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 사유 없음 - 세력의 주가급등 패턴을 찾는 공시 매뉴얼
장지웅 지음 / (주)이상미디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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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제로섬 공간의 주식시장에는 외국인, 기관, 투자조합의 사모펀드, 개미 등 여러 세력이 오로지 수익이라는 부푼 꿈으로 뛰어든다. 하지만 움직이는 행동은 아주 다양하다. 하락장에서도 그렇다. 분할로 끝까지 매수하는 세력이 있는가하면 초반에는 매수하다가 결국에는 매도로 손절하거나 끝까지 보고 기다리다가 본전에서 나가는 개미들도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갑자기 찾아오는 급등의 호재가 있다. 이 경우도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이 때 한국거래소는 조회공시 요구를 한다. 이에 대부분의 기업은 주가 급등 사유 없음이라는 답변을 한다. 하지만 주가 급등이 테마나 재료 같은 시장이 알 수 있는 호재에 의하지 않고, 작전세력의 치밀한 계획과 행동에 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맞는 말은 아니더라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이유야 어쨌든 간에 이익을 보는 이가 있으면 반드시 손실을 보는 자가 있는 공간에서 투자자에게 급등이라는 것은 불나방에게 불꽃같은 것이라서 호기심이 당기지 않을 수가 없다. 그 호기심이 욕망을 채워주는 기회를 찾으러 가본다.

 

이미 주식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적절한 내용을 담고 있는 공시 해설서이다. 공시를 이용해서 세력주를 찾아내는 방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공시 속에 숨어 있는 세력들은 주로 합법적인 M&A 판을 만드는 세력 의미하기도 하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주가 부양으로 시총을 늘리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부정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보여 준다. 즉 공시 속에 숨어 있는 세력의 주가 띄우기 작전을 정리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만드는 사유 중에서도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EB(교환사채)가 발행되거나 유상증자가 실시되는 상황과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에는 비일비재로 뜨는 것이어서 집중감을 갖게 한다. 세력들이 이들을 어떻게 이용해서 주가를 띄우는지를 아주 다이내믹함을 느끼게 설명하여 주가를 띄우려는 세력들의 작전 메커니즘을 보면서 시장에 떠도는 어떤 분석법으로도 해결이 안 되어 궁금했던 부분을 아주 적절하게 긁어 준다. 개미 투자자들은 이들의 작전을 미리 눈치 채고 시장 메커니즘의 분위기에 편승해서 한몫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핵심이다.

 

시장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내 계좌를 지키면서, 더 나아가 이기는 전략을 익히는 현실적인 행동이다.----190페이지

 

세력의 움직임을 알려 주는 공시에는 여러 가지 정보가 담겨져 있다. 이 정보들이 의미하는 것과 이들이 앞으로 발생시킬 결과를 아는 것은 시장 메커니즘을 알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런데 그것들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같은 기업 내의 위험은 쉽게 알 수 있지만, ‘주식담보제공 계약 체결’ ‘단일 판매, 공급계약 체결 그리고 해지’,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 ‘자산 재평가’, ‘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처럼 많은 경우에는 그것이 호재인지, 악재인지, 그 위험성을 알기 어려운 암호 같은 정보가 많이 있다. 공시 사항이 호재가 된다면 언제 매수, 매도해야 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로 다가온다. 아무리 호재라고 하더라도 주구장창 홀더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주식 그 자체는 현금이 아니기 때문이며, 수시로 그 가치가 변하는 위험자산이기 때문이다.

 

실패하지 않는 투자를 위해서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자 분명 도움이 되는 습관이다(272페이지). 효과가 많이 반감되고 느려도 공시를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있다. 대부분의 주가 급등 사유는 호재로 인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호재가 없음에도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다. 그런 경우에는 공시를 봐야 한다. 이유 없이 오르는 주식은 없다, 다만 종종 그 이유는 어딘 가에 전문가도 모르게 숨어 있다. 그 숨어 있는 장소가 바로 공시이다. 사전적으로는 그 이유 포착이 늦더라도 사후적으로는 수긍이 가는 마땅한 이유를 알게 하고 적어도 매도시점을 찾는 데에는 유효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쁜 세력들이 저지르는 분식회계와 재무제표 허위 공시 같은 나쁜 행위를 걸러내기 위해서는 기업의 패턴을 익히는데, 공시에서 찾을 수 있다. 더 나아가 공시가 의미하는 것의 직접적 의미의 효과는 많이 상쇄더라도, ‘관리종목 지정 후의 60’, ‘52주 신저가 종목이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처럼 간접적 효과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나만의 무기가 될 수도 있다.

 

공시가 뜬 때를 기점으로 마냥 상승 구간을 기대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싶다(229페이지). 공시가 상승의 호재를 보여준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정보가 가치의 효력을 발휘하려면 남들보다 먼저 알아야 한다. 제로섬 게임의 승자는 정보의 우선 획득권자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공시가 뜨는 순간 주식에 관심이 있는 투자가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으로 이미 정보로써의 가치를 상실한 것이 된다. 이를 보고 시자에 뛰어드는 것은 이미 다 효과를 발휘한 끝물에서 헤엄치는 꼴이다. 즉 공시를 보고 들어가는 것은 매우 늦다는 단점이 있다. 주식 시장에는 누구에게나 알려진 공짜 점심은 없다(241페이지)는 말은 헛말이 아니라는 것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특히 기관이나 외국인은 총알만 많은 것이 아니라 자체 분석력과 정보력도 뛰어나기에 공시 이전에 미리 자리를 잡고 있을 확률이 높기에 공시만을 믿고 덤벼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주가의 방향성이 결국 모든 것이다. 그 방향성을 정하는 경영진과 핵심 대 주주에 얼마나 관심을 두고 흐름을 읽어내는지가 투자자의 핵심 내공이다.--(230페이지)

