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일 맑음

 

장마철이라 무덥다. 아침 청소를 끝내고 났더니 등어리에 땀이 흥건하다. 이런 때는 시원한 등멱을 해야 하는데... 등멱을 생각하노라니 두어해 전 겪은 실수담이 떠오른다.

 

공주 마곡사 인근에서 있었던 일이다. 친목 모임에 좀 일찍 도착했다. 장소를 물색했던 유선생님과 모임을 주관하는 김선생님만 와 있었다. 유선생님이 아이들과 물가에 갔다 오라고 권했다. 아이들은 신나서 가는데, 우리 내외는 좀 망설였다. 발만 살짝 담그기로 했다.

장소가 넓고 그늘이 많아 사람들이 꽤 붐볐다. 적당한 물가를 찾아 위로 올라 가는데 중간에 다리 하나가 있었다. 무심코 다리 건너쪽을 바라보다 큼직한 입간판 하나를 발견했다. 물놀이 주의 류의 간판이겠지, 생각하며 시선을 비낄 찰나 입간판 맨 위 내용이 시선을 끌었다.'밤마다 생포르노가 연출되는가 보구나. 거 참, 절 근처인데, 얼마나 남살스러웠으면 저런 입간판을 다...'

애 엄마 어깨를 툭 치며 입간판을 좀 보라고 했다. 애 엄마는 시력이 안좋다. 얼굴을 찡그리며 입간판을 봤다. 나처럼 약간 놀라며 뭔가 말을 함직한데, "뭐?" 하며 뚱한 표정만 지었다. 할 수 없이 내가 직접 말했다. "입간판 좀 봐, '애로행위 금지'라고 써 있잖아." "응?" 갑자기 아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시 한번 얼굴을 찡그리며 입간판을 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야 제대로 봤군!' 덩달아 나도 웃으며 "좀, 그렇지?" 했더니, 아내가 내 어깨를 퍽 치며 말했다. " 무슨 애로행위 금지야? 어로행위 금지지! 응큼하기는..." 으, 으응 어로행위 금지? 이상하다 분명히 애로행위 금지인데? 확인차 종종걸음으로 다리를 건너갔다... 좀 전 까지도 있던 'ㅣ'가 달아나고 없었다.

 

 

 

 

9년 만에 문제의 장소를 다시 찾았어요. 입간판이 그대로 있더군요. 그런데 멀리서 보니 여전히 '그렇게' 보여요. 게다가 이번엔 아예 노골적으로 권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더군요. 묘하게도 '금지'란 단어가 나무에 가려서 잘 안보이는 거에요(뒤늦게 발견). 저 정말 왜 이러죠?

 

 

입간판의 내용을 한자로 공부해 보실까요?

 

는 氵(물수)와 魚(물고기어)의 합자에요. 물가에서 물고기를 잡는다는 의미에요. '고기잡을어'라고 읽어요. 漁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漁夫(어부), 漁網(어망)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扌(손수)와 勞(수고로울로)의 합자에요. 물 속에서 힘들게[勞] 대상물을 잡는다[ 扌]는 의미에요. '잡을로'라고 읽어요.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撈採(노채, 물 속으로 들어가 채취함), 撈魚(노어, 물고기를 잡음. 漁撈와 동일 의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彳(걸을척, 왼발로 걸음)과 亍(걸을촉, 오른 발로 걸음)의 합자에요. 두 발을 이용하여 걸어간다란 의미에요. '다닐행'이라고 읽어요. '행하다'란 의미로도 사용해요. 이 경우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에요. 行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步行(보행), 言行(언행)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코끼리를 이끌고 일하는 모습을 그린 거에요. 爫는 손을 나타낸 것이고 나머지 부분은 코끼리를 그린 거에요. '할위'라고 읽어요. 爲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行爲(행위), 爲政(위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漁 고기잡을어 잡을로 행할행 할위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政      (   )採     (   )網     (   )

 

