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를 위한 변론
송시우 지음 / 래빗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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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어의 소송
ㅡ 하이트 왕국의 맥스 왕자가 살해됐다. 오비 왕국의 카스 공주와 결혼하기 하루 전에 말이다.
수개월의 수사 끝에 맥스 왕자가 떠돌이 소녀로만 알던 에일이 인어로 밝혀졌고, 살인 혐의로 기소되는데..
✒️p15
"맥스 왕자님이...왕자님이...돌아가셨습니다!"
호프는 소리치며 직감적으로 에일을 노려보았다.
🔶️ 선녀를 위한 변론
ㅡ 나무꾼 살인 사건의 피해자는 무방비 상태에서 머리를 돌절구로 수차례 맞아 죽었다. 경찰은 평소 남편에게 불만이 많았던 '선녀'를 살인 혐의로 체포한다. 이에 격분한 여성단체들이 나서서 선녀를 변호하는데...
✒️p68
피해자 이쇠돌의 절도, 약취유인, 강간, 협박 등 수년간 이어진 범죄행위로 인해 선녀의 인권이 유린되어왔다는 점을 참작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 누구의 편도 아닌 타미
ㅡ 서행물산 총무부에서 급여와 직원 복지를 담당하는 임기숙은 반려견 타미와 함께 산다. 요즘 해외영업부에서 일하는 추예나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 이젠 무단결근까지 해서 집으로 찾아가게 만들다니....
✒️p119
추예나는 인정받는 똑똑한 신입 사원에서 분노로 펄펄 끓는 싸움닭으로 변했다. (...) 서행물산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또라이가 되었다고 요약하면 정확할 것이다.
🔷️ 모서리의 메리
ㅡ 카페 개랑이 곧 폐업을 한단다. 그동안 강아지와 함께 왔던 단골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모서리의 메리도 손님들을 빤히 쳐다보는 것으로 그들을 맞이했다. 자주 오던 손님들을 떠올리던 사장은 임기숙의 한마디에 서연이라는 손님을 떠올리는데...
✒️p161
겁이 많으면 호기심이 없든지 호기심이 많으면 겁이 없든지 해야 할 텐데 둘 다 많은 것이 메리의 딜레마였다. (...)그래서 손님이 들어오면 몸은 기둥 뒤로 숨긴 채 모서리로 슬그머니 고개만 내밀어 관찰한다.

🔘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ㅡ 10대 청소년인 김윤주는 멍하게 앉아 있었다. 어제의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윤주는 8살 서정우를 납치 살해한 피의자였다. 끔찍하게도 사체는 오른쪽 손이 잘린 채 첼로 가방 안에 있었는데...
✒️p196
"똑바로 들어. 어디서 들은 건 있나 본데, 넌 피해자가 아니야. 범죄 피해자라면, 더구나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물론 신뢰관계인을 동석해야지. 하지만 넌 아동 납치 살인 피의자고 지금 체포된 상태야. 네 부모도 신문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고."

⭕️
인어공주,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오마주한 1편과 2편.
세상의 모든 맥주 이름이 다 등장해야 이야기가 끝나려나 했던 <인어의 소송>에선 초반에 이름때문에 웃음나서 혼났다.
(한동안 마트에서 맥주보면 웃음날거 같아요.😁)
하지만 작가님은 이야기가 흐를수록 사건에 집중하게 하는 솜씨를 발휘했다.
또한 이야기를 오마주한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재의 사법부와 과학수사 기법까지 등장시키는 등 새로운 방법으로 두 주인공의 억울함을 풀어낸다.

3편과 4편에선 임기숙과 타미의 활약이 계속 이어진다.
(첫 번째 소설집 <아이의 뼈>에 수록된 '5층 여자'와 '원주행'에 등장했던 그녀와 강아지이다.)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있다가 문득 실마리를 풀어 한마디씩 하다보면 사건을 해결하게 되는 임기숙.
말과 행동 속에 숨긴 뜻을 찾아내 문제를 해결하곤 타미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그녀. 시크하기보단 불안증이 높은 여성이었다.