 

세력은 한 순간도 돈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244페이지). M&A에 관심이 많은 세력은 매출액과 손익구조보다는 유동자산과 잉여금을 직관적으로 중요시 한다. 그들은 그것을 이용하여 CBBW에 참여하고, 담보에 담보를 잡으면서 레버리지 효과를 내면서 제로섬 게임에서 승자가 되려고 한다. 그런데 그들과 경쟁해야 하는 개미들에게는 갖고 있는 패가 거의 없다. 주식을 좀 한다는 개미라면, 주식을 분석하는 기초적 분석, 기술적 분석, 심리적 분석 같을 것을 무기로 하여 덤벼들려고 한다. 그 중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주식의 대가들이 사용하는 포트폴리오라는 방법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개비들이 이기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이들 방법으로는 언제 오르고 어디까지 올라서 하락할 것인지를 정확히 알려 주는 기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려주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오로지 세력들의 마음에만, 특정되지 않은 다수의 마음속에만 있는 것 같다. 특히 그들에게는 관리 종목은 땅 짚고 헤엄치는 수준이고, 상폐 직전의 종목도 아주 좋은 사냥터일 수가 있다. 그들의 현란한 놀이에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는 없고 더구나 몰려오는 위험에 독박을 쓰고 있을 수는 없다. 공시 속에 많은 정보와 함께 숨어 있는 세력들의 마음을 혹하게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는 을 찾아내려는 방법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손자병법의 아주 기초적인 방법이 공시 속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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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방법 -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이 알려주는
이자키 히데노리 지음, 전지혜 옮김, 박상호 감수 / 아티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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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전성시대에 살고 있다. 커피숍에 가면 커피의 종류가 엄청 많다. 보기가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쉽지 않을 정도이다. 커피를 즐겨 마시지만 덕후는 아니고, 믹스커피도 마다하지 않는 이에게는 엄청 곤혹스러울 정도이다. 커피에 대해서 어떤 개취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입이 심심하지 않기 위해서 마실 뿐인 존재에게는 그렇다. 아메리카노처럼 아주 많이 쓰지만 않다면, 어떤 커피라도 마다하지 않는 이들도 그렇다. 굳이 마신다면 카라멜마끼아또 정도로 퉁치면서 대접으로도 마실 수 있는 상황도 그렇다. 이처럼 아이스크림이나 콜라도 먹지 않지만 커피에게만 관대한 이유는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이유는 냄새, 맛이 아니라 향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시골집의 방바닥 구들장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은 커피의 향기는 그때의 향수와 같은 것이다. 그렇게 커피에는 시간을 입힐 수 있다면, 과거 시간에 커피향을 묻히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해야 할 것들이 대기하고 있다. 그 대기의 줄에 서서 커피를 생각한다.

 

2014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자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6개의 챕터에 걸쳐, 자신이 가장 맛있다고 느끼는 취향에 맞는 최고의 커피를 내릴 수 있는 기술과 사고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그 방법에는 로스트와 추출5분의 3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맛을 내는 과정에서 그 두 가지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게 한다. 현재 시판 중인 관련 도구들도 소개하고 있어서, 도구의 품질이 다양한 맛을 내는 데에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도 짐작하게 한다. 맛이라는 것 자체가 아주 주관적이라는 특징 때문에, 커피라는 기호식품이 객관적으로 가장 맛있다는 것의 기준은 선호 내지 호평 받는 맛이 시절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은 아주 당연할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커피의 특징에도 불구하고 가장 맛있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취향에 따라 좌우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개취에 어울리는 최적을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여러 조건이 성취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라는 것은 굳이 명확하게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다만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인 커피는 있으면 더 좋은 기호품에도 그만의 특징이 있다는 것쯤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커피의 역사는 이제 갓 100년이 넘은 것이기에, 우리에게는 배워야 할 것이 많이 있다.

 

더 좋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본인의 취향에 맞는 맛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로스팅 정도에 적절한 온도를 알아낸 후 유연하게 온도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187페이지)

 

매일 마시는 한 모금의 커피가 나의 혀끝을 적시려는 데에는 여타의 음식처럼 상당한 시간과 아주 많은 공정이 필요하다. ‘피자식물문 쌍덕잎식물강 국화아망 꼭두서니목 꼭두서니과 커피나무속으로 분류되는 커피는 여러 품종이 있다. 이 식물의 씨앗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적도의 일정 높이의 지역에서 뿌리를 거두어서 빠르면 3년이 지나서 1년에 한 번씩 열매를 맺는다. 그 열매에서 분리된 원두는 여러 날을 거쳐서 수천 키로미터의 나라로 와서 로스팅 되기까지 아주 많은 시간의 연속 속에 불연속이 진행된다. 품종, 테루아르(terrior), 재배방법, 가공, 보관, 로스팅, 추출. 단계 하나하나에 엄청난 내공이 들어가게 된다. 각각의 불연속에 어떤 외부의 힘, 특히 온도와 시간이 어떻게 가해지느냐 따라서 커피의 맛과 풍미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미각과 후각을 통해 온몸을 전율케 한다. 이런 공정에 어떤 취향을 가미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스패셜티가 나온다. 또한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른 다른 커피를 마시고 싶은 기호품은 그렇게 실현된다.

