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http://w/ww.kookje.co.kr/news2011>



白頭山石磨刀盡  백두산석마도진    백두산 돌 칼 갈아 다 없애고

豆滿江水飮馬無  두만강수음마무    두만강 물 말 먹여 다 없애리

男兒二十未平國  남아이십미평국    남아 이십 세상을 평정치 못하면

後世誰稱大丈夫  후세수칭대장부    후세 뉘라서 대장부라 부를까


남이(南怡,1441-1468) 장군의 시예요. 적절한 과장법(1, 2)을 사용하여 호방한 청년 장군의 기상을 잘 나타냈어요. 셋째 구의 미평국(未平國)은 남이 장군이 유자광 등의 모함을 받는 원인 제공을 한 내용으로 알려져 있죠. 저도 번역을 '세상을 평정치 못하면'이라고 해서 남이 장군이 혁명을 꾀한 것처럼 번역했어요. 하지만 여기 '평정'이라는 말은 실제 혁명을 꾀하려는 의도를 표현한 것이라기보다는 호방한 기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택한 말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해요(저도 이런 의미로 '평정'이라는 말을 사용했어요). 난세(亂世)도 아닌 치세(治世)에 그것도 병조판서를 역임한 이가 혁명을 꾀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불성설이에요


청년 장군의 웅혼한 기상이 느껴지는 또 다른 시 한편을 읽어 볼까 해요. 바로 사진의 시예요.


登樓遊子却忘行  등루유자각망행    누각 오른 나그네 갈 길을 잊었는데

可歎檀墟落木橫  가탄단허낙목횡    안타까울 손 낙목(落木, 잎 떨어진 나무)에 가리운 단허(檀墟, 단군 사당)

男兒二七成何事  남아이칠성하사    남자 나이 스물일곱 무엇을 이루었나

潛倚秋風感慨生  잠의추풍감개생    가을바람 맞으니 서글픈 생각만

 

이 시의 작자도 남이 장군과 마찬가지로 20대 청년이에요. 이 이 또한 나라를 위한 웅대한 기상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이 시에는 남이 장군의 시에서 느껴지는 발랄함이 없어요. 처연함만이 가득해요. 갈 길 잃은 나그네 신세(1),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어 탄식하는 모습(3), 서글픈 생각에 휩싸인 모습(4)은 읽는 이에게 동정심마저 일으켜요.

 

시인은 왜 이런 처연한 정서에 휩싸인 걸까요? 둘째 구가 그 답을 말해줘요. 둘째 구는 시인이 사는 시대 상황을 상징한 표현으로, 단허는 국가를 의미하고 낙목에 가리워져 있음은 나라가 위기에 처해있음을 의미해요. 시인이 사는 시대는 나라가 누란(累卵)의 지경에 이른 때예요. 이런 때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니 서글플 수밖에 없겠죠. 세상을 구할 웅지가 없는 이도 서글플 수 있는 시대에 웅지가 있음에도 아무것도 못한(못하는) 사람이 느끼는 처연함은 그 강도가 더할 거예요.

 

이 시의 작자는 신돌석(申乭石, 1878-1908) 장군이에요. 구한 말 평민 의병장으로 게릴라전을 통해 일군(日軍)을 괴롭혔던 유명한 분이죠. 그는 승패의 부침이 잦았던 다른 의병장과 달리 연전연승의 신화를 창조해 태백산 호랑이로 불렸어요. 신 장군은 18세에 의병에 가담했다 의병이 해산된 뒤 10여년의 공백기를 가졌다가 29세에 본인이 주동이 되어 의병을 일으켜요. 이 시는 그가 의병을 일으키기 두 해 전에 지은 거예요. 10여년의 공백기동안 그가 어떤 심정으로 세월을 보냈는지 말해주는 시라고 볼 수 있어요. 아울러 이 시를 지은 두 해 뒤 의병을 일으킨 것을 보면 그가 공백기동안 단순히 비탄에 잠겨 세월만 보낸 것이 아니라 때를 기다리며 준비했으리란 것을 암시적으로 말해주는 시라고도 볼 수 있어요.

