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다는데 모르는 아이들 - 수학·과학 1등급을 결정짓는 최상위권의 비밀
김소연 지음 / 책장속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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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이 문제 알아?” 하고 물으면 자신 있게 “알아요.”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막상 문제를 풀게 하면 틀려 있다. 분명 수업도 들었고 개념도 공부했다는데 답은 엉뚱하다. 아이는 이런 경우를 ‘아는 건데 실수했네’ 라며 얼버무렸다. 그런데 비슷한 일이 반복되니 정말 실수일까, 하는 걱정이 커져갔다.

마침 중학교 1학년인 셋째가 첫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다. 요즘 국어, 영어, 수학을 공부하고 있는 중이라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모든 상황을 겪고 있다. 개념 공부를 다 했다고 하길래 문제를 풀게 했더니 틀린 문제가 나왔다. 왜 틀렸는지 물어보고 어떻게 고쳤는지도 물어봤다.

그런데 아이가 자기가 알고 있는 내용을 말로 설명하지 못하고 쭈뼛댄다. “그럼 서술형 문제라고 생각하고 글로 써봐.”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결론만 딱 적는다. 개념을 이용해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을 적어내지 못했다.

그래서 <<알았다는데 모르는 아이들>>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우리 아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정말 알고 있는 건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를 읽고 자기 것으로 꺼내 쓰는 과정에서 막히는 건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이 책은 수학과 과학에서도 ‘문해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글자를 읽는 것과 문제를 읽어내는 것은 다르고. 수학에서는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 어떤 조건이 붙어 있는지를 찾아야 하고 과학에서는 실험 조건이나 그래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읽어야 한다. 글자만 읽어선 안된다.

실제로 아이가 문제를 틀렸을 때 개념을 모르는 것인지부터 확인했는데, 막상 물어보면 알고 있는 내용도 많았다. 그런데 문제에서 무엇을 물어보는지 찾아내고, 알고 있는 개념을 꺼내 연결해서 답으로 만드는 과정을 물어보면 답하지 못했다.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암기만 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설명에서 아이의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가 문제집을 풀 때, 이제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기억해야겠다.
“이 문제에서 뭘 구하라고 했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네 말로 설명해 볼래?”

책을 읽기 전에는 아이가 문제를 틀리면 공부가 부족했거나 집중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를 제대로 읽지 못한 이유라는 것을 깨달았다. 개념을 외우고 문제를 많이 푸는 것도 필요하지만, 문제 속 조건을 찾아내고 내가 알고 있는 개념과 연결해 답을 만들어내는 연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첫 중간고사를 준비하는 셋째를 보면서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만났다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고학년이 되고 시험이 어려워질수록 문제의 양만 늘리는 것보다 문제를 제대로 읽고 자신의 말로 설명하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 먼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알았다는데 모르는 아이들>>은 지금 우리 아이가 어디에서 막히고 있는지 다시 살펴보게 한 책이었다. 수학과 과학 문제를 읽고 해석하는 힘이 왜 필요한지, 아이의 오답을 어떤 눈으로 봐야 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문제집은 열심히 푸는데 시험만 보면 자꾸 틀리는 아이, 개념은 안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풀었어?”라고 물으면 설명하지 못하는 아이, 서술형 문제에서 답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읽어보면 좋겠다. 초등 저학년부터 문제를 읽고 자신의 말로 설명하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싶은 부모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리 아이처럼 중학교에 올라와 첫 시험을 준비하면서 갑자기 ‘읽고 설명하는 힘’의 부족함이 보이기 시작했다면 더 늦기 전에 한번 점검해보면 좋겠다.