 

커피 맛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맞닥뜨리는 첫 장애물은 본인의 맛 취향을 알지 못한다는 점일 것입니다(34페이지). 커피라는 씨앗 자체는 엄청 쓰지만 로스팅과 추출 과정을 거치면서 아주 다양한 맛과 풍미를 내게 한다. 쓴맛, 신맛, 단맛이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어우러지면서 깔끔한 맛, 깊이 있는 맛, 산뜻한 맛, 부드러운 맛이라는 개성의 욜로시대 실생활에서 자신의 취향대로 다양하게 골라 먹을 수 있는 맛을 창출하고 있다. 거기에 욜로족들의 발길을 끊지 못하게 하는 중독성을 유발한다. 이런 시대에 자신의 취향을 알아야 자신이 원하는 맛을 취할 수 있기에 아주 기본 중의 기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장애물은 반드시 넘어서거나 극복해야 하는 장애물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기호품이라는 특성에 따라서 시간 때우기 용도로 마신다면, 커피의 모든 맛에 무지하게 관대한 이에게는 모든 종류에 크게 다르게 차별하지 않으며 기꺼이 즐길 수 있다는 엉뚱한 생각으로 커피를 대하게 된다.

 

농도는 크게 로스팅 정도, 물의 온도, 입자의 크기, 드리퍼에 영향을 받습니다.---(144페이지)

 

입자의 크기는 추출의 열쇠,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맛이 눈에 띄게 변한다(123페이지). 투자를 하려면 곡 그라인더에 투자하십시오(122페이지). 자신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서 자신이 해야 할 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최고 중의 하나는 아주 적절한 그라인더를 갖추는 일이다. 로스팅의 정도와 취향의 농도를 제격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은 입자의 크기이기 때문이다. 고운입자, 중간 입자, 거친 입자, ‘어느 정도 크기의 입자 가루로 만드냐에 따라서 커피의 농도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거기에 현대 기술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결국 자신만의 취향을 아주 적절하게 최고로 추구하기 위해서는 커피라는 기호식품의 특성에는 개인의 정성이 할 수 있는 것이 있지만 그렇지 못하여 외적인 과학의 힘이 있어야 한다.

 

농도를 바꿔서 취향을 찾다.-------(144페이지)

 

온도를 조절하는데 있어 중요한 점은 로스팅 정도에 맞는 온도를 아는 것, 그리고 본인의 취향에 맞는 농도감을 끌어내는 온도를 아는 것입니다(157페이지). 커피의 맛과 향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에서도 시간과 온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온도는 재배부터 보관, 그리고 고체가 액체가 되어 우리의 손 안에서 향기를 내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이다. 커피의 농도 결정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 온도는 항상 동일하게 유지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로스팅 방법과 추출방법에 따라 이상적인 물의 온도는 다르게 설정된다. 적도를 중심으로 남위, 북위30도 이내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그 가치를 다할 때까지 온도의 지배를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였다.

 

훌륭한 품질의 커피는 식어도 마실 수 있지만, 품질이나 추출에 문제가 생기면 톡 쏘는 맛이나 자극적인 맛 때문에 끝까지 마시기 힘들어집니다(104페이지). 식은 커피는 한여름에 냉커피를 마시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기분이다. 원래 맛있는 커피는 뜨거워도, 차갑게 식어도 맛있어야 한다. 커피에게 온도가 중요하지만, 온도의 변화에 따라서 본질이 바뀌는 것은 진짜라고 보기 어렵다. 따듯한 커피가 아니라 식은 커피를 마신다는 것을 의아해 할 수도 있다. 커피 덕후들에게는 최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커피를 특별한 별미가 아닌 심심한 입을 위해서 마시는 경우에는 커피를 몇 시간동안도 두고두고 먹는 경우에는 그런 일이 흔하게 일어날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식은 커피를 먹지 않을 수가 없다. 식은 커피는 그냥 버리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지 몰라도, 순전히 입가심으로 마시는 커피는 얼마든지 그 자체로서도 충분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덕후가 아닌 사람은 안다.

 

커피의 품질적인 정답이나 기호는 계속 변화한다(103페이지)

 

최근 카피 업계에는 물의 중요성과 함께 과학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194페이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맞는 것은 아주 섬세하고 디테일하고 꼼꼼하게 과학의 힘이 숨어 있다. 커피의 99%는 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원두의 질량과 물의 양은 기본일 것이다. 그런데 더 나아가 커피 가루 한 알 한 알에 숨어 있는 이산화탄소와 맛을 모두 담아내기 위해서는 들이는 내공은 과학실 실험의 수준에 이른다. 굽는 방법, 물의 경도, 단계별로 나눠지는 물의 양과 속도, 물을 따르는 거리와 방법 등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에서 구석구석까지 물과 온도가 커피에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 온갖 정성의 과학을 체계적으로 심어 놓아야 한다. 거기에 무심코 지나갔던 드리퍼 데우기도 빠지지 않는다. 그래야만 그 몇 분의 시간을 위한 약간의 몇 모금을 위한 정교함은 아주 편하게 먹을 수 만들어 놓은 커피 믹스의 힘을 알게 하면서 일종의 건방짐에 가깝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또 한편으로 그렇게 초간편으로 온갖 과거의 향수를 만들어 내는 것은 오히려 사치라는 생각도 치울 수가 없다. 과학 아닌 과학의 스타일이 숨어 있는 커피가 가져다주는 맛과 향기가 괜히 수많은 사람을 홀릭의 공간으로 빠져들게 하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커피는 사람과의 연결고리를 이어줄 수 있습니다(231페이지). 잘 만들어진 커피는 만국 공통의 마음의 언어가 되어가고 있다. 또한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도 빠지지 않는 것 같다. 너무 디테일하여 건드리면 톡 터질 것만 커피를 즐겨 마시는 것은 중독은 아니더라도 현재의 코스가 되었다. 하나하나의 단계에서 아주 많은 정성이 있어야 자신의 취향에 최적인 커피가 눈앞에서 코끝에 향기로 지그시 감싸줌에는 과거가 있게 한다. 고시생 시절에는 막간의 휴식 시간에 친구들 담배 필 때에 대용으로 마시기 시작했던 것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는데도 마신다. 그때와는 많은 다른 이유가 있다. 그 독특한 향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것에, 어렸을 때에 시골집에서 느꼈던 냄새와 비스무레한 그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 개취는 나이를 먹을수록 더 빠져드는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는 그렇게 삶 속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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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지식의 한계 세계관 - 과학적 생각의 탄생, 경쟁, 충돌의 역사
리처드 드위트 지음, 김희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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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능력의 한계에 침전하는 기분이다. 아마 조선의 성군 세종도 명의 달력 대통력과 우리의 농사 현실의 불일치에 침전하는 기분이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의 해는 날마다 하늘을 가로지른다. ,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는 우리의 상태나 기분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심지어 과거의 반복적인 현상은 내일의 상황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한 방향으로만 가고 있다. 이처럼 자연적 사실은 우리가 어떤 관점으로 보든지 상관없이 일의적으로 존재한다. 우리의 일상은 항상 그런 사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반면에 우리의 관점은 일의적으로 정의되지 않았다. 시대에 따라 달랐다. 이렇게 우리의 관점이 달랐던 것은 우리의 모든 능력이 다방면으로 달랐기 때문이었다. 능력의 한계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과학기술의 한계라고도 볼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어떤 특정한 목적 때문에 의도적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모든 것들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변한다는 것이다. 그 변화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이 지식의 한계이다. 한계는 도전의 단추가 되기도 한다.

