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류정환 지음 / 고두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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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서 바라보는 삶이야말로 진짜 삶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안나비 응달말에서 태어나 감나무 그늘에서 세상을 배웠다는 그가 말하는 그늘은 ˝스스로 넓어지는 세계˝가 아니었다. 양달과 응달로 나뉘어진 세상에서 그가 사는 삶은 ‘햇빛이 궁할 때마다 그늘을 팔아 근근 목숨을 이어 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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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씨앗 할아버지
박성우 지음, 마리아 덱 그림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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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작가와 박성우 시인을 매료시킨 것은 씨앗이다. 나도 한 계절 씨앗을 모으러 다녔으나 그것을 심어  키울 생각은 하지 못했다. 풍선덩굴 씨앗을 심어 나누어주고 싶었으나 묵혀두었다가 씨앗으로서 할 일을 정지시켜버렸다. 눈으로만 보는 씨앗이자 도감일 뿐이다.

 그러나 박성우 시인은 커다란 그림책 나무를 자라나게 하였다. 서로 다른 나라의 작가가 만났으니 그림책 작가는 박성우 시인을, 박성우 시인은 폴란드 작가를 씨앗 할아버지로 삼아 산뜻한 그림책 나무 하나를 키운 셈이다. 씨앗은 그렇게 다시 땅으로 돌아가 뿌리를 내리고 저마다의 하늘과 밭을 가지라고 있는 것이다. 박성우 시인의 어린 마음이 투영된 마루가 폴란드 작가 마리아 덱을 만나 훌륭한 그림책 나무가 된 것은 보기 드물게 맞배가 맞았기 때문이다. 마리아 덱의 시원한 그림과 박성우 시인의 정감 어린 글이 그림책 넘기는 재미를 주어서 새해에는 이 만한 쪽밭 하나라도 가진 씨앗 할아버지를 만나야만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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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씨앗 할아버지
박성우 지음, 마리아 덱 그림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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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만났을까 궁금하다. 폴란드 작가와 박성우 시인의 만남. 그림이 먼저일까 글이 먼저일까 중요하지 않지만 둘 다 씨앗을 모으는 바우어 새와 비슷해 보인다. 자신의 삶이자 둥지를 계절 씨로 채우면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이 참한 조합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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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나는 악인이었는지 모른다 걷는사람 시인선 17
정덕재 지음 / 걷는사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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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덕재 시인이 보란듯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나간지가 오래다. 얼굴 까맣고 색다른 시를 쓰던 고교 시절의 친구 시인처럼 다른 영역에 있는 존재인 듯 보였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말하면/죽은 사람은 죽어야 하느냐/잊지 못해/잊히지 않는/떠나지 못하는 영혼'(<장례식장 육개장을 먹으며> 중)이 육개장에 빠져 있는데, 우리는 대개 이렇게 악인 역할을 맡은 사람처럼 애도란 것을 모르고 부조하고 말 때가 있다.

 시인은 기꺼이 육개장 웅덩이에 지푸라기라도 내려보내야 하지 않느냐고 한다. 마땅히 그래야 함을 시는 말해주고 있다. 언제 그랬냐는듯이 편하게 시를 쓰고 있는 나에게 시인은 악인을 자처하고 나서서 술을 권한다. 자본에 살며 과체중이 되어버린 시의 식이요법을 말한다. 꽃 피고 진 자리를 금세 잊고마는 혼미한 정신에 화주를 건넨다.

고독이 외롭지 않을 때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할까-<고독한 벌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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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나는 악인이었는지 모른다 걷는사람 시인선 17
정덕재 지음 / 걷는사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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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재 시인의 <간밤에 나는 악인이었는지 모른다>에서 단연 눈에 띄는 시는 ‘육개장 웅덩이에 지푸라기라도/내려보내야 하지 않는가‘(<장례식장 육개장을 먹으며>중)이다. 죽음과 애도를 담은 육개장 앞에 우리가 잊고 있는 쓸개를 만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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