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경 지음 / 래빗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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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황새가당신을찾아갑니다
#이경 #래빗홀 #래빗홀클럽1기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
ㅡ 젖병 소독기 보틀스의 최신 모델을 샀는데 거실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났다??
매일 우는 갓 태어난 아기. 전혀 도움 안되는 남편. 하루 중 인공지능 알렉산더와 대화하는 그 시간이 유일하게 숨통 트이는 시간이었다.
🔸️p34
인공지능과 몇 분 떠든다고 괴로움이 해소될 리는 없습니다. 그건 우리 고객들도 다 아실 테지만 어떤 순간의 가벼운 기분 전환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ㅡ 백일도 안된 아기와 기차를 타고 친정에 간다?
카시트에 태워 몇 시간을 자차 운전해서 엄마에게 간다??
상상만으로도 식은 땀이 나고 눈 앞이 하얘진다.
29살에 애 셋을 키우는 예진이가 알려준 '황새영아송영'에 신청했다.
아기와 나를 엄마가 계신 남해까지 안전하게 이동시켜달라고!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비쌌다. 하지만 아기를 돌봐주고 엄마는 쉴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p89
젖지도 않은 기저귀를 반복해 갈면서, 물지 않는 젖병을 반복해 물리면서,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울음이 제발 그치기만을 기다리면서.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그렇게, 한밤중에 우는 아기를 우두커니 안고 서서 같이 눈물이나 짠다는 사실을 믿지 못할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의 이름으로
ㅡ 존엄사를 신청한 장옥련님. 이제 그 긴 시간을 돌고 돌아 오늘 실행하려 한다. 입회인들이 모두 모인 그 시간, 증인으로 지목된 IM-901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였다. 다시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공무원을 붙잡고 모두가 구공일은 그냥 로봇이 아니라 말한다.
🔸️p153
그때 명희가 뒤에서 구공일의 몸체를 툭툭 건드렸다. (..)고개를 돌려 명희의 기묘한 표정을 인식한 간병 로봇이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대답했다.
"확신합니다."

💯만물의 앎에는 참으로 끝이 없다
ㅡ 카페 한가의 유일한 바리스타 IM-901. 주민 사람들에게 커피를 팔고 매실을 따서 매실청을 담그는 로봇이다. 로봇 친구 구금산이 찾아왔는데, 망자 천도제를 지내려고 왔단다. 로봇이 굿을 한단다.
🔸️p187
인간도 로봇도 그렇게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는 언제나 실패해왔다. 우리의 예측보다 대멸종은 빨랐으나 멸망은 반대로 느렸듯이.

💯보편적인 내 엉덩이
ㅡ 기차역에서 만나기로 한 영주와 코엘룸. 당연히 외국인이라 생각했던 영주는 로봇 등장에 당황했다. 코엘룸은 가톨릭 성당만 전문적으로 짓는 로봇이다. 지금 기차를 타고 가는 곳엔 로봇의 조상인 말레우스가 있다. 설레는 로봇을 보는 것은 신기할 따름이었다.
🔸️p236
마지막으로 영주가 뒤를 힐끗 돌아보았을 때, 코엘룸은 두 손으로 중절모를 벗어 가슴에 댄 자세로 움켜쥐고 있었다.
저 청동색 눈에 어른대는 게 눈물일 리는 없고...대체 뭘까?

💯채팅GPT의 신들
ㅡ 여기가 어디지? 말풍선으로 대화를 하는 곳? 난 분명히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지금 있는 곳이 33번 디지털 우주라고? 당신은 신이라고? 그럼 나는 뭐야?
🔸️p246
그리고 아샤누에게 선명한 의식이 들어왔을 때였다.
대체 여긴, 어디지?

🎐
육아 도우미 로봇, 아기 전담 돌보미 로봇, 간병인 로봇, 바리스타 로봇, 무당 로봇, 건물을 짓는 로봇, AI 세상까지.
앗, 이런 분야에도 로봇이 등장하다니 싶었던 것도 있었지만 있으면 좋겠다 싶었던 로봇도 있었다.

