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철학
콜린 맥긴 지음, 박채연.이승택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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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하면서도 알찬 책이다 여느 분야든 그렇겠지만 특히 철학책들은, 쉽게 읽히는 것은 내용이 빈약한 경우가 많아 읽도도 남음이 없는 반면 풍부하고도 치밀하게 서술된 것은 읽기에 어렵고 벅차 역시 읽고도 남음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쉽고 재미있게 읽히면서 300쪽이라는 적당한 분량의 만족감도 안겨주니, 두 가지 문제를 잘 해결한 셈이라고 생각한다 다년간 언어철학을 가르쳐온 저자의 원숙함 덕택일 것이다 성추문 사건을 일으켰다는 큰 과오를 차치해 둔다면, 적어도 이 책의 저자로서의 콜린 맥긴은 자신이 아는 바를 타인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할 줄 아는 학자이자 지식인으로서는 손색없는 인물이라고 인정하고 싶다 원서를 본적이 없어 함부로 재단하긴 어렵지만, 술술 잘 읽힌다는 점에선 역자들의 번역솜씨도 탁월하다 누군가 분석철학 공부에 관해 물어본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언어철학분야를 통한 입문을 추천하고 싶은데, 언어철학 입문서를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추천할 것이다 오랜만에 느낀바 밑줄 긋고 여백에 메모해가며 읽는 재미에 빨간펜 하나를 다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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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을 위한 서양철학사 - 개정증보 3판
양해림 지음 / 집문당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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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용의 측면에서 양적으로 빈약하고 질적인 깊이가 저열하여, 이미 등록된 100자 평이 말하듯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백과사전에서 철학자에 대해 등재된 내용을 짜깁기한 것과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서술의 측면에서는 체계와 벼리가 없어 지리멸렬하고 산만한 탓에, 각 철학자의 사상적 편력과 철학사의 통시적 흐름에 대한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한 면에 적으면 두어 개 많으면 대여섯 개의 비문이 있거나(말 그대로 정말 모든 면이 그렇다 첫 삼십쪽까지 비문들을 짚어내어 펜으로 고쳐가며 읽다가 포기했다), 이미 논의된 진술을 그것이 필요하지 않은 맥락에서 중언부언하는 등 문장력이 형편없다 개정판 서문을 보면 독자들의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서른 개 남짓의 도판을 추가한 데 대한 저자의 뿌듯함이 느껴지나, 그 수준이 도식적이고 조악하여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애초에 철학적 사유를 도식화한다는 것에 나는 매우 회의적이다) 라파엘로의 벽화 아테네 학당에서 플라톤을 묘시하였다고 널리 알려진 얼굴을 프로타고라스를 소개하는 데에 사용하는 한심한 오류를 저지를 바에야, 차라리 도판을 일절 삽입하지 말지 그랬나 싶다 내용을 천천히 읽어가며 판단하지 않고 성급히 책을 주문한 스스로가 한심스럽고, 수준이 변변치 못한 책을 저술한 저자와 이런 수준의 물건을 출판하여 판매하는 출판사가 증오스럽기까지 하다 학자로서 이런 책을 낼 양심이 있었느냐고 저자에게 따지고 싶을 정도이다 교양을 함양하고 사유의 깊이를 확대하는 데 관심하는 일반 독자는 물론이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이나 대학을 진학하여 철학을 전공할 계획인 고등학생 연령 이하의 청소년들은, 이 책을 구입하지 말길 권하는 정도가 아니라 강요하고 싶다 신성로마제국은 신성하고 않고 로마도 아니고 제국도 아니었다는 볼떼르의 말처럼, 이 책은 대학생을 위한 것도 아니고 서양철학사도 아니라고 감히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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