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 Work 5 : 진정성 리더십 How To Live & Work 5
빌 조지 외 지음, 도지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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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정성 리더십 찾기

 

리더쉽에는 여러 모습이 있습니다. 타인을 모방하려하지 말고 자신의 모습을 지켜야 합니다.

 

이 글이 주는 장점은 무엇보다 진솔함에 있다. 글 내내 진솔함이 묻어나 있다. 어찌보면 리더쉽이라는 것이 범인에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성공을 기반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것인데 매우 담담하고도 솔직하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자기 인식이라는 말이 참 와닿는다. 리더쉽이라는 것이 스스로를 잘 아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누군가에게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부터 그 리더쉽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지원팀을 만들라는 이야기도 매우 주목하며 읽었다. 멘토는 스스로를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고 피드백을 통해 더 나은 리더쉽을 갖출 수 있게해줄 것이라는 이야기는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2. 진정성의 역설

 

솔직함은 때때로 신뢰보다는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한 의심을 주기도 한다. 자신에게 충실한 유형보다는 자기 점검에 능한 유형이 새로운 업무를 맡았을 때 보다 나은 리더로 인정받을 수 있다.

 

더 큰 역할을 맡고 더 나은 리더로 변화할 때마다 리더쉽의 정체성은 매번 바뀔 수 있어야 하고 또한 바뀌어야 한다.

 

역할에 따른 사람의 변화를 우리는 가끔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는 말이 있듯이 역할에 따른 사람의 변화를 인정하고 그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인데 우리는 보통 그를 비난한다. “사람 변했다.”라는 말을 하면서. 리더란 결국 리더가 아닐 때와 감당하는 책임의 무게부터가 다르다. 따라서 그 무게를 견디어 내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전략과 정책에 대한 홍보는 물론 직원들을 용인하는데에 있어 자신의 한계를 때로는 감추어야 하고 결국은 그것을 극복하고 넘어야 한다. 이 글에서 말하는 역설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짐작해본다. 조금 내용 자체가 어렵다는 느낌이 든다.

 

3. 상사가 약점을 내보일 때 얻을 수 있는 것

 

취약성 vulnerability 은 약하다거나 저자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한 용기를 뜻한다.

진정성과 가치기반의 리더쉽은 섬김의 리더십과 같은 의미다.

용서는 실수를 봐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끈기 있게 직원의 성장을 격려해준다는 의미이다.

 

10년정도 회사를 운영해보았지만 아직도 궁금한 것이 바로 용서에 관한 것이다. 일에 대한 결과를 나무라지 않는 것이 최선일까? 이 글에서 말하는 것처럼 용서를 해주면 그 이후에는 제대로 결과를 가져올까? 내 경험상 꼭 그렇지는 않았다. 이 책의 내용이 맞으려면 아마도 그 업무에 대한 기본적은 업무수행능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위 밑빠진 독에 물붓기 현상을 초래할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십분 공감이 가나 실제로 그게 가장 최선의 일일지는 현장에서 좀 더 분석해보아야할 것 같다.

 

4. 직원을 진심으로 배려하는 리더가 되려면

 

냉정하게 감정을 이입할 줄 아는 리더는 리더십의 전제 조건인 진정성을 바탕으로 소통할 뿐 아니라 단지 리더의 수행하는 것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감정이입인 쉬울 수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란 매우 어려울 것 같다. 일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여 누군가에게 이야기한다는 것이 때로는 매우 어려운 일임을 경험으로 잘 안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리더는 냉정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냉정을 잃은 감정이입은 결국 서로에게 불신과 상처를 주는 결과를 가져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감정이입이라는 것이 서로간에 어느정도 신뢰감이 있어야 이루어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신뢰감이 없는 그리고 서로간에 공감이 없는 경우에 감정이입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게 될 것 같다.

