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제에 이어 왼쪽 주련의 한자를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죠. 이미 배운 은 빼고요 ^ ^

 

(날일)의 결합이에요. []가 떠오르기 전의 빛깔[]은 하얗다란 의미에요. 는 해가 떠오르기 전의 그 빛깔을 표시한 것이에요.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黑白(흑백), 白夜(백야)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말하다란 의미로도 사용하죠. 告白(고백)이 그런 의미죠. 해뜨기 전에 다시 말하면 늦기 전에 얼른 말해야 일이 성사된다란 의미에서 말하다란 의미로도 사용하게 된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얼른 고백해야죠. 안그러면 떠나니까요 ^ ^

 

의 본래 글자는 이었어요. 은 구름의 모양을 형상화 한 것이죠. 후에 (비우)자를 더해 의미를 한층 더 확실히 표현했죠. 구름은 비를 몰고 오는 습기라는 의미로요.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雲雨之情(운우지정, 좀 야한 용어에요. 남녀간에 교합한다는 의미거든요 ^ ^;;), 雲霧(운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물수)(깃발류)의 줄임글자가 합쳐진 거에요. 깃발이 펄럭이듯 물이 흘러간다란 의미지요. 의 줄임글자는 음도 담당해요.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流行(유행), 行雲流水(행운유수, 거림낌없이 떠도는 것을 비유한 말이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본래 강이나 하천의 중류를 표현한 글자에요. 가운데의 은 수심이 깊어 물길이 계속 이어지는 중심부분을 표현한 것이고, 양쪽은 수심이 얕아 이따금 물결이 끊기거나 파도가 치는 가장자리를 표현한 것이지요.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水深(수심), 水害(수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양팔 저울을 그린 것이에요. 본래는 양쪽으로 똑같이 나누어 놓았다란 의미였어요.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兩班(양반), 兩面(양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집면)(수퇘지가)의 줄임 글자가 결합된 거에요. 사람이 사는 집이란 의미에요. 대개 집에서는 돼지를 기르기 때문에 로 의미를 보완했어요. 는 음도 담당하죠. 그런데 는 다르게 풀이하기도 해요. (사람인)자가 세 개 모여있는 것으로 보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집[]을 나타낸 글자라고 설명하기도 하죠.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 집이 화목해야 만사가 잘된다란 의미이죠), 家庭(가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 정리할 겸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허벅지에 손가락으로 써보시오.  

    흰백, 구름운, 흐를류, 물수, 둘량, 집가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보시오.

    (    ), (   ),   (    )和萬事成, (    ), (    ), (    )

 

3. 다음 밑줄에 해당하는 한자의 음을 말해 보시오.

 

  답답한 일상에 갇혀 지낼 때면 行雲流水처럼 홀연히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오늘은 여기까지.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됐네요. 몸은 여기 있는데 마음은 자꾸 물따라 구름따라 떠나니... ^ ^  내일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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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개심사 주련(柱聯: 기둥이나 벽 따위에 장식으로 써 붙이는 글귀)중 쉬운 것을 하나 보도록 하죠. 대개 절집에 가면 주련이 있는데 행서체나 초서체라 읽기도 어렵거니와 내용도 쉽지 않아 감히 범접을 못하죠. 그런데 개심사 주련중에는 이 두가지를 다 극복할 수 있는 주련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주련을 매우 해요 ^ ^ 더구나 내용도 운치 있거든요.

 

이 주련은 오른쪽 부터 읽어야 해요. 芳艸桃花四五里 白雲流水兩三家(방초도화사오리 백운유수양삼가). 은 꽃다울방, 는 풀초, 는 복숭아도, 는 꽃화, 는 넉사, 는 다섯오, 는 이(거리의 단위), 은 흰백, 은 구름운, 는 흐를류, 는 물수, 은 둘량, 은 석삼, 는 집가에요. 이런 뜻이에요. '어여쁜 풀 돋고 복사꽃 화사한 사오리 / 흰구름 이는 흐르는 물가엔 인가 두세채' 시 맛을 살리느라 약간 의역했네요^ ^ 동양화의 한폭을 보는 듯한 내용이죠? 단순히 봄날의 풍경을 그린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고 무심 무욕으로 살아가는(살려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생각되요.