'힘없이 축쳐져 누워있는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 로봇은 인간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겠지? 스스로 판단해서 환자를 위한 일을 수행하면 큰 도움이 될거야.'
'육아로 지친 엄마들의 잃어버린 자존감을 세워주는 로봇도 좋아. SNS에서 울고 웃는 엄마들이 집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긍정적인 방법이 될거야.'
'로봇이 만든 커피는 늘 맛도 똑같겠지? 매번 갈 때마다 달라지는 커피 맛에 실망하진 않을꺼야.'
재미난 상상을 보태, 현실적인 문제를 접목시킨 이야기들.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에 맞게 공감을 이끌어낼 소설이었다.

인류를 돕는 일로 최적화된 로봇들의 등장.
엉뚱하고 기발한 이야기들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설.
상상했던 미래를 시각화하는데 성공적인 소설이라 추천해봅니다. 🌟🌟🌟🌟🌟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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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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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궁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시공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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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쩍이는 칼날, 흩뿌려진 선혈, 분노하는 세자. 아무도 몰라야 하는 진실을 파헤치는 백현과 서의진.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
세자 저하의 처소로 한밤중에 불려간 난신 의원과 지은, 백현이었다.
그곳엔 세자 저하는 없었고 이름 모를 내관이 누워 있었다. 세자가 있는 척 하며 시간을 보내는 세 사람. 새벽이 다 되어가는 시간, 세자가 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세자 저하가 궁에 없었던 그 시각, 혜민서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뭉퉁한 칼날로 베인 목과 등, 날카로운 작은 무기로 찔린 목과 가슴. 시체는 그날의 참상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둘은 혜민서 의녀였고 한 명은 궁녀였다. 백현의 스승 정수의녀가 용의자로 붙잡혔다. 무언가 알고 있지만 입을 열지 않는 그녀를 위해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아야만 하는 백현.
허름한 옷을 입고 양반임을 숨긴 채 정보를 모으고 있던 종사관 서의진의 비밀 수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p126
"그날 밤 저하께서 궁으로 돌아오셨을 때 의복은 더럽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핏자국이나 긁힌 흠집 하나 보지 못했어. 내 말을 믿어주기 바란다. 저하께서는 결백해, 현 의녀."
✍️p153
"바르고 훌륭한 일을 하는 대가로 네 아버지의 인정을 잃는다 해도, 그 길을 선택하겠느냐? 올바른 행동을 하면서 주변 사람 비위까지 맞출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단다. 거의 없지."
✍️p196
"그때가 되면, 나를 지켜봐줘. 나도 항상 너를 지켜봐줄 테니까."
✍️p234
"그러니 세자 저하와는 거리를 둬야 해. 현 의녀. 저하와 엮인 사람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같이 저승길에 오를 거야."

🌙
궁 안은 벽에도 귀가 있고 눈이 있다고 말한다.
어디에나 첩자가 있고 믿었던 사람이 적이 되는 일도 흔하다.
자신의 말에 힘을 싣기 위해 이간질을 하고 모함을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그런 궁 안에서 목숨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봐도 못 본 것처럼, 들어도 못 들은 것처럼 지내야 했다. 모두가 숨죽이며 지내는 것은 임금과 세자가 바람 앞에 촛불처럼 위태로운 사이였기 때문이다.
임금이기 전에 아버지인 임금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었던 세자는 늘 상처받은 아들이었다. 그 분노와 화는 칼 끝으로 향했고 거슬리는 눈빛, 말, 행동을 하는 모두에게 분풀이를 했다.
그 칼로 많은 사연들이 생겨났고 또 다른 분노가 다른 이에게 분출하게 되었다.
그렇게 살인은 살인으로 돌아오고 애먼 사람의 목숨도 위태롭게 했다.

