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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12월
평점 :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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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에 가장 먼저 호기심이 생긴 이유는, 게이 남편과 알코올 중독을 동반한 조울증 아내라는 설정 때문이었다. 이 두 사람은 어떤 사연으로 부부가 된 걸까. 그 점이 무척 궁금했다.
결혼한 지 열흘 된 부부, 아내 쇼코는 술에 쉽게 의지하고 감정의 기복이 큰 사람이며, 남편 무츠키는 남자를 사랑하는 내과 의사다. 게다가 무츠키에게는 오래 사랑해 온 대학생 애인 곤이 있다. 각자 애인을 둬도 된다는 조건으로 결혼한 두 사람이지만, 현재 쇼코에게는 따로 만나는 사람이 없다. 이 세 사람은 서로에게 숨기는 것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상대를 배려하며 살아간다.
등장인물의 설명이 없다면 이 부부는 지극히 평범해 보인다. 쇼코는 화분을 돌보고 번역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무츠키는 집안을 반듯하게 정리하며 아내의 상태를 살핀다. 조용하고 단정한 일상을 함께하는 부부의 모습이다.
다만 여기에 곤이라는 존재가 더해지고, 두 사람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이들은 사회가 정해 놓은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나게 된다.
작가는 인물의 감정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상황과 장면을 보여 주고, 독자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그 마음을 헤아리게 한다. 저자의 글은 감정을 ‘이해한다’기보다 ‘느끼게’ 되는 힘이 있다.
게다가 문장 사이사이에 스며 있는 표현들은 수채화처럼 장면을 그려 낸다. 푸근한 밤을 양갱 같다고 말하고, 게이 아들과 결혼한 며느리를 향한 마음을 ‘물을 안은 것 같다’고 표현하는 시아버지의 대사, 샤워하고 나오자마자 마시는 생수를 꿈처럼 맛있다고 묘사하는 장면까지.
그 순간의 온도와 감촉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만큼, 표현력이 탁월하다.
세 사람은 아무 문제 없어 보였다. 그들 나름대로 규칙을 정해 서로를 배려하며 생활했고, 각자의 공간을 존중하며 지내는 하나의 팀처럼 보였다.
문제는 이 세 사람이 선택한 삶의 방식이 아니라, 그 삶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다. 결혼을 했으니 당연히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말, 결혼만 하면 아픈 마음이나 상황도 자연스럽게 좋아질 거라는 기대, 다른 사람들처럼 비슷한 순서와 속도로 살아야 정상이라는 생각이 이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세 사람은 서로를 배려하며 어렵게 균형을 맞추고 있지만, 이런 말과 요구가 반복될수록 그 균형은 조금씩 흔들린다. 소설은 누군가를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혹은 ‘너를 위해서’라는 말로 삶을 바꾸려 드는 행동이 사실은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준다.
과연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인가.
<<반짝반짝 빛나는>>은 지금 이대로 살아가면 왜 안 되는지, 평범함은 누가 정하는지 묻는다.
반듯한 틀 안이 아니라, 프레임 밖에서도 삶은 충분히 빛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일본판 ‘대도시의 사랑법’을 읽는 듯한 흥미로운 소설. 파격적인 설정 너머로, 이 소설은 결국 사랑과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 이 서평은 소담출판사(@sodambooks)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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