5편에선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이 짧게 실려있다.
10대 청소년들의 범죄가 심각해지는 요즘. 그 잔인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잘못을 깨닫기는 커녕, 오히려 자신은 10대니 처벌받지 않는다고 큰소리 치는 모습을 보이며 촉법소년의 문제점을 상기시킨다.
거기다 인터넷으로 만들어진 가상 세상에서의 부캐를 실제 세상과 분리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다루고 있어 사회적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인어, 선녀, 임기숙, 이규영은 다양한 곳에서 존재하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사법부의 등장, 수사기법의 발달, 번뜩이는 통찰력과 아이디어, 여성만의 꼼꼼한 수사력으로 자신들 앞의 부당함을 해결해낸다.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다뤄 긴장감을 높였다.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답게 다양한 소재를 다뤄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마인드를 흔들게 한다.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좋아하시면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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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
우메노 고부키 지음, 채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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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는 일을 멈추면 이 소설은 사라질지도 몰라요! 오른쪽에서 두 번째 별에서 온 이야기. 너무나 사랑스럽네요.🥰🥰

✨️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아마네의 생일날. 우리들의 아지트, 네버랜드에서 생일파티를 할거예요. 깜박하고 놓고 온 천식약이 좀 마음에 걸리는데 오늘은 즐거운 일들만 가득할테니 그냥 네버랜드로 달려갔어요. 모두가 모인 그곳.
즐겁기만 할거라 기대했던 곳에서 아마네가 죽었어요. 내가 천식약을 먹고 오지 않아서 쓰러지는 바람에 물을 구하려다 산비탈에 떨어져 죽었어요. 모든게 다 제 탓이예요.

그런 마음으로 살아온 지난 8년.
음습한 외톨이가 되어 늘 가슴 한구석에 죄책감을 가진 채 사는 기리였다. 친구들의 놀림에도 무덤덤하고 학교도 잘 나가지 않았다.
그시절 친구들은 모두 어떻게 지내는지 알지도 못한다. 다만, 늘 예전처럼 연락을 주는 마리나가 있었다. 내 대답이 없어도 늘 한결같았다.
무더운 여름,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처럼 유키네가 내 앞에 나타났다.
정말 아마네를 죽였냐고 묻는 당돌한 소녀가 바로 아마네의 여동생이었다. 미안한 마음에 그날의 일을 알려주었고 유키네는 어쩌면 사고사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타살일지도 모른다는 말에 기리는 처음으로 그날의 사건에 의문을 가진다.
되돌리고 싶다면 타임 리프를 하면 된다는 유키네. 후회되는 곳으로 되돌아가 제대로 해결하고 오면 된다고 한다.
그날의 아마네를 다시 되살릴 수만 있다면 몇 번이고 시간여행을 하겠다 마음 먹는 기리였다.
첫번째 타임 리프를 하고 기리는 천식약을 먹고 현재로 되돌아오는데.....

💫p24,25
"당신이 언니를 죽였나요?"(...)
"내가..."
ㅡ 아마네를 죽였다.
팔 년 전 여름 이후로 탁한 색밖에 비치지 않게 되어버린 내 시야 속.
초록빛을 띠고 있지만 칙칙한, 너무나 눈부셨던 녹청색의 썩어버린 하늘이 내 눈에 따갑게 스며들 뿐이었다.
💫p42
"할 수 있다니까요, 타임 리프. 내가 당신을 과거로 데려가 줄게요. 당신이 후회했던 일을 털어낼 수도 있고, 당신의 인생도 의미있게 바꿀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ㅡ 언니를 되살릴 수도 있다고요.
💫p159
"그 녀석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은 사람은 나야..."
스스로의 죄를 인정한 나는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늘 그랬다. 결국 전부 내 탓이지 않은가.
💫p359
"나랑 약속해. '어른'이 되겠다고."

