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일 맑음
장마철이라 무덥다. 아침 청소를 끝내고 났더니 등어리에 땀이 흥건하다. 이런 때는 시원한 등멱을 해야 하는데... 등멱을 생각하노라니 두어해 전 겪은 실수담이 떠오른다.
공주 마곡사 인근에서 있었던 일이다. 친목 모임에 좀 일찍 도착했다. 장소를 물색했던 유선생님과 모임을 주관하는 김선생님만 와 있었다. 유선생님이 아이들과 물가에 갔다 오라고 권했다. 아이들은 신나서 가는데, 우리 내외는 좀 망설였다. 발만 살짝 담그기로 했다.
장소가 넓고 그늘이 많아 사람들이 꽤 붐볐다. 적당한 물가를 찾아 위로 올라 가는데 중간에 다리 하나가 있었다. 무심코 다리 건너쪽을 바라보다 큼직한 입간판 하나를 발견했다. 물놀이 주의 류의 간판이겠지, 생각하며 시선을 비낄 찰나 입간판 맨 위 내용이 시선을 끌었다.'밤마다 생포르노가 연출되는가 보구나. 거 참, 절 근처인데, 얼마나 남살스러웠으면 저런 입간판을 다...'
애 엄마 어깨를 툭 치며 입간판을 좀 보라고 했다. 애 엄마는 시력이 안좋다. 얼굴을 찡그리며 입간판을 봤다. 나처럼 약간 놀라며 뭔가 말을 함직한데, "뭐?" 하며 뚱한 표정만 지었다. 할 수 없이 내가 직접 말했다. "입간판 좀 봐, '애로행위 금지'라고 써 있잖아." "응?" 갑자기 아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시 한번 얼굴을 찡그리며 입간판을 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야 제대로 봤군!' 덩달아 나도 웃으며 "좀, 그렇지?" 했더니, 아내가 내 어깨를 퍽 치며 말했다. " 무슨 애로행위 금지야? 어로행위 금지지! 응큼하기는..." 으, 으응 어로행위 금지? 이상하다 분명히 애로행위 금지인데? 확인차 종종걸음으로 다리를 건너갔다... 좀 전 까지도 있던 'ㅣ'가 달아나고 없었다.

9년 만에 문제의 장소를 다시 찾았어요. 입간판이 그대로 있더군요. 그런데 멀리서 보니 여전히 '그렇게' 보여요. 게다가 이번엔 아예 노골적으로 권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더군요. 묘하게도 '금지'란 단어가 나무에 가려서 잘 안보이는 거에요(뒤늦게 발견). 저 정말 왜 이러죠?
입간판의 내용을 한자로 공부해 보실까요?
漁는 氵(물수)와 魚(물고기어)의 합자에요. 물가에서 물고기를 잡는다는 의미에요. '고기잡을어'라고 읽어요. 漁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漁夫(어부), 漁網(어망)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撈는 扌(손수)와 勞(수고로울로)의 합자에요. 물 속에서 힘들게[勞] 대상물을 잡는다[ 扌]는 의미에요. '잡을로'라고 읽어요. 撈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撈採(노채, 물 속으로 들어가 채취함), 撈魚(노어, 물고기를 잡음. 漁撈와 동일 의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行은 彳(걸을척, 왼발로 걸음)과 亍(걸을촉, 오른 발로 걸음)의 합자에요. 두 발을 이용하여 걸어간다란 의미에요. '다닐행'이라고 읽어요. '행하다'란 의미로도 사용해요. 이 경우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에요. 行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步行(보행), 言行(언행)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爲는 코끼리를 이끌고 일하는 모습을 그린 거에요. 爫는 손을 나타낸 것이고 나머지 부분은 코끼리를 그린 거에요. '할위'라고 읽어요. 爲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行爲(행위), 爲政(위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漁 고기잡을어 撈 잡을로 行 행할행 爲 할위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政 ( )採 ( )網 言( )
3. 착시 현상으로 일어난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해 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