3. 착시 현상으로 일어난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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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1-29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눈에는 `이로행위`로 보입니다. ^^

찔레꽃 2016-01-30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로행위.... 고기 잡는 것을 이롭게 하는 행위... 역시 저하고는 격이 다르시군요. ^ ^

cyrus 2016-01-31 19:57   좋아요 0 | URL
아.. ㅎㅎㅎ 그런 뜻이 있었군요. 저는 그냥 보이는 대로 썼을 뿐입니다. ^^
 

 

문제. 사진의 가운데 큰 한자는 여러 글자를 조합한 것입니다. 몇 개의 한자를 조합했을까요?  

       

① 1    ② 2     ③ 3     ④ 4     ⑤ 5

 

감기 초기 증세가 있으면 어떻게 하시는지요? 병원 직행? 찜찔방에 가서 지진다? 그냥 푹 쉰다? 전 '목욕탕 + 짬뽕' 처방이에요. 땀을 내면 대개 낫더군요. 감기 초기 증세가 있어 목욕탕에 들렀다 짬뽕 집을 찾았어요. 사진은 짬뽕 집 벽에 붙은 그림을 찍은 거에요.

 

위에서 낸 문제를 풀어 보셨는지요? 정답은 ④번 입니다. 寶(보배보) + 財(재물재) + 招(부를초) + 進(나아갈진)의 합자예요. "보물과 재화를 불러 들인다"란 의미예요. 부자되란 의미죠. 사진 오른 쪽은 전에 다뤘던 공희발재(恭喜發財)이고, 왼쪽은 만사여의(萬事如意)라고 읽어요. 공희발재는 "부자되세요!"의 의미이고, 만사여의는 "모든 일이 뜻처럼 되기를!"의 의미예요. 모두 새해 축하 인사예요. 이 글을 읽으시는 님들도 모두 그러하시길!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는 宀(집면)과 王(玉의 변형, 구슬옥)과 貝(조개패, 패물의 뜻이죠)와 缶(장군부. 장군의 몸통에 입구가 있는 항아리를 가리켜요)의 합자예요. 집과 장군속에 깊숙이 숨기고 보관해야 할 값나가는 구슬과 패물이란 뜻이지요. 寶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寶物(보물), 寶貨(보화)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는 貝(조개패, 화폐의 의미)와 才(재주재)의 합자에요. 才는 본래 초목의 싹을 그린 것인데, 보통 材(재목재)와 같은 의미로 쓰여요. 여기서도 그런 의미로 사용됐지요. 화폐 가치를 지니며 재목처럼 쓸모있는 물건이란 의미예요. 곡식, 옷감, 보석 등을 아우르는 의미지요. 財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財物(재물), 財閥(재벌)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扌(손수)와 召(부를소)의 합자예요. 손짓하여 부른다는 의미지요. 招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招待(초대), 招請(초청)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辶(쉬엄쉬엄갈착)과 隹(閵의 약자, 밟을린)의 합자예요. 걸어 올라간다란 의미지요. 나아가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進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前進(전진), 進步(진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보배보    재물재    부를초    나아갈진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쓰시오.

 

    (    )     (    )      (    )      (    )

 

3. 다음의 한자를 하나로 합쳐 써 보시오.

 

  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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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위 사진의 '황진이'와 '연습장' 사이에 들어갈 단어는? ① 댄스 ② 체조 ③ 노래 ④ 야구 ⑤ 발성

 

어제 공주에 다녀 왔어요. 공주는 교육도시죠. 그래서 그럴까요? 교육도시다운(?) 면모가 길거리 간판에도 묻어나더군요. 사진은 노래 연습장 간판인데, 간판 배경에 황진이의 시를 써놓았더군요. 읽을 사람이 있을까 싶은데 굳이 써놓은 것을 보니, 교육도시 간판답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를 읽어 보실까요?