✨️
생일 파티에 모인 친구들 중 한 명이 죽는다.
천식 발작을 일으킨 아이를 도우려다 산비탈에 떨어져 죽었다는 사고사가 이날의 전모다.
그런데, 타임 리프를 하는 기리를 통해 그날의 새로운 정보들을 알게 된다.
친구들 간의 비밀, 아무도 모르는 혼자만의 비밀들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사고사가 아니라면 누가 범인일까?
이 질문을 시작으로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을 다시 따져보게 되는 미스터리 소설. 주어지는 정보들로 퍼즐 맞추듯 범인을 찾아가는 소설.
쉽게 알아낼 수 있는 범인이지만 그 진실을 찾는 과정이 <피터 팬>의 모험가득한 이야기처럼 다이내믹하다.
타임 리프하고 온 현재는 자신이 알고 있던 정보들과 틈이 생기기도 했다. 살았던 사람이 죽기도 했고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기도 했다. 원수같은 친구가 절친이 되기도 했다.

타임 리프 ㅡ 현재 ㅡ 또 타임 리프 ㅡ 현재...
얼마나 많은 시간 여행을 하게 될지 궁금하던 그때. 기리는 자신이 타임 리프를 하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점차 깨닫게 된다.
친구들과의 우정?
죽은 친구를 되살리는 것?
처음 시작은 그랬을지 모르나, 이야기는 독자들의 기대 이상의 결말을 그려냈다.
사랑스러운 결말, 해피 엔딩이 주는 만족감을 듬뿍 얻을 수 있는 소설이다.

게다가 반전의 묘미까지.
시간 여행으로 바뀌는 미래에 놀라고 있을 틈도 없이 전체적인 이야기의 반전들도 깜짝 놀라게 한다.
시간 여행자가 한 명 더 있었다는 사실보다 더 큰 반전도 있었다.
어찌보면 정해진 결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쓰일까 궁금했는데 그 내용전개가 참 좋았다.

시간 여행 속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이야기.
판타지, 미스터리 둘 다 잡은 소설이니 재밌게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강추해요!!! 🌟🌟🌟🌟🌟

#오른쪽에서두번째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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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경 지음 / 래빗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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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황새가당신을찾아갑니다
#이경 #래빗홀 #래빗홀클럽1기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
ㅡ 젖병 소독기 보틀스의 최신 모델을 샀는데 거실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났다??
매일 우는 갓 태어난 아기. 전혀 도움 안되는 남편. 하루 중 인공지능 알렉산더와 대화하는 그 시간이 유일하게 숨통 트이는 시간이었다.
🔸️p34
인공지능과 몇 분 떠든다고 괴로움이 해소될 리는 없습니다. 그건 우리 고객들도 다 아실 테지만 어떤 순간의 가벼운 기분 전환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ㅡ 백일도 안된 아기와 기차를 타고 친정에 간다?
카시트에 태워 몇 시간을 자차 운전해서 엄마에게 간다??
상상만으로도 식은 땀이 나고 눈 앞이 하얘진다.
29살에 애 셋을 키우는 예진이가 알려준 '황새영아송영'에 신청했다.
아기와 나를 엄마가 계신 남해까지 안전하게 이동시켜달라고!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비쌌다. 하지만 아기를 돌봐주고 엄마는 쉴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p89
젖지도 않은 기저귀를 반복해 갈면서, 물지 않는 젖병을 반복해 물리면서,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울음이 제발 그치기만을 기다리면서.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그렇게, 한밤중에 우는 아기를 우두커니 안고 서서 같이 눈물이나 짠다는 사실을 믿지 못할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의 이름으로
ㅡ 존엄사를 신청한 장옥련님. 이제 그 긴 시간을 돌고 돌아 오늘 실행하려 한다. 입회인들이 모두 모인 그 시간, 증인으로 지목된 IM-901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였다. 다시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공무원을 붙잡고 모두가 구공일은 그냥 로봇이 아니라 말한다.
🔸️p153
그때 명희가 뒤에서 구공일의 몸체를 툭툭 건드렸다. (..)고개를 돌려 명희의 기묘한 표정을 인식한 간병 로봇이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대답했다.
"확신합니다."

