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최치원 마애문의 나머지 부분 한자를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죠.

 

縝은 본래 옷감의 실이 촘촘하다란 뜻이었어요. 그래서 糸(실사)로 뜻부분을 삼았죠. 眞(참진)은 음을 담당하는데 뜻도 일부분 갖고 있어요. 眞은 확실하고 허튼데가 없다는 의미거든요. 이 의미로 촘촘하다란 의미를 보충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종합하면, 빠진데 없이 촘촘하다 정도의 의미가 되겠네요. 縝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쉽게 생각나는게 없죠? 縝密(진밀: 촘촘함, 고움)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潤은 본래 물이 불어 났다는 의미에요. 그래서 氵(물수)로 뜻을 삼았지요. 閏은 음을 담당하는데 뜻도 일부분 담당하고 있어요. 윤달이란 것이 본래의 달 수를 넘어선 달이잖아요? 그래서 이 자로 불어났다란 의미를 보충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이 자가 온화하란 의미로 쓰이는 것은 불어나다 곧 넉넉하다란 의미에서 연역된 것이에요. 潤이 들아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潤澤(윤택), 온윤(溫潤)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削은 본래 칼집이란 뜻이었어요. 그래서刂(칼도)로 뜻을 삼았지요. 肖(닮을초)는 음을 담당하면서(음이 좀 많이 변했죠) 뜻도 일부분 담당하고 있어요. 肖는 형제간에 서로 닮았다란 의미에요. 형제간에 서로 닮았듯이, 칼집이 칼과 닮았다란 의미로 쓰인거에요. 칼집이 칼과 닮아야 칼이 잘 들어 가겠죠? ^ ^  이 글자가 깎다란 의미로 쓰이게 된 건 칼집을 칼에 맞게 잘 다듬는다는데서 의미가 연역된 거에요. 削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削除(삭제), 削髮(삭발)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成은 戊(다섯째천간무)와 丁(장정정)의 합자에요. 戊는 천간(天干: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가운데로 土(흙토)의 성질을 갖고 있죠. 만물은 흙에 의지하여 성장하고 결실을 맺죠. 그래서 戊로 이루다란 의미 부분을 삼은 거에요. 丁은 음을 담당하면서(음이 약간 변했죠) 뜻도 일부분 갖고 있어요. 장정은 성장하여 일종의 결실을 맺은 사람이잖아요 ^ ^ 成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成就(성취), 成功(성공)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珪는 圭(홀규)와 같은 의미와 뜻으로 사용해요. 다만 珪는 홀의 재료[玉 :구슬옥]를 더 강조한 글자일 뿐이에요. 珪가 들어간 예는 뭐가 있을까요? 쉽지 않죠? 암석의 한 종류인 珪石(규석)을 들 수 있겠네요.

 

瓉은 홀은 홀인데 3/5은 옥이고 2/5는 돌인 재료로 만든 홀이에요. 왼쪽의 王(玉의 변형)은 이 글자의 뜻을 담당해요. 오른쪽의 賛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갖고 있어요. 賛은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는데, 홀이란 그 사람의 존귀함을 보여주는 물건이거든요. 瓉이 들어간 예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것은 거의 없는 듯 해요. 마애문에 나와있는 珪瓉(규찬) 정도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자, 이제 정리하는 의미에서 문제를 한 번 풀어 보도록 하죠.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허벅지에 손가락으로' 써 보시오.

 

  찬찬할진, 온화할윤, 깎을삭, 이룰성, 같을여, 홀규, 홀찬

 

2. 다음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就, (     )除, (      )澤

 

3.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촘촘히 부드럽게 깎아선 모습은 (관리의) 홀 같도다(이로다) : 縝潤削成(   )珪瓉

 

자,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 ^  아울러 최치원 선생의 흔적 찾기도 여기서 줄입니다. 사진을 몇 장 찍지 못해서... ㅠ ㅠ 

 

내일 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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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긴 것을 보도록 하죠 ^ ^ 지레 겁먹고 화면을 꺼버리실 것 같네요 ^ ^ 자, 한자의 뜻을 하나씩 알아 볼까요? 端은 단정할단, 凝은 바를응(엉길응으로도 많이 사용하죠), 挺은 빼날정, 立은 설립, 如는 같을여, 眞은 참진(마애문에 보이는 글자는 眞의 속자에요), 官은 벼슬관, 縝은 찬찬할진 潤은 부드러울윤(윤택할윤으로도 많이 사용하죠), 削은 깎을삭, 成은 이룰성, 如는 같을여, 珪는 홀규, 瓉은 큰홀찬이에요.

