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이사때문에 남편과 떨어져 있어야 했을때 공교롭게도 생일이 겹쳐서 친구와 함께 계획을 세워보다가 보게된 영화이다. 시원한 액션영화도 가슴찌릿한 러브 스토리도 아닌 다큐멘터리를 선택하게 된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러니까 작년 여름 이사전에 우리 부부는 올랜도 (Orlando, FL)로 1년 결혼기념 여행을 갔었다. 호텔에서 TV 를 보다가 문득 보게 된것이 "National Spelling Bee." 미국 생활 10년 동안 단 한번도 보지 못했던것을 거기 플로리다에서 보게 되다니.... 물론 ESPN 에서 하는것으로 봐서 우리 케이블은 커버가 안되니까, 내가 스포츠 광도 아니고.
넘 재미있었던건 그 쪼그만 아이들이 우리가 보도 듣지도 못했던 단어를 척척 맞추어가는 그 신중한 눈빛을 보고 나또한 눈을 돌릴 수가 없었던것.

감독은 지역별(Regional) spelling bee 우승자 8명의 이야기를 묶어 영화로 만들었다. 아이들의 가족, 마을, 학교, 그리고 공부하는 모습까지 담아놓았다. 그리고 1997년 워싱턴 디씨에서 열린 제 72회 National spelling bee 에서 겨루는 모습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50개주의 257명의 아이들이 3일에 걸쳐 대회를 하게된다.
각각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아이들이 한가지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모습은 정말로 다양하고 감동적이었다. 물론 누구든 그 자리에서는 다 우승하고 싶은게 꿈 이리라. 그러나 이 영화는 이기고 지고의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스스로 삶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아름다울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의 모습이라도 마찬가지리라.
인도인 가정의 아이들은 대체로 강한 부모의 지지를 받으면서 최대한 발전된 방법으로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다양한 외국어 과외 선생님, 최근 문제 경향 파악 등등..) 어떤 계획 아래 공부하는걸 볼 수 있었고, 미국 아이들의 경우 부모의 존재는 거의 곁에서 심리적인 지지를 해주는 정도에 그치고 본인 스스로 두꺼운 사전을 보면서 하루 5-8시간씩 단어를 외우는 등 단순한 열정만으로 자신의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걸어 나갔다. 그러나 부모들은 이것이 단순한 겨루기가 아니라 살아가는데 있어서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슬기롭게 견뎌나가는 연습을 하는것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피하지 않고 기회와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이 아이들에게 spelling bee 는 성장하기 위한 하나의 통과의례라고 본다. 그렇다면 또한 너무 고무하지도 혹은 너무 실망하지도 않게 하는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앞으로 긴 인생을 앞둔 아이에게 이런한 경쟁의 결과는 분명 어떤 역할을 미칠것이 분명하다. 단순한 Spelling Bee Competition 의 이야기라기 보단 교육 그 전반에 대한 부모와 아이들의 일체감에 대한 공감과 우리가 지향하고 노력해야 교육 방향등의 이야기를 담아놓은 좋은 다큐멘타리란 생각이 든다.
(http://www.angelainspellbound.com/
8명 아이들 중 한명,오른쪽, Angela Arenivar 의 홈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