💯만물의 앎에는 참으로 끝이 없다
ㅡ 카페 한가의 유일한 바리스타 IM-901. 주민 사람들에게 커피를 팔고 매실을 따서 매실청을 담그는 로봇이다. 로봇 친구 구금산이 찾아왔는데, 망자 천도제를 지내려고 왔단다. 로봇이 굿을 한단다.
🔸️p187
인간도 로봇도 그렇게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는 언제나 실패해왔다. 우리의 예측보다 대멸종은 빨랐으나 멸망은 반대로 느렸듯이.

💯보편적인 내 엉덩이
ㅡ 기차역에서 만나기로 한 영주와 코엘룸. 당연히 외국인이라 생각했던 영주는 로봇 등장에 당황했다. 코엘룸은 가톨릭 성당만 전문적으로 짓는 로봇이다. 지금 기차를 타고 가는 곳엔 로봇의 조상인 말레우스가 있다. 설레는 로봇을 보는 것은 신기할 따름이었다.
🔸️p236
마지막으로 영주가 뒤를 힐끗 돌아보았을 때, 코엘룸은 두 손으로 중절모를 벗어 가슴에 댄 자세로 움켜쥐고 있었다.
저 청동색 눈에 어른대는 게 눈물일 리는 없고...대체 뭘까?

💯채팅GPT의 신들
ㅡ 여기가 어디지? 말풍선으로 대화를 하는 곳? 난 분명히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지금 있는 곳이 33번 디지털 우주라고? 당신은 신이라고? 그럼 나는 뭐야?
🔸️p246
그리고 아샤누에게 선명한 의식이 들어왔을 때였다.
대체 여긴, 어디지?

🎐
육아 도우미 로봇, 아기 전담 돌보미 로봇, 간병인 로봇, 바리스타 로봇, 무당 로봇, 건물을 짓는 로봇, AI 세상까지.
앗, 이런 분야에도 로봇이 등장하다니 싶었던 것도 있었지만 있으면 좋겠다 싶었던 로봇도 있었다.

'힘없이 축쳐져 누워있는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 로봇은 인간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겠지? 스스로 판단해서 환자를 위한 일을 수행하면 큰 도움이 될거야.'
'육아로 지친 엄마들의 잃어버린 자존감을 세워주는 로봇도 좋아. SNS에서 울고 웃는 엄마들이 집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긍정적인 방법이 될거야.'
'로봇이 만든 커피는 늘 맛도 똑같겠지? 매번 갈 때마다 달라지는 커피 맛에 실망하진 않을꺼야.'
재미난 상상을 보태, 현실적인 문제를 접목시킨 이야기들.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에 맞게 공감을 이끌어낼 소설이었다.

인류를 돕는 일로 최적화된 로봇들의 등장.
엉뚱하고 기발한 이야기들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설.
상상했던 미래를 시각화하는데 성공적인 소설이라 추천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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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궁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시공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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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쩍이는 칼날, 흩뿌려진 선혈, 분노하는 세자. 아무도 몰라야 하는 진실을 파헤치는 백현과 서의진.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
세자 저하의 처소로 한밤중에 불려간 난신 의원과 지은, 백현이었다.
그곳엔 세자 저하는 없었고 이름 모를 내관이 누워 있었다. 세자가 있는 척 하며 시간을 보내는 세 사람. 새벽이 다 되어가는 시간, 세자가 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세자 저하가 궁에 없었던 그 시각, 혜민서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뭉퉁한 칼날로 베인 목과 등, 날카로운 작은 무기로 찔린 목과 가슴. 시체는 그날의 참상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둘은 혜민서 의녀였고 한 명은 궁녀였다. 백현의 스승 정수의녀가 용의자로 붙잡혔다. 무언가 알고 있지만 입을 열지 않는 그녀를 위해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아야만 하는 백현.
허름한 옷을 입고 양반임을 숨긴 채 정보를 모으고 있던 종사관 서의진의 비밀 수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p126
"그날 밤 저하께서 궁으로 돌아오셨을 때 의복은 더럽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핏자국이나 긁힌 흠집 하나 보지 못했어. 내 말을 믿어주기 바란다. 저하께서는 결백해, 현 의녀."
✍️p153
"바르고 훌륭한 일을 하는 대가로 네 아버지의 인정을 잃는다 해도, 그 길을 선택하겠느냐? 올바른 행동을 하면서 주변 사람 비위까지 맞출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단다. 거의 없지."
✍️p196
"그때가 되면, 나를 지켜봐줘. 나도 항상 너를 지켜봐줄 테니까."
✍️p234
"그러니 세자 저하와는 거리를 둬야 해. 현 의녀. 저하와 엮인 사람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같이 저승길에 오를 거야."