그 모든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백현은 자신이 아는 비밀을 숨긴 채, 조사해야 하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아버지 호조판서의 냉담한 눈빛과 태도는 늘 차가웠다. 기생 출신 엄마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서출이면서 여자였으니 인간 취급 못 받았지만 눈 밖에 나지 않으려 늘 아둥바둥 살았다. 잠들지 않고 공부해 내의녀가 된 이유기도 했다. 완벽한 증거가 아닌 이상 나서지 말라는 대감 마님의 말에 오히려 오기가 생긴 백현은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들어 그런 마음이 드는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홀로 고군분투하는 백현에게 나타난 서의진.
어린 나이에 종사관이 되었지만 오만하지 않고 정의로웠다. 포도 대장이 주장하는 말은 진실이 아님을 알았고 홀로 진범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계속해서 만나게 되는 백현과 서서히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공동 수사가 시작된다.
그러다 정도 통하였으니, 달달하기도 했다.
(국밥에 있는 고기를 내어주고, 잠든 백현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고..🤭🤭)

눈 앞에 그려지는 장면들. 어두운 궁 안을 작가님의 펜 끝을 따라 함께 이동하는 듯 했다.
짧은 문장들이 긴장감을 더했고 가독성도 높였다. 술술 넘어가는 책장이 아쉬워지는 소설이었다. 범인이 누군지 유추해보는 재미를 더하는 이야기라 푹 빠져 읽게 된다.
역사적 사실을 이용했지만 너무 사극 톤은 아니어서 편하게 읽히는 장점도 있다.

촘촘하게 짜인 스토리,
멋진 종사관과 어여쁜 내의녀의 로맨스,☺️
범인을 찾는 두 사람 옆의 그림자 하나,
비밀은 하나가 아니었고,
범인이 밝혀졌지만,
무언가 꽉 막힌 억울함이 그자리를 대신했다.😥

퓨전 사극 좋아하시는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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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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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둥.
악마가 탄생하는 순간을 보고 말았다. 분노에 사로잡혀 눈 앞의 걸림돌을 치우듯 사람을 해치우는 악마들. 이번엔, 살려 마땅한 사람들이다.

💥 고등학교 문학선생님이었던 킴볼. 그는 자신이 수업 중이던 교실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후 학교로 복귀하지 못한다.
그때의 일을 만회한다는 마음으로 경찰이 된 킴볼. 그는 스버슨 부부 살해 사건을 조사하던 중 용의자 릴리를 쫓다 목숨을 잃을 뻔 한다. 게다가 용의자를 사랑하게 되는 킴볼. 결국 경찰을 그만두고 사설탐정이 된 킴볼은 헨리라는 이름으로 탐정일을 시작했다.
구글 검색으로 사설탐정을 찾던 조앤은 '설마?' 하는 마음으로 상담을 요청했고, 자신을 가르치던 킴볼 선생님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조앤은 자신의 남편 리처드가 팸이라는 직원과 바람을 피는 것 같다고 조사를 의뢰한다. 심증만으로는 소송할 수 없으니 정확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조앤. 몇 가지 질문 후 헨리를 조앤의 의뢰를 맡기로 한다.
리처드와 팸을 매일 지켜보던 헨리는 드디어, 매주 금요일마다 간다는 빈 집으로 그들을 따라간다. 차를 세우고 현장 사진을 찍으려는 그 때, 몇 번의 총소리가 들린다. 급하게 올라가 보니, 팸을 죽이고 자살한 리처드.
헨리는 그렇게 모든 진술을 하고도 뭔가 찜찜한 기분에 사로잡히고 마는데....

