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가로로 쓴 것은 왼쪽부터 읽는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죠? 그런데 이것은 왼쪽부터 읽으면 안되요. 왜 일까요? 전통적으로 한문은 세로 쓰기의 영향으로 오른쪽부터 쓰기를 시작했어요. 그런 영향으로 가로로 쓸 때도 오른쪽부터 써나가기 시작하죠. 그래서 이것은 오른쪽부터 읽어야 해요. 그런데 해설판은 현대에 들어와 가로쓰기의 영향으로 쓴 것이기 때문에 왼쪽부터 쓰고 있죠.  마애문과 해설판의 읽는 순서가 달라 헛갈리실까봐 몇 마디 했네요.

 

龍은 용룡, 隱은 숨을은, 別은 다를별, 墅는 별업(별장)서라고 읽어요. 龍隱別墅는 '용이 숨어 지내는 별장'이란 의미에요. 龍隱別墅는 두 가지로 풀이가 가능할 것 같아요. 하나는 계곡의 깊고 수려함을 표현한 내용으로 볼 수 있고, 또 하나는 선생께서 머무시던 처소를 부르는 명칭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마애문을 '계곡의 깊고 수려함을 표현한 내용'으로 보는 것은 별 문제 없지만, '선생께서 머무시던 처소를 부르는 명칭'으로 보는 것은 좀 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 내용이 너무 강한 느낌이 들거든요. 애상적인 만당풍의 시를 즐겨쓰시던 선생께서 자신의 처소 이름에 '龍'자를 사용했다는 것이 왠지 잘 안맞는 것 같아서 말에요. 그러나 또 모르지요. 선생께서 자신의 능력을 '龍'으로 자부하셨을런지도.

 

그나저나 해설판의 해설 내용은, 제가 보기에, 엉터리에요 ^ ^  수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 ^

 

자, 이제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龍은 童(아이동, 여기서는 立으로 축약되어 표현됐죠)과 肉(고기육, 여기서는 月의 형태로 변형됐죠)과 飛(날비, 여기서는 글자의 오른쪽 부분과 같이 변형됐죠)가 합쳐진 글자에요. 용의 외형상 특징을 표현했죠. 비늘을 가진 풍성한 몸[肉]으로 신묘한 조화를 부리며 날아다니는[飛] 존재란 의미죠. 童은 음을 담당하는데 음이 약간 변했죠. 龍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龍顔(용안), 潛龍(잠룡)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隱은 언덕[ 阝:언덕부]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글자의 오른쪽 부분은 음을 담당하는데, 뜻도 일부분 담당하고 있어요. '조심하다'란 의미가 있거든요. 종합하면, '조심조심 남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한다' 정도의 의미가 되겠네요. 隱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隱居(은거), 隱遁(은둔)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別 은 冎(뼈발라낼과)와 刂(칼도, 칼도는 '刀'의 모양으로 쓰기도 하죠)의 합자에요. 본래 의미는 '칼로 뼈에서 살을 발라내듯이 분해한다'에요. '다르다'란 의미는 본래 의미에서 연역된 것이죠. 분해하여 구별짓는데서 '다르다'란 의미가 나온거죠. 別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區別(구별), 別稱(별칭)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墅는 본래 농막이라는 의미에요. 농막은 야외에 있는 밭 사이에 흙으로 지은 집이에요. 그래서 野(들야)와 土(흙토)를 결합하여 글자를 만든 것이지요. 墅가 들어간 예는 일상에서 찾기가 쉽지 않네요 ^ ^ 別墅와 비슷한 의미의 山墅(산서) 정도?

 

자, 이제 문제를 한 번 풀어 볼까요?

 

1. 다음을 안보고 쓸 수 있을 때까지 '손가락으로 허벅지에' 써 보시오.

 

    용룡, 숨을은, 다를별, 별업(별장)서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區(     ), (     )居,   潛(      ), 山(      )

 

3. 그대가 별장을 마련했다고 생각하고 별장의 이름을 한 번 지어 보시오.

 

 

자, 오늘은 여기 까지 입니다. 내일 뵈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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