 

신돌석 장군이나 남이 장군 모두 청년 장군의 웅혼한 기상을 간직했던 분들이에요. 비록 시대와 신분의 차이가 있지만 나라를 위한 큰 뜻을 품었던 점에선 공통점을 가졌던 분들이죠. 안타까운 건 둘 다 일찍 세상을 떠났다는 점이고 그것도 모리배의 간계에 죽음을 당했다는 점이에요. 신돌석 장군은 31세에 세상을 떴어요. 현상금에 눈 먼 내부자의 폭행으로요(여기에 대해선 이견이 있어요. 내부 의견 차이로 다투다 상해를 입어 죽게 됐다는 거예요). 남이 장군 역시 28세에 유자광 등의 모함으로 세상을 떴죠.

 

시참(詩讖)이라는 게 있어요. 시를 보면 시인의 앞날을 점칠 수 있다는 설이에요. 신돌석 장군의 시 셋째 구는 왠지 남이 장군의 시 셋째 구를 의식한 구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그도 남이 장군처럼 일찍 죽은 것은 아닐까, 하는 방정맞은 생각을 해봐요.

 

낯선 한자를 몇 자 자세히 살펴볼까요?

 

(걸을 착)(깃발 유)의 합자예요. 한가하게 이곳저곳 거닌다는 의미예요. 으로 뜻을, 로 음을 나타냈어요. 는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듯 마음가는대로 한가하게 이곳저곳 거닌다는 의미로요. 노닐 유.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遊覽(유람), 遊戲(유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나무 목)(도타울 단)의 합자예요. 박달나무란 의미예요. 으로 뜻을, 으로 음을 나타냈어요. 은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단단하고 향내가 많은 나무가 박달나무란 의미로요.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檀君(단군), 檀木(단목) 등을 들 수 있겠네요.

 

(흙 토)(빌 허)의 합자예요. 큰 언덕이란 의미예요. 로 뜻을, 로 음을 나타냈어요. 언덕 허. 터라는 뜻으로도 많이 사용하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뜻이에요. 터 허.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遺墟(유허), 廢墟(폐허)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나무 목)(누를 황)의 합자예요. 난간목이란 의미예요. 으로 뜻을 나타냈어요. 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은 토지의 빛깔을 나타낸 것으로 아래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는데, 난간목은 그같이 아래에 설치하는 것이란 의미로 본뜻을 보충하고 있어요. 난간 횡. 가로란 뜻으로도 많이 사용하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뜻이에요. 가로 횡.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縱橫(종횡), 橫隊(횡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마음 심)(이미 기)의 합자예요. 비분강개한 심정이란 의미예요. 으로 뜻을 나타냈어요. 는 음()을 담당해요. 분개할 개.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慨嘆(개탄), 憤慨(분개)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여담. 1908년 영해 경찰서의 야마모토가 경무국장 마쓰이에게 보고한 바에 의하면 신돌석 장군의 사망 소식을 들은 한 노인이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우리들이 구차하게 산 것은 신장군이 일본군을 소탕하리라 기대한 때문인데, 이제 모든 것이 끝이로구나.” ( 신돌석, 백년 만의 귀향(김희곤, 푸른역사) 참고) 당시 민중들의 신돌석 장군에 거는 기대가 어떠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말이에요. 이런 기대와 안타까운 심정이 결합돼 신돌석 장군에 대한 갖가지 전설이 만들어졌다고 보여요. 남이 장군에 대한 민간 신앙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어요. 신돌석 장군과 남이 장군, 다른 듯 같은 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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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http://treecycle.co.kr>




바쁜데.”

 

걱정 마. 착오 없이 할 테니.”

 

십 수 년 전, 바쁜 아침 출근 시간을 쪼개어 고문진보를 읽은 적이 있어요. 처음에 아내는 짜증을 냈어요. 지극히 당연한 짜증이었죠. 아이들 등교 준비 도와주랴, 식사 준비하랴 청소하랴, 그리고 각자의 출근 채비까지, 11초가 아쉬운 아침 시간에 거실에 앉아 책을 읽다니. 하지만 아내의 짜증을 호언(豪言)으로 물리치고 매일 10분씩 고문진보를 읽었어요. 아내의 짜증은 잦아들었어요. 실제 호언한대로 분담한 일을 착오 없이 해냈기 때문이죠. 그러나 흔쾌한 표정은 아니었어요. ‘뭐야? 갑자기 왜 저러지?’ 이런 속내를 담은 표정이 역력했지요.

