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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활짝 피어라 - 인생의 오후를 준비하는 당신에게
전영범 지음, 김재이 사진 / 신화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나이가 들면서 많은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고민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생각이다. 자녀들도 커가고, 아내와의 관계도 예전같지 않다.
직장에서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지쳐간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것 같은 무기력감이 찾아오기도 하고, 문득 모든것을 내려놓고 어디론가 도망쳐 버리고 싶은 마음도 든다.
누군가의 응원이 필요한 나이인가보다. '다시 활짝 피어라'라는 책을 집어들게된 이유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생의 후반부를 달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전을 준다.
"한잔의 커피로 오후를 시작하듯이 인생의 지도가 될지도 모르는 한 줄의 카피로 인생의 오후를 준비했으면 한다"는 그의 바람이 담겨있다.
총 6개의 챕터를 품고있는데, 도전, 관계, 행복, 시간, 리더십, 그리고 마지막은 죽음 이다.
"나이를 먹어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포기하기때문에 나이를 먹는 것이다. 도전하는 사람은 늙은 시간이 없다"(p.20)
이 한마디가 책의 전체를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젊은이들에게만 비전이 필요하고, 도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40대면 죽음을 준비해야할 나이였겠지만, 100세 시대가 되어가는 지금의 40대는 이제 막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를 준비해야하는 시간이다.
아직 축구의 후반전이 남아있기때문에 충분히 만회할 시간이 남아있다고 말한다.
책에는 마흔이 넘어서도 수많은 도전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새롭게 시도하고 도전해야만 하는 필요성을 던진다. 우리 한사람 한사람은 수백만대 일의 경쟁을 뚫고 태어난 소중한 생명이기에 일상의 기적을 믿으며 내게 없는 것을 보지 말고 내게 있는 것을 바라보며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겸손이라는 브랜드의 옷을 입으면, 당신보다 못한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못난 자신만이 크게 보일 것이다"(p.133)
나이가 들어가면서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젊은 시절에는 내가 가장 잘난것같고, 다 잘할 수 있을것 같았는데, 이제 나이가 들다보니 세상의 모든 사람이 나보다 더 멋진 인생을 살아가는 것 같고, 나 자신이 참 초라하고 부족해 보인다. 이것은 겸손이 아닌 현실이 아닐까?
"세잎 클로버 함부로 밟지 마라"(p.166)
안도현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라는 시가 생각난다. 나는 누구에게 단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고 묻는, 자신의 몸뚱아리를 다 태우며 뜨끈뜨끈한 아랫목을 만들던 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찰수 있다는 것이냐는 그의 말이 내 모습을 부끄럽게 한다.
일상의 평범함에 감사하지 못하고 항상 더 좋은것, 더 큰것을 찾으며 살아온 삶.
그러다보니 저자의 단하나의 네잎클로버인 행운을 찾기위해 너무나 많은 평범한 일상. 행복을 짖밟아왔다는 생각이든다. 오늘에 내가 있음에 감사하고, 가족이 있고, 아내와 자녀들이 있음에 감사하고, 살아갈 집과 오늘 먹을 양식이 있음에 감사할 수 있는 것. 이것이 행복 아닐까?
저자는 행복의 이유가 무궁무진하다고 하며 행복을 보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금만 나의 관점을 바꾸면 행복이라는 종목의 시상대에 모두가 금메달을 걸고 올라설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항상 금메달과 비교하기 때문이지 사실 우리는 하나하나가 어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존재임이 분명하다.
"지난날 실수와 게으름으로 허송했던 시간을 생각하니 심장이 피를 흘리는 것 같다. 인생은 신의 선물, 모든 순간이 영원의 행복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좀더 일찍 좀더 젊었을때 알았더라면! 이제 내 인생은 바뀔 것이다" (p.203)
한가정의 가장이 되어 가족의 필요를 위해 살다보니 정작 내필요는 어느순간 사라졌다.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의 죽음은 도서고나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는데, 내 삶의 어느 순간에 자녀들이 '아빠때문에 내 삶이 참 행복했다'고 말하게 될까?
나이가 들수록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지혜들이 삶을 통해 드러나야 할텐데, 참 부끄러운 인생을 살아왔다는 자책감을 지울 수 없다.
"나는 젊어 봤다. 너는 늙어 봤느냐?"(p.270)
얼마전 육칠십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노래라고 하는데, 이 말을 들으며 참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젊음의 시기를 살아가면서 언제나처럼 젊음을 유지할것 처럼 늙은이들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아이들을 보며, 또 내 자신을 보며 그분들을 더 존중하고 아껴야 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인류의 많은 발명품 중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희망'일 것이다. 그것이 없었다면 인간은 내일을 기약하지 못하고 삶의 에너지를 충전받지 못했을 것이다"(p.287)
희망은 죽는 그 순간까지 입고갈 소중한 의복이라고 마사 그레이엄은 말했단다. 희망은 인류의 발명품이 아니라 신의 선물이요 축복이다. 어느누구도 죽음앞에서 당당할 수 없으며, 그가 이땅에 살면서 모아둔 것, 이룩한 어떤 것도 가져갈 수 없는 것이 '죽음'이라는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행복한 인생을 위해 저자가 마음에 담아 둔 세가지 원칙이 있다고 하며 소개해준다.
첫째, 카르페 디엠. 행복해 지고 싶다면 현재에 충실하라.
둘째, 메멘토 모리. 언젠가는 죽음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셋째, 불행이 찾아왔을때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라고 생각하라.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생의 후반부를 시작하면서 지나온 세월이 부끄럽고,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게 없어서 앞날이 막막해 진다.
그러나 저자의 글들을 읽으며 나 자신의 모습을 계속해서 되짚어보게 된다.
인생의 긴 여행에 있어서 40대는 끝이 아니라 이제 잠깐 10분간의 휴식후 자신의 삶을 되짚어보고 반성하고 다시 일어나서 힘차게 출발해야하는 시간인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 아내와 자녀들을 위해, 나 자신의 미래를 위해 힘차게 출발하게 하는 용기를 심어주는 책 '다시 활짝 피어라'는 제목이 희망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