✒️p51
조앤에게는 언제나 적이 생길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p64
"두에인을 죽여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중략) 조앤은 두 손을 펼쳐 앞으로 내밀며 어깨를 으쓱했다. 리처드는 여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긴 채 한마디 덧붙였다. "완벽한 계획이야."
✒️p168
긴장과 흥분을 동시에 느껴졌다. 나는 사람을 죽일거야. 조앤은 이런 생각을 하며 머릿속에서 살인 계획을 실행해 보았다.
✒️p220
리처드는 자신은 그날 밤에 그 폭풍 속에서 새로 태어나 이 땅에 발을 딛게 되었다는 말을 조앤에게 하고 싶었지만 지나치게 과장하고 싶지는 않았다.

💥 10만 독자가 선택한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후속작!!!
💥 악마를 잡기 위해 살인자와 손잡는 이야기.
💥 살인자를 사랑한 형사.

1장은 킴볼의 제자가 찾아와 남편의 뒷조사를 의뢰하는 사건과, 15년 전 조앤이 조앤의 가족들과 여행간 케너윅에서의 사건이 교차하며 그려진다.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가 쫀쫀하게 긴장감을 이어간다. 그러다, 악마가 탄생하는 순간을 눈으로 확인하게 한다. 😳

2장은 리처드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결국 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네 명이다.
그 중 한 명인 리처드.
살인을 상상하는 머리 속, 어떤 순간에도 감정이 담기지 않는 말투, 오로지 한 사람을 위한 시선, 기복없는 감정까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 속 소년이 생각나는 캐릭터였다.

3장은 살려 마땅한 사람들은 남기고,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 죽게 된다.
헨리가 리처드와 팸의 죽음이 미심쩍어 도움을 청한 곳은 릴리. 자신을 죽일 뻔한 살인 용의자 릴리와의 인연도 평범하진 않다.
경찰을 그만두게 한 사람과 아무도 모르게 꾸준히 인연을 이어가는 킴볼도 정상은 아니다.
그러고 보니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제대로 미친 사람들이었다.

모든 것이 얽히고 설킨 이야기.
악마와 악마가 손을 잡고, 악마를 잡기 위해 악마에게 도움을 청하는 스릴러.
마블 영화의 쿠키 영상처럼 마지막까지 사연이 숨어 있는 소설이니 마지막 한 줄까지 꼭 읽어야합니다.😲

악마의 속삭임에 농락당하는 사람들.
속도감 있는 전개💥
대반전 스토리💥
페이지터너 보장💥

<죽여 마땅한 사람들>,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의 충격을 이어갈 <살려 마땅한 사람들> 꼭 보세요. 너무 재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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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페이지 저자, 송섬별 역자 / 반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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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전한 '나'로 인생을 살기 시작한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글이었다. 다시 태어났다는 표현은 맞지 않았다. 원래 그렇게 태어났다는 걸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을 뿐!

✍️p38
내가... 나일 수 있는 다른 차원으로 모험을 떠나던 그때. 그저 어린 소년이 아니라 남자, 사랑에 빠지고, 상대에게서 사랑받을 수 있는 남자이던 때. 어째서 우리는 그 능력을 잃어버린 것일까?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 낼 수 있는 능력을? 이층침대는 하나의 왕국이었고 나는 소년이었다.
✍️p51
"나는 그저 네가 최선의 삶을 살길 바랄 뿐이야... 널 보호하고 싶은 거란다...네가 힘든 삶을 살길 바라지 않아." 이런 정서는 내게 스며들지 않고 미끄러져 흘러갔다.
✍️p111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 우선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2014년의 커밍아웃은 선택했다기보다는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한 것이었지만, 맞다, 그건 내가 나 자신을 위해 한 일들 중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였다.
✍️p126,127
널 도와주고 이해해 줄
다정한 사람이 나타날 거야
너를 닮은, 따스한 손을 필요로 하는 사람
ㅡ 길을 걸으며 그 곡을 들었다.(...) 그 이유는 남들과는 다른, 좀 괴상한 것이었다.

🌙
이 배우는 영화 '주노'를 통해 알게 됐다. 자그마한 체구였지만 당찬 캐릭터에 아주 딱 맞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풋풋한 고등학생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에 푹 빠져 보았던 기억이 난다.