 

당시 저는 이상한 자괴감에 시달렸어요. 무엇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는 초라함에 휩싸여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었지요. 이를 극복해보려는 차원에서 고문진보읽기를 시도했던 것인데, 저녁에는 몸이 피곤해 읽을 수 없었고 바쁘지만 그래도 에너지가 충만한 아침에 읽게 됐던 거예요. 출근 준비 전에 일어나 읽으면 더없이 좋았겠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기에 아내의 눈총을 받아가며 읽었던 거지요.

 

그렇게 매일 10분씩 고문진보를 읽어 1년 동안 3차례 반복해 읽었어요.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일을 해낸 것이지요. 지금도 생생해요. 끝이 보일 것 같지 않던 두꺼운 책을 매일 조금씩 읽어 마지막 쪽까지 다 읽고 덮었을 때 느꼈던 그 성취감과 충만감. 1년의 고문진보독서를 통해 이상한 자괴감은 꽤 많이 치료됐어요.

 

사진은 '노적성해(積成海)'라고 읽어요. ‘이슬이 쌓여 바다를 이루다란 뜻이에요. 끊임없는 노력으로 큰 성과를 낸다는 의미예요. 꾸준한 노력을 강조할 때 많이 사용하죠. 성어를 대하니 문득 성어에 어울릴 법한 과거 독서 경험이 떠올라 몇 마디 해봤네요. 이슬이 쌓여 바다를 이룬 정도는 못되지만 한 종지 물은 될 듯 하니 이 또한 노적성해의 아류가 아니겠어요?

 

사진의 한자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벼 화)(구할 책)의 합자예요. 벼 등의 곡물을 널리 구해 저장해 놓았다는 의미예요. 쌓을 적.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蓄積(축적), 過積(과적)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비 우)(길 로)의 합자예요. 밤사이 비처럼 내려 초목에 부착된 물체라는 의미예요. 이슬 로. 는 뜻을, 路는 음을 담당해요. 는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길이 사람 눈에 잘 띄듯 이슬도 사람 눈에 잘 띈다는 의미로요.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寒露(한로), 露宿(노숙)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다섯째천간 무)(장정 정)의 합자예요. 만물이 흙에 의지하여 성장하고 결실을 맺는다는 의미예요. 이룰 성. 흙이라는 속 의미를 갖는 는 뜻을, 은 음()을 담당해요. 은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장정처럼 성장하여 결실을 맺었다는 의미로요.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成敗(성패), 成功(성공)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의 변형, 물 수)(풀우거질 매)의 합자예요. 우거진 풀처럼 물이 많이 모인 곳이란 의미예요. 바다 해.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死海(사해), 近海(근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여담. “배우는데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비록 시간이 주어진다 해도 배우지 못할 것이다란 말이 있죠. 배우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목표와 의지이지 시간이 우선 요소는 아닌 것 같아요. 목표와 의지가 있으면 시간은 마련할 수 있고, 그 시간이 누적될 때 배움은 달성된다고 생각해요. 확신하냐구요? ! 노적성해의 아류경험으로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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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자금성의 황혼』(돌베개, 2008) 21쪽>



삶도 내가 원하는 바이며 의() 또한 내가 원하는 바이지만 두 가지를 겸하여 얻을 수 없다면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할 것이다. 삶보다 소중한 것이 있기에 삶을 구차히 얻으려 하지 않는 것이며, 죽음이 싫지만 죽음보다 더 싫은 것이 있기에 구차히 환란(患亂)을 피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사진은 청조의 마지막 황제 부의(溥儀,1906~1967)가 그의 외국인 사부였던 존스톤(Johnston, 중국명 莊士敦(장사돈))의 저서 자금성의 황혼(Twilight in the Forbidden City)에 써 준 추천사예요(글씨는 신하였던 정효서의 글씨). 읽어 볼까요?