 

月下梧桐盡  낙엽진 오동나무 달빛아래 서있고

霜中黃菊發  황국은 서리중에 피었네

樓高天一尺  아스라한 누각에서

人醉酒千觴  슬커정 마시노라

流水和琴冷  금 소리엔 찬 물 소리 엉기고

梅花入笛香  피리 소리엔 매화 향기 머무네

明朝相別後  내일 아침 작별후엔

情與碧波長  그리는 정 가 없으리

 

 

약간 의역했어요. 기구(1,2구)에서는 배경을, 승구(3,4구)에서는 화자 등장의 배경을, 전구(5,6)에서는 화자의 구체적 모습을, 결구(7,8구)에서는 화자의 내면을 그렸어요. 역삼각형 형태로 시상을 전개하여 마지막 꼭지점에서 응축된 감정을 폭발시키고 있죠.

 

그런데 마지막 응축 감정의 폭발이 좀 밋밋해요. 이유는 응축의 농도가 옅기 때문이에요. 기·승·전에서 보여주는 내용이 이별의 전조여야 하는데 이 시는 그런 전조보다 탈속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요. 시에 등장하는 황국, 아스라한 누각, 술, 흐르는 물, 매화 등은 어딜보나 이별의 전조보다 탈속적인 분위기를 전하죠. 이런 탈속적인 면모 끝에 이별의 마음을 읊조리니 폭발력이 약할 수 밖에요.

 

이 시는 황진이가 소세양과 헤어지며 지은 시예요. 소세양은 평소 여인에게 빠져 지내는 것을 경멸했어요. 황진이와 지내기 전에도 지인들에게 "내 그녀와 30일을 넘겨 지내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호언했대요. 그런데 마지막 날 이 시를 받고는 "내 사람이길 포기한다."고 했다는 군요. 위 시로 보건데 황진이의 매력은 농염함이 아니라 고고함과 담백함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저도 이런 여인과 사귀어 봤으면 좋겠어요. 이런, 집에서 쫓겨날 소리를! 하하하.)

 

 

한자를 읽어 볼까요?

 

月下梧桐盡   달월/ 아래하/ 오동나무오/ 오동나무동/ 다할진

霜中黃菊發   서리상/ 가운데중/ 누를황/ 국화국/ 필발

樓高天一尺   다락루/ 높을고/ 하늘천/ 한일/ 자척

人醉酒千觴   사람인/ 취할취/ 술주/ 일천천/ 술잔상

流水和琴冷   흐를류/ 물수/ 화할화/ 거문고금/ 찰랭

梅花入笛香   매화매/ 꽃화/ 들입/ 피리적/ 향기향

明朝相別後   밝을명/ 아침조/ 서로상/ 이별별/ 뒤후

情與碧波長   뜻정/ 더불여/ 푸를벽/ 물결파/ 긴장

 

 