우연히 본 '엄브렐러 아카데미'에서 만난 그녀가 괜시리 반가웠다. 꾸밈없는 연기도 여전하다 하며 보던 중에 긴 가발을 쓰고 나타난 시즌 3가 기억난다. '뭐지?'라는 생각에 검색해본 기사엔 왠 남자가 앉아있었다.

엘리엇 페이지. 그를 그렇게 처음 만났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읽어볼 수 있다는 생각은 설레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하다.
책을 읽기도 전부터 많은 상처를 받지 않았길 바라게 되는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읽었다.

🌙
4살, 그때부터 이미 자신의 몸과 자신이 인식하는 성이 다름을 알았다고 한다.
여자의 몸으로 태어난 자신의 몸과 자신이 생각하고 바라는 몸이 다르다는 것은 큰 왜곡이었다. 젠더 디스포리아(*성별 불쾌감)를 자해, 폭음, 거식증 등으로 표출했다.
철저히 자신을 벌 준다는 마음으로 자신을 돌보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영화는 꾸준히 찍었고. 꾸준히 누군가에게 자신의 성정체성을 이해받고 싶어했다.
영화가 잘되서 점점 세상의 이목이 자신에게 집중되기 시작했고, 반면에 자신의 젠더 문제가 들킬까봐 벽장 속으로 점점 숨어드는 엘리엇이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영화 배우, 그러나 모두가 손가락질하고 욕하는 동성애자.
둘의 간극은 자신의 성의 왜곡만큼이나 컸다.
심리 상담을 받아도, 약을 먹어도, 점점 심해지는 공황과 공허함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책은 어린 시절의 이야기에서 갑자기 20대의 이야기로 다시 10대의 이야기. 또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등 다소 어수선한 느낌을 받았다.
이는 엘리엇이 얼마나 혼란스러운 상태였지는지를 추측하게 했다. 생각의 흐름에 따라 쏟아낸 이야기들은 마치 그동안의 답답함을 호소하는 느낌이었다.

자신은 동성애자라고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했다.
그런데도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온전히 자신을 자신답게 느끼지 못했다. 여전히 젠더 디스포리아를 겪는다. 열심히 운동해 가꾼 슬림한 복근처럼 가슴도 그러길 늘 바라는 엘리엇은 트렌스젠더라고 또 한 번의 커밍아웃을 한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아픈 일을 겪지만 그래도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답게 살고자 했던 그의 선택은 유방절제술까지 받게 한다.

그는 웃통을 벗고, 수술자국이 남은 상체를 공개한다. 아주 환한 큰 웃음이 만연한 얼굴은 그동안의 상처와 고민과 눈물을 보상받은 듯 보였다.
그 사진을 보면서 생각했다.
사랑하는 엄마도, 사랑하는 여인도, 어쩔 수 없었던 나를 사랑하는 일.
사는 내내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만큼 제대로 살고 싶었던 그였다. 그의 모든 선택은 뼈를 깍는 고통이 뒤따랐지만, 이제부턴 환한 미소만큼이나 행복한 날들만 가득하길 바란다.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제일 어려웠던 한 사람의 이야기였다.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서툰 모든 분들께 엘리엇 페이지의 치열함을 느껴보시길 추천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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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이용약관
케이시 지음 / 플랜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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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마음이용약관
#부정적인감정들은함축적으로
#행복은짧게끊어서오래쓰겠다
#케이시
#플랜비

