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요즘엔 책을 읽기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이 그 슬럼프를 깨 준 느낌이다. 재밌고 길지않고 등장인물들이 매력적이면 당연한 느낌으로 잘 읽힌다. 그래서 고마운 책.순례 주택은 정말 판타지같은 공간이지만 그래서 요즘같이 각박하고 모든것에 지나치게 현실적이여야만 버틸수 있는 세상에선 더 존재했으면 하는 공간이다.집세를 올리지않는 건물주 순례할머니, 중학생이지만 집안 누구보다 어른이고 강인하며 중심이 잘 잡혀있는 주인공, 반대로 누구보다 속물적인데 생활력이란 마이너스에 수렴하는 가족들, 그와 달리 제 몫을 누구나 해내는 순례주택이 있는 거북마을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에 웃게 되고 응원하게 된다.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앨리스, 피터팬의 웬디가 한 설정안에 십대 반항적인 사춘기 소녀들로 만난다면 이건 재밌을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일러스트도 마음에 드는 만화 형식이라면!!위의 동화들을 조금이라도 재밌게 읽었다면 이 책도 분명히 호감일듯
이영도의 장편소설.그의 소설이 가지는 특성들이 여기서도 두드러지게 보이는데 언어유희가 흘러넘쳐 재미있지만 너무 꼬아져있기도 해서 단순읽기만으로는 그 흐름을 쫓아가기 힘들다는 점, 주인공들이 매력적인 캐릭터라서 그부분에 초점을 맞춰 읽어가면 이해가 부족한 부분들도 결국은 꿰어맞춰져서 끝까지 읽게 된다는 점이 그러하다.역시나 꽤 두꺼운 장편임에도 읽어나가는건 문제가 없지만 이해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고 과연 내가 제대로 읽은건지에는 의문이 생기는 책임. 그래서 좋다.
재일코리안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작가의 삶을 관통한 기억들에 대한 에세이다. 음식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살면서 경험한 차별, 혹은 구별짓기, 이민자 사회의 모습, 가부장적 면모의 단점들 등 많은 삶의 굴곡이 이 책에 담겨있다.어느 사회에서도 이방인이고 자아정체성은 계속 흔들릴수 밖에 없고 부모로부터 인정이나 공감을 받지 못한 작가의 이야기가 음식과 함께 흘러나온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무겁거나 우울한 것만은 아니어서 그 시대의 일본에서 삶을 살아낸 교포들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멋진 작가가 된 작가자신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백수린 단편소설집이다.일상의 소소한 모습들을 그리고 있는데 사실 일상이라고는 하나 그 하루하루안에서의 삶의 모습은 그 모양과 무게가 다 다름을 읽을 수 있다. 각 단편들을 읽다보면 주인공들의 상상력과 감정의 표현이 매우 넓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누구나에게 다가오는 순간들도 그 순간의 특별함을 포착해서 써 내린 작가의 시선에 공감하며 읽게 된다.따스한 시선이어서 마음도 풀리는 느낌을 주는 소설들이었다. 작가의 말처럼 제목은 봄밤이지만 눈 내리는 겨울 풍경이 많이 나와서 따뜻한 겨울을 느끼며 읽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