 

, 이제 한자를 하나씩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죠. 양이 많으니 오늘은 오른쪽 한쪽 구절만 보도록 하시죠. 는 전에 배웠으니 빼도록 하겠어요 ^ ^

 

十十(풀초, (풀초)의 원글자에요. 의 모양으로 쓰기도 하죠)(여기서는 (놓을방)의 의미로 사용됐어요)의 합자에요. 향기를 풍기는(내놓는)[] [十十]이란 의미에요. 은 음도 담당하죠.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芳年(방년), 綠陰芳草(녹음방초)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싹날철)이 두 개 합쳐진 거에요. 풀이 많이 싹트는 것을 표현한 것이죠. 그래서 는 온갖 종류의 풀이란 의미에요. 은 풀이 땅을 뚫고 나오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에요.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艸木(초목), 艸笠(초립)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나무목)(조짐조)의 합자에요. 조짐[]을 알려주는 목본과[]의 과일이란 의미에요. 복숭아꽃의 화사함과 그렇지 않음을 통해 농사의 풍흉을 점쳤다고 해요.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武陵桃源(무릉도원), 桃李(도리: 복숭아꽃과 배꽃)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흐드러지게 핀 꽃 혹은 꽃가지라는 뜻이에요. 十十의 합자에요. 十十는 본래 꽃가지가 늘어진 모양을 그린 거였는데 뒷날 풀초(十十)의 모양으로 변했어요. 도 본래 펴다라는 의미를 갖는 지금과는 다른 모양의 글자였어요(음은 지금과 같고요).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百花齊放(백화제방, 온갖 꽃이 피었다는 의미로 사상과 주장이 만개한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죠), 花卉(화훼)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두 가지로 풀이해요. 하나. 네 개를 표시한 것이다. . 의 결합이다. 는 사방을 나타낸 것이고 을 나눴다는 표시로, 넷으로 나눠놓았다는 의미이다. 둘 다 일리가 있죠?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四方(사방), 四聲(사성) 등을 들 수 있겠네요.

 

, 이제 정리할 겸 문제를 한 번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꽃다울방, 풀초, 복숭아도, 꽃화, 넉사

 

2. 다음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 (    ), 武陵(     ), (     ), (     )

 

3. (   )안에 들어갈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녹음방초가 시오리에 걸쳐 펼쳐져 있네 : (                   )十五里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은 나머지 한 쪽을 보도록 하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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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2-23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에 가면 꼭 읽어보려고 하다 슬 눈돌려 회피하는데^^ 많은 도움됩니다.

찔레꽃 2015-02-24 09: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 ^
 

 

 

 

아침에 일어나보니 밤 사이 비가 내렸네요. 차분한 분위기에요. 오늘 찾아 갈 절집은, 대부분의 절집이 그렇긴 하지만,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곳이에요. 입구에 보면 그렇게 만들어 주고 그렇게 하기를 요청하는 듯한 빨간 글씨의 입석이 있어요. 洗心洞. 洗는 씻을세, 心은 마음심, 洞은 마을동으로 洗心洞(세심동)은 마음을 씻어주는(씻는) 곳이란 의미이죠. 멋진 안내판이에요 ^ ^

 

시원한 바람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계단을 굽이 돌아 절집에 도착하면 의외의 우람한 현판을 만나게 되요. 象王山開心寺(상왕산개심사). 예서와 전서의 혼합 필체로 쓴 힘있으면서도 유려한 글씨에요. 象은 코끼리상, 王은 임금왕, 山은 뫼산, 開는 열개, 心은 마음심, 寺는 절사지요. 象王山은 開心寺가 위치한 산의 이름이에요. 象王이란 코끼리의 왕이란 뜻이에요. 코끼리는 불교나 흰두교에서 성스러운 동물로 취급되지요. 따라서 象王이란 최고의 신성한 존재, 곧 부처와 불법을 상징하는 말이에요. 開心이란 마음을 연다는 의미에요. 수행의 의미가 함유돼 있지요. 결국 象王山開心寺의 의미는 '부처의 불법을 마음을 열고 받아 들여 수행하는 절'이에요. 절집에 딱 맞는 이름이죠 ^ ^

 

자, 이제 한자를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이미 배운 山과 寺는 빼도록 하죠 ^ ^

 