 

이 밖에도 직장생활에서 숙고해봐야 할 많은 이야기를이 전개된다. 우리가 리더이건 리더의 역할이 아니던 간에 한번쯤은 고민했었던 것들이고 또 실제 이런 생각들이 잘 실현되고 있는 회사의 실례를 분석해 어떤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지도 분석을 해 긍정적인 면들을 회사의 조직 문화로 만들어 볼만한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생각보다 책이 잘 넘어가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계속 나의 과거의 경험과 비추어보면서 읽었고 또 완전 동의를 못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런 고민들을 하나씩 성숙시켜 나가기에 괜찮은 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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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30년, 일본 정치를 꿰뚫다 - 아베의 아름다운 일본은 있는가
이헌모 지음 / 효형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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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참 이상한 나라다. 경제는 선진국인데 정치는 들리는 이야기만 보면 아주 후진국이다. 보통 정치와 경제는 그 수준이 비슷한데 일본이라는 나라는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인식을 하기에 앞서 우리는 아니 나는 일본을 너무 모른다. 특히 일본의 정치는 정말 모른다. 식민지 시대라는 역사를 안고 있는 우리는 일본의 정치제도에서 많은 것을 가져왔을것이라 추측은 해보지만 우리에게는 독재의 시대를 넘었고 민주화의 시대를 넘어 다음 단계의 민주주의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본은 자민당의 사실상 1당 독재라는 기이한 정치현실을 맞이하고 있고 이의 선두주자인 아베 총리는 다시 과거의 전쟁국가의 향수를 국민들에게 이야기하는 듯 하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에서 오랜 시간을 거주하며 그가 보고 느끼고 연구한 일본의 정치에 대해 자세히 우리들에게 전달해준다.


먼저 이 책은 현재 아베 신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사학스캔들로 곤혹스런 나날을 보냈지만 어째서인지 일본 국민들은 다시 아베 신조에게 신임을 보냈다. 도대체 왜?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되기 어려운 선거 결과였다. 저자는 여러 분석을 통해 이 선거의 결과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결국 이 선거는 여와 야의 대결이 아닌 여권과 그 여권에서 나온 같은 보수와의 대결이었고 상대방의 헛발질과 자만으로 인해 결국은 아베의 승리로 싱겁게 끝나버린 결과를 이야기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결국 의원내각제의 정치제도에 대한 엿보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민이 그 사람을 원하지 않아도 결국은 간선제에 의해 총리는 뽑힐 수 있고 더불어 의회 해산권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총리에게 있어 국회의원들의 임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재정 낭비에 정치적 테마 이슈로 인한 혼란이 야기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힌트를 조금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일본의 정치구조라는 것이 참으로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세습정치라는 것은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좀처럼 국민이 인정하기 어려운 제도가 아닐까 한다. 그런데 일본은 지역구와 그 선거조직을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려주고 다시 그 아들은 자신의 아들에게 대물림하는 행태는 정치에서 일본은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아베 신조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포스트 아베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어 일본 정치인들에 대한 이해의 장이 될 수 있다. 나아가 후반부에 이야기하는 헌법개정에 대해서도 지식을 얻을 수 있어 우리의 대응에 대한 어느 정도의 판단을 하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일본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항상 감정적으로만 대응하려는 그릇된 방식이 이제껏 우리에게 통용되어 왔는데 이 책을 통해 그런 부분에 어느 정도 탈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뉴스로만 접해왔던 수박겉핥기 식의 일본의 정치 이야기를 좀 더 근본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줄 것이다. 이 책은 우리와 일본의 관계를 좀 더 이해하고 일본의 야망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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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이승환 지음, 최병철 감수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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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무제표 분석에 입문하는 몇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각 책마다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었고 주변에 권할만하다 평가했습니다. 입문이라는 것이 저마다의 기준이 있기에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제 기준으로 처음 접근하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재무제표는 읽어보았는데 분석을 잘 못하는 사람 기준으로 평가해 본 것 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이 책 역시 이러한 기준으로 분석하고 평가를 해볼 생각입니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책을 잘 읽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배려한 느낌입니다. 입문자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설명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이 되는 내용을 충실하게 담았다고 생각됩니다. 읽는 회계인 재무제표를 잘 해석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또한 형광펜으로 표시된 부분이 많아 핵심 요약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읽어보는 것이 더 좋지만 읽다가 혹시 급하면 그 부분만 읽어도 전체적인 핵심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이 책은 복잡한 재무제표를 저자만의 쉬운 방법으로 이해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무상태표의 내용을 치킨집과 비교해서 만든 부분과 각종 용어의 접두어를 분석해 놓은 것은 입문자들에게는 최고의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미지급비용 : 치킨집에 화재가 나면 피해가 클 것으로 보여 지난해 3월 1년짜리 보험을 들었는데 내년도 분으로 미리 빼놓은 보험금
  