 

端凝挺立如眞官 縝潤削成如珪瓉(단응정립여진관 진윤삭성여규찬)은 "단정히 바르게 우뚝 선 모습은 진실된 관리의 모습같고(이요), 촘촘히 부드럽게 깎아선 모습은 (관리의) 홀 같도다(이로다)"라는 뜻이에요. 계곡 바위의 모습을 관리의 몸가짐과 그가 들고 있는 홀(笏 : 사극에서 많이 보셨죠? 대신들이 두 손으로 들고 있는 약간 갸름한 막대기 같은 거)에 비유했죠. 비유도 멋지지만 대구가 짝짝맞는 훌륭한 글귀에요.

 

그런데, 해설판의 내용은 좀 이상해요 ^ ^ 수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 ^

 

이제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양이 많으니 오늘은 한쪽 구절만 해보도록 하죠 ^ ^

 

端은 본래 몸이 바르고 곧다란 뜻이에요. 그래서 사람이 서있는 모양을 그린 立(설립)으로 뜻을 삼았죠. 나머지 부분은 음을 담당하는데 뜻도 일부분 갖고 있어요. 耑은 식물의 싹이 흙을 뚫고 나오는 모양을 그린 거에요. 싹은 위를 향하여 곧게 나오기 때문에, '몸이 바르고 곧다'란 의미를 일부분 보충하고 있죠. 端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端正(단정), 端雅(단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凝은 본래 머물러 있다란 의미에요. 물이 흐르다 얼어 붙어 있는 상태[氷: 얼음빙]로 그런 의미를 나타냈죠. 疑는 음을 담당하는데 음이 약간 변했죠. 疑는 뜻도 일부분 갖고 있어요. 疑는 보통 '의심할의'라고 읽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린다는 의미지요. 이 의미로 '머물러 있다'란 의미를 보충해 주고 있는 것이죠. '바르다'란 의미는 머무르기는 머무르는데 올바른 곳에 머무른다는 의미로 연역된데서 비롯된 것 같아요. 凝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凝結(응결) 凝固(응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挺은 본래 뽑는다란 뜻이에요. 손[扌: 손수]을 이용하여 앞이나 위로 뽑아 낸다는 의미지요. 廷(조정정)은 음을 담당하는데 뜻도 일부분 갖고 있어요. 고대 중국에서는 사방의 이민족들이 중국의 조정 앞에 나아와 예를 표했기 때문에, '뽑는다'란 의미를 보충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빼나다'란 의미는 뽑는다는 의미에서 연역된 것이지요. 挺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가슴아픈 말인 挺身隊(정신대)를 예로 들수 있겠네요.

 

立은 사람이 지면 위에 양 발을 디디고 가만히 서있는 모양을 그린 것이에요. 立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直立(직립), 立場(입장)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如는 본래 따른다라는 의미였어요. 과거에 여성은 순종[따름]을 미덕으로 여겼기 때문에 女를 사용했고, 여성이 따르는 것은 부모와 남편의 말이기 때문에 口(입구, 말은 입으로 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말의 의미로 사용됐죠)를 사용했어요. 이 글자는 '같다'라는 의미로 많이 사용하는데, 부모나 남편이 말하는대로 똑같이 행동하고 따른다는데서 '같다'라는 의미로 사용하게 됐어요. 여성 분들 기분 나쁘시겠어요 ^ ^ 如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如一(여일) 如此如此(여차여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眞은 본래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는 의미에요. 그래서 신선을 眞人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匕(化(될화)의 줄임자)와 目(눈목)과 乙(隱(숨을은)의 줄임자)과 기초의 의미를 담고 있는 八(여기서는 '여덟팔'이 아니에요)의 합자에요. 보고 듣는 분별의 기능[目]을 변화시켜[匕] 지상으로 부터[] 그 모습을 감추고[乙] 하늘로 올라간다는 의미이죠. 보통 '참'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이는데, 추측컨대, 변화하여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참된 실제라고 생각한데서 그런 의미로 사용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眞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眞實(진실), 眞露(진로, 소주 이름 ^ ^)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官에서 宀(집면)은 관청을 의미하고, 나머지 부분은 관청 아래 도열한 사람들을 의미해요. 종합하면, 관청에서 일하는 사람[관리]이란 뜻이죠. 官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官廳(관청), 官吏(관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자, 이제 정리하는 의미에서 문제를 한 번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단정할단, 바를응(엉길응), 빼날정, 설립, 참진, 벼슬관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實, (     )固,  (     )身隊,   (     )吏,   直(     ),  (      )實

 

3. 다음의 한자어를 이용하여 짧은 글을 지어 보시오.