>> 이 서평은 어린이언어연구소(@langlab_kiz)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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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초등 경제 신문 - 저학년부터 차곡차곡! 상식이 쌓이는 뉴스 읽기 ㅣ 하루 10분 초등 신문 시리즈 4
오현선 지음 / 서사원주니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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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나 뉴스에서 경제 용어가 나오면 아이에게 어디까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늘 고민된다. 어른에게는 익숙한 단어도 아이에게 설명하려고 하면 갑자기 어렵기만 하다. 경제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처음부터 딱딱한 경제책을 건네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읽어볼 경제책을 찾다가 <<하루 10분 초등 경제 신문>>을 살펴봤다. 26년 동안 아이들과 독서 수업을 해 온 오현선 저자가 어린이들이 경제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포켓몬 카드부터 라면, 신용카드, 주식, AI까지 아이들이 한 번쯤 궁금해할 만한 소재가 다양하게 담겨 있다. 어려운 경제 개념도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풀어놓아 부담이 적었다.

경제 기사 100편과 활동 100개로 구성되어 있고, 우리 생활과 가까운 이야기에서 시작해 나라 경제, 기업 경제, 세계 경제로 범위가 넓어진다.

기사 페이지는 모바일 뉴스를 보는 것처럼 구성되어 있어 긴 글에 부담을 느끼는 아이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기사마다 초급·중급·고급으로 난이도가 표시되어 있어 아이의 수준에 맞는 기사부터 골라볼 수도 있다.

기사 옆에는 경제 어휘와 초성 퀴즈, OX 퀴즈, 짧은 생각 쓰기 활동이 마련되어 있다. 기사를 읽은 뒤 퀴즈를 풀고 자기 생각까지 적어볼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경제 용어를 따로 찾아보거나 활동지를 준비하지 않아도 책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편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아이가 처음부터 모든 기사를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평소 관심 있던 주제를 먼저 골라 읽고, 모르는 경제 용어가 나오면 책에 정리된 어휘를 확인하고, 이어지는 활동으로 다시 내용을 떠올려볼 수 있다. 부모가 옆에서 계속 설명해주지 않아도 책장을 넘기며 하나씩 알아갈 수 있는 구조라 아이와 함께 읽을 때도 부담이 적었다.

마침 아이 친구가 주식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딸이 주식이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주식과 관련된 기사를 함께 찾아 읽어봤다. 아이가 궁금해하던 내용이라 그런지 설명을 들을 때보다 훨씬 관심을 보였다. 한 기사를 읽고 나서는 다음에는 어떤 내용이 있는지 스스로 책장을 넘겨보기도 했다. 아이가 관심 있는 것에서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다음 기사까지 찾아 읽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경제를 어려운 공부로 시작하지 않았으면 했다. 아이가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갖고, 그 관심이 조금씩 나라와 기업, 세계의 이야기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매일 사용하는 물건이나 먹는 음식, 뉴스에서 만나는 이야기도 경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경제가 지금보다 가깝게 느껴질 것 같다.

아이와 기사를 읽을 때 내가 경제 용어를 하나하나 찾아서 설명하지 않아도 됐다. 책 안에 어휘가 정리되어 있어 함께 읽기가 수월했다. 무엇보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기사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하루 10분으로 경제를 접할 수 있는 만큼 경제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초등학생에게 잘 맞을 것 같다. 경제 뉴스를 어려워하는 아이나 관심 있는 주제부터 경제를 알아가고 싶은 아이,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하며 경제에 대한 관심을 넓혀주고 싶은 부모에게 권하고 싶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서사원주니어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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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스 주식 클럽 ㅣ 고래동화마을 18
이민숙 지음, 불키드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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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이들은 용돈을 받기 시작하면 폭주한다. 그동안 못 사 먹었던 간식도 사고 친구들과 약속도 잡는다.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면 용돈은 금세 바닥나고, 월말이면 남은 날을 세며 쩔쩔매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렇게 아이들은 맨땅에 헤딩하듯 경제활동을 배우고 있다. 직접 써보고 부족해봐야 돈의 소중함도 알겠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 달 용돈을 어떻게 나눠 쓰고, 남은 돈을 어떻게 관리할지 알려주는 책이 있었으면 했다.

마침 아이와 함께 읽게 된 책이 『틴스 주식 클럽』이다.