그간 다루지 않은 낯선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나무목나오의 합자예요. 오동나무[木]라는 의미예요. 吾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타인과 구별되는 것이 나[吾]이듯이, 보통나무와 구별되는 특별한 나무라는 의미로요. 오동나무에는 전설의 새 봉황이 깃든다고 하죠. 梧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碧梧桐벽오동, 梧桐島오동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冫얼음빙(氷의 약자)과 令명령할령의 합자예요. 얼음이 얼 정도로 차갑다란 의미예요. 令은 음을 담당하면서(소리값 변함. 령-->냉)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군주의 명령이 삼엄하고 냉정하듯 그처럼 차갑다란 의미로요. 冷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冷藏庫냉장고, 寒冷한랭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竹대죽과 由말미암을유의 합자예요. 대나무로 만든 피리란 의미예요. 由는 음을 담당하면서(소리값 변함. 유-->적)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연회에서 연주되는 악기 소리는 피리 소리를 기점으로[由] 화음을 맞춘다는 의미로요. 笛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草笛초적: 풀피리, 鼓笛隊고적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黍기장서의 변형과 甘달감의 변형이 합쳐진 거예요. 기장은 오곡 중에서 냄새가 가장 좋아요. 甘은 아름답고 좋다는 의미로 사용됐어요. 맡기 좋은 냄새, 즉 향기라는 뜻이예요. 기장의 의미만으로는 향기롭다란 의미를 나타내기 부족해서 甘으로 보완을 했지요. 香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香水향기, 芳香劑방향제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뿔각과 陽볕양 초기 글자의 결합이예요. 뿔로 만든 술잔이란 의미예요. 나머지 부분은 음을 담당하면서(소리값 변함. 양-->상)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뿔로 만든 술잔에 술을 채우면 채운 술이 겉으로 드러나 보인다란 의미로요. 觴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濫觴남상(근원, 시초의 의미), 觴詠상영(술을 마시며 흥겹게 노래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마주들여줄여의 합자예요. 함께 힘을 쓰고 재물도 서로 나눈다란 의미예요. '더불여, 줄여'로 사용해요. 與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寄與기여, 與民樂여민락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氵물수와 皮가죽피의 합자예요. 물결이란 의미예요. 皮는 음을 담당하면서(소리값 변함. 피-->파)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몸의 바깥 부분이 가죽이듯이 수면이 외부로 용솟음쳐 흘러가는 것이 물결이란 의미로요. 波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波濤파도, 波高파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오동나무오   찰랭   피리적   향기향   술잔상   더불여  물결파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쓰시오.

 

    (   )   (   )   (   )   (   )民樂  (   )   (   )  (   )

 

3. 다음을 읽어 보시오.

  

    月下梧桐盡 

  霜中黃菊發 

  樓高天一尺 

  人醉酒千觴  

  流水和琴冷 

  梅花入笛香 

  明朝相別後 

  情與碧波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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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1-2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방 이름에 가장 많이 들어가 이름이 `황진이`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황진이를 가무에 능숙한 기생으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찔레꽃 2016-01-28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오해하기 쉬워요. 결코 가벼운(?) 여인은 아니었던 듯 싶어요. 위 시에서도 그런 것이 묻어나죠.
 

 "어이, 한 잔 해야지~?"

 "그려, 나도 한 잔!"

 

 술이 아닙니다. 커피에요. 언제부턴가 오후엔 커피를 한 잔씩 하게 됐어요. 기분이 약간 업되며 활기가 도는 듯 해서요. 한 동료는 그러다 중독되겠다며 차라리 밖에 나가서 바람쐬고 오라고 하는데, 다른 한 동료는 자기 것을 타면서 제게도 꼭 권해요. 오늘도 악마(?)의 유혹에 넘어 갔어요.

 

 사진의 한자는 "(원미) 백가비"라고 읽어요. "(원래의 맛) 하얀 커피"란 뜻이지요. 아내의 직장 동료가 신혼여행 선물로 사온 거예요. 말레이시아에서 사온 거라고 하더군요. 중국어로 쓴 것이니 중국어로 읽어 볼까요? (유엔웨이) 빠이카페이.

 

백가비는 말레이시아 토종 커피예요. 커피 색깔이 하얀해서 백가비라고 한 것 같지만, 백은 그런 의미로 쓰인 것이 아니예요. 색깔이 보통 커피보다 진하지 않고 첨가물이 없으며 맛이 부드럽다란 의미로 사용된 거예요.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되는 Liverica, Arabica, Robusta 등의 커피콩에 특급 탈지유를 섞은 뒤 특수 가공하여 커피가 가지고 있는 쓰고 짜고 신맛을  최저치로 떨어뜨린 커피에요.

(이상cafe.daum.net/fengyezhang/HYbn/177  참고 정리)

 

타먹어 보니 제 입맛에 딱 맞더군요. 커피 양은 많지만 일반 인스턴트 커피보다 카페인이 적은 것 같고 무엇보다 달달하고 맛이 부드럽더라고요. 정작 선물받은 아내는 거의 안먹고 -- 아내는 원두커피 광 -- 저만 먹었어요. 하하하.