✒️ 불안을 보는 시선,
🔸️내 손가락은 터칠르 벗어나 고유의 기능인 '가리키기, 집기, 쓰기'를 되찾았다.
🔸️난 막연한 불안감이 들 때 끄적인다. 몰라서 두렵기 때문이다.
🔸️흐른다는 건 사이에 존재한다는 의미였다.
🔸️어른도 아프다. 어쩌면 통증이 더 넓고 깊게 박히는 것 같다.
🔸️상처 난 과일은 무르지만 씨앗은 단단함을 잃지 않았다.
🔸️결론은 안고 살기였다. 사랑으로 안자. 어깨에 짊어지면 짐이지만 가슴으로 품으면 사랑이 되는 것처럼.
🔸️불안은 썩은 이를 뽑는 것처럼 영구적으로 제거하는 것인 줄 알았지만, 머리를 자르고 손톱, 발톱을 자르는 것처럼 다듬는 것이었다.
🔸️불안은 정확히 내 상상력만큼 커졌다.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하면서 내가 보는 게 옳다고 믿는 쉬운 선택을 하며 살았던 것 같다.
🔸️난 파도는 잘 피했지만, 인생 문제를 피하려다 엉뚱한 데서 깨고 말았다.
🔸️나를 원심분리해 나를 수식하는 것들을 줄이면 남는 건 '나', I. 얼마나 심플한가. 또한 얼마나 중요한가.

✒️ 삶을 보는 시선,
🔸️표현은 세계를 확장하는 확실하고 훌륭한 방법이었다.
🔸️그러니까 서로의 속도를 존중하고 입력 중...일 때 끼어들면 못 쓴다.
🔸️기대가 없다면 사랑이다.
🔸️징징대는 것보다 자랑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듣는 에너지가 더 기분 좋다.
🔸️일상의 내 행동이 1%만 달라져도 1년 후 도착지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작은 우연에서 기회들이 잉태했다.
🔸️버킷리스트를 지운다. 이 리스트를 취소선으로 가득 채우는 게 가장 나답게, 성공적인 삶을 산 증명서라고 본다.
🔸️후회도 자책도 할 필요 없이 나는 부분적으로 맞았다. 틀리지 않았다. 선택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옳았다.
🔸️구걸하듯 원하고 기대하면 작고 초라해졌다. 그렇게 매몰됐다. 파생상품이 위험한 이유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가짜를 진짜로 알고 살다가 뒤늦게 다시 사춘기가 왔다. "진짜 내가 누군데!"
🔸️내 주변에 미치는 힘의 방향도 원심력에서 구심력으로 변한다.(...) 덕분에 나는 더욱 진해졌다.
🔸️삶은 편집하기 전의 영화 필름과 같은 것이다.
🔸️자책 지지, 자기 비하 안 돼! 밤샘 그거 위험해! 비교하면 혼나! 쓰읍!
🔸️행복은 사춘기와 갱년기를 섞은 것처럼 변덕스럽다.
🔸️소중한 것들은 소중하지 않아 보이는 가면을 썼다.
🔸️싸워서 소송으로 이어지는 길게는 몇 년간의 지난한 싸움보다 짧은 사과가 인생의 귀한 시간 낭비를 막는 것이다. 변호사 빼고는 모두 패자다.
🔸️치유와 회복이 이뤄지는 곳을 많이 찾는 게 인생의 재미다.
🔸️내가 나를 책임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유를 가진다.
🔸️"와! 오늘 가능성 한 번 터뜨려 볼까?"
🔸️사랑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것에는 억압의 씨앗이 숨어있었다.

🎐이 작은 책 한권 전부를 밑줄 그을 뻔 했다.
그러다 연필도 필기 하는 것도 내려놓고 읽기만 했다. 읽다가 끄적이는 노트도 깨끗했다.
책을 읽는 행동 이외엔 (그리고,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작가님의 글은 불안에 대한 글과 삶에 대한 글로 나뉘어진다. 카테고리 별로 작가님의 명제를 적어보았다. 몇 개만 적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만약,
이 책이 너무 궁금한데 시간이 없다면 맨 마지막 한 페이지라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책 내용을 한 페이지에 다 담아낸 작가님의 능력에 소름 돋았어요.👍 )

진지하면서 가끔 농담도 던지는 책.
불안을 다독이는 책.
인생을 진실되게 바라보는 책.
많은 분들이 공감하며 읽을 책이라 추천해봅니다.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의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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