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펀트헤드

엘리펀트 헤드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10월

- 엘리펀트헤드, 제목 그대로 코끼리 머리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뇌를 가진 동물이 코끼리라고 한다. 그런 제목답게, 이 책의 소재는 바로, “뇌” 이다.

- 프롤로그에서 등장인물 한명이 죽는다. 그런데, 여타의 소설처럼 죽지 않는다. 사람이 말 그대로 터져서 죽는다. 그런데 그 표현이 예사롭지 않다. 잔인하기 이를 데 없다고 할까.

이런 점에서 여타의 소설과 다른 차별성이 있다.

- 스포일러이지만,

이야기는 한 정신과의사로부터 시작된다. 이 의사는 남들 부러운 삶을 살고 있다. 본인은 성공한 의사, 배우자는 성공한 연기자, 큰딸은 인기가수, 작은딸은 지병이 있음에도 매사 당당하고 씩씩하게 잘자라고 있다. 그래서 주인공은 늘 불안하다. 과한 행복이 혹시라도 깨질까봐.

- 그리하여 주인공은 지나칠 정도의 행위들을 벌인다. 이미 정상적인 범주의 행위들이 아니다. 살인, 유사강간, 감금 등.

- 그러던 중, 어떤 약물을 접하게 된다. (작가 설정상 이 약물은 한국에서 유래된다.) 이 약물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쾌락을 제공할수도 있고, 본인의 뇌를 꺼내어 자살할 정도로 큰 고통을 주기도 한다고 말하는 약물판매상.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 이 약의 효능을 통해 주인공은 시공간을 넘나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시간이 꼬이고, 선행 사건이 다른 시공간에도 영향을 주는 등 복잡한 전개가 이어진다. ( 이 부분이 작가의 천재성을 드러낸 부분이다.)

- 하지만, 이야기의 반전은 주인공이 아니다. 마치 예전에 보았던 영화 #쏘우 에서 영화 처음부터 엎드려있던 사람처럼, 영화 #식스센스 에서 보여준 반전처럼, 최근 읽었던 #방주 소설에서의 앞뒤반전처럼!

주인공이 아닌 반전이 존재하는 클라이막스가 있다. (이 전에 이미 클라이막스라고 단정지었다가, 반전부에서 흠칫 놀라고 말았다. )

- 잘 짜여진 영화를 보는 듯한, 그러나 절대로 영화하하기 어려울 것 같은 소설.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이런 식으로도 쓸 수 있구나.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인간들이야기

인간들 이야기
이스카리 유바 지음, 천감재 옮김 / 리드비 / 2024년 10월

- 일본 SF 단편소설 6편을 모은 모음집. 장르는 SF 이지만 각각의 이야기가 담고있는 이야기는 전부 결이 다르다고 느껴진다.

- 작가는 일본에서 웹소설콘테스트 SF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했다. 그 전까지는 대학교에서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원이었다니. 동기부여가 되는 작가이다.

- 작가가 생명과학을 연구했었다는 사실은, 단편집 중 #인간들이야기 에서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드러난다. 화성에서 발견되는 메탄가스나 암석을 생명으로 정의하는 이야기. 이야기 중간, 인문계 출신인 나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전문용어도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명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는, 외계생명체가 당장 등장할 수도 있는 현실. 또한 그 현실의 배경에는 자국과 타국의 이타관계가 얽혀있음을 드러내는 소설 속 이야기에서, 어쩌면 현실세계를 비꼬아 이야기함은 아닌지 싶다.

- #즐거운초감시사회 는 유심히 읽은 작품이다. 왠지 충분히 발생가능(?)한 설정이라고 생각했다. (혹은 다른 게임이나 소설에서 읽었던 설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을지도)

과거 일부 국가가 시행했다는 연고제의 개념도 담겨있어서 과거의 사실과 미래의 상상이 연결된 작품이 아닌가 싶다.

- 그 외의 작품들은 솔직히, 어려웠다. 작가의 상상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해야할지. 혹은, 작가의 상상이 인지하기 어려웠다고 할지. 요 근래 소설 장르에서 가장 고전한 작품이었다.

- 이 작품을 읽기 전 노벨문학상 수상작들을 읽고 있었기에, 작가의 무궁한 상상력이 다소 부담스러웠을지도…

- 그럼에도 작가의 말처럼, 무한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인간에게는, 이러한 공상과학소설이 항상 흥미로운 것만은 분명한 사실일게다.

내 기억속 떠오르는 일본의 수많은 SF소설들을 추억해본다.

