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자극적인 제목에 제목만큼 자극적인 내용과 결말, 그보다 자극적인 작가의 말이라니..읽을수록 이 작가 지금 뭐하자는건가 싶었는데 작가의 말을 읽고보니 오히려 의도는 이해되는 바가 있다. 비록 그 주장에는 절대 찬성할 생각이 없지만.이런 소설도 출판되고 무슨 상인가를 받을수 있다는데 아이러니하게 창작의 자유가 연상되는 건.. 참 씁쓸한 책이다.
제목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이탈리아 출신의 가정속에서 말도 안되는 미신 때문에 고통받는 여자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은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꼬여있는 인생의 길들을 제대로 찾아낸다.어떤 면에서는 매우 짐작 가능한 클리세 범벅으로 읽히기도 하는데 그래도 꽤 잘 풀어냈다. 가장 멋진 캐릭터는 할머니 포피이고 이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인물이기도 하다. 가끔은 이게 너무 뻔한 재료의 김치찌개라도 잘 끓여낸 김치찌개가 너무 땡길때도 있는 법이니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자신의 가치를 잘 지켜내고 있다고 본다.재미있는 이야기였고 손에 잡히는 것 같은 레몬향기와 파랴 바다의 이탈리아 여행기이기도 하며 여자들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읽기 편하게 책장을 넘기게 되는 책을 만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니 이 책은 즐거운 독서거리였다.
나는 이 책이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어떤 과학자의 자전적 소설인가 하면서 말이다. 읽다보니 이거 소설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으며 다 읽고난 지금은 에세이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아무런 정보를 가지지 말고 읽기시작하라는 여기저기의 추천들을 보고 (그런데 그것 자체가 정보 아닌지) 엄청 화자되었고 많은 이들이 올해의 책으로 꼽고 있다는 얇은 배경만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사실 책에 대해 정보를 알고 읽기 시작하던, 모르고 시작하던 크게 상관이 있을까 싶다.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처럼 절대적 기준에 따른 정해진 분류라는 것은 실존하지 않으며 모든 것은 우리의 주입된 사고체계와 선입견에 의해 쉽게 판단되며 그 안의 오류란 찾기 어려운 것이라는 거다. 이 책에 대한 장르적 분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읽은 사람이 느끼는 대로 판단하면 되겠지.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이야기 자체에 대해 말해보자면 과학쪽의 뭔가 접근하기 두렵고 이해못할 이야기들로 점철되어 있는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 혹은 거부감에 이책을 골라읽기 망설였는데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는 거다. 책은 읽어나가기 쉽게 문장이 쓰였고 과학적 배경지식은 필요 없으며 한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만 있다면 쉽게 읽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였다. 다만 에필로그에 와서야 이 책이 하고싶은 이야기의 주제에 대해 정리가 되어서 중간과정은 물음표를 그리며 읽어야했다.사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잘 이해되지는 않는데 과학적 관점에서의 절대선에 대해 의문을 가져봤다거나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즐거운 독서를 할수 있을것 같다.
집 짓고 사는 이야기다. 직접 목조주택을 기획해서 짓고 이웃과 더불어 살면서 주택에서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파트라는 공간 외에는 살아본 적이 없는 나로선 흥미로운 판타지 같은 이야기이기도 하고 다른 나라로의 여행기같은 느낌도 드는 책이었다.건축에 관한 책들은 건물이나 내부의 사진들도 잘 담겨있는 경우가 많아서 오롯이 즐기고 싶으면 종이책으로 읽는게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된다. 이 책에도 적당하게 배치된 집의 이곳저곳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숨을 불어넣어주고 있다.더불어 차분한 호흡의 작가의 문체도 뭔가 목조집을 닮은듯한 은은함이 느껴져서 적당히 휴식하는 느낌으로 읽기좋은 책이었다.
설정이 감탄스럽게 좋다 했는데 그 설정을 100% 살리지 못한것이 아쉬운 소설.대체역사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우리나라의 삼국시대가 계속 이어져 내려왔다면~이라는 소설의 설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게다가 책 소개에서 각 삼국의 특성이 현대에는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지를 설명한 것도 정말 설득력있는 이야기군 하며 기대가 높아졌었다. 거기에, 이 소설의 빌런이 멸망한 가야의 후손으로 테러리스트래. 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전개인가.그런데 아쉽게도 이야기가 설정을 받쳐주지 못했다. 삼국의 학생들이 모이고 그들 사이에 갈등상황이 생기게끔 설정했으면 좀 더 국가별 특징이 단선적이지 않게 에피소드들을 잘 배치해서 대비되었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악역인 가야출신 왕족이 그냥 사이코 xx가 아니라 좀 더 설득력있는 악역이었으면 했다.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다른 테러리스트의 스토리를 좀 더 서사를 부여해서 매력적인 악당을 만들거나. 그 시도를 안한 건 아닌듯 한데 충분치 못해서 인물이 그려지다 만 느낌이었다.전반적으로 인물들이 너무 평면적이어서 소재와 설정의 재미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게 너무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도, 고려도 아닌 삼국시대를 살려낸 소설이라는 점은 높게 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