때는 괘찮았는데 다흥의 큰아버지 집에 기거했을 때부터 악몽을 여러 번 꿨다고 했소.(중략) 그 여장수는 꿈속에서 거울에 비친 자신에게 '때가 될 때까지 아무것도 보지 말고 말하지도 말고 듣지도 말라.'고 했다 하오.
📌p218
너희들 때문에 내 정체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언젠가 태양의 남자가 너희를 찾아갈 것이다. (중략) 나를 석방시켰으니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오산이다.
📌p249
165년 전에 두 신이 출몰한 곳이 섭주라는 사실이었다. 서진이가 늘 피했고 결국은 끌려오고 만 섭주.
ㅡㅡㅡ
빙의, 신내림 등 오컬트하면 떠오르는 몇가지가 있다. 그런 소재의 드라마, 영화, 소설까지 두루두루 찾아보는 사람이라 이 책의 소개글을 볼 때부터 호기심이 넘쳐났다.
이 책에서는 윤회를 다루고 살생하므로서 극락에 승천한다고 주장하는 사교집단 이야기이다. 귀신들이 나오고 깜깜한 밤에 사람들을 놀래키는 그런 유치한 이야기가 아니다.
코로나 시대에 사용되는 마스크가 사건을 풀어가는 소재로 이용되어 참신했고 또 실제로 그럴까봐 두렵기도 했다. ^^;;
악이 무엇인지 신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했고 무엇을 믿고 행할 것인지는 자신의 몫임을 또 한번 강조하는 소설이었다.
오컬트 내용도 적당히 나오고 탄탄한 스토리도 좋아서 오컬트 입문용으로 추천할만 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단죄의신들
#박해로
#네오픽션
#K_오컬트
#신비하고초자연적안현상
#말로설명이불가능한현상
#윤회
#서평후기
#yes24리뷰어클럽
#완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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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아주 작은 불안이었어 - 애정하고 미워했던 내 안의 집착들에 대하여
백수민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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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ㅡ 누가 보는 일기만 쓰다보니 마음껏 속내 들어내는 것이 어색한 저를 위해 대신 써준 글 같았다.

#작가소개
백수민 ㅡ 독립출판물 <신인일기>와 <DAYDREAM>이 있고 출연작으로는 <경우의 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이 있다.
지난 날들을 잊고 싶지 않아서, 앞으로의 날들을 잘 살아보고 싶어서, 지금을 글로 남기는 일을 좋아한다. 같은 이유로 연기, 그림, 사진 술, 그리고 서른을 좋아하신다.

#줄거리
애정하고 미워했던 내 안의 집착들에 대하여,
실은 아주 작은 블안이었다고 말씀하시는 작가님.
늘 살기 위해 일을 했고 꿈을 지키기 위해 움직였던 작가님은 오롯이 쉬기 위한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지난 날 흥청망청 술 마시고 노는 날들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아주 최근에 코로나로 인해 작가님는 쉬는 시간을 이용해 이 책을 쓰셨다고 한다. 딱 서른인 지금,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며 쓰신 이 책은 읽는 내내 "이렇게까지 솔직할 수 있는 강함이 부럽다." 하며 늘 누군가의 눈을 의식하고 있는 스스로를 반성했다.
작가님은 몇가지 집착들에 어떻게 빠지게 됐고 또 어떻게 그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적어주셨다.
+ 마시고 또 마시며 겨우 삼킨 감정 ㅡ 술
+ 들숨과 날숨, 그리고 한숨 ㅡ 담배
+ 먹는 것의 즐거움을 깨닫다. ㅡ 음식
+ 있으면 좋고, 하지만 없으면 안 되는 ㅡ 돈
+ 가끔 혼자보단 둘이, 종종 둘보단 혼자 ㅡ 관계
+ 지금 그대로의 나를 아끼고 싶어서 ㅡ 나
에 대한 날 것의 모습 그대로를 들어낸 작가님.
예쁘장한 모습 안엔 상상도 하지 못할 감정들이 작가님을 힘들게 했다.

#발췌
📌p27
화가 나도, 속이 상해도, 그 어떤 일이 있어도 혼자 해결하고 삭히기 바빴다. 유일하게 온 마음을 열고 진실되게 대화할 수 있는 곳은 내 방, 내 책상, 내 술자리뿐이었다.
📌p33
누군가는 친구에게, 애인에게, 부모님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겠지만, 나는 오랫동안 그러지 못했다.
📌p37
사람들 사이에서 억눌려 있고 자신감이 없다는 사실만 제대로 알았다면 술에 덜 의존하지 않았을까?
📌p75
어쩌면 어울리고 싶다는 내 마음은 상대에 대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닌, 그저 내 외로움과 욕심에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p90
단지 우울한 하루를 내 나름대로 해결하기 위함이다. 먹는 동안만큼은 순간적으로 분비되는 도파민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p131
돈을 떠나 마음으로도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언니를 보며 배운다.
📌p199
목적이 불명확해도 명확한 결과물을 바랐다. 무조건 성공하고 싶다고 외쳤다. 그래서 실패가 닥치면 당황했고, 받아들이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했다.
📌p207
꿈이 있다면 지켜야 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꿈만큼은 죽을 때까지 집착하고 싶다.
ㅡㅡㅡㅡㅡ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 속에서 제 모습이 투영되어 재밌게 읽기만 할 수 없었다. 두려웠고 외로웠고 버거웠던 마음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읽는 내내 마음 언저리가 저릿했다.
지금 나는 왜 이리도 마음이 힘들까. 그 힘든 마음의 진짜 정체가 무엇일까. 하는 고민들을 아주 최근에 하는 중이라 좀 더 와닿았던 책이었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그러나 답답한 마음 털어내고 싶다.' 하시는 분들께 추천해봅니다.

