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1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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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되지 않은 많은 이야기와 기대감을 품고 참석했다.  빨간책방과 비밀 독서단에서 데미안이 선정된 뒤에 다시 읽어보려고 생각하고 있던 책이라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데미안 서평도 출력하고 이분법적 세계관에 관한 이야기와 니체의 사상 그리고 데미안의 성경의 재해석에 관한 이야기등등 할 이야기가 많았다. 다함께  서평을 같이 읽어보고 결국 자신의 길은 죽을때 까지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길을 어떤 방법으로 찾아야 할지 각자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주부로서 각자 가정 생활과 자신의 꿈을 찾는 과정 사이에 균형을 맞추기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토로들 특히 밥에 얽매여 항상 일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함을 한탄했다.거의 대부분의 남편들이 평일의 저녁밥과 휴일의 밥세끼에 대해 너무 집착하기 때문에 맘놓고 내 일에 열중하는 것에 방해가 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나 어찌보면 내 가정을 돌보는 일도 내 삶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이 안에서도 보람과 즐거움을 찾아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내 몸은 하나인데 내가 돌볼일은 몇가지인가? 두가지가 사이좋게 양립할 수 없다면 한가지는 버려야 하나?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그 사이에서   고군분투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아이들을 다 키우신 분들은 오히려 주말에 남편과 덩그러니 있는 것이 힘들고 또 남편 혼자 있을 걱정에 친구들을 만나는 일도 눈치가 보인다고 하셨다. (결국 그것도 밥때문이다)
이야기는 결국 우리가 어떻게 나의 길을 찾아 갈것인가에서 남편의 밥에서 언제쯤 자유로워지며 어떻게 자유로워 질지에 대한 이야기(이대목에서 요즘 한국에서 유행한다는 졸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모두들 반기는 분위기였다) 와 한참 직장 일에 힘들어 고민하는 남편들에게 어떻게 힘을 실어 줄것인가와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로 바뀌었다. 다행히 먼저 경험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교훈 삼을 수 있었다. (사실 이부분은 내가 지금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비록 니체에 관한 이야기나 책 이야기는 많이 못했지만 내가 요즘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최대한 남편의 힘든 부분에 대해서 공감해주고 이야기 들어주기. 그 하나의 방법으로 밤마다 안주 만들어서 같이 술마시기 그리고 나만의 능력 키우기. 결국 남편들이 부인에게 이러한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하는 것은 '나 힘들어'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니 해답을 찾아주려고 노력하지 말고 무조건 들어주고 함께 공감하라는 것이다. 해답은 이미 본인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솔직히 남편의 이런 고민을 들으면 속시원하게 그만두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20년을 일했으니 이제 좀 쉴때도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하지만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한번 그만두고 나온 직장보다 더 좋은 직장을 구하는 것은 힘들고 지금보다 훨씬 자존심 상하는 일들이 많아 상처를 많이 받을 것이라고 밖은 정글이라고... 더 잘 되는 사람은 열에 한둘이고 앞으로 가시밭 길을 헤쳐나갈 각오를 해야 한다고...나의 현실감 없는 생각에  자신들의 경험담들이 술술 나오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두려운 생각과 함께  지금까지 잘 버텨준 남편이 고마웠다.
하지만 내가 더 능력있는 아내이지 못한 것이 가장 씁쓸한것은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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