 

과학철학의 기본적 쟁점을 통해서 그 역사를 가로지르면서 서구의 그림 퍼즐, 세계관이 직면한 도전을 탐구하고 있다. 그림 퍼즐에는 그 당시에 아무렇게 흘러 다니던 모든 지식과 과학 기술이 하나의 공간에서 총합되어 하나의 번듯하고 체계적인 세계관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 세계관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공간을 설명, 예측하고 실재성의 부여에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지가 보인다. 세계관에 배태되어 있는 지식 시계가 보여주는 현재의 그것의 본질을 보기 위해서 기원전 500년 전에서 기원후 1600년경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1600년대에 대 변곡점이 있었고 최근에 다시 상황은 무르 익어가고 있다. 그렇게 아주 오래되고 근본적인 문제의 변신 모양을 찾아간다. 오래되었다는 것은 상식 아닌 상식이 되어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다는 것이다. 근본적이라는 것은 아주 개념적이고 철학적이고 복잡하기에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누가 명쾌하게 정답이 이것이다라고 말할 수 없기에 항상 미완으로만 남을 수 있는 것이면서도 당시의 기준으로는 일의적인 것이다. 설령 시간이 지나서는 아주 틀린 것으로 밝혀질지라도, 그것이 최선이었고, 그들이 사는 방법이었다. 지금도 이런 과정은 계속되고 있다.

 

복잡성이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흥미롭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266페이지). 우리가 일상으로 만나는 자연현상은 인류가 생존하기 시작하기 이전부터 있었던 일들이었다. 이런 현상을 인류는 설명하고 예측하고 싶었다. 수많은 경쟁적인 이론과 논쟁, 가설이 태어났다가 사라졌다. 이 일상의 근본적인 것을 예측하고 설명하기 위한 시스템은 시대의 모든 지식을 담고 세대가 지나면서 더하고 빼기를 반복하면서 업그레이드되었다. 오랜 세월동안의 업그레이드는 일반인의 지식으로는 접근하기 쉽지 않게 복잡해지게 되었다. 이제 나름대로의 전제조건과 일상적이지 않은 수단, 용어들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믿는 것에 메스를 가하기 위해서는 더 상위의 어떤 것들이 있어야 하위의 개념을 바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속에서 진리대응론과 진리정합론과 데카르트의 코기토(Cogito), 경험적 사실과 철학적/개념적 사실. 확증추론의 귀납법과 반확증추론의 연역법, 콰인-뒤앙 명제와 반증 가능성은 복잡성을 꼭대기로 끌고 가다가 도구주의와 실제론에서 최절정에 이르고, 우주의 목적론과 기계론은 그저 그렇게 들릴 정도다.

 

 

우리가 이론에 바라는 것이 무엇이건, 그 이론은 최소한 관련 데이터를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168페이지)

 

각자 그 시대의 지식을 활용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317페이지). 모든 시대는 그들의 지식수준에 맞는 그림 퍼즐, 세계관이 있다. 현실에 대한 설명과 예측은 지식에 대해서 바라는 비지식인의 최소한의 가치였고, ‘실제는 빼놓을 수 없는 가치였다. 그리고 생활에 있어서 유용성은 하나의 덤이었다. 그들은 서로 맞물리며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보이는 것만 믿는다는 말을 유행하게 하고, 때로는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말은 기본이 되게도 한다. 보이는 경험적 사실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개념적이고 철학적인 사실에까지 범주를 넓히면서 지식의 한계를 허물어뜨려 왔다. 즉 이 두 명제 너머에는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이 지식의 정점에 이르게 한다. 그렇게 우리의 선지자들은 항상 우리가 맨눈으로 경험한 사실을 넘어서 보이지 않는 철학적/개념적 사실 도출에 몰두했고, 그것은 우리의 한계를 파괴하는 동기가 되었다. 지구는 고정되어 있고 우주의 중심이라는 사실, 완벽한 원운동과 등속운동 사실들은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현실의 이해와 설명이라는 상식과 그림 퍼즐에 따라서 믿음과 확신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거기까지만 알았고 거기까지만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사실들이 망원경의 과학기술이나 관성의 법칙 같은 경험적 사실을 통해서 진실이 아니라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험적 사실이 확장되면서, 그것과 철학적 사실의 경계는 계속해서 달라졌다. 지식의 외연이 확장되고 한계가 한 발짝 뒤로 물러서게 되었다. 우리 시대 최고의 과학도 지금부터 500년 뒤의 기준으로 본다면 원시적으로 보일 것이다(317페이지).