洗는 氵(물수)와 先(먼저선)의 합자에요. 물[水] 있는 곳에 나아가[先] 발을 씻는다는 의미에요. 先은 음도 담당하는데 소리값이 좀 변했죠. 洗가 들어가는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洗濯(세탁), 洗手(세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心은 심장과 그 주변의 혈관을 그린거에요. 과거엔 마음이 심장에 깃든다고 여겼죠. 그래서 마음이란 뜻으로 사용하게 된거에요. 心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心身(심신), 心臟(심장)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洞은 (물수)와 同(한가지동)의 합자에요. 본래는 많은 물줄기가[] 한군데로 모여[同] 세차게 흐른다는 뜻이에요. 마을이란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것인데, 마을과 물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지요. 洞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洞口(동구), 洞里(동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象은 코끼리를 그린 거에요. 開心寺 현판의 象자를 보면 코끼리의 형상을 잘 표현하고 있죠. 특히 코 ^ ^ 象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象牙(상아), 象徵(상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王은 두가지로 풀이해요. 하나: 왕이 정면을 향하여 단정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둘: 천지인(三)을 아우르는(丨) 최고의 존재다. 둘 다 일리가 있죠 ^ ^ 王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王權(왕권) 王子(왕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開은 門(문문)과 幵(평평할견)의 합자에요. 문[門]을 양쪽으로 똑 고르게[幵] 열어 놓았다란 뜻이지요. 은 음도 담당하는데, 소리값이 좀 변했죠. 開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開國(개국), 開始(개시)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할 겸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씻을세, 마음심, 고을동, 코끼리상, 임금왕, 열개

 

2. 한자어의 음을 말해 보시오.

 

   가. 조선 開國 초기 王子의 난이 있었다. 유교를 국시로 표방한 나라에서 형제간의 살육이 벌어졌다는 것

       은 유교라는  국시가 허울좋은 명분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새로운 王權을 위한 하나의 치장

       일 뿐이었다.

  

   나. 제사 전 옷을 洗濯하고 洗手를 하는 것은 心身을 정화하기 위한 하나의 象徵적인 행위이다.

 

3. 여러분이 사는 주변의 산 이름을 여러분이 자작해 보시오. 그리고 그 의미를 말해 보시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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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씨의 '길없는 길'이란 소설을 읽으신 적 있으신지요? 근대 불교 중흥조로 알려진 경허(鏡虛) 스님의 이야기인데, 전 아쉽게도 읽다가 중도에 포기했어요. 재미를 추구하는 저같이 얄팍한 독자에겐 쉽지 않은 소설이더군요. 그래도 소득은 있었어요. 경허라는 이름자를 알게 되었고 그 분이 제가 사는 지역에 주석하셨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오지로 통하는 이 지역에 -- 물론 지금은 아니지요 ^ ^ -- 그런 훌륭한 선승이 계셨다는 것을 알고 제가 사는 지역에 자부심도 갖게 되었구요.

 

지난 시간에 만공 스님 얘기를 한다고 했는데, 만공 스님은 바로 경허 스님의 제자에요. 오늘은 만공 스님이 남다른 애정을 갖고 계셨던 한 암자의 현판을 보도록 하죠. 바로 看月庵(간월암)이에요. 看은 볼간, 月은 달월, 庵은 암자암이죠. 이 현판의 글씨는 만공 스님께서 직접 쓰신거에요. 지난 시간에 본 부석사의 글씨와 유사한 필력을 볼 수 있죠? 看月은 '달을 보다'란 뜻이에요. 좀 더 풀이하면 '달을 보고 깨우치다'란 의미에요. 여말선초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하던 중 달을 보고 득도한데서 유래한 이름이죠. 이런 점에서 간월암의 풍미를 제대로 느끼려면 달밤에 와야 할 것 같아요 ^ ^  만공스님은 퇴락한 看月庵을 그의 제자인 혜암 스님을 시켜 정비했다고 해요. 아마 그 기념으로 현판을 쓰신 것 같아요.

 

看月庵 밑에 있는 현판은 念弓門(염궁문)이라고 읽어요. 행서체로 쓴 것이죠. 이 글씨는 만공 스님의 스승인 경허 선사가 쓴 거에요. 念은 생각념, 弓은 활궁, 門은 문문이죠. 의미 해독이 잘 안돼 인터넷을 찾아 보니 이렇게 설명이 되어 있더군요.

 

생각의 화살을 쏘는 문이란 뜻의 염궁문은 번뇌 망상을 화살에 실어 날려 보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본래 지닌 청정한 마음 자리를 찾아 일대사를 이루려는 납자들의 정진을 독려한 말이다. (인용 출처: 불교신문 2392호)

 

현판의 의미로 보면 -- 念弓과 看月 -- 이 암자는 깨달음의 열망이 자글거리는 장소라는 느낌이 훅~ 전해져요.