#실은아주작은불안이었다#백수민#txt.kcal#텍스트칼로리#애정하고미워했던내안의집착들에대하여#서평후기#완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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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래를 위한 노래 꿈꾸는돌 25
린 켈리 지음, 강나은 옮김 / 돌베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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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ㅡ 남들과 달라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준 블루55와 아이리스. 그들의 계속되는 도전을 응원하게 됐다.

#작가소개
린 켈리 ㅡ 25년간 교실, 병원, 알래스카 유람선까지 수많은 곳을 다니면서 수어 통역사로 일했다. 첫 소설인 '체인드'는 미국 7개 주에서 추천도서로 선정되었고 '나의 고래를 위한 노래'는 뉴욕 공립도서관 2019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줄거리
수어로 대화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이질감없이 대화하는 아이리스. 청인(잘 듣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잘 어울리지 못한다고 느끼는 농인(잘 듣지 못하고 잘 말하지 못하는 사람. 수어로 말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게 버겁기만 하다. 학교에서는 수어통역사가 있어야만 수업을 들을 수 있었고 아이리스 외엔 모두가 청인이었다.
집에선 평범하게 일반적으로 모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농인이 없는 학교)를 다니길 강요하는 엄마와 수어를 할 줄 모르는 아빠가 힘들기만 하다.
그러던 중에 믿고 따르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느 누구도 자신를 이해주지 못한다 생각하며 삐딱하기만 하다. 그런 아이리스가 유일하게 매달리며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고장난 라디오 고치는 것이었고 할아버지와 함께 한 추억과 즐거움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그러던 중 과학시간에 고래이야기를 듣게 되고 일반적인 고래가 부르는 노래는 35헤르츠인데 55헤르츠로 부르는 고래의 존재를 알게된다. 아이리스는 그 날, 왜 그 고래에 집착하는지 조차 이해하지 못한 채 블루55에게 빠져들고만다. 자신의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청인들 속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자신이 오버랩된 것일까, 블루55의 모든 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무엇이든 도움을 주고 싶어한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블루55는 여전히 그 어떤 고래도 알아듣지 못할 노래를 부르고 고래 떼의 근처를 따라다닌다. 그 흔적을 쫓던 아이리스는 블루55가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만들게 된다. 55헤르츠에 맞는 악기들의 소리와 바다 속 소음들 아이리스의 웃음소리들을 모아 만든 불협화음이었다. 주위 사람들이 귀를 틀어막고 인상을 쓰게되는 노래는 오로지 블루55만을 위한 것이었다. 이 세상에 너혼자가 아니라고 알려주고 싶었던 아이리스. 혼자 외롭고 슬펐을 블루55에게 아이리스는 묘한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 노래를 통해 아이리스는 블루55와의 조우를 하게 될 것인가 아니면 그렇게 또 아무도 듣지 못할 노래로 마음만 찢어지게 될것인가.

#발췌
📌p23
블루55에겐 같은 언어로 노래하는 친구나 가족이 없다. 그런데도 노래한다. 노래를 부르고 부르고, 또 부르고 있는데,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한다.
📌p65
그러니까 블루55는 소리가 안 들리진 않는다. 그저 주위 고래들과는 다른 노래를 하는 것이다.
📌p70
그토록 오랫동안 응답 한 번 받지 못하면서도 계속해서 소통을 시도한다는 것이 나로서는 상상이 안된다. 블루55는 아직도 누가 응답해주기를 기다리고 있거나 제 노래를 저만 들어도 충분한 것이다.
📌p83
이 고래가 자기와 다른 말을 쓰는 고래들뿐인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는 걸, 고래 떼는커녕 고래 한 마리도, 심지어 부모도 이 고래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걸, 그래서 내가 이 고래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알릴 노래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걸 설명할 방법을 모르겠다.
📌p94
내내 귀를 막고 있던 학생들까지도. 어쩌면 끝났다는 게 기뻐서 치는 박수일지도 모르지만 상관없다. 블루55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 줄 노래가 이제 우리에게 있다.
ㅡㅡㅡㅡㅡㅡㅡ
이 소설은 읽다보면 '혹시 실화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하지만 이 책은 지극히 작가님의 머리 속에서 만들어진 이야기. 수년간의 수어 통역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때 만난 사람들과의 경험이 소설 속에 녹아들어 사실감있게 그려진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 블루55는 실제로 존재하는 고래였다. 이미 많은 소설과 노래 속의 주인공을 등장했다고 하는 '블루55'만큼은 실제였다. 방탄소년단의 노래 'whalien 52'란 노래의 뮤즈도 이 고래였다고 한다. 고래를 위한 노래를 만들고 고래를 만나 노래를 들려주기 위한 모험을 하는 동안 아이리스는 성장했고 스스로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세상에 나혼자라고 생각하는 분들께 바친다는 작가님. 그렇다면 저는 나와 맞는 사람이 어딘가에서 나를 위한 노래를 불러줄거라 믿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나의고래를위한노래#린켈리#강나은옮김#돌베개#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서평후기#완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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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스
나가우라 교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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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전개로 한순간도 놓칠수 없었다."
하는 광고문구가 딱 어울리는 책이었다.