축구에 진심인 빵집 아들 다모아, 신상품이라면 눈이 번쩍 뜨이는 나신상, AI와 우주 산업에 관심이 많은 김진솔. 세 아이는 틴쌤과 함께 ‘황금 거위’를 키우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매주 금요일 투자 수업을 들으며 주식과 기업, 인플레이션, 경제적 자유에 대해 배우고 여러 미션을 직접 해본다.

책을 읽기 전에는 아이에게 주식이란 조금 어려운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주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니 생각이 달라졌다. 실제로 친구 중에는 주식을 가지고 있다는 아이도 있다고 한다. 부모님이 알아서 넣어준 것이라 스스로 고른 주식은 아니지만, 자기 이름으로 주식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이에게는 꽤 흥미로운 일이었다.

“주식은 어떻게 하는 거야?”
"주식이 뭐야?"
나 역시 아이에게 설명해주려니 내가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된 투자 정보를 알려주고 싶지는 않았다.

<<틴스 주식 클럽>>은 이런 궁금증을 풀어가는 데 알맞은 책이었다. 주식에 관한 지식만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용돈을 어떻게 관리할지, 돈을 모으고 운영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자신이 가진 능력과 관심사를 활용해 수익을 만들고 투자로 이어가는 방법까지 이야기한다.

특히 마음에 남았던 건 ‘가장 먼저 투자해야 할 대상은 나 자신’이라는 내용이었다. 운동, 독서, 그림, 음악처럼 내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도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내용도 인상깊었다.
침대 정리하기, 감사 인사하기, 현관 바닥 닦기처럼 사소해 보이는 습관도 책에 등장한다. 처음에는 경제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었지만, 결국 돈을 관리하는 태도도 생활 습관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지금 용돈을 받으면 마음껏 써버리는 것도 자연스러운 과정일 것이다. 하지만 매달 받은 돈을 모두 써버리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일부를 남겨두고 계획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그 차이를 조금씩 배워나갔으면 했다.

이번 독서를 계기로 아이가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내가 가진 돈을 어떻게 바라보고 사용할지부터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나 역시 아이에게 경제를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읽었지만, 나에게도 도움이 됐다.

경제와 주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청소년, 그리고 아이에게 용돈 관리부터 경제 공부를 시작해주고 싶은 부모에게 적극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고래가숨쉬는도서관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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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를 떠나면
크리스털 하나 김 지음, 허선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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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해미의 인생은 달라졌을까. 책을 읽는 내내 그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크리스털 하나 김의 <<네가 나를 떠나면>>은 1951년 한국전쟁을 피해 부산으로 내려온 열여섯 살 해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머니와 병든 남동생 현기와 함께 피난길에 오른 해미는 부산에서 하루하루를 버틴다. 먹을 것이 부족하고 동생의 약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미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했던 것은 사랑보다 가족의 생존이었다.

해미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경환이 있었다. 밤이면 몰래 만나 술집에 가고,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며 전쟁의 비참한 현실을 잠시 잊기도 한다. 하지만 경환에게 마음이 향해 있던 해미는 결국 다른 선택을 한다. 경환의 사촌 형 지수가 현기에게 약을 구해주고 먹을 것을 가져다주면서 해미와 가족에게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경환 대신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지수를 선택해 결혼한다.

처음에는 해미의 선택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왜 다른 남자와 결혼했을까 싶었다. 그런데 전쟁 속에서 굶주리고 아픈 동생을 바라보는 해미를 따라가다 보니 그 선택을 쉽게 잘못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때 해미에게 결혼은 사랑보다 가족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에 가까웠다.

전쟁이 끝난 뒤 지수는 한쪽 팔을 잃은 채 돌아온다. 해미는 그의 아내가 되어 아이들을 낳고 가정을 꾸린다.

해미는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하고 일을 하고 싶어 한다. 더 이상 임신과 출산만을 반복하기보다 자신의 삶을 갖고 싶어 한다. 그러나 지수는 해미가 원하는 삶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밖으로 나가 다른 여자를 만나고, 영어를 배우는 일을 못마땅해하며, 아들을 낳기를 계속 요구한다.
그 부분이 유난히 아팠다. 그 시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가의 필력에 감탄했다.