외워서바로써먹는단타공식

외워서 바로 써먹는 단타 공식 - 투자 수익 올려줄 지금 당장 사용 가능한 실전 테크닉
이창원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11월

- 부의 파이프라인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주식.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발을 들이지만, 성공한 사람은 많지 않다. 그만큼 어려운 시장이다. 그런 주식시장에서 11년째 성공적 트레이딩을 하고 있는 저자가 본인의 단타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놓았다. 나도 모르게 단숨에 읽어버린 책. 읽으면서 오호! 아하! 와 같은 감탄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 작가는 매일경제TV의 대표 증권전문가.

- 다른 주식관련 도서들은 대부분 시작이, 주식의 정의나 기본 개념들을 설명하는데 이 책은 1장부터 단기매매의 기술분석, 실전 해석이다. 즉, 주식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과 함께 이미 매매를 경험해본 사람들 중 단기매매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도서라는 의미이다.

-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부. 단기매매의 기본기술적 분석
2부. 장중 트레이딩 전략
3부. 종가배팅과 단기스윙매매
4부. 실전투자 전 마지막 열쇠

로 기술적인 부분과, 마인드셋까지 모두 언급해주고 있다.

- 내 스스로의 주식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 이 책을 읽으면서 감탄을 수 차례 하고 말았다. 내가 매매에 실패했던 시점을 언급하는 부분이나, 내가 매수타이밍을 따라가지 못했던 기억들이 모두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것을 놓쳤고 무엇을 보지 못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주식을, 특히 단타를 통해 수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이 책을 열번은 재독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개인적인 감상이었다.

아울러 주식매매 전문가라고 할지라도 본인이 개미에 속해있다면 이 책을 다시 읽어봄으로써 단기매매에 대한 감각을 다잡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본다.

- 주식을 하는 모든 대한민국 동지들에게, 성투할 것을 기원하면서, 이 책을 권한다.

밥프록터부의법칙

밥 프록터 부의 법칙 - 부와 성공의 자아를 창조한 역대 부자들의 비밀
밥 프록터 외 지음, 정미나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4년 10월

- 부와 성공을 거머쥐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 이 책은 성공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마인드, 믿음, 신념, 가치관, 잠재적인 의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 작가 밥 프록터와 샌디 갤러거는 성공멘토로 유명한 사람들이다. 특히 밥 프록터는 26세에 #나폴레온힐 의 #생각하라그리고부자가되어라 를 읽고 영감을 받아 성공하게 되었음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본문에도 수시로 인용되는 책이다.)

- 작가는 빚이 늘어 가난한 상태에서 우연히 읽게 된 위의 책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

- 본인이 되고자 하는 가장 원대하고 높은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음을 수없이 되뇌이며 무의식이 이를 인지하게 하라는 것. 그래서 잠재적인 의식이 원동력이 되어, 목표를 위한 행동들을 할 수 있다는 원리이다.

- 이러한 이론은 나폴레온 힐 외에도 #월러스워틀스 의 #부는어디에서오는가 #부의과학 과 같은 저서에도 언급되는 내용이며,

최근 출간되는 많은 성공학 자기계발도서에서 수도 없이 인용되는 도서들이다. (물론 이 책도 수없이 인용된다)

- 이들은 모두 성공한 사업가이거나 투자가이거나 성공멘토이다. 이렇게 직접적인 사례가 있는데, 그들이 직접 이야기해주는데, 따르지 아니할 이유가 없다.

- 나는 부자가 되고 싶다. 경제적인 여유를 넘어 자유로움에 이르고 싶다. 이미 워틀스의 책도 읽었다. 얼마전 #짐론 의 #철학이있는삶이성공을만든다 에서도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나온다.

- 그런데, 나는 안하고 있다. 아직도 의지가 부족하다니. 스스로에게 개탄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부족할 따름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보이는, 매일 아침 다짐과 목표 100번씩 쓰기를 해야하는 것인가 싶다.

- 프록터의 글 중, 10만달러를 벌고 싶으면 그 가치를 가진 서비스나 선을 제공해야하고, 그 이상을 벌고 싶다면 상대에게 그 이상의 가치를 선물해야한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이 글을 읽었을 때 내 가치관의 무엇이 틀렸는지를 깨달았다. 내가 상대에게 인정받으려면, 내가 가치를 지닌 사람임을 내세우거나 잘난척 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해당하는 가치만큼 도움을 줘야하는 것이라는 점.

다시 생각해도 자극적인 문장이다. 왜 이런 간단하고도 당연한 생각을 그 동안 못했을까. 내가 하는 업무에서도 그 가치를 지닌 행동을 해야하는 것이었다. 똑같은 안내를 한 뒤에 웃으며 마무리 하는 직원이 더 이뻐보일 것이며, 시키지 않더라도 그 이상의 최선을 다하는 직원이 이뻐보일 것이다.