유동/비유동 - 1년 안에
이연 - 내년에
손상 - 가치가 낮아짐

  
그리고 10강의 내용은 참 두고두고 기억해야할 내용이다. 현금흐름표,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를 연결지어 놓은 표는 재무제표를 분석하면서 반드시 놓치지 않아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재무상태표는 부채와 자본으로 무엇을 샀는지 나타냅니다. 손익계산서는 매출 규모와 이익창출능력을 보여줍니다. 현금흐름표는 실제 현금 유출입을 나타냅니다.
  
13장부터 이어지는 재무제표 따라읽기를 계속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아주 기초적인 재무제표를 읽을 수 있게 된다. 최소한 우리가 필수적으로 봐야 할 것을 보여준다. 그게 이 책의 목적이 아닐까 한다. 재무상태표 보기 방법으로 제시된 
큰 숫자 확인하기 - 주석 골라보기 - 분석표 만들기를 통해서 복잡하고 두꺼운 분기보고서를 어느정도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은 분기보고서 읽기의 처음이다. 이 책을 몇차례 반복해서 읽는다면 회계 입문은 매우 수월하게 진행될 것 같다. 이 책은 독자가 이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많은 정성을 베풀고 있다. 때론 그 정성이 조금 과하게 여길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 정성이 과하거나 지나치다고 느껴질 때면 당신은 이미 입문자 단계를 넘어섰다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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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 -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기 퇴근길 인문학 수업
백상경제연구원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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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란 사람의 이야기에 관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우리 사회에 인문학 열풍이 불었는지 그 이유는 분분하지만 결핍된 것을 채우려는 하나의 운동(?)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시중에 많은 인문학 책이 나왔습니다. 역사, 철학, 종교, 그리고 예술에 이르기까지 인문학이라는 것이 매우 방대해서 이것들에 대한 공부가 그리 쉽지 많은 않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퇴근길 인문학 수업은 아마도 이러한 고민에 대한 하나의 해결방안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시리즈 중 두 번째 책으로서 “전환“의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전환의 사전적 용어는 ”다른 방향으로 상태가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삶과 스스로를 향한 그리고 타인에 대한 시선과 생각이 바뀔지 궁금해집니다. 
  
여러 이야기 중 
茶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삼황의 한 사람인 신농씨 이야기부터 중국의 차의 재배이야기, 제국주의 시대에 들어 아편전쟁의 막전 막후 이야기, 스리랑카에 차 재배가 시작된 이유 그리고 중국의 현대에 들어 차에 관한 산업에 대한 이야기 등 흔히 들을 수 없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기호식품의 하나인 차가 세계의 역사를 바꾸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고 왜 그리 고금을 막론하고 차에 매달렸는지 아직은 그 근원까지는 알지 못해도 이 책을 읽으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또 예술편에서 
컬렉터에 대한 이야기가 나의 관심을 이끌었습니다. 컬렉터의 정의가 “연봉 2억원이상 평균 5억원정도의 고정 수입이 있으며 1천만~ 2천만 원 정도는 부담없이 현금으로 쓸 수 있는 30대 후반 이상의 사람들”이라고 정해진 부분을 읽으면서 조금 씁쓸하긴 하지만 예술은 자본과 결합되어 있고 또 많은 예술가들이 자본의 도움으로 새로운 작품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경매에 관한 재미있는 지식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이 주는 장점인 것 같습니다. 
  