🌙
궁 안은 벽에도 귀가 있고 눈이 있다고 말한다.
어디에나 첩자가 있고 믿었던 사람이 적이 되는 일도 흔하다.
자신의 말에 힘을 싣기 위해 이간질을 하고 모함을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그런 궁 안에서 목숨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봐도 못 본 것처럼, 들어도 못 들은 것처럼 지내야 했다. 모두가 숨죽이며 지내는 것은 임금과 세자가 바람 앞에 촛불처럼 위태로운 사이였기 때문이다.
임금이기 전에 아버지인 임금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었던 세자는 늘 상처받은 아들이었다. 그 분노와 화는 칼 끝으로 향했고 거슬리는 눈빛, 말, 행동을 하는 모두에게 분풀이를 했다.
그 칼로 많은 사연들이 생겨났고 또 다른 분노가 다른 이에게 분출하게 되었다.
그렇게 살인은 살인으로 돌아오고 애먼 사람의 목숨도 위태롭게 했다.

그 모든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백현은 자신이 아는 비밀을 숨긴 채, 조사해야 하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아버지 호조판서의 냉담한 눈빛과 태도는 늘 차가웠다. 기생 출신 엄마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서출이면서 여자였으니 인간 취급 못 받았지만 눈 밖에 나지 않으려 늘 아둥바둥 살았다. 잠들지 않고 공부해 내의녀가 된 이유기도 했다. 완벽한 증거가 아닌 이상 나서지 말라는 대감 마님의 말에 오히려 오기가 생긴 백현은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들어 그런 마음이 드는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홀로 고군분투하는 백현에게 나타난 서의진.
어린 나이에 종사관이 되었지만 오만하지 않고 정의로웠다. 포도 대장이 주장하는 말은 진실이 아님을 알았고 홀로 진범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계속해서 만나게 되는 백현과 서서히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공동 수사가 시작된다.
그러다 정도 통하였으니, 달달하기도 했다.
(국밥에 있는 고기를 내어주고, 잠든 백현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고..🤭🤭)

눈 앞에 그려지는 장면들. 어두운 궁 안을 작가님의 펜 끝을 따라 함께 이동하는 듯 했다.
짧은 문장들이 긴장감을 더했고 가독성도 높였다. 술술 넘어가는 책장이 아쉬워지는 소설이었다. 범인이 누군지 유추해보는 재미를 더하는 이야기라 푹 빠져 읽게 된다.
역사적 사실을 이용했지만 너무 사극 톤은 아니어서 편하게 읽히는 장점도 있다.

촘촘하게 짜인 스토리,
멋진 종사관과 어여쁜 내의녀의 로맨스,☺️
범인을 찾는 두 사람 옆의 그림자 하나,
비밀은 하나가 아니었고,
범인이 밝혀졌지만,
무언가 꽉 막힌 억울함이 그자리를 대신했다.😥

퓨전 사극 좋아하시는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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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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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둥.
악마가 탄생하는 순간을 보고 말았다. 분노에 사로잡혀 눈 앞의 걸림돌을 치우듯 사람을 해치우는 악마들. 이번엔, 살려 마땅한 사람들이다.