 

한자를 읽어 볼까요? 原은 근원원, 味는 맛미, 白은 흰백, 咖는 나무이름가 혹은 커피가, 啡는 코고는소리배 혹은 커피비예요.

 

낯선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는 본래 加로만 사용되고 나무이름을 뜻하는 글자였어요. 그러다 커피(Coffee)를 음역하는 과정에서 이 글자가 차용됐고 그 과정에서 口입구가 추가 됐어요. 지금은 커피가라고도 읽어요.

 

는 본래 口입구와 非아닐비의 합자예요. 마땅치 않아 없어졌으면 싶은 소리란 의미예요. 그게 바로 코고는 소리지요. 커피(Coffee)를 음역하는 과정에서 이 글자가 차용됐고 지금은 커피비라고도 읽어요(음가가 약간 변했죠).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나무이름가, 커피가    코고는 소리배, 커피비

 

2.  다음을 한자로 써 보시오.

 

    하얀 커피

 

3. 커피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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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6-01-27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가, 커피배라고 진짜 읽나요?

10여년전 대학에서 강의할때 인스턴트믹스커피를 하루 8잔이상 마셨어요. 미쳤죠? ㅎㅎ
아침에 눈뜨면 마셔야하고.
자기전에도 한잔 마셔야 잠이 더 잘오는 ㅋㅋ
지금은 설탕없는 아메리카노로 바뀌었답니다.

찔레꽃 2016-01-28 0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弗(아니불)을 `달러불`이라고도 읽게 된 것과 -- 弗과 미화 표시 단위가 유사해서 -- 유사해요. 그런데 `커피배`는 제가 독음을 잘못 썼군요. 커피란 뜻일 때는 `비`로 읽어요. 급수정. ^ ^ `가비`라는 영화도 있었던 것 같군요. 그나저나 하양물감님은 커피가 몸에 잘 맞으시는 모양입니다. 저는 그렇게 마셨다간 사망입니다. 불면증에 걸려서...... ^ ^

cyrus 2016-01-2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종이 커피(가비)를 좋아했다고 하죠. ^^

찔레꽃 2016-01-28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도 커피 좋아 하시나요? 니 흐어 카페이 마? ^ ^

cyrus 2016-01-28 18:14   좋아요 0 | URL
물론 좋아하죠. ^^
 

 "어허 거 참..."

 

 채제공은 김노경의 집 앞을 지나가다 말을 세우고 한 곳을 뚫어져라 쳐다 보았다.

 

 "나리, 뭘 그리 쳐다 보시는지요?"

 

 삼돌이는 주인의 이상한 행동에 고기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때는 입춘. 특별한 거라면 대문에 써붙인 입춘첩 뿐이었다. 삼돌이가 보기엔 특별한 입춘첩이 아니었다. 비록 글자는 모르지만 특별하게 쓴 글씨같지는 않았던 것이다. 다만 어른이 쓴 것 같지 않고 아이가 쓴 것 같은 틔가 나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삼돌아, 김대감댁에 내가 왔다고 이르거라."  "아니, 나리, 이곳은..." "괜찮다. 내 긴히 할 말이 있어서 그러니 어서 내가 왔다고 이르거라."

 

 채재공 집안과 김노경 집안은 여러 해 왕래를 하지 않고 있었다. 당파가 다른데다 사혐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집에 굳이 주인이 방문을 하려하니 삼돌이는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채제공은 김노경과 마주했다. 김노경이 당황하며 물었다. "아니, 각하께선 여긴 어인 일로..." "묻고 싶은 말이 있어 왔다네. 대문에 붙인 입춘첩은 누가 쓴 것인가?" "예~? 저의 집 아이 원춘이가 쓴 것입니다." "어허, 그런가? 자네 아이는 분명 명필로 일세를 풍미할 걸세. 그러나 명필로 일세를 풍미하면 운수가 사나울걸세. 허나 문장으로 일세를 풍미한다면 귀하게 될걸세. 부디 아이가 글씨에 전념하지 않도록 하게나. 내 이 말을 해주고 싶어 들렸네. 그럼, 이만..."