 

하늘은 거의 변하지 않는 완벽한 장소이지만 유일한 절대적 완벽함은 신의 완벽일 것이다(185페이지). 개념적/철학적 사실의 과학적 상상으로도 부족한 부분은 신의 뜻을 찾아내려는 욕구로 채워졌다. 다만 항구적인 우주 힘의 원천으로 여겨졌던 존재는 우주를 설계하고 작동하는 데에서 끝난 존재가 되었다. 우주의 끝은 있다는 것은 기원전부터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 끝이 어딘지는 알지 못하였고, 크기가 상상초월의 정도로 커졌다. 신과 우주를 결부하는 경계가 있는 인간의 한계라는 것도 모든 철학적 상상으로 그 끝을 알기 어려웠다. 갈수록 한계의 문을 열고 가는 인간 지식의 한계는 본래 인간은 전지전능하지 않다는 본질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면 한결 수월할 것이지만, 조금 씩 조금 씩 부분적으로만 알아가고 있기에 시행착오가 있다. 그리고 그려가는 그림 퍼즐은 과학기술의 발달, 지식의 양에 따라 달라졌다. 우주가 팽창하는 것처럼 지식도 그랬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는 그 이전의 그것보다 그랬고, 프톨레나니오스의 그것, 코페르니쿠스의 그것, 현재 우리의 그것은 더 넓어지고 있다. 오히려 지식이 팽창하는 만큼 우주는 팽창하였다로 보는 것이 정확할 할 것이다.

 

철학적/개념적 사실이 명백한 개념적 사실로 변장하기가 아주 쉽다(566페이지). 경험적 사실과 철학적/개념적 사실의 경계는 시대불변으로 고장된 것이 아니다. 상대성 이론은 아무리 분명해 보이는 문제에서 우리가 얼마나 크게 틀릴 수 있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사실에 대한 믿음과 확신은 시대와 능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화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가령 천제의 완벽한 원형과 등속운동이라는 사실은 한 때는 경험적 사실로 인정되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또한 절대적 시간과 절대적 공간이 지금은 경험적 사실이지만 영원히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는 장담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망원경, 우주선 등의 과학기술의 발달은 아리스토텔레스, 프톨레마이오스, 코페르니쿠스, 티코, 케플러 등의 과학의 아버지들도 활용하지 못했던 기술의 편린이다. 맨눈으로만 보였던 사실은 경험적 사실이 되었다. 정치혁명과 산업혁명의 공간에서 새롭게 한계를 만든 기계적 세계관은 상대성이론의 중력과 양자론 해석의 EPR사고실험, 벨의 정리, 아스페 실험, 그리고 진화론과 게임이론의 금자탑 위에서 또 다른 사실에 측면으로 바라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동시대에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는 여러 이론과 사실들은 서로 다른 기본적 사실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은 경쟁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민망해 보일 정도이다. 일종의 정보 독과점의 불완전 경쟁 공간을 마치 완전 경쟁처럼 다루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저 변화의 과정에서 일시적인 공존이며, 새로운 공간으로 가는 실마리였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멋있어 보인다.

 

움직이는 지구와 양립할 수 있는 새로운 믿음 체계를 정립하려면 과학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들이 수십 년 아니 수백 년에 걸쳐 협력해야 할 것이다(166페이지).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과 마찬가지로 뉴턴의 세계관도 완전히 굳어진 일련의 믿음이 아니었다(315페이지). 지식의 일정한 범위를 일컫는 세계관은 한 사람에 의해서, 또는 한 순간의 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수 세기에 걸쳐서 수많은 과학자들의 피, , 눈물로 하나의 금자탑이 만들어졌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림퍼즐이 하나씩 기각되면서 새로운 세계관으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뉴턴의 기계적 세계관은 18세기에 화학, 생물학, 전자기론에서 하나하나의 퍼즐을 맞추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소위 작은 구름이라는 마이컬슨-몰리의 실험과 흑체실험에서 빈틈을 보이기도 했지만 상대성이론과 양자론에 의해서 퍼즐의 빈틈이 메꾸어졌다. 진화론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동시에 이 기계적 세계관은 이들의 의해서 도구주의와 실재론의 관점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 케플러와 갈릴레오의 체계가 아리스토텔레스 세계관에 그랬던 것처럼. 지식의 한계는 항상 새로운 경계를 만들면서 동시에 또 다른 경계로 가는 길로 가는 통로로 가는 길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한계는 항상 열려 있는 하나의 출발점이었다.

 

