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야 (반양장)
전아리 지음, 안태영 그림 / 노블마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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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년생 전아리작가의 소설.

20대인 그녀가 29살 88만원세대 계약직 김정운, 그녀 이야기를 썼다.

 

중고등학교시절, 항상 야간자율학습을 빼먹고 '천녀유혼'을 보러 나가는 친구와 '듀란듀란' 내한공연을 나가는 친구, 가수의 콘서트를 쫓아다니는 친구들 덕분에 나는 항상 그 자리를 대신 지켜주고 변명해주는 역할을 더 많이 한듯하다.

 

별로 딱히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좋아하는 가수나 영화배우는 말 그대로 그저 좋아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남자 선생님을 좋아해서 음료수를 바친 기억도 없고, 교무실 선생님 자리에 꽃을 꽂아두느라 일찍 학교에 간 적도 없는 내게 '팬클럽'이라는 단어조차도 참 생소하기만 하다. 대체 팬클럽에서 하는 일은 무엇일까?

 

그런 나와 성향이 비슷한 여자 김정운의 이야기여서 더 끌렸었다.

처음 시작은 그렇다. 김정운은 88만원 세대라 일컬어지는 계약직세대로 언제 회사에서 퇴출될지 모르는 바람앞의 촛불같은 직장인이다. 열정적이진 않지만, 그런 그녀가 사귀던 애인에게서 사실은 결혼한 상태이며 아이도 있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얘기를 듣는다. 그 후, 그녀는 우연히 회사일로 접하게 된 아이돌그룹 '시리우스'의 팬클럽이 되면서 활동을 개시한다.

 

언제 자신에게 그런 모습이 있었는지도 몰랐던 그녀는 새로운 자신을 찾아 팬클럽활동을 왕성하게 하게 되고...

 

팬클럽 활동을 하면서 그녀가 만나게 되는 새로운 인물들은 그야말로 새로운 인물들이다. 고등학생과 그 사촌오빠, 시리우스 안티팬과 까칠한 PD.

그리고 회사에서는 같은 계약직인 현정의 또다른 모습을 발견하게되고, 팀장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사랑도 이야기하지만 모든 세상의 변화는 자신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는듯 하다. 가슴떨리는 로맨스소설이기도 하지만, 한 여자의 직장인으로서의 모습도 무척이나 리얼하게 표현되어있다.

 

이 가을은 나로부터의 변화로 사랑을 찾아볼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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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처럼
김경욱 지음 / 민음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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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을 썼는데, 성장소설로 마무리 되었다는 연애성장소설.

 

나는 중학교시절 고려대 뒷편에 위치한 까닭으로, 오후에는 종종 최루탄으로 인해 커텐을 내리고 수업을 받다가 심해지면 오후 수업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 생각없던 그 시절은 그저 오후 수업을 하지 않게되었다는 이유로 대학생들의 거리 행진을 기다리고는 했었다.

고등학교시절은 대학로에 위치한 학교때문에 평일에는 데모하는 대학생들을, 주말에는 차없는 거리로 변한 그 곳에서 막거리를 마시던 대학생들을 만나며 지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정작 내가 대학생 신입생이 되자, 점차 사회가 변하기 시작하면서 거리로 나가는 데모는 훨씬 줄어 우리 세대는 스터디 모임을 하더라도 선배들처럼 사상서적보다는 Time 지와 아카데미토플을 들고 영어공부를 했고, 비밀스런 모임보다는 강의실 한편에서 또는 대학 교정에 앉아서 폼나게 철학서적을 들고 모였더랬다.

 

당연히 연애의 행태도 소개팅, 미팅에 예쁜 커피숍  등을 찾아다녔더랬다.

그러고 졸업을 해 사회에 나와보니, 우리는 트로트도 부르고, 데모할때 부르던 노래도 알고, 최신 댄스곡도 아는, 게다가 조금은 영어공부도 착실하게 한 '끼인세대'로 평가받고 있었다. 선배들에게는 생각없는 후배, 후배들에게는 색깔없는 선배로 불린 우리 90학번의 모습이 그렇다.