 

<대동기문大東奇聞>에 나오는 이야기를 각색해 봤어요. 이야기에 나온 원춘은 추사 김정희 선생의 자예요. 이 이야기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추사 김정희 선생이 필재筆才가 있었던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사진은 제가 사는 지역의 ㅇㅇ고등학교 현관에 있는 것을 찍은 거에요. 추사 선생의 글씨를 목각작품으로 만든거라고 해설을 달아 놨더군요. 제작자 이름을 보니 이 학교 교장 선생님이시더군요. 멋진 취미를 가지신 것 같아요.

 

무슨 내용인지 읽어 볼까요? "아서의조원무법我書意造元無法  차노흉중상유시此老胷中常有詩 "라고 읽어요. "내 글씨의 의경은 본시 틀이 없고, 이 내 흉중엔 늘 시가 있다네."라고 풀이해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書를 '글'로 해석하여 "나의 글은 보잘 것 없으나"라고 풀이한 것도 있더군요. 저는 書를 '글씨'의 의미로 봤어요. 글은 대개 文으로 표현하고 글씨는 대개 書로 표현하는 것을 염두에 두었지요.) 자유방달自由放達한 글씨의 경지와 내적 온축蘊蓄의 충만함을 과시하는 내용이라고 보여요. 조금 겸손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지만 도저히 흘러 넘치는 자신감을 주체하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한자를 읽어 볼까요? 나아我,  글(씨)서書,  뜻의意,  지을조造,  본디원元,  없을무無,  법법法,  이차此,  늙을로老,  가슴흉胷,  가운데중中,  항상상常,  있을유有,  시시詩.

 

 

그간 다루지 않은 낯선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는 心마음심과 音소리음 의 합자예요. 音은 말 소리란 의미예요. 말로 표현된 마음 속 생각, 혹은 타인의 말을 듣고 추측한 그의 생각이란 의미예요. 意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意思의사, 意見의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二와 八의 합자예요. 二는 上위상의 초기 형태이고 八은 人사람인의 변형이에요. 사람의 맨 위에 있는 것, 즉 머리란 의미예요. 이 자는 으뜸 혹은 본디라는 뜻으로도 많이 사용하는데 모두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元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元首원수, 元來원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言말씀언과 寺절사의 합자예요. 寺는 본래 관청이란 뜻이었어요. 관청에서는 치지와 피치자가 각기 자신들의 요구와 요청사항을 말하죠. 그렇듯 마음 속의 뜻을 말로 표현한 것이 '시'라는 의미예요. 시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詩情시정, 詩心시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뜻의     본디원     시시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쓰시오.

 

    (    )     (    )     (    )

 

3. 다음을 읽고 풀이해 보시오.

 

  我書意造元無法  此老胷中常有詩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 목각 글씨의 원본은 흥선 대원군의 작품이라고 소개되어 있더군요(아래 사진 참조). 그래서 그럴까요, 위 사진 작품과 글자체도 다르고 내용 중에 사용된 글자에도 다른 것이 있더군요(常항상상 --> 亦또역). 이 작품은 주련으로 제작되어 운현궁에 걸려 있다고 해요.

 

위에서 소개한 추사의 작품이 원본일까요? 흥선 대원군의 작품이 원본일까요?

 

제 생각엔 추사 선생이 흥선 대원군의 스승이었으니 추사의 작품이 원본일 가능성이 커보여요. 흥선 대원군의 작품은 추사의 작품을 자신의 글씨로 옮겨 쓴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러나 별달리 입증할 자료가 없어 그저 추정일 뿐이에요. 문득 위 목각 작품을 제작한 교장선생님께 여쭤보고 싶네요. "교장 선생님, 위 목각 글씨의 원본이 추사의 작품이 확실한지요? 그 근거는 무엇인지요?"

 

 

 이미지 출처: http://blog.daum.net/sis1026/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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