1600년대 초에 이루어진 새로운 발견이 기존 믿음 퍼즐의 변화를 요구했던 것처럼, 최근 수십 년 동안에 이루어진 발견도 우리의 믿음 퍼즐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28페이지).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는 것은 다시 보이는 것에 최소한의 안도감과 회의를 품으며 맨눈의 지식 현실에서 새로운 변화로 돌아온다. 수천 년 동안 인간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은 실로 인류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데에 하나의 오점도 없다. 그 자부심은 또 다른 혁명을 통해서 새로운 한계를 향해 가고 있다. 4차 산업의 시대의 빅데이터 시대에 인류의 지식은 폭발적으로 한계의 문을 열러 젖히고 있다. 수많은 이론들과 예측 시스템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 한계는 존재하고 있다. 설명하지 못하고 예측이 매번 적중하지 못하는 자연과학 현상은 계속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사회현상까지 서로 맞물리면서 지식 속에 묻혀 사는 우리의 삶은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과학의 아버지들의 혼신의 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름의 연속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미궁 속으로만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날마다 무궁무진하게 팽창하는 지식들의 한 가운데에 나 자신의 기분과 능력이 해년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계절의 변화에 무반응하고 있다는 생각에 침전은 비롯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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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말 - 2,000살 넘은 나무가 알려준 지혜
레이첼 서스만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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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말’, 나무는 원래 말이 없다.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무의 말을 들으려고 한다. 듣기 원하는 사람은 듣기를 원하지만 상대방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관계이다. 그런데 진짜로 아무런 말을 하지 안하고 있는 것일까? 거기에 긍정의 문을 열은 것은 가슴을 문을 닫은 것이다. 덩달아서 ‘the oldest living things in the world’라는 원래 제목에 맞장구를 치면, 진짜 예술가가 예술 감각은 어딘가에 쏙 묻어버리고 과학적으로만 쌈박하게 생각한다는 것에 큰따옴표를 붙이고 싶게 한다. 아무리 그래도 형식보다는 내용에 모든 감각을 담아서 2Hz 이상에 가슴을 열어서 유한한 존재가 시간이라는 것은 엄청 버거운 것을 이겨내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까마득한 시간 속에서 어떤 소리 하나 아까운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생존비법을 적응하여 지금 여기까지 서 있는 존재를 보면, 숨이 턱 막히게 할 것이다. 그것도 평생 가야 비 한 방울 구경하기도 힘든 환경에서 말이다.

 

나무뿐만 아니라 산호, 균류, 박테리아를 포함하여 30종의 생명체를 만난다. 10년의 시간을 공들여서 수천, 수만 년의 시간을 만난다. 45억 살의 지구에 현존하는 수많은 생명체 중에서 최소한 2,000살이 넘는 생명체를 통해서 시간이라는 흐름의 에너지가 생명을 통해서 뿜어내는 소멸에 대한 두려움에 맞서는 무언가를 보여 준다. ‘과거라는 시간 감각이 그저 그렇게 얻어지는 차원의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과거에 대한 망각을 온몸으로 거부하며 만들어낸 시간에 대한 매혹은 마주 하는 이를 호기심과 용기는 기본으로 하며 생명의 숭고함을 채워준다. 지구라는 생명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살아남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현재를 보고, 과거를 추측하고, 미래를 안타깝게 하는 쳐다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곳에서 과학은 조연이었고 예술적 감성이 featuring되었다. 깊디깊은 과거 속으로 영원히 사라져버린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향수와 우리가 저지른 훼손을 조금이나마 고칠 여지가 아직 남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39페이지).

 

심원한 시간, 인간을 겸손하게 만드는 자연의 힘, 그리고 자연의 손아귀에서 생명이 처할 수 있는 위태로움을 말해 주는 풍경.-----(321페이지)

 

과거로, 그리고 전 세계로 가는 여정에 모험의 속성. 어떤 일을 하려고 출발하지만 완전히 다른 일이 벌어진다(218페이지). 미국에서 출발하여 남반구의 남극, 파타고니아, 북반구의 그린란드까지 수천 미터의 고지대에서, 사막을 지나서 심해 바다까지, 온갖 오지를 다닌다. 힘든 등산, 해양 잠수, 혹한의 더위와 추위여행의 과정에서 신체적 위험은 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다. 토바고 해안 스페이사이드에서는 불산호에 무릎을 쏘였는데, 얼굴까지 부어올랐다. 그 염증은 몇 달 동안 지속되었다. 스리랑카에서는 발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손목이 부러지기도 했다. 결국 최소한 2,294살이라는 스리마하 보리수나무 근처에도 못 가보고 말았다. 호주에서는 43,6000살인 로마티아 타스마니카는 당국으로부터 거부되었고 겨우 왕립 식물원에서 번식용으로 재배되고 있는 것을 보았을 뿐이었다. 이것도 일반인에게는 원칙적으로 공개되지 않는다고 한다. 3,000살의 유칼립투스는 위치와 학명이 비공개로 한다는 조건으로 허용되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나 자신은 길을 잃지 않으려고 하지만 카메라는 계속 자신을 잃고 헤매어서 아쉬운 순간을 그저 기억으로만 남게 한다.

 

만물의 거대한 체계에 비하면, 인간의 기록이란 얼마나 사소한지. 하지만 엉뚱한 사실 하나를 알게 된 덕분에 너무 철학적으로 흘러가지 않을 수가 있었다(131페이지). 이들에게 나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라는 것이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술뿐만 아니라 과학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눈으로 보일 수 있게 증명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들의 나이를 정확히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 연륜 연대, 비교 연대 측정법, 방사성 탄소 측정법, 지의계측법, 성장률 분석 등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지만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2,000살이 넘는 나무들의 대부분은 중심부분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인간들로부터 땔감이 되는 것을 벗어나게 했다. 그건 신체적 결함으로 보기보다는 적대적인 극한의 환경에서 세월의 노화를 이겨내는 하나의 생존법이라는 것에 작은따옴표를 하고 싶다. 나무껍질을 발달시키거나 몸통의 대부분을 땅 속으로 이동시키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자신의 나이를 숨기는 것도 자신을 보호하는 비법으로 이었다는 것은 자연의 위대함인지, 인간의 이기적임에 경고인지는 모르겠다. 그런 이기적이 존재가 살아 있는 최고령 생명체를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 매우 운이 좋은 것이다. 바로 옆 사람이 숨을 잃어도 내 숨 찾기에 바쁘게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터무니없이 아름다워서 웃음밖에 안 나오는 때도 있는 법이다(139페이지).