  


甲子十月 予自北府入日本使館 莊士敦師傅首翼予出於險地 且先見日使芳澤言之 芳澤乃禮予 假館而避亂軍 乙丑二月 予復移居天津 距今七年 而莊士敦前後從予於北京天津之間者約十三年中 更患亂倉皇顚沛之際 唯莊士敦知之最上 今乃能秉筆記其所歷 多他人所不及知者 嗟夫 喪亂之餘 得此目擊身經之寶錄 信乎其可貴也 莊士敦雄文高行爲中國儒者所不及 此書旣出 予知其爲當世所重必矣 辛未九月


갑자십월 여자북부입일본사관 장사돈사부수익여출어험지 차선견일사방택언지 방택내예여 가관이피난군 을축이월 여부이거천진 거금칠년 이장사돈전후종여어북경천진지간자약십삼년중 경환난창황전패지제 유장사돈지지최상 금내능병필기기소력 다타인소부급지자 차부 상난지여 득차목격신경지보록 신호기가귀야 장사돈웅문고행위중국유자소불급 차서기출 여지기위당세소중필의 신미구월

 

갑자년(1924) 10월 나는 북부(부의의 아버지인 순친왕의 저택)에서 일본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다. 장사돈(Johnston) 사부는 앞장서 나를 험지에서 구출해 주었다. 또한 먼저 일본 공사 방택(요시자와)을 만나 나의 상황을 얘기했기에 방택은 나를 예우하고 처소를 내주어 반란군을 피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을축년(1925) 2월 나는 다시 거처를 천진으로 옮겼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이다. 장사돈 사부는 이 일 전후로 북경에서 천진까지 나를 수종(隨從)한 것이 대략 13년이 된다. 게다가 가장 어렵고 혼란한 시기의 일들은 오직 장사부 만이 가장 잘 안다. 이제 그가 붓을 잡아 그 사이의 내력을 썼는바 남들은 잘 알지 못하는 일들이 많다. ,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관해 이처럼 직접 목격하고 경험한 소중한 기록을 얻었으니 참으로 귀한 기록이라 할 만한다. 장사부의 웅혼한 글과 행동은 중국의 유자들도 따라오지 못할 바가 있다. 이 책이 출간 후 세상으로부터 중한 대우를 받으리란 것을 확신하는 바이다. 신미년(1931) 9.

  


부의는 3세 무렵 황제 위에 올라 15년을 자금성에서 유폐되다시피 보내다 공화주의자였던 풍옥상에게 내몰려 자금성을 나오게 돼요. 이후 풍옥상의 위해(危害)를 피해 일본 공사관에 피신했다 다시 천진의 일본 조계지(租界地)로 옮겨 7년여를 보내요. 부의는 자금성 출궁 전후로 13년여를 자신과 함께 지내며 힘든 시기마다 자신을 보살펴 준 장사돈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있어요. 더불어 어려운 시절의 일들에 대한 진위를 가린 장사돈의 저서가 갖는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고요. 이 글을 읽으면 더없이 외롭고 힘든 처지에 있었던(있는) 한 청년 황제의 애틋한 모습이 떠오르며 까닭모를 동정심이 밀려와요. 그러면서도 이 동정심에 대해 자문(自問)을 하게 돼요. ‘이게 과연 올바른 동정심일까?’

 

부의가 일개 범인(凡人)이라면 이 동정심은 정당하지만, 그가 청조의 마지막 황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문제의식의 바탕엔 저 맹자의 언급(인용문)이 있어요. 저 말의 표면적 주체는 맹자이지만, 이면적으론 정치 지도자를 겨냥한 거예요. 맹자는 정치철학서이기 때문이죠. 맹자는 (삶의 대척점. 죽음)’의 갈림길에서 정치 지도자가 택해야 할 길은 라고 주장해요. 그것이 삶보다 더 소중하기 때문이라는 거죠. 소중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충분히 짐작할 수 있어요. 그것은 명분/명예예요. 정치에서 이보다 더 중한 것이 없기 때문이죠. 명분/명예 없는 지도자의 명을 그 누가 따르던가요? 정치 지도자가 명분/명예를 잃으면 살아 있으되 살아 있는 것이 아니므로 삶과 의의 갈림길에서 의를 택해야한다고 말한 거예요. 부의는 청조의 마지막 황제였어요. 그런데 그는 위난(危難)의 시기에 보다 을 택했어요. 이런 그에게 동정심을 갖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자문을 아니 할 수 없어요.