 

이 소설에서 처럼, 모든 동화책이 '그래서, 왕자와 공주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마무리지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결혼 이후의 그 사소하고도 조금은 치사한 생활에 찌드는 두 부부의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없는 이유에서일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대로 색깔없이 변화하는 사회에 끼인 우리 세대는 연애에 있어서, 성장에 있어서 사회의 변화를 그대로 받아야했기에 더 어려웠던 것 같다.

나만 그랬나...

 

주인공  눈물의 여왕 백장미와 침묵의 왕 김명제는 자신들만의 고집으로,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결혼한 후에 헤어지고 다시 만나 결혼하고 또 헤어지는 악순환 끝에 뒤늦게 장인어른의 병 앞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된다.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행복하게 살기에는 결혼생활은 그리 녹녹치 않다. 서로 좀 더 이해하고, 좀 더 배려하고, 좀 더 주겠다는 마음이 아니면 결코 지속되지 못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 끼인세대에게 많은 팁을 준다. '이렇게 살면 힘들다'라는 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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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 - 길 내는 여자 서명숙의 올레 스피릿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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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뺀다는 이유로 걷기를 좋아하는 나는 가까이 있는 백운호수 주변과 서울랜드 주변을 자주 걷는다.

걸을때는 혼자 아무래도 심심해서 라디오를 들으며 걷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내게 얼마 전, 선배언니의 메일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일찍 결혼해서 40대 초반인 그녀에겐 대학생 딸이 있다. 딸과 함께 이번 여름 올레길을 걷고 왔다는 것이다.

평소 글을 잘 쓰는 그녀는 한글문서로 3쪽짜리 기행문을 사진과 함께 첨부화일로 내게 보낸것이다.

 

그저 제주의 관광상품 중 하나라고만 알고 있던 내게 올레길을 일주일간 딸과 함께 걷고 온 그녀는 말했다.

딸과의 대화 시간이 너무 좋았다고. 그저 주변을 보며 걷고 있는데, 그 단순한 걷기라는 노동이 왜그리 행복한지 모르겠다고.

그때부터 난 인터넷 검색으로 여러 올레길관련 카페도 가입하고,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올 가을 올레길로 출동할 요량으로...

 

서울 북한산 주변에 둘레길이 얼마 전 개장되었다. 오락프로인 '1박2일'에서는 지리산 둘레길을 소개하기도 했다.

서명숙씨의 작은도전(그녀만이 생각할때 작다고 한다. 우리는 정말 위대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이 전국민을 걷기로 묶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기계를 쓰지 않고 사람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어진 제주 올레길이어서 그렇게 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지 모르겠다.

 

그저 걷기가 아닌 올레길은 '사랑의 올레' '치유의 올레' 등으로 표현될 만큼 많은 사람들의 정신적인 피폐함이나 가족,연인,친구간의 사랑을 깨닫게 하는 멋진 곳이다.

책에 소개되는 사진은 그야말로 환상이고, 금방 제주 올레길을 가지 못 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대리만족을 줄만큼 아름답다.

 

사진첩과 같은 이번 책은 제주 올레길을 만들고 가꾸어 나가는 사람들을 많이 소개해 더 뜻 깊지 않나 싶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제주에서 꼭 들러야 할 곳들이 몇 군데 꼽혀진다. 아마 다른 사람들은 나와는 또 다른 곳을 꼽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이어리에 꼼꼼히 적어두었지만, 제주올레길을 향할때는 나도 이 책을 옆에 끼고 책과 비교해가며 돌고있지 않을까 싶다.

간단한 말모양의 안내판과 파란 페인트의 화살표를 그린 올레지기님들의 손길에 감사하며 말이다.

 

참, 꼭 하나 기억할 것은 쓰레기가 보이면 주우며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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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독스
엘모어 레너드 지음, 최필원 옮김 / 그책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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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독스 Road Dogs>란 서로 뒤를 봐주는 절친 사이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잭 폴리와 쿤도 레이는 교도소에서 만난 로드 독스이다.

 

100여개가 넘는 은행을 털고 들어온 폴리.