 

극히 험한 환경 여건은 오히려 굉장히 적응성이 강한 생물로 키워낼 수 있다(71페이지). 나무는 움직이지도 않으면서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러면서 흙과 햇살과 바람과 비에 적응하고 인내한다. 수 천년동안 그렇게 적응할 수 있도록 자신을 변모시켜 왔다. 그런 나무가 장수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에는 많다. 최대의 방해불은 역시 시간이다. 오랜 세월 동안 그 자리에 있는 나무는 고독을 넘어서 생명의 무성생식을 통해서 시간을 거슬러서 생명의 꿈을 이어 왔다. 거기에는 가깝게는 가끔 번개, 동물이 있다. 사막 쥐들이 수분 섭취를 위해서 잎을 갉아먹기도 한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에는 인간이 있다. 인간의 불장난으로 사라진 상원의원 나무, 훼손된 나무 반면에 속이 비어 있어서 땔감으로는 효용이 낮아서 살아남았으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바오밥 나무는 화장실이나 술집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관광객들은 기념품 삼아 나무를 떼어 가기도 한다. 꿀버섯(Honey Mushroom)는 인간이 의도적으로 성장과 번식을 막는 유일한 생물이다(78페이지). 이런 장애를 꿋꿋이 이겨내고 현재 이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존재를 보면, 꼭 사람이 아니라도 존경심이 절로 난다.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와서는 기후변화이다. 시간은 나무의 편이 아니라는 불길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나무가 견디지 못하고 죽는 데는 이제 추가로 환경 압력이 더 필요한 것 같지도 않아요(98페이지).”

 

고령 생물들은 우리를 심원한 시간에 연결시켜 준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찰나적인 감각, 생각, 감정에 묶여 있고 그것들로 구성돼 있다.-----(198페이지)

 

진정으로 홀로 존재하는 경험(124페이지). 홀로 수만 년을 견디며 자연이 준 힘을 다하여 뿌리와 가지와 잎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았다. 흔히 고독한 존재라고 지칭되는 존재는 겸허해지고 또 겸허해 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고작 100년을 넘기기도 어려운 존재가 그 고독에 공감한다는 자를 내뱉기도 부끄럽지 않을 수가 없다. 국립공원도 노령림의 장대함을 보여 주는 흔적을 거의 담고 있지 못했다(145페이지)는 사실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그릇은 너무 왜소해 보인다. 한 자리에 서서 고막을 짓누르고 심장을 쿵쿵 요동치게 하는 고요함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그저 대충으로 어림짐작 하는 것만이 최선일 뿐일 것이다. 찾는 사람이, 거룩한 전당에 들어선 것처럼 엄숙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절로 옷깃을 여미고, 우렁찬 찬가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이유도 여기 있을 것이다.

 

오래 살았다고 해서 불멸인 것은 아니다(111페이지). 시간은 계속해서 흐른다. 환경도 거기에 동참한다. 그 변화에 동참한 인간으로 인해 환경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진다. 변화의 빨라짐은 나무들이 적응하기 어렵게 할 정도이다. 그렇게 한 번 사라지면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수만 수천 년의 성장의 역사를 하루아침에 날려 버린다. 다시 또 하나의 역사가 그 자리에 있으려면 동일한 시간의 수많은 인간의 방문이 있고서야 가능한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세월이라 시작하기는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생각하기도 버겁다. "1명의 노인이 죽으면 1개의 도서관이 불타 버린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그들의 멸종은 과거의 기념이자 기록이 사라지는 것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도서관을 수많은 자연물 중에 하나라고 치부하는 것은 인간 이기주의의 극치라고 볼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천수(天壽)을 누린 뒤에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나 오로지 자기만의 이익을 위해서 불장난을 하거나 자기효용 대로 가지를 쳐 베어가고, 더 나아가 지구를 덥게 하는 것은 기나긴 시간의 역사에 대한 도발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인간의 욕구와 지구의 장기적인 생존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279페이지) () 수필가가 나무는 훌륭한 견인주의자(堅忍主義者), 고독의 철인(哲人), 안분지족(安分知足)의 현인(賢人)이다고 했던 것은 빈말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인간의 이기주의로 갈수록 반 자연 친화적으로 변해가는 기후에는 속수무책이다. 백 년도 못사는 한 개의 종이 수천 년을 사는 다른 99.99%의 종에게 생존의 위험을 가하는 것은 너무나 편파적이다. 그 변화에 그렇게 오랫동안 만들어온 비법도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것은 불균형적인 생존법이다. 백년이라는 짧은(?) 존재가 내일을 생각한다면, 미래는 과거를 밟고 현재에 행동을 추구하는 조각이라면, 이들이 이어온 생존법은 미래에도 유효한 것이어야 한다. 생존들 사이의 균형은 현재의 인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여기 생존법에서 출발한다. ‘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때는 10년 전이고 두 번째로 좋은 때는 오늘이라는 말’(87페이지)도 빈말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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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수익 투자법칙 - 투자왕 김단테가 실전으로 증명하는 올웨더 주식투자 전략
김동주 지음 / 이레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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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에 살고 있다. 은행에 묻어 놔봤자 수익이 물가를 못 따라 가기 때문에 손해만 된다. 저축은 이미 사람들의 마음을 떠났다. 세계의 각국 정부는 저성장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 양적완화와 기본소득 실시로 시중에 엄청난 돈이 풀었다. 올어라운드로 풀린 돈은 유동자금이 되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의 자본시장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그 떠돌이 돈들이 몰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탄알이 부족한 사람들은 게임은 안 된다. 부동산은 분할매매라는 것이 여간 복잡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식과 채권시장에서는 소액으로도, 분할로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개미들에게 한 수월하기는 하다. 그래도 소액은 큰돈에 비해서는 땀 뻘뻘 수준이다. 하지만 소액으로도 간접투자 형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돈이 모이는 데에는 어떤 수를 내서라도 길이 만들어 지고 있다. 이처럼 핫한 요즘의 자본시장은 그야말로 제철 만난 메뚜기의 시장이 되고 있다. 더구나 노동시장의 몰락은 이 상황을 부추기고 있기에, 그야말로 자본시장은 물 들어왔다. 그런데 그 배의 노를 저으러 참여하기 쉽다는 것과 잘 저어서 파도를 해쳐나갈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별개의 것이다. 어떻게 하면 거친 파도를 잘 해쳐나갈 수 있을까?