 

자, 이제 한자를 자세히 알아 볼까요? 지난 번에 다룬 月과 門은 빼도록 하죠 ^ ^

 

看은 手(손수)와 目(눈목)을 결합한 자에요. 눈 위에 손을 얹고 멀리 바라본다란 의미지요. 看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看守(간수) 看護師(간호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庵은 广(집엄)과 奄(가릴엄)의 합자에요. 풀로 지붕을 덮은[奄] 작은 집[广]이란 의미지요. 奄은 음도 담당하는데 음가가 약간 바뀌었지요. 庵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庵子(암자)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念은 今(이제금)과 心(마음심)의 합자에요. 지나간 과거도 말고 불확실한 미래도 말고 현재[今]에 집중하여 사고하라[心]는 의미의 글자지요. 今은 음도 담당하는데, 소리값이 많이 바뀌었죠. 念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想念(상념), 默念(묵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弓은 활줄을 풀어 놓은 상태의 활을 그린 거에요. 弓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名弓(명궁), 洋弓(양궁)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할 겸 문제를 한 번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볼간, 암자암, 생각념, 활궁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子, (      )護師, 默(     ), 洋(       )

 

3. 다음을 행서체로 손바닥에 써 보시오.

 

    念弓門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경허- 만공 - 혜암 스님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어 잠깐 소개해요. 심심할 때 읽어 보시죠 ^ ^  인용 출처 : 불교신문 3047호

 

경허성우(鏡虛惺牛, 18491912)스님은 전국 각 사찰을 다니며 선원을 잇따라 개원해 눈 푸른 납자들의 안목을 열었다. 스님의 제자로는 혜월(慧月)스님, 수월(水月)스님, 만공(滿空)스님, 한암(漢岩)스님 등이 있다. 경허스님은 조선말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불교의 쇠퇴기에 혜성처럼 나타나 무애자재한 법력으로 선풍을 일으켜 근대 한국불교의 중흥조로 추앙받고 있다. 스님은 제자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만공은 복이 많아 대중을 많이 거느릴 테고, 정진력은 수월을 능가할 자가 없고, 지혜는 혜월을 당할 자가 없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만공월면(滿空月面, 18711946)스님은 스승인 경허스님의 선지를 계승해 선풍을 진작시켜 나갔다. 만공스님은 덕숭산에 금선대를 짓고 수년 동안 정진하면서 전국에서 모여든 납자들을 제접하며 수덕사와 정혜사, 견성암을 중창하고 많은 사부대중을 지도하며 선풍을 드날렸다. 또한 일제강점기 때 선학원을 설립하고 초대이사장을 역임하고 선승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선우공제회운동도 펼쳤다. 만공스님의 일제에 대한 저항일화는 유명하다. 조선총독부가 개최한 31본산 주지회의에서 미나미 조선총독이 데라우치 전 총독이 조선불교에 끼친 공이 크다고 말하자 데라우치는 조선 승려로 하여금 일본승려를 본받아 파계하도록 하였으니 큰 죄인이다.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큰 고통을 받을 것이다라며 총독부 종교정책의 정곡을 찌른 호령을 했다고 전한다.

 

덕숭총림 초대 방장 혜암현문(慧庵玄門, 18841985)스님은 1929년 만공스님으로부터 전법을 받은 뒤에도 무섭도록 철저한 정진을 했던 선지식이다. 1943년 만공스님과 간월도로 가는 배 위에서 나눈 법담은 유명하다. 그 자리에서 만공스님은 혜암스님에게 저 산이 가는가? 이 배가 가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혜암스님은 산이 가는 것도 아니고 배가 가는 것도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만공스님이 그러면 무엇이 가는가라고 묻자 손수건을 말없이 들어 보였다. 이에 만공은 자네 살림살이가 이렇게까지 되었는가라며 인가해 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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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잘 지내고 계신지요? 저는 명절마다 우울해요. 형님이 형편이 안좋으시거든요. 제가 어렸을 때, 나이 차이가 많이 나, 저를 자식처럼 돌봐주셨던 분인데 지금 너무 힘들게 지내고 계시거든요. 제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어서 더 안타까워요. 답답한 심사를 달래려 주변의 절집들을 한 바퀴 돌았네요. 오늘부터 며칠간 절집 현판들을 보도록 하시죠.