 

   端雅,  眞實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은 나머지 구절을 해보도록 하죠. 내일 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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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가로로 쓴 것은 왼쪽부터 읽는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죠? 그런데 이것은 왼쪽부터 읽으면 안되요. 왜 일까요? 전통적으로 한문은 세로 쓰기의 영향으로 오른쪽부터 쓰기를 시작했어요. 그런 영향으로 가로로 쓸 때도 오른쪽부터 써나가기 시작하죠. 그래서 이것은 오른쪽부터 읽어야 해요. 그런데 해설판은 현대에 들어와 가로쓰기의 영향으로 쓴 것이기 때문에 왼쪽부터 쓰고 있죠.  마애문과 해설판의 읽는 순서가 달라 헛갈리실까봐 몇 마디 했네요.

 

龍은 용룡, 隱은 숨을은, 別은 다를별, 墅는 별업(별장)서라고 읽어요. 龍隱別墅는 '용이 숨어 지내는 별장'이란 의미에요. 龍隱別墅는 두 가지로 풀이가 가능할 것 같아요. 하나는 계곡의 깊고 수려함을 표현한 내용으로 볼 수 있고, 또 하나는 선생께서 머무시던 처소를 부르는 명칭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마애문을 '계곡의 깊고 수려함을 표현한 내용'으로 보는 것은 별 문제 없지만, '선생께서 머무시던 처소를 부르는 명칭'으로 보는 것은 좀 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 내용이 너무 강한 느낌이 들거든요. 애상적인 만당풍의 시를 즐겨쓰시던 선생께서 자신의 처소 이름에 '龍'자를 사용했다는 것이 왠지 잘 안맞는 것 같아서 말에요. 그러나 또 모르지요. 선생께서 자신의 능력을 '龍'으로 자부하셨을런지도.

 

그나저나 해설판의 해설 내용은, 제가 보기에, 엉터리에요 ^ ^  수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 ^

 

자, 이제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龍은 童(아이동, 여기서는 立으로 축약되어 표현됐죠)과 肉(고기육, 여기서는 月의 형태로 변형됐죠)과 飛(날비, 여기서는 글자의 오른쪽 부분과 같이 변형됐죠)가 합쳐진 글자에요. 용의 외형상 특징을 표현했죠. 비늘을 가진 풍성한 몸[肉]으로 신묘한 조화를 부리며 날아다니는[飛] 존재란 의미죠. 童은 음을 담당하는데 음이 약간 변했죠. 龍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龍顔(용안), 潛龍(잠룡)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隱은 언덕[ 阝:언덕부]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글자의 오른쪽 부분은 음을 담당하는데, 뜻도 일부분 담당하고 있어요. '조심하다'란 의미가 있거든요. 종합하면, '조심조심 남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한다' 정도의 의미가 되겠네요. 隱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隱居(은거), 隱遁(은둔)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別 은 冎(뼈발라낼과)와 刂(칼도, 칼도는 '刀'의 모양으로 쓰기도 하죠)의 합자에요. 본래 의미는 '칼로 뼈에서 살을 발라내듯이 분해한다'에요. '다르다'란 의미는 본래 의미에서 연역된 것이죠. 분해하여 구별짓는데서 '다르다'란 의미가 나온거죠. 別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區別(구별), 別稱(별칭)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墅는 본래 농막이라는 의미에요. 농막은 야외에 있는 밭 사이에 흙으로 지은 집이에요. 그래서 野(들야)와 土(흙토)를 결합하여 글자를 만든 것이지요. 墅가 들어간 예는 일상에서 찾기가 쉽지 않네요 ^ ^ 別墅와 비슷한 의미의 山墅(산서) 정도?

 

자, 이제 문제를 한 번 풀어 볼까요?

 

1. 다음을 안보고 쓸 수 있을 때까지 '손가락으로 허벅지에' 써 보시오.

 

    용룡, 숨을은, 다를별, 별업(별장)서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區(     ), (     )居,   潛(      ), 山(      )

 

3. 그대가 별장을 마련했다고 생각하고 별장의 이름을 한 번 지어 보시오.