 

분산 투자에 관한 안내서를 만난다. 헤지펀드 중에서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브리지워터가 운용하고 있는 <ALL WEATHER>라는 아주 생소한 이름으로 미국 주식 거래용 계좌도 만들어야 하고, 달러로 환전해야 하는 포트폴리오 펀드의 투자 기법의 장점100년의 역사 속에서 알려주고 있다. 어떤 펀드에 구매할 것인지, 금리와는 어떤 관계 속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지 등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알려주면서, 100% ETF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을 제안한다. 그 중에서도 전 세계의 주식과 채권을 60 40의 비율로 섞은 글로벌60/40’을 다룬다. 동시에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어려움의 틈을 보여 준다. 그럼에도 직접 투자를 고집하는 경우에는 포트폴리오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관한 하나의 방향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자산 배분 투자의 십계명>---------(242~248페이지)

1,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워라.

2. 일찍 투자하고 자주 투자하라.

3. 너무 많거나 적은 리스크를 감당하지 말라.

4. 분산하라.

5. 시장을 예측하지 말자.

6. 인덱스펀드를 사자.

7. 비용을 최소로 하자.

8. 세금을 최소화 하라.

9. 단순하게 투자하라.

10. 끝까지 버텨라.

 

경기 불황이 언제 올지 모르니 불황에 강한 자신들을 일정 비율로 보유해야 한다(217페이지). 개별 주보다는 인덱스 투자가 좋고, 인덱스 투자보다는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는 자산 배분이 가장 무난하다(48페이지). 자본시장에는 위험이 항상 존재 한다. 그 위험은 규칙적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불규칙적으로 발생한다. 그 크기도 다양하다. 위험을 예상할 수 없게 하는 것이 자본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것을 가장 어렵게 한다. 동시에 가장 수익을 가장 많이 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손해를 봤으면, 누군가는 반드시 수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다만 수익을 얻은 사람은 극히 소수로 대박이지만 다수는 손해라는 것일 뿐이다. 나는 어느 편에 설 것인지 만이 문제로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ALL WEATHER를 비롯한 포트폴리오는 나를 승자의 편에 서게 하기 위해서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리스크 패러티(Risk-Parity) 전략의 일환이다. 자본주의가 망하지 않는 이상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장기 수익률만큼은 수익을 기대하는 전략이다. 이런 위험을 방지하는 것 중에 최선의 방법은 포트폴리오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직접 방식으로도, 간접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 다만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궁금점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포트폴리오는 단일한 종목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종목에 투자를 하다 보니. 현재 자신이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알기 쉽지 않다. 이들 가격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기 위해서 시행하는 것이 백 테스트(back test ; 상품 가격 인상 후, 일부를 인상 전 가격으로 팔아서 인상의 영향을 평가하기)이다. 이와 관련되어 샤프 지수가 있다.

 

올웨더의 철학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면, 60/40전략으로 투자해도 장기적으로 훌륭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48페이지). 자본시장에는 아주 많은 종목이 있다. 직접 투자의 경우에 상품별로 주식, 채권(물가연동채 포함), , 원자재, 선물과 옵션이 있다. 또한 이들을 국가별로 미국과 기타 선진국과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별로 달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상품과 국가를 그대로 하면서도 간접 투자하는 펀드. 리츠가 있다. 이들 중간형태의 ETF가 있다. 이렇게 많은 상품을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다시 어떤 기업을 고를 것인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우리나라만 봐도 2019년 현재 유가증권 시장에는 799, 코스닥에는 1405개의 종목이 있고, 오르는 종목은 극히 일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무리 90%가 나가떨어지는 악재의 경우에는 상한가를 치며 오르는 종목은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즉 어떤 종목을 고르냐는 그야말로 복불복의 상태에 있는 경우이다.

 

WHAT보다는 WHY100배는 더 중요하다(49페이지). 왜 사는지 그리고 왜 파는지에 대한 근거가 있는 투자, 자신이 하는 투자의 논리를 타인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투자(28페이지)를 해야 한다. 그 시장은 위험이 많은 시장이다. 이 위험천만한 시장에는 아주 많은 정보가 흘러 다닌다. 어떤 게 맞는 것인지 알기가 어렵다. 우리가 날마다 보는 시황이라는 것도 대개 투자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들이나 방송 이야기, 시중에 떠도는 호재만을 믿고 하는 투자는 운이 좋아서 한 두 번은 성공할 수 있다. 황소도 뒷걸음치다가 쥐를 잡을 수가 있다 어쩌다 횡재로 한 두 번은 수익은 낼 수 있을지 몰라도 계속해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자본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경우는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50%이상은 쪽박이라는 상황이 그 방증이다. 이래저래 열려만 가는 자본시장에 지뢰는 많이 깔려 있기에 나름대로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남의 말을 듣고 하는 투자는 전투에서는 승리할 수 있을지라도 전쟁에서는 승리하기 어려운 구조이자. 오직 내가 가는 길을 알고서 가야 어떤 위험에 닥쳐서 넘어져도 방황하지 않고 금방 일어나서 앞으로 갈 수 있게 된다. 요래 저래 맨몸으로 승자가 되는 경우가 드물다는 인생의 법칙은 주식시장에도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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