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는 컴퓨터라 부른다 - 라이프니츠부터 튜링까지, 생각하는 기계의 씨앗을 뿌린 사람들
마틴 데이비스 지음, 박상민 옮김 / 인사이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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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논리학 및 수학기초론 발전사의 핵심을 빠르고 흥미롭게 개관해볼 수 있는 중급 수준의 교양서이다. 부제가 말해주듯 라이프니츠에서 튜링에 이르기까지, 현대 컴퓨터가 탄생하는 이론적 배경이 된 현대논리학의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의 삶과 이론을 평이하고 매끄럽게 서술해내었다. 주제 자체가 마이너하고 전문적이다보니 이론적, 학술적 내용이 다뤄지는 부분에서는 다소의 선지식과 강한 흥미를 지니고 있다면 좀 더 깊고 풍부한 독서가 가능할 테지만, 구성이 깔끔하고 서술의 전달력이 높아 끈기만 있다면 초심자도 논의의 핵심을 얼추 파악해가며 지치지 않고 읽어갈 수 있을 수준으로 잘 풀어낸 탁월한 교양서라고 생각한다. '환원'을 '축소'로, '추론규칙'을 '추정의 원칙'으로 번엵하는 등 몇몇 전문용어들에 대한 번역이 간혹 아쉽긴 하지만 매우 사소하고 지엽적인 문제일 뿐, 추정컨대 원서 자체가 매끄럽게 쓰여서인지 전반적으로 읽어나가는 데에 무리가 없는 무난한 번역이라고 여겨졌다. 현대 논리학 내지 수학기초론의 간략한 발전사를 알아보고자 하는 누구에게든 주저치 않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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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가 들려주는 진짜 논리 이야기 - 복잡한 세상에 정확한 판단이 필요한 순간
송용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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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하게 읽히면서 지적으로도 유익한 수학기초론 교양서이다 현대 기호논리학 내지 수학기초론에서 다뤄지는 초보적인 개념이나 사안 및 그와 얽힌 이론과 인물들에 관한 내용들까지 잘 버무린 뒤 이를 간결한 구성으로 매우 평이하게 전달하는바, 알뜰하게 잘 쓰인 교양서라는 느낌을 받았다 순수 철학자나 인문학자가 아니라 수학자에 의해 쓰였기에 현대논리학과 수학기초론 간의 연관성을 초보젓인 수준에서나마 부각시켜 서술한다는 점도, 여타 통상적인 교양 논리학 저서들과 비교되는 장점이다 논리학을 제대로 공부하려는 초심자는 물론이요 형식적 테크닉에만 치중하여 논리학을 학습한 숙달자에게도 고루 추천하고 싶다
다만 책의 전반부는 논리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나 한국의 수학교육 풍토 등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인 단상, 의견 등이 주된 내용이기에, 책에서 얻을 지식의 양적인 측면에 역점을 두는 독자라면 빌려서 일독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런 게 아니라 단순히 읽고 향유할 교양서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구매소장하여 생각날 적마다 거듭 재독하며 즐기기에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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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산처럼 울 걸
메아리에 멍들 일은 없었을 텐데˝

- 123, songcry

˝의미론적 담화의 특정 범위에서 표현될 수 없는 것일지라도 항상 다른 범위에서는 표현될 수 있다. 우리는 말해야 할 모든 것을 말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을 동시에 말할 수는 없다˝

- 송하석, 거짓말쟁이 역설에 관한 탐구에서 재인용

어느 학자의 말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쪽수가 있어 찾을 수는 있지만 지금은 저 책이 수중에 없다 우리는 모든 책을 가질 수 있지만, 가진 책을 항상 들춰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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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어증은 대뇌피질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언어장애이다 주의할 점은 언어체계를 습득하고 발전시킨 사람만이 실어증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나면서부터 뇌에 이상이 있어 언어를 습득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실어증이 적용될 수 없다˝

- 김방한, 언어학의 이해

사랑을 해보지 않은 자는 실연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뒤집어 말하면 실연을 느낀다는 것은 사랑했음을 함축한다 나는 사랑의 언어를 화용론적으로 발화해본 적(q)은 없지만(&) 그 언어의 의미를 안다(p) ~q&p = ~(qV~p) = ~(p->q)이다 따라서 사랑에 한해서는 의미론이 화용론을 함축한다는 것은 거짓이다 양성적으로든 동성적으로든 무성적으로든 불구인 나는 영원히 욕망의 옹알이만을 발화해야 할 팔자인가보다 그 발화맥락은 오롯이 이 현실세계 뿐인데 그 평가환경은 내가 존재하지도 않는 세계에까지 걸친 모든 가능세계이다 신은 나를 창조한 세계에서만 나를 사랑할 수 있겠으나, 양상적으로 비적형이게 기술된 세계에서마저 나는 무언가를 사랑했으니, 내 사랑의 양태는 ‘아가페‘보다도 강한 의미론 내지 지시론을 지녀야 하겠다 그런 의미론이 구성되는 사랑의 언어란 없으므로, 귀류법에 의해 양상적으로 적형이게 기술된 세계에서마저 나는 사랑한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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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기초와 기본 개념 경문수학산책 5
HOWARD EVES 지음 / 경문사(경문북스) / 199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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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기초론의 기본적인 사항들을 전문적으로 개진 및 해설하는 전문서적이다 수학에 대한 형식주의적 관점이 두드러지는바 공리적 전개를 비롯하여 역사적으로 이뤄져온 수학 내적인 발전사항들을 엄밀하고 전문적으로 개술한다 수학기초론과 연관된 기술적인 사안들을 숙달하는 데에는 매우 유용하되, 기술적 사안을 넘어선 철학적인 사안들은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가는 정도이다 수학에 숙달한 독자에게는 기초론적 철학에 관심을 갖는 발판이 될 수 있겠고, 철학에 숙달한 독자에게는 수학적 기초를 향한 관심을 환기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겠는데,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나로서는 그저 공부가 많이 필요하겠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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