 

오늘은 浮石寺(부석사) 현판을 보도록 하겠어요. 부석사는 경북 영주에도 있지만 이곳 서산에도 있어요. 재미있는 것은 둘 다 세워진 유래가 같다는 거에요. 부석사의 유래 아시죠? "의상대사께서 터를 잡아 절을 지으려는데 주민들이 방해를 했다. 이때 하늘에 커다란 돌이 나타나 떠다니며 주민들에게 절 짓는 것을 방해하지 말라며 호통을 쳤다. 그래서 공사가 무사히 이뤄졌고 이런 연유로 절 이름을 뜰부(浮) 돌석(石)을 써서 浮石寺(부석사)로 부르게 되었다(寺가 '절사'인 것은 아시죠?) 떠다니던 돌은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유학할때 그를 사모하던 여인이었다."

 

민간 신앙과 외래 종교인 불교가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던 모습을 설화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서산에는 그 당시 하늘에 떠다녔다는 돌이 남아 있어요. 이곳 사람들은 흔히 그 돌을 '검은여'라고 부르죠. 언제 서산의 부석사를 방문하시면 이 바위도 한 번 찾아가 보셔요.

 

 

 

부석사는 전에 상당히 고즈녁한 절이었는데 새로운 주지 스님이 오시고 상당히 괄목할만한 모습으로 변했어요. 개인적으론 그리 달갑지 않지만, 절집도 어쨌든 사람이 사는 곳이니 마냥 고즈녁하기만 해서는 안될 것 같기도 해요 ^ ^ 저는 부석사를 찾을 때마다 항상 만공(滿空) 스님의 토굴을 찾아요. 부석사 뒤로 한 3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요. 그곳에 가서 수도자 흉내를 내보기도 하죠 ^ ^ 오늘은 토굴 안에서 사진도 한 장 찍었어요. 토굴에 있으면, 우리 시대의 물신화한 종교와 종교인의 모습을 저절로 되돌아보게 되요.

 

 

 

어휴, 서설이 너무 길었어요. 이제 현판의 한자를 하나씩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죠.

 

浮는 氵(水의 변형, 물수)와 孚(孵의 초기 글자. 알깔부)의 합자에요. 물에 떠있다란 뜻이죠. 그래서 氵를 뜻 부분으로 사용했어요. 孚는 음으로 사용하면서 뜻도 일부분 갖고 있어요. 알을 까려면 새가 알위에 앉아 있잖아요? 그것으로 물 위에 떠있다란 의미를 보충해주고 있는 것이죠. 종합하면, 알 위에 새가 앉아 있듯이 물 위에 무엇이 떠있다란 의미이죠. 浮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浮草(부초), 浮標(부표)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石은 언덕[厂] 밑에 있는 돌[口]을 그린 것에요. 石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玉石(옥석) 石工(석공)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寺는 본래 관청이란 의미였어요. 寺는 土(여기서는 之(갈지)의 변형)와 寸(마디촌, 여기서는 '법도'의 의미)의 합자에요. 관청이란 본래 법도에 맞게 일을 처리하는 곳이고, 또 관리들은 관청에 가서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두 글자를 합쳐서 관청이란 의미를 표현한 것이죠. 土(여기서는 之(갈지)의 변형)는 음을 담당하는데, 음이 좀 변했죠. 관청이란 의미의 寺가 왜 절이란 의미로 사용하게 됐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어요. 추측컨대, 관리나 관청의 역할과 비슷하게 스님들은 삶의 법도(진리)를 가르치는 분들이고 대개 이분들은 절에서 그것을 가르치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寺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사원(寺院), 寺刹(사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자, 정리할겸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뜰부, 돌석, 절사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院, (     )工, (     )草

 

3. 여러분이 절을 세운다고 가정하고, 절 이름을 한 번 지어 보시오.

 

 

부석사의 현판 글씨는 만공 스님이 70세때 쓰신 거라고 해요. 현판에 보면 왼쪽에 칠십옹(七十翁: 칠십세의 늙은이)이라고 써있죠. 아, 그런데 만공 스님이 누군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만공 스님 얘기는 내일 얘기해 드릴게요. 내일 볼 절집의 현판하고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거든요.

 

자, 오늘은 여기까지.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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