이 밖에도 
고지도의 매력을 이야기한 챕터로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가끔 박물관에 가면 보이는 고지도에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 및 우리가 익히 아는 지명들을 보며 신기해하곤 했는데 이 챕터의 글을 읽으며 고지도의 매력에 한발자국 더 다가서는 느낌입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 책의 의도대로 월, 화, 수, 목, 금 
12주에 맞춰 책을 읽으면 부담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인문 책이라는게 사실 한번에 읽으면 지루하기도 하고 또 막 빨려들어가는 느낌도 강하지 않습니다. 이 책 역시 그러합니다. 그냥 담담하게 요일마다 15분씩 읽으며 퇴근 시간을 같이 한다면 어느새 이 책의 끝에 다다를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전환이라는 소주제를 떠올려보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전환이라는 것이 부지불식간에 오는 하나의 사건이라면 이 책이 아마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약간의 추측을 해봅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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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생각한다 - 집이 갖추어야 할 열두 가지 풍경
나카무라 요시후미 지음, 정영희 옮김 / 다빈치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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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집이란 무엇일까?


 

동네에 위치한 도서관에서 오랜만에 집에 관한 책 한권을 빌렸습니다. 일본 건축가가 쓴 에세이 같은 책입니다. 건축가라는 직업이 대중에게 알려진지도 꽤 오래되었습니다만 좋은 집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좋은 집이란 무엇일까? 혹은 어떤 집이 좋은 집일까요? 유명한 건축가가 지으면 좋은 집이 되는 걸까요? 비싼 자재와 고급스런 장식을 사용하여 지은 저택이 좋은 집일까요? 여기 일본의 한 건축가가 이야기하는 좋은 집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이며 건축가인 나카무라 요시후미는 좋은 집에 대한 요소로 12가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풍경, 원룸, 편안함, 불, 재미, 주방과 식탁, 아이들, 감촉, 장식, 가구, 세월, 빛이라는 요소를 가지고 이야기합니다. 조금 어색하죠? 특히 불, 아이들, 감촉, 세월 같은 것은 보통 건축가들이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별로 이야기하지 않은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좋은 집이란 단순한 하드웨어적인 것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물론 잘 설계되고 제대로 시공된 집은 좋은 집의 기본이 될 수 있습니다만 그것은 건축가의 관점에 주목해서이지 사는 우리들의 관점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이점에 주의하여 글을 썼습니다.

 

기능적이고 아름다운 주방이 아니라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요리를 하고 식사를 할 때 느끼는 단란한 분위기를 만들어줄 수 있는 주방과 식탁이 좋은 집의 요건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 보기 좋게 어질러져 있거나 다소 어수선해도 그것이 흠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이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주방의 모습입니다.”

 

유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아이들의 꿈을 성장시켜줄 수 있는 집이 또한 좋은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허술했던 집이 제 마음속에 창조성과 호기심을 키워주었고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움직이기 싫을 만큼 안락하고 기분 좋은 공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습니다. ...”

 

이 책은 기술적인 부분을 강조한 책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집이라는게 살다보면 기능적으로 편리해야하지만 나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며 세월의 때를 입어가는 일종의 동료일 수 있습니다. 좋은 집이란 바로 나의 추억을 입히고 나에게 좋은 기억을 입혀주는 좋은 친구인 셈이죠. 책 후반부에 소개되는 가구에서 보면 저자는 자신의 과거 월급의 2배를 주고 좋은 의자를 샀는데 지금까지 잘 사용하고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냥 싼 가구를 아무런 느낌없이 사지말고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좋은 가구를 사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이야기는 읽는 저에게도 많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책은 참 편안하고 쉬운 용어로 쓰여져 있습니다. 글도 참 푸근합니다. 건축가의 마음과 성정을 책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건축가가 짓는 집은 화려하지는 않을지몰라도 사는이들에게 편안함과 많은 재미 그리고 좋은 추억을 주는 집이 되리라 생각해봅니다. 건축에세이 책을 읽어보면 가끔은 알 듯 모르는 어려운 용어로 자신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책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집을 의뢰한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후회하는 부분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신의 집을 꼭 짓지 않더라도 자신이 현재 사는 공간에 대한 둘러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좋은 에세이가 되리라 생각해봅니다. 더불어 건축과를 가려고 준비 중인 학생들에게 좋은 집에 대한 개론이 되리라 확신해봅니다. 오랜만에 따뜻한 건축책을 읽으니 오래전 건축과에 입학했을 때의 생각이 났습니다. 시간이 지나 건축과는 다른 곳으로 왔으나 건축이 이런 학문이었지 하는 설렘을 갖게 해주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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