- 성공의 법칙은 가까이 있었다.
내 꿈을 보다 원대하고 위대한 것으로 바꾸고,
그 꿈을 내면화, 체질화하고,
스스로 그 꿈을 이룰수 있음을 절실하게 믿고,
그 믿음을 원천으로 노력하고 또 노력하고, 자기계발해야하며,
그 배움을, 교훈을,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선으로 베풀 줄 알고,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무언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

이제는 안다. 아니 어쩌면 원래 알고 있었다.
이제 행동만이 남았을 뿐이다.

- 다시 나를 깨우치고 있는 이 책에 감사하고 싶다.

카스트라토

카스트라토 : 거세당한 자
표창원 지음 / &(앤드) / 2024년 9월

- 우리나라의 프로파일러로 유명한 표창원 전 국회의원이 소설가로 등단했다. 이야기는 고환을 거세당하는 피해자들이 늘어가는 가운데, 이를 추적하는 경찰관 이맥 의 이야기를 담았다.

- 작가 표창원은 어색하다. 첫 소설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개인적으로는 왠지 국회의원도 어울리지 않아보였다. 경찰출신의 방송인이 적정하지 않은가 싶다. 그의 첫소설은 흥미롭고 아쉬웠다.

- 이야기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여자화장실에서 발견된 잘려나간 신체의 일부, 남성의 고환이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곧 신고되고 현장은 통제되나 이를 목격한 사람들에 의해 SNS에서 확산된다. 마침 그 날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오페라 공연이 있었다. 바로 #카스트라토_거세당한자 에 해당하는 남성 가수의 공연.

- 이를 시작으로 서울에서 12건의 유사 범죄가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작가는 많은 속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 언론이 보도하는 과정에서, 언론사를 후원하는 대기업의 이미지를 고려하여 기사를 정정하는 모습

-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라며, 청문회에서 소리를 지르고 악을 쓰며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릴줄만 아는, 그래도 주변 의원들로부터도 웃음거리가 되는 국회의원.

- 윗사람의 눈치만 보는 경찰 고위간부.

- 사회적 지위와 부를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저지르고도 쉽게 용서받거나 처벌에서 빠져나가는 기득권층

- 그래서일까, 이야기는 힘을 잃어간다. 너무 많은 사건(12건의 유사범죄, 12명의 피해자)이 발생한다. 사건의 피해자는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성범죄를 저질렀으나 법의 처벌을 피한 자들. 이들에 대한 원망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에필로그에서 보니 경찰로 일하던 당시 지역 유지의 자녀가 이와 비슷하게 본인의 수사결과를 빠져나간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경찰 표창원은 이 사건이 두고두고 한이 되었던가 보다.

- 이야기의 전개가 매우 빠르다. 사건이 시원시원하게 일어나고 시원시원하게 분석되며 빠르게 결론이 도출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경찰에서의 경험을 드러낸다. 그 어느 추리소설이나 범죄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경찰보고서와 프로파일링 분석결과를 소설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무려 4페이지에 걸친 사건조사 보고서를 읽으며 너무 놀랐다.
‘경찰이 이렇게나 디테일하게 사건을 분석하여 보고하는가?’
‘작가는 이 페이지에서 주인공 이맥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었던것인가?’

굳이 비교하자면 #코난도일 이나 #히가시노게이고 등의 소설에서도 주인공이 이렇게까지 보고서 쓰듯 사건을 분석하지 않는다. 너무 보고서처럼 쓰여져서 오히려 작위적인 느낌이다.

- 하지만, 작가가 이야기를 통해 담고 싶었던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에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덕분에 쉽게 읽히고 쉽게 공감했다.

부족한 국회의원이 선출직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모습(심지어 자신들을 뽑아준 국민에게 권력을 행한다)
기업 이미지를 위해 각종 부조리를 일삼는 기업 (아직도 그런 기업이 있는가 싶지만, 어쩐지 더욱 자신들을 위해 일하고 있을 것만 같다)
승진에만 눈이 먼 사람들.
범죄를 저지르고도 법을 피해가는 사람들. 특히 살인, 성폭행 등의 강력범죄를 저지르고 피해자 본인과 그 주변사람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충격과 상처를 주었음에도 본인이 더욱 잘 살고 있는 그들에게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 특히 힘없는 어린 여학생이나 젊은 여성을 노린 범죄는 지금도 종종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하지만 그들이 경험한 공포에 비해 범죄자들은 적정한 처벌을 받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누구를 위한 법인가.

- 일부 시민이 범죄자의 신상을 캐내어 공개하는 행위에 대한 시비는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견 얼마나 답답하면 시민이 직접 그런 정의구현을 하냐고 옹호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그 조차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난하는 현실.

- 무엇이 옳고 그른가는 각자의 판단이다.

-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흥미로웠던 소설. 개인적으로는 이 다음 소설에서 작가가 더욱 세련된 사건 묘사와 주인공 이맥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