살인을 하고 들어온 쿤도.

교도소 안에서 폴리에게 도움을 받은 쿤도는 은행털고 30년 형을 받은 폴리에게, 살인을 하고 7년 6개월 형을 받은 자신을 보라면서 자신의 변호사를 소개해주고, 수수료까지 선뜻 내준다.

외모는 별로지만 돈많고 애인도 있는 쿤도는 자신의 재산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애인은 또 어떻게 감시되고 있는지 폴리에게 모두 알려준다.

 

쿤도는 또 출소후 폴리를 자신의 대저택에 머물게 해주며 자신의 애인인 돈 나바로를 감시하도록 부탁한다.

이미 그녀에겐 지미라는 감시자가 있음에도 말이다.

이 소설을 보면, 교도소 안에서도 돈으로 밖에 있는 사람을 관찰하고 감시하는 모든 행동이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쿤도는 살인자이면서 동물적인 감각을 가진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폴리는 출소 후, 쿤도가 출소할때까지 돈 나바로와 부적절한 사이가 되고, 쿤도를 배신할 계획을 세우지만 쿤도의 출소후 돈이 당황할 정도로 로드 독스 사이를 끈끈하게 지켜나간다.

쿤도의 도움을 받고 쿤도의 모든 재산과 여자까지 관리하는 지미는 충분히 모든 것을 빼돌릴 기회가 있었음에도 쿤도에게 충성하며 지낸다.

 

폴리, 쿤도, 돈, 지미, 폴리를 감시하는 루 애덤스까지 모두 폴리와 쿤도의 관계를 특이하다고 생각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범죄자로 돈 많은 쿤도를 둘러싼 음모가 펼쳐지고, 그 모든 음모를 통제해 나가는 돈 나바로.

그리고, 그 음모의 과정을 눈치채게되는 폴리.

 

빠른 이야기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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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코리아
김진명 지음 / 자음과모음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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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다시 합본되어 나온 바이코리아는 양장이어서, 또 한권으로 끊임없이 읽을 수 있어서 더 좋다.

 

김진명님의 소설은 항상 실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다. 기업, 개인의 실명을 그대로 쓰기때문에 더 우리에게 급박하게 다가온다.

이번 작품에는 삼성가 이병철 회장, 이건희 회장과 박정희대통령 등이 등장하면서 또 손에 땀을 쥐게 한다.

1980년대부터 내 귀에 들려오던 스위스은행의 존재와 유럽연합의 스위스 가입 반대까지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이 배경이 된다.

 

고등학교 시절 '맥가이버'라는 미국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당시 담임선생님께서 물리를 가르치셨는데, 그때 내가 물리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그때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갑자기 떠오른다.

" 과학자들은 먹고 살 일만 해결된다면 자신의 연구와 실험에 온 영혼을 다 하는 사람들이란다. 그러니 과학자들이 먹고 살 일만 해결해주면 과학자 한명이 우리 국민 몇천 몇만명은 먹여 살릴것이다."라는 말씀이었다.

 

그 당시는 그저 끄덕이며 지나간 말씀이었는데, 김진명님의 소설을 읽다보면 그 말씀이 정말이지 절절하게 다가온다.

 

미래 사회를 예상하고 투자의 가치를 미리 예측해 준비한 기업, 외국으로 유학갔지만 자신이 공부한 것은 고국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애국심 강한 개인, 사회의 문제에 항상 관심을 갖고 어떤 사건이 역사적 사건과 어떤 개연성을 가지는가를 밝혀내는 기자 등이 이 소설을 긴박한 내용으로 이끌어간다.

 

정의림 기자, 바이스로이 재단, 북학인 등의 등장으로 역사적 사실에 꼭 내가 그들과 함께 뛰어들어 존재하는듯한 느낌이 들면서 함께 이 모든 음모를 헤쳐나가는 듯 스릴을 느끼게 되었다.

 

요즘처럼 이공계가 인기를 잃어가는 우리 세태를 반영한 작품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과학을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과학도 양성에 더 투자할 묘책을 빨리 우리 정부가 찾아내야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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