 

혹자는 이런 이의(異議)를 달지도 모르겠어요. “부의는 모든 실권(實權)을 잃은 명목상의 황제일 뿐이었다. 그가 무슨 명분과 명예가 필요해 를 중시한단 말인가?” 타당한 이의예요. 그러나 당시 민중의 의식에는 여전히 존황(尊皇)의식이 면면히 흐르고 있었고, 이는 공화주의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랬기에 황제를 자금성에서 바로 내쫓거나 죽이지 않았던 것이죠. 이런 상황이라면 황제에게는 여전히 명분/명예를 지킬 의무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어요. 더구나 그는 웅건(雄健)한 만주족의 기상을 물려받은 황제였어요. 위난의 시기에 의보다 삶을 택한 건 부끄러운 일이었다고 할 수 있죠.

 

부의가 삶보다 의를 선택할 기회는 세 번 있었어요. 풍옥상에게 자금성에서 쫓겨났을 때(1924)와 일본으로부터 만주국 집정(執政)을 요청받았을 때(1931) 그리고 소련에 의해 만주국이 패망했을 때(1945)예요. 세 선택의 갈림길에서 부이는 모두 삶을 선택했어요. 그리고 그 결과는 살아있으되 살아있는 것 같지 않은 존재로서의 삶이었죠. 만일 그가 삶보다 의를 선택했다면 죽었으되 영원히 사는 삶을 살 수 있었을 거예요. 위난의 시기에 부의는 장려(壯麗)한 죽음을 택했어야 했어요. 너무 과한 주문일까요?

  


주요 한자를 몇 자 자세히 살펴볼까요?

 

广(집 엄)(줄 부)의 합자예요. 문서를 보관하는 장소라는 의미예요. 广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소중히 주고받아야 할 문서를 보관하는 장소란 의미로요. 곳집 부. 마을이란 뜻으로도 사용하는데, 본 의미에서 연역된 뜻이에요. 마을 부.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府庫(부고, 궁정의 문서나 재보를 보관하는 장소), 政府(정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본래 분노했다는 의미예요. 분노하면 치고받기에 (칠 복)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나머지 부분은 음()을 담당해요. 지금은 주로 도탑다[]란 뜻으로 사용하는데, 본 의미에서 유추된 뜻이에요. 분노가 팽배하듯 덕이 두텁다란 의미로요. 도타울 돈. 서직(黍稷, 기장)을 담은 그릇을 표현한 글자로 보기도 해요. 제기 대.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敦篤(돈독), 敦槩(대개, 곡식을 됫박에 담고 그 위를 반듯하게 밀어내는 평평한 나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의 약자, 언덕 부)(다 첨)의 합자예요.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는 험준한 장소란 의미예요. 험할 험.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保險(보험), 危險(위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사람 인)(빌 가)의 합자예요. 거짓이란 의미예요. 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빌려온 것은 내 것이 아니기에 진짜가 아니고 가짜[거짓]란 의미로요. 거짓 가.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假面(가면), 假飾(가식) 등을 들 수 있겠네요.