해미는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 했다. 전쟁 중 가족의 생존을 위해 지수를 선택했던 순간부터 해미의 삶에는 자신만의 의지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생겨났다.

그러다 해미는 경환에게 편지를 쓰고 다시 그를 만난다. 그리고 자신을 서울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다.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마음이 다시 흔들리는 순간이다. 경환을 향한 사랑 때문이었을까.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을까.
그녀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그 시대를 여자의 몸으로 산다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보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그럴 기회가 오지 않았을 뿐.
전쟁은 끝났지만 해미의 삶은 쉽게 평온해지지 않는다. 시대가 달라지고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히 누군가의 아내와 어머니라는 이름이 그녀를 따라다닌다.

나는 평범한 일상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자유인지 깨달았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선택 하나도 누군가에게는 평생 바라던 일이었을 것이다.
<<네가 나를 떠나면>>을 읽고 나니 해미라는 이름이 오래 남는다. 누군가의 아내도, 누군가의 어머니도 아닌 한 사람의 이름으로 말이다.

전쟁 속에서 사랑과 생존 사이에서 선택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과 여성의 삶을 다룬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 ‘내가 원하는 삶을 산다는 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해미의 삶을 따라가 보길 바란다.



>> 이 서평은 소담출판사(@sodambooks)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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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의 독 (애장판)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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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어리석은 자는 어떤 사람일까? 그런 사람에게는 왜 독이 있을까. 읽기 전부터 궁금증이 생겼다.

우사미 마코토의 <<어리석은 자의 독>>은 2015년 이즈의 고급 노인 요양원에서 시작해 1985년 무사시노의 난바 저택, 다시 1965년 지쿠호의 폐광 마을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병을 얻은 예순다섯 살의 노인이 고급 요양원에서 지내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1985년, 조카 다쓰야를 키우며 살아가던 요코는 기미의 소개로 난바 저택의 가정부가 된다. 그곳에서 평범해 보였던 일상에 숨겨진 사건과 과거를 마주하게 된다.
1965년, 석탄 산업이 기울면서 가난과 절망이 깊어진 지쿠호의 폐광 마을.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비극적인 선택들이 펼쳐진다.

처음에는 세 이야기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문장과 장면이 이야기 사이사이에 불쑥 등장한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던 말이 뒤에서 다시 등장하고, 지나간 인연도 다시 눈앞에 나타난다.

‘와, 이 사람이 한 말이었어?’

그제야 과거와 현재가 조금씩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크고 작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시계처럼 흩어져 있던 이야기들이 하나씩 맞물리면서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이 소설은 시대의 모습도 생생하게 담아낸다. 폐광촌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사람들의 고단한 삶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함께 나온다.

그 시간을 지나오며 사람들은 저마다 가슴속에 독을 품게 된다.

그 독을 어떻게 쓰느냐는 결국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난바 선생 역시 자신이 품은 독을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하고, 아내를 위한 선택을 한다.

그렇다면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독은 무엇일까.

분노일 수도 있고 상처일 수도 있다. 누군가를 향한 원망이나 끝내 포기하지 못한 욕망일 수도 있다. 같은 마음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누군가를 해치는 것이 되기도 하고, 내가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한다.

독과 약은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등장인물들의 선택이 언제나 옳았던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해치기도 하고, 누군가를 속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선택이 왜 나왔는지를 따라가다 보니 쉽게 잘잘못만 따질 수 없었다.

설마 했는데 이 사람의 과거사라니.
이 사람이 그 사람이었다니.

여러 번 놀라고 감탄하면서 읽게 되는 작품이었다.

이 소설 속 어리석은 자들은 각자의 이유로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걷는다. 그 선택이 옳았는지를 판단하기 전에, 그들이 얼마나 깊은 절망 속에 있었는지를 바라보게 된다.

그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궁금해졌다.

내가 품고 있는 독은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반전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복선이 촘촘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여러 시대의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되는 구성과 마지막에 진실이 드러나는 소설을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일본 미스터리와 묵직한 사회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잘 맞는다.



>> 이 서평은 블루홀식스(@blueholesix)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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