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라토 : 거세당한 자
표창원 지음 / &(앤드)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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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프로파일러로 유명한 표창원 전 국회의원이 소설가로 등단했다. 이야기는 고환을 거세당하는 피해자들이 늘어가는 가운데, 이를 추적하는 경찰관 이맥 의 이야기를 담았다.

- 작가 표창원은 어색하다. 첫 소설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개인적으로는 왠지 국회의원도 어울리지 않아보였다. 경찰출신의 방송인이 적정하지 않은가 싶다. 그의 첫소설은 흥미롭고 아쉬웠다.

- 이야기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여자화장실에서 발견된 잘려나간 신체의 일부, 남성의 고환이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곧 신고되고 현장은 통제되나 이를 목격한 사람들에 의해 SNS에서 확산된다. 마침 그 날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오페라 공연이 있었다. 바로 #카스트라토_거세당한자 에 해당하는 남성 가수의 공연.

- 이를 시작으로 서울에서 12건의 유사 범죄가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작가는 많은 속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 언론이 보도하는 과정에서, 언론사를 후원하는 대기업의 이미지를 고려하여 기사를 정정하는 모습

-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라며, 청문회에서 소리를 지르고 악을 쓰며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릴줄만 아는, 그래도 주변 의원들로부터도 웃음거리가 되는 국회의원.

- 윗사람의 눈치만 보는 경찰 고위간부.

- 사회적 지위와 부를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저지르고도 쉽게 용서받거나 처벌에서 빠져나가는 기득권층

- 그래서일까, 이야기는 힘을 잃어간다. 너무 많은 사건(12건의 유사범죄, 12명의 피해자)이 발생한다. 사건의 피해자는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성범죄를 저질렀으나 법의 처벌을 피한 자들. 이들에 대한 원망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에필로그에서 보니 경찰로 일하던 당시 지역 유지의 자녀가 이와 비슷하게 본인의 수사결과를 빠져나간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경찰 표창원은 이 사건이 두고두고 한이 되었던가 보다.

- 이야기의 전개가 매우 빠르다. 사건이 시원시원하게 일어나고 시원시원하게 분석되며 빠르게 결론이 도출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경찰에서의 경험을 드러낸다. 그 어느 추리소설이나 범죄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경찰보고서와 프로파일링 분석결과를 소설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무려 4페이지에 걸친 사건조사 보고서를 읽으며 너무 놀랐다.
‘경찰이 이렇게나 디테일하게 사건을 분석하여 보고하는가?’
‘작가는 이 페이지에서 주인공 이맥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었던것인가?’

굳이 비교하자면 #코난도일 이나 #히가시노게이고 등의 소설에서도 주인공이 이렇게까지 보고서 쓰듯 사건을 분석하지 않는다. 너무 보고서처럼 쓰여져서 오히려 작위적인 느낌이다.

- 하지만, 작가가 이야기를 통해 담고 싶었던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에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덕분에 쉽게 읽히고 쉽게 공감했다.

부족한 국회의원이 선출직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모습(심지어 자신들을 뽑아준 국민에게 권력을 행한다)
기업 이미지를 위해 각종 부조리를 일삼는 기업 (아직도 그런 기업이 있는가 싶지만, 어쩐지 더욱 자신들을 위해 일하고 있을 것만 같다)
승진에만 눈이 먼 사람들.
범죄를 저지르고도 법을 피해가는 사람들. 특히 살인, 성폭행 등의 강력범죄를 저지르고 피해자 본인과 그 주변사람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충격과 상처를 주었음에도 본인이 더욱 잘 살고 있는 그들에게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 특히 힘없는 어린 여학생이나 젊은 여성을 노린 범죄는 지금도 종종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하지만 그들이 경험한 공포에 비해 범죄자들은 적정한 처벌을 받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누구를 위한 법인가.

- 일부 시민이 범죄자의 신상을 캐내어 공개하는 행위에 대한 시비는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견 얼마나 답답하면 시민이 직접 그런 정의구현을 하냐고 옹호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그 조차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난하는 현실.

- 무엇이 옳고 그른가는 각자의 판단이다.

-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흥미로웠던 소설. 개인적으로는 이 다음 소설에서 작가가 더욱 세련된 사건 묘사와 주인공 이맥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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