 

(걸을 착)(법 벽)의 합자예요. 피하다란 의미예요. 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법은 어기면 처벌을 받기에 사람들이 피하려든다는 의미로요. 피할 피.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逃避(도피), 回避(회피)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머리 혈)(참 진)의 합자예요. 정수리란 의미예요. 로 뜻을 표현했어요. 은 음()을 담당해요. 정수리 전. 넘어지다란 뜻으로도 많이 사용하는데, 본 의미에서 연역된 뜻이에요. 넘어질 전.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山顚(산전, 산 꼭대기), 顚倒(전도, 거꾸로 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물 수)(저자 시)의 합자예요. 물 이름이에요. 로 뜻을, 로 음()을 표현했어요. 물이름 패. 넘어지다란 뜻으로 사용하는데, 동음을 빌미로 뜻을 가탁한 거예요. 넘어질 패.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沛水(패수), 顚沛(전패, 엎어지고 자빠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울 곡)(없을 망)의 합자예요. 현세에서 그 모습을 찾을 길 없어, 즉 죽어서 슬퍼한다란 의미예요. 죽을 상. 잃다란 뜻으로도 많이 사용하는데, 본 의미에서 유추된 뜻이에요. 잃을 상.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初喪(초상), 喪失(상실)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새 추)(팔뚝 굉)의 약자가 합쳐진 거예요. 수컷 새란 의미예요. 로 뜻을 표현했어요. 의 약자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암컷 새에 비해 힘이 센[의 약자가 가진 의미] 것이 수컷 새란 의미로요. 수컷 웅. 뛰어나다란 뜻으로도 많이 사용하는데, 본 의미에서 유추된 뜻이에요. 뛰어날 웅.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雌雄(자웅), 雄壯(웅장)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여담. 부의가 의보다 삶을 우선시한 건 그의 사부들 영향이 컸다고 생각해요. 세 살 무렵부터 자금성에 들어와 생활한 그에게 사부들의 영향은 거의 절대적이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점에서 부의의 명예롭지 못한 선택의 책임은 부의에게만 물을 것이 아니라 그의 스승들에게도 물어야 할 거예요. 그리고 여기에는 당연히 장사돈도 포함돼야 할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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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 2018-11-17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회찬‘씨가 생각나는 글입니다. 그분은 ‘살아도 죽은 거나 다름 없는 불명예‘를 과감히 버리고 영원히 명예를 지키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무심은 그분의 사라짐을 지금도 안타까워합니다.

찔레꽃 2018-11-18 10:15   좋아요 0 | URL
선생님, 잘 지내시죠? 저 역시 그 분의 죽음에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죽음을 높이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지만 경우엔 따라서 필요한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명분과 명예가 필요한 경우. 노 의원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글을 썼는데, 선생님 평을 듣고 보니, 묘하게 그 분을 생각나게 하는 글이 되었습니다. 노 의원을 생각하는 마음이 잠재돼있다 저도 모르게 발현됐나 봅니다. 역시...
 



엄마, 거긴 절이 아니예요!”

 

“‘가 들어가 있으니, 절 아니니?”

 

오래 전 어머니와 나눈 대화의 일절. 동네 분들과 현충사를 방문하게 됐는데, 어머니는 현충사를 절 이름으로 알고 계셨어요. 절 이름에 붙는 가 들어가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실 만도 했죠. 하지만 당시 어렸던 저는 (절 사)’가 아니고 (사당 사)’라는 걸 알려드릴 만한 지식이 없었어요. 다만 수학여행 때 현충사를 다녀온 경험으로 절이 아니란 것만 알고 있었을 뿐이죠. 어머니는 제 말에 흔쾌히 동의하지 않으셨어요.

 

현충사.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방문했을 장소이죠. 특히 70년대 학교를 다녔던 분들은, 제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데, 거의 반강제적으로 이곳을 다녀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현충사가 국민 교육장처럼 된 데는 박정희 대통령의 입김이 컸죠. 박정희 대통령은 왜 이순신을 그렇게 띄웠던 걸까요?

 

답은 현충에 있는 것 같아요. 국가에 대한 충성, 아니 당시 상황으로 말하면 조국 근대화의 기수를 양성하기 위해 이순신을 띄웠던 것 아닐까 싶은 거죠. 조국 근대화를 위해 분골쇄신(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는 뜻으로, 정성으로 노력함을 이르는 말)할 수 있는 역군을 양성하기 위해서 말이죠. 이런 점은 처음 현충사라는 편액을 내렸던 숙종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아요. 다만 조국 근대화의 기수가 아니고 왕실과 조정에 맹종할 수 있는 신료를 길러낸다는 점이 다를 뿐이지.