 

 

자, 오늘은 여기 까지 입니다. 내일 뵈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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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보이시죠? ^ ^ 해설판을 찍어 온게 있는데 보여 드릴께요.

 

 

 

月은 달월, 峽은 골짜기협이에요. 月峽은 '월협'이라고 읽죠. 月峽의 풀이는 해설판에 나와 있는 것과 같아요. 그런데 峽은 시내협이라고도 읽어요. 그러면 월협은 '달빛이 비치는 시내' 로 풀 수도 있어요. 실제 최치원 선생의 마애문이 있는 곳은 그리 깊숙한 골짜기는 아녜요. 그렇게 보면 '달빛이 비치는 시내' 정도로 푸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러나 선생께서 머물던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깊숙한 골짜기였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면 峽을 골짜기로 푸는게 더 적절하겠죠.月峽, 사위 고요한 밤 교교한 달빛이 비치는 골짜기(시내가)에 앉아 선생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자, 이제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月은 달의 이지러진 모양을 그린 거에요. 달은 둥근 모양보다 이지러진 모양일 때가 많기 때문에 이지러진 모양으로 달의 모습을 그렸지요. 月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月給(월급), 日月(일월)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峽은 山과 夾(낄협)이 합쳐진 글자에요. 양 산을 끼고 그 아래로 물이 흘러가는 곳이란 의미죠. 그게 골짜기죠 ^ ^ 夾이 들어간 글자들은 대개 음이 '협'이에요. 狹(좁을협), 俠(호협할협), 挾(낄협 = 夾), 頰(뺨협)... 峽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峽谷(협곡), 海峽(해협)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할 겸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달월,  골짜기협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海(      ),    (      )

 

3. 당신이 사는 장소의 특정 지역에 문학적 향기를 담은 이름을 붙여 보시오.

 

자,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뵈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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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들으셨으면 오늘 현판은 어느 건물의 현판인지 아시겠죠? 네, 그래요. 명성황후께서 거처하시던 건물의 현판이에요. 물론 고종 황제와 같이 거처 하시던 곳이죠. 우리 근대사의 비극을 안고 있는 장소라 마음이 숙연해지는 장소이죠.

 

그런데 사실 지난 시간에 봤던 交泰殿 뒤에는 후원(後苑)에 해당하는 향원정(香遠亭)이 있어요. 그런데 향원정의 현판이 너무 작아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었어요. 뭐, 다른데서 자료를 따다 쓸수도 있지만 그렇게 까지는... ^ ^ 그래서 바로 향원정 뒤에 있는 명성황후와 고종황제께서 사저(私邸: 개인 주택)격으로 쓰시던 건물 현판을 소개해 드리려 해요. 사진을 보실까요?

 

 

 

 

 

乾淸宮은 '건청궁'이라고 읽고, 玉壺樓는 '옥호루'라고 읽어요. 건천궁은 예서체로 썼고, 옥호루는 행서체로 썼죠. 乾은 하늘건, 淸은 맑을청, 宮은 대궐궁, 玉은 구슬옥, 壺는 병호, 樓는 다락루라고 읽어요. 乾淸은 하늘이 맑다란 뜻이에요. 宮은 진나라 이전에는 일반 가옥의 의미로 썼으나 이후에는 대궐의 의미로만 쓰게 됐어요. 玉壺는 '玉壺氷(옥호빙: 옥 호리병 속에 든 얼음)'의 줄임말로 맑고 깨끗한 마음의 비유적 표현이죠. 樓는 주변의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높이 지은 다락집을 가리켜요.

 

乾淸에는 개인의 사저이긴 하지만 임금의 사저라는 느낌이 짙게 느껴지죠. 임금은 곧 하늘이잖아요. 고종황제께선 이곳을 들어가실 때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모든 정무의 번거로움을 씻어 버리고 맑은 하늘처럼 조용히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

 

乾淸宮내에서도 고종황제와 명성황후께선 별거(^ ^) 하셨어요. 玉壺樓는 바로 명성황후 거처의 누각 이름이에요. 玉壺에도 번거로운 세사를 잊고 조용히 지내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어요. 아~ 그런데 여기서 일본 낭인에 의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셨으니... 참고로 고종황제 거처의 누각이름은 추수부용루(秋水芙蓉樓)에요. 여기서도 玉壺와 유사한 뜻이 읽혀지죠.

