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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선, 면 다음은 마음 - 사물에 깃든 당신에 관하여
이현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3년 1월
평점 :
✍️ 책을 읽은건지 작가님의 마음에 젖어든건지 알 수 없는 시간이었다.
✍️ 이 책은 사물에 관한 이야기이다. 특히 작가님과 함께 하는 사물들이 주인공이다.
그것들이 늘 함께 했기에 깊이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들을 글로 쓴 고백이기도 하다.
<점, 선, 면 다음은 마음>에 나오는 사물들은 우리네 집에도 존재하는 것들이다.
스마트폰, 부채, 선풍기, 면봉, 수건, 그릇 등 종류도 다양하다.
흔하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이다. 그것들을 통해 누구나 겪는 감정들, 흔하디 흔한 마음들에 대한 사유를 적은 책이다.
🌱스마트폰을 자주 들여다보는 이는 외로운 사람이다. (17p)
🌱 두 손으로 끌어안아 올리는데, 무게가 제법이다. 별로 든 것도 없는데, 괜히 무겁기만 한 것이 꼭 내 생활 같다.(26p)
🌱 내가 그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에게 어떤 마음을 던지느냐에 따라 그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된다.(35p)
🌱'마음먹다'라는 말처럼 밥도 먹는 것이고 마음도 먹는 것인데, 마음은 왜 이리 소화가 안 되는 것일까(37p)
🌱 내가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 안에 보이지 않는 진실이 숨겨져 있고, 그 진실의 속내에는 또 다른 진실이 파묻혀 있을지 모른다는.(81p)
🌱 점과 점을 이으면 선이 되듯이, 사람과 사람을 이으면 인연이 된다. 선과 선이 모이면 면이 되듯이, 인연과 인연이 모이면 세상이 된다. 수건들은 내게 점, 선, 면 다음은 마음이라고 말한다.(93p)
🌱 무엇보다 부채 바람이 좋은 것은 거기에 깃드는 마음 때문이다.(...) 마음의 기류랄까. 이를테면, 은근한 눈빛이나 끈끈한 분위기 같은 것 혹은 할머니의 약손 같은.
✍️ 사물의 쓰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작가님의 추억과 마음이 녹아든 이야기들.
뭉근하게 익어가는 생각들이 시선의 흐름에 따라 적혀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적이고 정적인 글들이었다.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아침.
얇디 얇은 커텐이 살랑살랑 바람에 나부껴도 좋겠다.
2인용 테이블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 한 잔을 들고 앉아,
책을 읽기 시작한다.
차 한모금 마시는 것도 잊은 채 책 속에 빠져드는 경험을 상상해보길 바란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 기분이 딱 그러했고,
작가님의 이야기를 음미하는 시간이었다.
같은 사물들을 사용하고 살았지만 작가님처럼 생각해보지 못했다. 단 한 번도!!!
작가님은 누구나 가진 흔한 사물들 속에서 사랑을, 그리움을, 외로움을, 기다림을 보았다.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작가님의 눈길이 그대로 전해는 글들이었다.
늘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살았지만 작가님의 기억과 만나면 특별한 사물들이 되었다.
작가님의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고 보니 내가 가진 사소한 사물들을 하나 하나 떠올려보게 됐다.
그 사물과 관련 사람도, 사연도, 깃든 마음도.
사소한 것들에 대한 큰 마음을 엿보는 시간.
사물 하나와 마음 하나가 묶여서 독자의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들이다.
부채의 바람을 거기에 깃드는 마음이라 하고,
그릇을 보며 심중에 감추어진 또 다른 진실을 이야기 하고,
침대에 누워 그 어느 곳 보다 자유로워짐을 이야기한다.
수건을 보며 세상을 논하는 작가님.
점, 선, 면으로 보여지는 사물들을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니 정말 대단하시다.
살면서 깊게 생각해보지 못한
'마음에 스며드는' 감정들을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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