 

그렇다면 정작 이순신 자신은 충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선조가 이순신을 자신의 대항마로 간주해 그를 의심하고 질시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죠. 이 점을 뒤집어 보면 이순신의 충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어요. 그는 맹목적 충견이 되는 것을 충이라 여기지 않고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소리에 귀 기울인, 다시 말하면 충이란 글자 그대로의 의미에 충실한 것을 충이라 여겼다고 보여요. 충(忠)은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불편부당한[] 양심[]의 소리에 따라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예요. 이런 그였기에 선조의 무리한 출정 요구를 거부했고, 과거도 자신의 관할 지역에서 치르려 했던 것이죠(과거를 자신의 관할 지역에서 치르겠다는 것은 왕의 권한을 대신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어요. 과거는 왕이 주관하는 것이니까요. 선조가 이순신을 경계했던 것도 무리는 아니죠). 비록 그것이 지배자의 심기를 거스르는 일인 줄 뻔히 알고 있었음에도 말이죠.

 

사진은 현충사(顯忠祠) 정확하게는 구현충사 현판이에요. ‘현충은 충성을 드러내 찬양한다는 의미이고, ‘는 사당이란 의미예요. 현충사란 이름은 다른 분들의 사당 이름으로도 쓰여요. 다만 이순신 장군을 모신 현충사가 다른 현충사에 비해 널리 알려진 것 뿐 이예요. 낙관 부분은 정해(丁亥, 1707) 사월일(四月日) 선사(宣賜, 임금이 하사함)라고 읽어요. 사진은 아내가 동창들과 현충사에 놀러 갔다가 찍어왔어요. 당신도 옛날 우리 어머니처럼 현충사의 를 혹시 절 이름 끝에 붙는 로 생각한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알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짓더군요. 현판을 한 참 응시하노라니, 불현 듯 에 관한 의문이 생겨 몇 마디 중얼거렸어요.

 

한자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머리 혈)(살필 현)의 합자예요. 환하게 빛나는 머리 장식이란 의미예요. 은 뜻을, 은 뜻과 음을 담당해요. 햇빛 아래에서 실을 살펴본다는 의미로 본 의미 환하게 빛나는을 보충해 주고 있어요. 드러날 현.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顯彰(현창, 밝게 나타냄), 顯現(현현, 명백하게 나타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마음 심)(가운데 중)의 합자예요. 불편부당한 정직한 마음으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예요. 본디 개인적인 가치관이었는데 후에 공적인 가치관으로 변했죠. 충성 충.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忠誠(충성), 忠義(충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의 약자, 제사 사)(의 약자, 말씀 사)의 합자예요. 천지신명에게 제물을 별로 마련하지 못하고 축원의 말만 길게 하는 봄철의 제사란 의미예요. 사당이란 의미는 본 의미에서 연역된 거예요. 제사를 드리는 장소란 의미로요. 사당 사.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祠堂(사당), 祠宇(사우, 사당과 같은 의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여담. 위 한문 현판을 단 현충사는 구 본관으로 불리고, 박정희 대통령의 한글 휘호 현충사 현판을 단 현충사는 신 본관으로 불려요. 신 본관의 박정희 대통령 한글 휘호를 떼고 구 본관의 현충사 현판(숙종 어필)을 달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둘 다 존치키로 결정 났어요(2018년 문화재청 결정). 구 분관과 신 본관이 별도로 있고 거기에 맞는 현판이 있으니 둘 다 존치키로 결정한 것이죠. 장군의 혼령은 어느 곳에 깃들이실지 궁금해요. 어쩌면 아무 곳에 깃들이지 않으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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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앗 뜨거!”

 

아침에 뜨거운 물을 정수리에 부으면 정신이 깬다는 말을 들었어요. 뜨거운 물을 부은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만 온도 조절을 못해 화상을 입을 뻔 했어요. 하지만 정신이 깬 것은 확실했어요. 이후로도 아침에 종종 정수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요. 물론 온도 조절을 해서요.

