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램프 - 2025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
바누 무슈타크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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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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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을 의심했다.
6살 아이가 유린당한 것도 모자라 목숨까지 잃은 사건이 바로 올해 인도에서 일어났다는 사실 때문이다.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저자는 그것뿐만이 아니라는 듯, 인도 카르나타카 지역을 배경으로 여성들이 살아온 현실을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로 들려준다. 읽다 보면 누군가의 삶을 바로 옆에서 듣는 기록처럼 느껴진다. 종교와 가족, 관습이라는 이름 아래 여성이 선택권을 갖지 못했던 시대의 공기가 문장마다 서늘하게 묻어난다.

읽는 내내 ‘여성으로 살아가는 게 인도만큼 어려운 곳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지금도 어린아이를 포함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이 뉴스로 전해지는 사회다. 이 책은 그런 현실이 과거의 일이 아니라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현장감 있게 그려낸다. 소설 속 여성들의 조용하지만 분명한 목소리를 빌려, 이렇게 살아야만 하느냐고, 다르게 살고 싶다고, 누군가의 아래가 아니라 동등한 자리에서 살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작가 바누 무슈타크는 1980년대부터 가부장적 질서와 종교적 억압에 맞서 활동해 온 운동가이자 변호사다. 그래서 가장 가까이에서 실제로 만난 여성들의 삶을 조심스럽게 옮겨 놓았다. 장난기 많은 아이들, 거리낌 없이 말하는 할머니, 권위에 기대는 종교 인물, 폭력적인 가족과 불만만 쌓인 남편, 그리고 모든 희생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했던 어머니까지. 현실감 있게 그려진 인물들이 이야기에 힘을 싣는다.

이야기는 암담한 현실을 담고 있지만 끝까지 우울한 분위기로만 흐르지는 않는다. 속도감 있게 읽히고, 곳곳에 풍자를 닮은 유쾌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웃음이 스치듯 지나가지만, 그 안에는 현실을 견디는 사람들의 자세가 담겨 있다. 여성의 고통을 불쌍하게만 그리는 대신, 침묵 속에서도 삶을 붙잡고 각자의 방식으로 저항하며 버텨 온 시간에 집중한다. 사소해 보이는 사건 하나가 사회 전체의 구조를 드러내고, 비록 이런 현실일지라도 희망을 꿈꾼다는 메시지가 문장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비친다.

이 소설에는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담겨 있다. 당신이 지금 느끼는 이 불편함이 인도의 많은 여성들이 매일 느끼는 감정임을 통감하게 한다. 또한 억압받는 사람들이 어떤 변화를 꿈꾸고 있는지도 느낄 수 있다. 타국의 문제라며 우리가 너무 쉽게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 이 서평은 열림원(@yolimwon)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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