 

자, 이제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乾은 본래 초목의 싹이 땅 위로 솟아 난다란 뜻이었어요. 乙은 싹이 땅을 뚫고 힘겹게 올라 오느라 구부러진 모양을 표현한 것이죠. 나머지 부분은 해가 뜰 때 처음으로 발산하는 빛을 의미하는데, 싹이 땅을 뚫고 모습을 드러낸다는 의미를 일부분 보충해주고 있죠. 음도 담당하고 있고요. 종합하면, 햇살이 처음 그 빛을 비추듯 새싹이 땅을 뚫고 위로 나오다란 의미가 되겠네요. 이게 왜 하늘이란 뜻으로도 사용하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추측컨데, 새싹이 지향하는 것이 하늘 방향이기에 연역하여 하늘이란 뜻으로도 사용하게 된 것 아닌가 싶어요. 乾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乾坤(건곤), 乾魚物(건어물) 등이 있겠네요. 乾魚物이라 할 때 乾은 하늘이 아니라 '말랐다'란 의미에요.

 

淸은 水와 靑(푸를청)의 결합이에요. 물이 맑고 깨끗하다란 의미에요. 그래서 水를 뜻부분으로 사용했어요. 靑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갖고 있죠.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상태가 靑의 의미이거든요. 맑고 깨끗하다란 의미를 보충해주고 있는 것이죠. 淸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淸明(청명), 淸潔(청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宮은 宀(집면)과 呂의 결합이에요. 宀은 집의 전체적인 외곽을, 呂는 창호를 표현한 것이에요. 宮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宮闕(궁궐), 宮中(궁중)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玉 은 구슬 세 개를 하나로 꿰어 놓은 형상이에요. 一은 구슬을, 丨은 관통한 모습을 표현한 것이지요. 본래는 王(임금왕)의 형태로 썼는데, 후에 임금이란 뜻의 王과 구별하기 위해 丶를 추가해 玉의 형태로 쓴 것이에요. 玉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玉石(옥석), 玉盤(옥반: 옥으로 반든 쟁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壺는 병을 그린 것이에요. 장이나 술 등을 담아 놓는 목이 있고 배부분이 불룩하며 뚜껑이 있는 병을 표현한 것이지요. 十은 뚜껑을 표현한 것이고, 나머지는 몸체를 표현한 것이에요. 壺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投壺(투호), 壺中物(호중물: 술이란 뜻이에요)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樓는 본래 이층집이란 의미였어요. 똑같은 집을 두채 겹쳐 놓은게 이층집이죠. 겹쳐놓았다는 의미는 婁(屢(여러루)와 서로 통용해요)로 표현했고, 이층집의 가설재는 나무이기에 木을 쓴 것이지요. 婁는 음도 담당해요. 樓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樓閣(누각), 樓亭(누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자, 정리할 겸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허벅지에 손가락으로' 써 보시오.

 

    하늘건, 맑을청, 대궐궁, 구슬옥, 병호, 다락루

 

2. (     )안에 들어 갈 알맞은 한자를 '허벅지에 손가락으로' 써 보시오.

 

   投(      ), (      )石, (      )闕, (      )坤, (      )明, (      )閣

 

3. 여러분이 별장을 갖게 된다고 가정하고 그 별장의 이름을 지어 보시오.

 

 

고종황제께서는 왜 왕의 처소인 康寧殿을 두고 따로 乾淸宮을 지으셨을까요? 유홍준 교수님은 다음과 같은 의견을 말씀하세요.

 

"두 가지 뜻이 있었던 것 같다. 하나는 아버지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왕으로서 정통성을 확립하는 뜻이었을 것이다. 건청궁이 완공될 무렵인 고종 10년에 친정선언을 한 것으로 보아 이는 고종의 통치구상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고종이 거소만은 인간으로서의 편안함을 느끼고 싶었던 면이 있었을 것이다. 사실 평생을 왕으로 살아 간다는 것은 일거수일투족이 구속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그 제왕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순조는 창경궁에 양반 가옥을 본뜬 99칸 집인 '연경당(演慶堂)'을 지었고, 헌종은 사랑채가 편안해 보이는 '낙선재(樂善齋)'를 짓고 거기에 기거했다."

 

황제의 자리는 그리 행복한 자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은 경복궁 마지막 현판 기행을 떠납니다. 어딜 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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