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궁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시공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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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쩍이는 칼날, 흩뿌려진 선혈, 분노하는 세자. 아무도 몰라야 하는 진실을 파헤치는 백현과 서의진.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
세자 저하의 처소로 한밤중에 불려간 난신 의원과 지은, 백현이었다.
그곳엔 세자 저하는 없었고 이름 모를 내관이 누워 있었다. 세자가 있는 척 하며 시간을 보내는 세 사람. 새벽이 다 되어가는 시간, 세자가 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세자 저하가 궁에 없었던 그 시각, 혜민서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뭉퉁한 칼날로 베인 목과 등, 날카로운 작은 무기로 찔린 목과 가슴. 시체는 그날의 참상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둘은 혜민서 의녀였고 한 명은 궁녀였다. 백현의 스승 정수의녀가 용의자로 붙잡혔다. 무언가 알고 있지만 입을 열지 않는 그녀를 위해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아야만 하는 백현.
허름한 옷을 입고 양반임을 숨긴 채 정보를 모으고 있던 종사관 서의진의 비밀 수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p126
"그날 밤 저하께서 궁으로 돌아오셨을 때 의복은 더럽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핏자국이나 긁힌 흠집 하나 보지 못했어. 내 말을 믿어주기 바란다. 저하께서는 결백해, 현 의녀."
✍️p153
"바르고 훌륭한 일을 하는 대가로 네 아버지의 인정을 잃는다 해도, 그 길을 선택하겠느냐? 올바른 행동을 하면서 주변 사람 비위까지 맞출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단다. 거의 없지."
✍️p196
"그때가 되면, 나를 지켜봐줘. 나도 항상 너를 지켜봐줄 테니까."
✍️p234
"그러니 세자 저하와는 거리를 둬야 해. 현 의녀. 저하와 엮인 사람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같이 저승길에 오를 거야."

🌙
궁 안은 벽에도 귀가 있고 눈이 있다고 말한다.
어디에나 첩자가 있고 믿었던 사람이 적이 되는 일도 흔하다.
자신의 말에 힘을 싣기 위해 이간질을 하고 모함을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그런 궁 안에서 목숨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봐도 못 본 것처럼, 들어도 못 들은 것처럼 지내야 했다. 모두가 숨죽이며 지내는 것은 임금과 세자가 바람 앞에 촛불처럼 위태로운 사이였기 때문이다.
임금이기 전에 아버지인 임금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었던 세자는 늘 상처받은 아들이었다. 그 분노와 화는 칼 끝으로 향했고 거슬리는 눈빛, 말, 행동을 하는 모두에게 분풀이를 했다.
그 칼로 많은 사연들이 생겨났고 또 다른 분노가 다른 이에게 분출하게 되었다.
그렇게 살인은 살인으로 돌아오고 애먼 사람의 목숨도 위태롭게 했다.

그 모든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백현은 자신이 아는 비밀을 숨긴 채, 조사해야 하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아버지 호조판서의 냉담한 눈빛과 태도는 늘 차가웠다. 기생 출신 엄마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서출이면서 여자였으니 인간 취급 못 받았지만 눈 밖에 나지 않으려 늘 아둥바둥 살았다. 잠들지 않고 공부해 내의녀가 된 이유기도 했다. 완벽한 증거가 아닌 이상 나서지 말라는 대감 마님의 말에 오히려 오기가 생긴 백현은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들어 그런 마음이 드는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홀로 고군분투하는 백현에게 나타난 서의진.
어린 나이에 종사관이 되었지만 오만하지 않고 정의로웠다. 포도 대장이 주장하는 말은 진실이 아님을 알았고 홀로 진범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계속해서 만나게 되는 백현과 서서히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공동 수사가 시작된다.
그러다 정도 통하였으니, 달달하기도 했다.
(국밥에 있는 고기를 내어주고, 잠든 백현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고..🤭🤭)

눈 앞에 그려지는 장면들. 어두운 궁 안을 작가님의 펜 끝을 따라 함께 이동하는 듯 했다.
짧은 문장들이 긴장감을 더했고 가독성도 높였다. 술술 넘어가는 책장이 아쉬워지는 소설이었다. 범인이 누군지 유추해보는 재미를 더하는 이야기라 푹 빠져 읽게 된다.
역사적 사실을 이용했지만 너무 사극 톤은 아니어서 편하게 읽히는 장점도 있다.

촘촘하게 짜인 스토리,
멋진 종사관과 어여쁜 내의녀의 로맨스,☺️
범인을 찾는 두 사람 옆의 그림자 하나,
비밀은 하나가 아니었고,
범인이 밝혀졌지만,
무언가 꽉 막힌 억울함이 그자리를 대신했다.😥

퓨전 사극 좋아하시는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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