 

아침에 맑은 정신으로 일어나 본 적이 언제였는지 모르겠어요. 늘 눈을 뜨면 온갖 잡념이 밀려와 이리저리 뒤척여요. 그러다 몸을 일으키는 순간, 그 잡념은 오간데 없이 사라져요. 정수리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정신은 더 맑아지죠. 제게 아침 잡념을 없애는 방법은 기신(몸을 일으킴)과 정수리에 물붓기예요.

 

사진은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찍은 종문(종에 새긴 글)이에요. 흔히 저녁 종송(종을 칠 때 부르는 찬가)으로 불리는 글이죠. 읽어 볼까요?

 

문종성번뇌단(聞鐘聲煩惱斷)   종소리 들으시고 번뇌를 끊으소서

지혜장보리생(智慧長菩提生)   지혜 자라고 보리심 발하게 하소서

이지옥출삼계(離地獄出三界)   지옥고 여의고 삼계를 뛰쳐나와

원성불도중생(願成佛度衆生)   성불하시고 중생제도 하옵소서

 

이 종송은 타인에게 권면하는 내용으로 볼 수도 있고, 본인에게 권하는 내용으로도 볼 수 있어요. 여기서는 타인에게 권면하는 내용으로 풀었어요. 이 종송의 핵심은 번뇌 끊기예요. 번뇌 끊기가 돼야 이후의 일들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저녁이 되면 한낮의 온갖 상념이 물밀 듯 밀려와 마음은 그야말로 번뇌망상에 휩싸이죠. 이 순간 격한 종성이 귓가를 때리면 번뇌망상은 가뭇없이 사라질 거예요. 마치 기신과 함께 아침 잡념이 흔적 없이 사라지듯. 저녁의 번뇌망상을 없애는데 종소리만이 유효하진 않을 거예요. 그럼에도 종소리를 사용한 건 무슨 까닭일까요? 그 소리가 멀리까지 미칠 수 있기에 그런 것 아닐까요? 보다 많은 이들이 번뇌망상에서 벗어나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말이죠.

 

사진의 한자를 몇 자 자세히 살펴 볼까요?

 

(쇠 금)(아이 동)의 합자예요. 악기중 하나인 종이란 의미예요. 으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은 음()을 담당해요. 종 종.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鍾鼓(종고, 종과 북), 打鐘(타종) 등을 들 수 있겠네요.

 

(귀 이)(경쇠 경) 약자의 합자예요. 경쇠가 울릴 때 나는 것처럼 분명하고 확실하게 귀를 통해 들리는 그 무엇이란 의미예요. 소리 성.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聲樂(성악), 音聲(음성)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불 화)(머리 혈)의 합자예요. []로 인해 머리가 아프다는 의미예요. 괴로워할 번. 번거로울 번.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煩悶(번민), 煩雜(번잡)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불만스럽다는 의미예요. (의 약자, 마음 심)은 뜻을, 나머지 부분은 음을 담당해요. 괴로워할 뇌.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懊惱(오뇌, 뉘우쳐 한탄하고 번뇌함), 苦惱(고뇌)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도끼 근)(끊을 절)의 옛 글자가 합쳐진 거예요. 도끼를 사용하여 물체를 끊는다는 의미예요. 끊을 단.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斷切(단절), 分斷(분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새 추)(산신 이)의 합자예요. 본래 꾀꼬리를 뜻하는 글자였어요. 로 뜻을, 로 음을 표현했어요. 떠나다란 뜻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뜻이에요. 꾀꼬리가 앉아있던 나뭇가지를 떠났다란 의미로요. 떠날 리.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離別(이별), 分離(분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여담. 맹자에 보면 호연지기를 기르기 위해 야기(밤 사이 기운)의 축적을 강조하는 내용이 있어요. 야기의 축적은 불교에서 말하는 번뇌의 사름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온갖 상념에 밀리지 않고 몸의 기운을 똑바로 조정할 수 있는 상태, 그것이 곧 번뇌가 사라진 그 상태와 진배없는 것 아닌가 싶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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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11-07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찔레꽃님 이 시리즈 책으로 내셨으면 좋겠어요.

찔레꽃 2018-11-08 08:38   좋아요 0 | URL
아.... 깊은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