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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희 챠이카 12 - NT Novel
사카키 이치로우 지음, 김현숙 옮김, 나마니쿠 ATK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신(神)의 종자이면서 신(神)을 죽이고 자신이 신(神)이 되고자 했던 존재, 신(神)이 되어 세계를 다시 전란의 시대로 돌리려 했던 [금단의 황제] 아르툴 가즈 퇴치에 성공한 토오루와 하얀 챠이카 그리고 프레드리카가 행방불명된지 어언 3년이 지났습니다. 높디 높은 상공에서 아르툴 가즈를 퇴치하고 지상으로 돌아오며 필사적으로 방어마법을 펼쳤던 하얀 챠이카, 마법원료 고갈(1)로 자신과 토오루 그리고 프레드리카의 기억까지 끌여들여 소재로 쓰는 바람에 세사람(두사람+한마리지만요) 모두 기억 소실을 일으키기 시작 하였고, 토오루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행방불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아르툴 가즈를 퇴치하고 6개월 뒤, 돌아오지 않는 세사람을 찾아 아카리와 빨간 챠이카는 여행을 시작 하였습니다. 상극인 두사람이 티격태격하며 여행하는 모습이 아른거려서 뒷 이야기가 굉장히 기대가 되었더랬습니다. 필자는 이런 구도를 굉장히 좋아하여 12권이 정발 된다고 하였을때 진짜로 쾌재를 불렀었는데요. 그런데 작가 선생님?
여긴 구 다치아 자작령, 6개월전 '내가 아르툴 가즈의 정통 후계자 챠이카 가즈'라는 이름을 대며 제국의 부활을 노리는 소녀를 중심으로 생겨난 신생 가즈 제국군에 여마법사 '비에르이에'와 싸움꾼 '루크' 그리고 회색빛깔의 고양이 한마리가 찾아 왔습니다. 이 작품의 애독자라면 누가봐도 걔들이잖아? 라며 노골적으로 수상한 인상을 풀풀 풍기는 두명과 한마리의 고양이는 신생 제국군에서 활약을 펼쳐 근처 도적과 산적 따위를 물리치며 인근 마을의 지지를 받아내었고, 신생 제국군은 그들 덕분에 차근차근 입지를 넓혀가고 있었습니다.
'챠이카 가즈' 제국의 정통 후계자임을 자처한 그녀는 온화한 성격과 제국시절의 옛영광을 되돌리고 싶었던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내어 세력을 넓혀가고 있었지만 이런 이야기 대부분이 좋게 끝나는 경우가 드물듯이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 합니다. 도적과 산적과 결탁하고 있었던 지방 관리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2) 이런 조직을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고 결국 대규모 군을 조직하여 소탕전을 기획 합니다. 결국 신생 가즈 제국군은 풍전등화의 위기가 찾아오고, 아카리와 빨간 챠이카는 용병으로 고용되어 신생 가즈 제국군 소탕전 최일선에 서서 '비에르이에'와 '루크'와 조우하게 됩니다.
필자는 아련함을 원했습니다. 기억을 잃은 세사람을 찾아 여행을 떠난 아카리와 빨간 챠이카는 그들을 찾아내어 자신들이 누구인지 너희들이 누구였는지 알려주며 지난 과거를 추억하는 그런 구도를 그렸었는데요. 사실 이런 구도야말로 식상하고 클리셰의 정점이긴 합니다만...
하지만 작가는 토오루와 챠이카는 아르툴 가즈를 쓰러 트리고 1년동안 자신들이 누구인지 이미 파악이 끝났다고 짧게 서술 해놨을뿐 그건 마치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것마냥 일상 생활을 영위 해나가는 토오루와 챠이카 그리고 프레드리카의 모습에 김이 다 빠져버렸습니다.
이들(토오루와 챠이카+고양이)이 신생 가즈 제국군에 찾아온 이유는 '챠이카 가즈'의 이름을 대는 인물이 진짜 챠이카인지 알아보기 위해, 그리고 진짜로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지, 그리고 한번 죽었다 살아난 아르툴 가즈가 또 어떤 방법으로 부활할지 몰라 확인차 왔던 것이었지만 꽝이었습니다. '챠이카 가즈'라고 이름을 댄 소녀의 이름은 '유리에 고든' 그녀는 8년전 전쟁에서 일족이 궤멸된 지방 하위 귀족의 생존자였습니다. 결국 챠이카 가즈의 이름을 대고 신생 제국군을 조직 했던건 자신의 가문을 일으키기 위해서 라고...
그렇게 토오루와 챠이카는 챠이카라고 이름을 대는 조직이 있을대마다 여행을 하고 있었고, 아카리와 빨간 챠이카와는 이미 예전에 조우하여 같이 행동중이라며 독자로 하여금 김을 팍팍 빠지는 전재를 펼쳐댑니다.(그러면서 필자도 심각한 스포일러를 해대고 있는중)
그러면서 작가는 이들에게 더이상의 여행은 없다며 끝을 고하는 장면을 투입 합니다. 토벌군을 격퇴하고 누군가가 던진 말 '챠이카 가즈'의 이름을 내세워 '가즈제국'을 건설하면 싫든 좋든 챠이카라고 이름을 대는 소녀와 조직이 찾아 올테니 여행의 수고로움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하자 건국을 결심하지만 문제에 봉착 합니다. 바로 황제는 누가될 것인가...
표지가 심각한 스포일러를 하고 있습니다. 표지를 보고 컬러 속지를 보자마자 '뭐 이런' 하고 격노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 하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필자의 예상 전개가 한창 벗어나지 않을까 했었는데 아닌게 아니라 에필로그로 잔잔한 추억을 기리는 장면을 배제하고 여행의 끝을 고하는 장면을 엔딩으로 정했더군요.
여기서 한가지 좋았던건 명확한 엔딩을 정했다는 것 입니다. 보통 이런 작품은 '우리들의 여행은 지금부터다.'라며 독자로 하여금 부들부들 떨게 하는 엔딩이 주류였던 것과 대조적으로 모두가 좋은 결말로 이어졌다는 것이 홀가분하게 합니다. 특히 여자 등장인물들간에 남자 주인공을 놓고 심각하게 대립하거나 감언이설하여 분란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군요. 누가 첫번째인지를 놓고 설전을 벌이지만 그것은 기분 좋은 설전에 지나지 않는다는걸 느끼기에 충분 하구요. 여성 등장인물에게 가장 갚진건 아무래도 오랜 여행을 하면서 목숨을걸고 싸우고, 누군가를 지켜가며 쌓아온 그것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유대감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천벌을 받으라고 내심 빌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여행의 끝을 고하고 200페이지 이후는 외전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NT노벨답지 않에 이번 12권은 300페이지를 넘어서는군요.
1.1, 작중에서 마법을 쓸때는 사념이 들어간 원료가 있어야 됩니다. 사념은 기억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보통 화석에서 재료를 얻어 가공하여 쓰곤 하나 여의치 않을때는 자신의 기억을 소재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2.2, 도적이나 산적이 뇌물로 바치는 돈이 솔솔하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