일본,중국,홍콩,미국,영국,러시아까지
글로벌한 느와르 장르의 소설.

위에서 시켰다고는 하지만 불법을 행했던 '고바 게이트'
그는 농림수산성 비자금 조성에 일원으로 점점 죄책감도 없어졌다. 그러다 누군가의 고발로 모든게 밝혀졌고 그는 모든 것을 잃고 칩거생활을 하게 된다.
1년이 지나 한 증권회사에서 일하게 되고 거물들을 관리할 만큼의 능력을 인정받게 된다.
사람을 만나기 꺼려하던 고바에게 직접 만나자고 제의한 '마시모 조르지아니' 라는 이탈리아인이었고 엄청난 부를 자랑했다. 증권거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겠다 생각한 고바에게 마시모는 억울하지 않냐며 복수할 기회를 주겠다고 한다.
비자금 조성한 것을 누가 알려준 것인지도 몰랐던 고바는 마시모의 이야기와 배후이야기를 듣고 잠깐의 고민 후 그 기회를 잡기로 한다.

모든 사건의 시작은 1996년 12월이었다.
그 시간을 지나 1997년 2월 7일의 디데이날이 되기 전까지 일반인이었고 평범한 성인이었고 나랏돈 받고 일하던 공무원 고바는 모든 나라의 타겟이 되었다.
언더독이 모여 팀을 이룬 리더를 맡게 되었다.

2018년 그 날,
고바 에이미는 해킹을 했다는 죄목으로 경찰에 체포된다. 그녀는 커피숍에서 일하면서 무작위로 오는 손님들의 핸드폰에 소프트웨어를 심어 얻게된 데이터로 소액투자를 해서 이익을 얻었다. 그러다 뒷덜미를 잡혔고 양아버지 고바 게이트가 준 골드&페렐만 법률사무소에 자신의 변호를 의뢰한다. 법률사무소에서 온 쓰즈키는 2년 전부터 중국대사관을 위해서 일한거라고 거짓말을 하라고 시킨다. 그리고는 홍콩으로 떠날 준비를 하라고 하는데....

ㅡㅡㅡㅡㅡㅡㅡㅡ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는 구성이고
고바 게이트가 마시모의 제안을 받아드려 홍콩으로 간 후의 일들이 그려지고,
현재에서는 양아버지 고바 게이트의 이야기를 파헤쳐가는 에이미의 이야기로 그려진다.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었던 고바 게이트.
바로 옆에 함께 생활하는 한 팀이라고 여기던 사람들 조차도 은밀하게 뒷조사해야 했다.
이중 스파이, 삼중 스파이가 난무하던 1997년의 홍콩 이야기는 한순간도 멈출 수가 없었다.
잠시 잠깐 딴 생각만해도 꼬이는 관계도.
꼭 메모지를 준비해두고 읽기를 추천한다.
흐름이 끊겨 현재 이야기 부분을 읽는 순간도 조급증이 생겼을 정도다.

어리버리한데 한순간 결단력을 내리는 고바 게이트를 중심으로 모여든 그들.
마시모가 선택한 실패할 카드의 언더독 맴버들은 과연 미션을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인가.
그 궁금증만으로 끝까지 한숨에 읽을 수 있었다.

📌p126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우리는 소모품이란 말인가.' 고바는 생각했다.
📌p144
'블러드 스포츠.'
린차이화가 중얼거렸다.
여우 사냥, 투견, 투계 등 동물이 다른 동물을 사냥하게 하거나 같은 동물끼리 서로 싸우게 하는 오락을 전통적으로 영국에서는 그렇게 부른다.
📌p173
우리는 홀로는 이길 수 없었던 패배자들이 모인 오합지졸. 언더독스니까.
📌p236
아니, 실패하고 개죽음당하는 역할을 맡은 부대야. 러시아, 영국, 심지어 다른 팀들도 그렇게 보고 있지.

#언더독스
#나가우라교
#문지원옮김
#블루홀식스
#느와르소설
#영화같은소설
#숨막히는빠른전개
#한장면그려지듯적힌글
#가독성좋음
#완독후기
#독서감상문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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