💥 고등학교 문학선생님이었던 킴볼. 그는 자신이 수업 중이던 교실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후 학교로 복귀하지 못한다.
그때의 일을 만회한다는 마음으로 경찰이 된 킴볼. 그는 스버슨 부부 살해 사건을 조사하던 중 용의자 릴리를 쫓다 목숨을 잃을 뻔 한다. 게다가 용의자를 사랑하게 되는 킴볼. 결국 경찰을 그만두고 사설탐정이 된 킴볼은 헨리라는 이름으로 탐정일을 시작했다.
구글 검색으로 사설탐정을 찾던 조앤은 '설마?' 하는 마음으로 상담을 요청했고, 자신을 가르치던 킴볼 선생님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조앤은 자신의 남편 리처드가 팸이라는 직원과 바람을 피는 것 같다고 조사를 의뢰한다. 심증만으로는 소송할 수 없으니 정확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조앤. 몇 가지 질문 후 헨리를 조앤의 의뢰를 맡기로 한다.
리처드와 팸을 매일 지켜보던 헨리는 드디어, 매주 금요일마다 간다는 빈 집으로 그들을 따라간다. 차를 세우고 현장 사진을 찍으려는 그 때, 몇 번의 총소리가 들린다. 급하게 올라가 보니, 팸을 죽이고 자살한 리처드.
헨리는 그렇게 모든 진술을 하고도 뭔가 찜찜한 기분에 사로잡히고 마는데....

✒️p51
조앤에게는 언제나 적이 생길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p64
"두에인을 죽여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중략) 조앤은 두 손을 펼쳐 앞으로 내밀며 어깨를 으쓱했다. 리처드는 여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긴 채 한마디 덧붙였다. "완벽한 계획이야."
✒️p168
긴장과 흥분을 동시에 느껴졌다. 나는 사람을 죽일거야. 조앤은 이런 생각을 하며 머릿속에서 살인 계획을 실행해 보았다.
✒️p220
리처드는 자신은 그날 밤에 그 폭풍 속에서 새로 태어나 이 땅에 발을 딛게 되었다는 말을 조앤에게 하고 싶었지만 지나치게 과장하고 싶지는 않았다.

💥 10만 독자가 선택한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후속작!!!
💥 악마를 잡기 위해 살인자와 손잡는 이야기.
💥 살인자를 사랑한 형사.

1장은 킴볼의 제자가 찾아와 남편의 뒷조사를 의뢰하는 사건과, 15년 전 조앤이 조앤의 가족들과 여행간 케너윅에서의 사건이 교차하며 그려진다.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가 쫀쫀하게 긴장감을 이어간다. 그러다, 악마가 탄생하는 순간을 눈으로 확인하게 한다. 😳

2장은 리처드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결국 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네 명이다.
그 중 한 명인 리처드.
살인을 상상하는 머리 속, 어떤 순간에도 감정이 담기지 않는 말투, 오로지 한 사람을 위한 시선, 기복없는 감정까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 속 소년이 생각나는 캐릭터였다.

3장은 살려 마땅한 사람들은 남기고,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 죽게 된다.
헨리가 리처드와 팸의 죽음이 미심쩍어 도움을 청한 곳은 릴리. 자신을 죽일 뻔한 살인 용의자 릴리와의 인연도 평범하진 않다.
경찰을 그만두게 한 사람과 아무도 모르게 꾸준히 인연을 이어가는 킴볼도 정상은 아니다.
그러고 보니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제대로 미친 사람들이었다.

모든 것이 얽히고 설킨 이야기.
악마와 악마가 손을 잡고, 악마를 잡기 위해 악마에게 도움을 청하는 스릴러.
마블 영화의 쿠키 영상처럼 마지막까지 사연이 숨어 있는 소설이니 마지막 한 줄까지 꼭 읽어야합니다.😲

악마의 속삭임에 농락당하는 사람들.
속도감 있는 전개💥
대반전 스토리💥
페이지터너 보장💥

<죽여 마땅한 사람들>,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의 충격을 이어갈 <살려 마땅한 사람들> 꼭 보세요. 너무 재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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